'삶처럼 글쓰기, 글처럼 살기'를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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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해서 시작한 Bitstrips. 내러티브가 되어간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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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31 00:07 2014/03/31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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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d under 정보들/사용기
아이패드 에어의 장점은 400g대의 무게다. 그 정도면 한손으로 독서가 가능한 수준. 그런데 써보니 손목에 무리가 갔다.
혹시나 해서 무게를 달아보았더니 600g이 훨씬 넘었다. 따져보니 케이스가 문제였던 것. 케이스의 무게가 170g정도가 되었고 합치니 다시 구형 아이패드의 무게가 되는 현실.
결국 스마트 커버+케이스는 파우치로 변경했고 후면 범퍼만 입혔더니 훨씬 가벼워졌다. 물론 이 모든 상황은 최근 업무 스트레스 해소를 위함임을 명시한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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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30 23:58 2014/03/30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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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d under 기고글 모음/제이언니의 IT이야기
지금은 전자책 수요가 많아지긴 했지만 불과 5~6년 전만 하더라도 전자책 시장은 불모지에 가까웠다. 몇 년 전부터 인터파크와 교보가 단말기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시장의 규모를 키우려고 애썼지만 국내는 미국처럼 전자책 시장이 급속도로 팽창하지 않고 있다.

미국의 경우 인터넷 서점 아마존은 이미 전자책 판매량이 종이책을 넘어선 지 오래지만 국내의 경우는 갈길이 멀기만 하다.

소비자 입장에서 전자책이 가장 불편한 부분은 DRM, 즉 디지털 저작권 문제다. 콘텐츠의 보호를 위해 전자책은 복사와 출력을 할 수 없게 되어 있다. 대체로 교보, 인터파크, 예스24와 같은 개별 인터넷 서점에서 독자적인 DRM이 설치, 배포되는데 이로 인해 소비자는 특정 온라인 서점에서 제공하는 단말기에서만 도서를 읽을 수 밖에 없는 제약이 따른다.

아마존이라는 단일 기업이 전자책 시장을 거의 독점하다시피 하는 미국과 달리, 국내는 여러 인터넷 서점이 난립하는 가운데 특점 서점의 단말기에서 저작권 제약을 받으니 당장 소비자가 사용하기에 전자책은 불편하기 그지없다.

이해관계 난립하는 '디지털 저작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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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이책, 전자책, 그리고 북스캔 파일까지
ⓒ 김용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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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그저 불편하기만한 문제일지 모르지만, DRM 문제는 꽤나 많은 이해관계가 난립하는, 다분히 정치적인 함의가 있는 IT 기술이다. 이 '디지털 저작권'이라는 기술을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 권력 관계가 뒤바뀔 수도 있기 때문인데, 이와 관련해서 가장 많이 회자되는 이야기는 음반시장과 애플사와의 음원 협약 사례다.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 음반시장은 MP3 포맷의 확장과 더불어 냅스터(Napster)와 같은 사이트를 통해 네티즌끼리 불법으로 복제한 음원 공유로 위기를 맞게 되었다. 그 때 아이튠즈를 통해 저작권 문제를 해결하려던 스티브 잡스는 거대 음반사로부터 한 곡 단위로 저렴한 가격에 음원을 유통하는 방식을 제안했고 'P2P'공유 사이트의 범람으로 위기의식을 느낀 음반사의 승락을 얻게 된다. 이때부터 권력 구도는 음반사에서 애플의 아이튠즈로 옮겨가게 되었고 이내 음반사는 너무 쉽게, 낮은 가격에 음원을 넘긴 것을 두고두고 후회했다는 후문이다.

물론 이와 비슷한 일이 인터넷 서점 아마존에서도 일어났다. 아마존은 전자책 시장의 저작권 관리를 위해 독립 포멧의 DRM을 적용했고 전자책에 한해서는 저자와 직접 라이센스를 체결하기도 했다. 결국 저자와 편집자 간의 오랜 기획과 편집을 거쳐 나온 출판물들이 정작 출판사가 아닌 인터넷 서점에게 더 큰 권력을 가져다 주었다.

국내에서 자주 일어나는 인터넷 서점과 출판사와의 갈등은 이런 권력구도의 변화에 기인한다고 볼 수도 있다. 이런 권력구도를 차치하고서도 음반 시장에서의 MP3 포맷의 범람은 시장 전체를 휩쓸었고 현재까지도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볼 때 '종이'책의 '전자파일'화 또한 그 자체가 공포스럽기까지 한 그 무엇이었다. 

고로 일인출판을 지향하는 전자책 시장에서 저자와 서점 사이를 매개했던 출판사의 배제의 기미가 자주 읽히고 그 중심에는 전자책의 'MP3'화를 막아주는 DRM이 우뚝 서 있는 셈이다. 나름대로 자기 주관이 뚜렷한 출판사는 책의 질이 떨어질까봐 우려감을 보이기도 하고 기술에 무지한 영세 출판사들은 DRM 자체에 대한 의구심, 즉 자신들의 디지털 콘텐츠의 불법 공유의 위험성에 집중하기도 한다. 

이런 이유로 전자책 시장은 국내에서는 여전히 소비자가 이용하기에는 불편한 구석이 없지 않다. 전자책은 300그램 밖에 안 되는 전용 단말기에 무려 2000권이 넘는 책을 담아서 다닐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이지만 말이다.

북스캔 저작권 보호, 현실적으로 어려워

이런 불편함을 직시한 이들이 끼어든 틈새 시장이 있다. 바로 북스캔 업체다. 북스캔은 자동화된 스캔 기기를 통해 고객이 송부한 도서를 대신 스캔해서 PDF 포맷의 파일로 전송해주는 서비스다.

북스캔은 책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권당 대략 50~100MB의 용량이면 가능하므로 전자책 포멧(e-Pub)보다는 용량이 큰 편이지만 태블릿이나 SD메모리로 확장 가능한 단말기에서는 전혀 문제되지 않는 수준이다. 게다가 북스캔은 내 컴퓨터에 저장, 복사, 출력 모두 가능하며 OCR인식을 할 경우에는 책의 일부 혹은 전체의 검색 혹은 인용도 가능하다.

허나 여기에도 문제가 있다. 스캔업체가 출판물을 복사하여 배포하므로 출판물의 저작권법 문제가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출판사들은 스캔업체가 저작권법을 위반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지만 스캔업체는 이 저작권 문제를 '적절하게' 우회하고 있는 실정이다.

고객의 책을 받아서 스캔을 한 후 출력 기능을 없애고 전자파일 앞페이지에 고객의 개인정보를 명시하여 배포하는 것이다. 해당 페이지에서는 개인정보를 명시함과 동시에 이 파일의 무단 배포나 복사의 책임이 고객에게 있음을 재확인한다. 물론 출력 기능을 활성화하거나 개인 정보가 담긴 페이지의 삭제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므로 기술적으로만 본다면 북스캔의 저작권 보호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다.

솔직히 여기에는 좀더 흥미로운 부분이 있는데 '클라우드 서비스'로 표현되는 북스캔 업체의 백업 서버에 나는 더 주목하는 편이다. 아이폰의 아이클라우드 서비스나 에버노트의 동기화 서버도 비슷한 이슈거리이기도 한데, 이 경우에는 이용자의 콘텐츠들을 서버에 저장하므로 엄청난 개인정보의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되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서버는 DB화되어 있으므로 특정 정보의 검색 또한 가능하다. 따라서 북스캔 업체들의 서버에는 고객이 송부한 수천권, 나아가 수십만권의 책들이 고스란히 도서명과 함께 저장되어 있다. 이 서버의 자료들이 유출될 경우 개인, 나아가 출판사들의 손실은 치명적일 수 있다(물론 그럴 확률은 지극히 적지만 현실은 원전이 붕괴되고 통신사와 카드사의 서버가 해킹 당하는 사회에 살고 있지 않던가).

유출을 걱정하지 않더라도 북스캔 업체는 웬만한 도서관이 수용할 수 없는 책들을 서버에 보관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미 엄청난 규모의 전자도서관의 형태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상상의 나래를 펴서 소설을 써본다면, 구글의 방대한 도서 스캔 활동을 통해 구글 플레이북 서비스를 시작한 것처럼 어느 순간 스캔업체가 저작권 협상을 거쳐 전자책 시장의 실세가 될 수도 있다. 그런 이유 때문일까, 단순히 고객의 책을 스캔하여 파일로 만드는 수고를 대신해주는 이 업체들에 대한 출판시장의 경계가 심상치 않게 느껴진다.

영화 <매트릭스2>보다 더 유명해진 광고문구인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 될 것이다'는 현대의 IT 기술의 발전 그 자체에도 딱 어울리는 말이지만, 나아가 그 기술을 둘러싼 기존 기업들의 급변하는 현실에 꽤나 잘 어울리는 문구 같기도 하다. 진보적인 대중들도 때때로 개념소비를 지향하는 듯 하다가도 대부분 가격 대비 성능이 우수한 제품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더욱이 불편한 요소가 있는 기술들은 점차 수요가 줄어들고 그 틈새를 비집고 들어오는 업계들은 무시 못할 속도로 진화해간다. 출판 시장에서는 북스캔 업체가 그런 느낌이다. 물론, 그 와중에도 여전히 종이책의 아날로그적인 감수성을 즐기는 이들도 많다. 글을 쓰면서도 책상 위에 놓인 책들과 태블릿에 있는 전자책과 북스캔이 엇갈리듯 내 시야에 들어온다. 이렇듯 내 책상 위에 펼쳐진 모습만큼이나 복잡하고도 다양한 출판 시장을 지켜보는 심경은 꽤나 복잡하기만 하다.
2014/03/30 23:45 2014/03/30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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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랑 라미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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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MY 3색 볼펜


(촬영: iPhone 5s)
2014/03/29 13:40 2014/03/29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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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d under 모임 활동/IVF팟캐스트

6회.
직장생활 (13년 9월 2일)
추천도서: 관계중심 시간경영(황병구)
 

7회.
간사 특집, '나는 간사다' (13년 9월 29일)

추천도서: 없음
게스트: 서형석, 안지혜 간사님

2회 '캠퍼스 추억'편에서는 학사들이 학생 시절 지부 간사님에게
서운했던 에피소드들로 썰을 풀었다면 이번에는 간사님들의 역습,
'나는 간사다' 편을 준비했습니다.
두분 간사님의 털털하고 진솔한 이야기가 좋았던 시간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외모로 아내를 취했다고 하면서도(ㅋㅋㅋ) 모범적인 삶을
살고 있는 서 간사님과 혼자 영화보고 이소라 음악을 즐긴다는
안 간사님의 이야기가 인상적이었구요.^^
또한 학생-간사-학사 간의 관계설정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들을 품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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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음 후 식사 교제도 즐거웠었지요...ㅎㅎㅎ)

 

8회.
교회 ,나의 고민 나의 사랑 (13년 11월 10일)
추천도서: 교회, 나의 고민 나의 사랑(필립 얀시)
게스트: SJ, 빼빼로 학사님(익명)

두 분의 익명의 학사님들과 교회의 즐거운 추억과 힘들었던 기억들을
함께 나누어보았습니다. 특별히 교회에서의 아픈 기억들은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로 남은 것 같아 마음이 무겁기도 했구요.
재미는 조금 떨어지는 감이 없지는 않았지만 교회 문제로 고민했던
몇몇 학사들을 통해서는 좋았다는 후문을 들어서 나름 의미를 찾았던 녹음
이었습니다.

 

9회.
이강일 이시종 간사님 특집 (13년 12월 8일)
게스트: 이강일, 이시종 간사님

IVF의 전설적 지성으로 꼽는 두 간사님을 초대하여 최근 근황과
사역의 이모저모를 들어보았습니다. 이강일 간사님은 복음주의연구소를,
이시종 간사님은 중앙회 학사회를 담당하고 계시지요.
섭외하기가 쉽지 않은 두분을 한 번에 섭외한 저의 능력에 스스로 '자뻑'하며
녹음도 혼자 막 유쾌하게 진행했었는데요, 사실 당일에 녹음 마치고
더 교제를 나누고 싶었으나 서로 스케줄이 있어서 많이 아쉬웠던 기억이 나네요.
두 분 모두 안식년을 외국에서 보내고 들어오신 지 얼마 되지 않은 관계로
외국 생활과 돌아온 이후의 사역의 방향성에 대한 이야기 함께 나눠보았습니다.

 

10회.
착한남자, 그것이 알고싶다. (14년 1월 14일)
게스트: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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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녹음은 임원회 송년 모임 때 '착한 남자'라는 닉네임을 쓰고 있는 학사회
총무 이재섭 학사와의 대화 중에 정치, 사회 관련 얘기를 나누다가 대화 내용으로
팟캐스트를 기획하는 것도 괜찮겠다 싶어서 '나쁜남자, 그것이 알고싶다'라는
제목으로 동서울IVF 안에서의 기독학생들의 사회참여, 정치참여에 관련된 이슈로
썰을 풀어 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아주 흥미로운 주제여서 녹음 때도 유익하게 느꼈고,
방송이 업로드된 후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개인 후기를 남기기도 했지요.

- 후기
 : 사실 저는 정치성향으로 본다면 딸셋아빠님(누군지 다들 아시지요?^^)보다
더 진보적인 위치에 있습니다. 주제에 맞게 대화를 진행하다보니 자연스레
'딸셋아빠'님이 충분히 진보적인 입장의 설명을 해주셨고 저는 IVF 안에서 여러가지
이야기가 나올 수 있는 지점들을 어필하고 싶었습니다. 아마도 각자의 정치성향에
따라 녹음된 논의 자체에 부족함을 느낄 수도 있겠습니다. 저도 각 사안별로 하고픈
말이 많지만 그런 토론 논쟁을 위한 자리가 아니었구요. 녹음하면서도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부디 동서울 학사님들도 비슷한 경험을 하셨으면...하고 바래봅니다.



11회.
돈관리 막장토론 (14년 3월 14일)
게스트: 콩깍지 님의 그 분.

10회 때 착한남자님의 기획이 괜찮았다고 느껴져서 11회는 '방청객'님에게
부탁하여 돈문제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특히, 갈수록 학사들의 관심이 떨어지는 느낌이라 살아남기 위해 대놓고
'막장방송'을 표방하게 되었고요.ㅋㅋㅋ
당일에 무려 2시간 반동안 녹음을 했고요, 죽음의 편집을 거쳐서 파격적으로
시간을 줄이려고 했으나 상당 부분을 살려서 2시간 정도의 분량을 그냥
내보냈습니다.
게스트로는 '콩깍지'님의 남친님이 함께 해주셨는데요, 교회 헌금 문제로 너무
흥분한 나머지 두분 커플이야기를 제대로 조명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네요.
다음 기회에 다시? ^^



마치면서.

무심코 내던진 '팟캐스트나 한번 해볼까요?'라는 말이 현실이 되어
벌써 1년이 다 되었고 11번의 녹음을 마쳤습니다.
작년에는 <IVF on Campus>에서 다운로드 1위 및 탑10 중 3개가 저희 방송이
되는 좋은 소식도 있었고요. (다... 연애를 주제로 해서 그런 듯.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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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는 북잡담회와 더불어 세미나 <이슈너머>도 함께 진행하는 등
앞으로도 팟캐스트 뿐만 아니라 이런 저런 시도들을 많이 해보려고 합니다.
앞으로도 관심과 사랑... 기대해봅니다. (풉...)


*동서울IVF학사회 팟캐스트 <북잡담회>
팟빵: http://www.podbbang.com/ch/2057
아이튠스: https://itunes.apple.com/kr/podcast/id503496472

2014/03/22 22:56 2014/03/22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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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d under 단문모음/단상
#0.
최근에 우연한 기회로 김두식 교수님을 만났다. 만나는 내내 마치 옆에 창비 책다방 팟캐스트를 틀어놓은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익숙한 목소리에 흠칫흠칫 놀라곤 했다.ㅋㅋ 개인적으로 평하기로는... 소심한 듯 날카롭고 어눌한 듯 세련된 톤이었다.^^

#1.
사실 교수님은 기억을 못할 수도 있지만 김두식 교수님에 대한 복잡한 심경은 15년 정도를 거슬러 올라간다. 한때 김교수님은 기독 진보매체인 <복음과상황>의 간판 필진이었다. 지유철(당시에는 그렇게 불렸으므로) 전도사님, 유재희 간사님(우린 그렇게 불렀다) 등과 더불어 내가 가장 애정하는 연재글 필진 중 하나였다.

당시(1999년~2000년 즈음)는 한창 독자모임이 이뤄지고 몇몇 대형교회에서 담임목회직 세습반대 운동이 한창이었던 지라 교계 안에서... 안티적인 발언을 하는 이들이 복상 필진과 독자 사이에 지배적이었다. 게다가 당시는 김대중 정권 시절이니 정치적으로 진보적인 담론들이 꽃을 피웠고 안티 조선 운동과 같은 내거티브 운동들이 한창이었다.(내 정서 상으로도 당시엔 누군가를 '까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런 분위기에서 김교수님은 그닥 어떤 운동성있는 발언이나 참여에 미온적이었기에 개인적으로는 좀 아쉬운 마음이 항상 있었다. 그러던 차에 드디어 김교수님은 연재글의 후반 즈음에 내거티브 운동 자체에 대한 불편한 마음을 드러냈다. 본인은 내거티브 운동으로 세상을 바꾸리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차라리 그 정력이면 포지티브 운동에 힘을 싣는게 낫지 않겠냐는 류의 논조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나는 온라인 게시판에다 그런 김교수님의 반응에 실망했다는 류의 까칠한 글을 썼다. 헌데 김교수님이 직접 내 글에 자신의 솔직한 댓글을 달아주었다. 내 기억으로는... '그래, 맞다 나는 비겁한 사람이고 내거티브 운동 자체가 불편한 사람이다, 너무 기대하게 만들어 미안하다'는 요지의 내용이었다.

당시에 나는 그 실망감이 사라지지 않았고 이후로 그의 연재는 탐탁치 않은 척 하면서도 속으로는 재미있어 하며 계속 읽곤 했던 기억이 난다.-_-;;; 물론 우리가 알다시피 그 이후로 김교수님은 연재글을 모으고 다듬어서 책을 내기 시작했고 그의 글의 상당 부분은 양심적 병역거부, 동성애 문제 옹호, 법조계의 비리 지적 등 교계를 넘어서서 한국사회에서 독특한 정화지점을 만들어냈다. 뭐 지금은 굳이 내가 말할 것도 없겠지만. 결국 어느 순간 불편했던 과거의 기억을 그저 그렇게 지웠다. 아니 지웠다기 보단 너무 쉽게 잊혀져 버렸다.

#2.
오늘. 문득 페북을 보다가 한종호 목사님이 공유한 신영복 선생의 유투브 강의를 클릭했다. 한시간이 넘는 강의인데 중간에 멈출 수가 없었다. 세포 하나하나가 찌릿한 느낌으로 선생의 강의를 봤다. 사실 나는 오랜 시간 신영복 선생님에 대한 아쉬운 마음을 갖고 있었다. 그것은 김두식 교수님에게 가졌던 내 불편한 마음과 어느 정도는 비슷한 것이었다. 하다못해 나는 스테판 에셀의 <분노하라>의 추천사를 신영복 선생이 쓴 것도 어느 정도는 비판적이었다.

그것은 내 안에 이분법처럼 작동하던 사회참여의 어떤 기준을 준수하느냐 그렇지 않느냐 하는 대목이기도 했고, 보수세력에 대한 내거티브 운동, 혹은 그에 상응하는 발언, 그것도 아니면 그 운동에 힘을 실어주는 어떤 행동이 이루어졌느냐 그렇지 않느냐가 내 판단의 분수령이기도 했다.

사실 오늘 신영복 선생의 강의를 들으면서 다 표현하지 못할 것 같은 어떤 느낌, 생각이 안에서 요동치는 것을 느꼈다. 사실 나는 항상 신영복 선생의 글과 그 분의 삶을 사랑했다. 그리고 많은 이들의 표현대로 신영복 선생이 자신의 위치에 계속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은 위로와 힘이 된다는 사실에 상당 부분 공감하기도 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런 내 잦은 불편함은, 어떤 의미에서 상당히 작위적이고 내 안에서 기인하지 않은 때로 나조차도 불편하게 만드는 그 무엇이기도 했다.

#3.
이 정서를 누군가가 공감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어쨌거나 나는 김두식 교수도, 신영복 선생도 내면 깊이 좋아했다. 내가 실망했다고 말하고 다니던 그 시절조차도 그랬다. 상당히 오래 주절거렸지만, 정작 그 말이 하고 싶었다.
2014/03/09 23:39 2014/03/09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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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아내가 실내놀이터에서 모여있는 엄마들 대화 중에 남편에 대한 호칭 문제를 지적받았다는 얘길 했다. 흥미로운 건 그 얘길 처음부터 한 게 아니라 한참을 사귄 지금에서야 꺼냈다는 것. 우리나라 사람들은 친해지면 무례하게 개입해도 된다는 생각을 암묵적으로 하는 것 같다. 이런 오지라퍼들...

 

신혼초부터 아내는 나를 두고 자주 '용팔이'라고 불렀다. 뭐 '오빠'라고도 부르고 '여보야'라고도 부르지만 나도 '배뱅'이라고도 부르고 '여보야'라고도 부르니 쌤쌤인 셈.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아내가 남편의 별명을 불러댈 때 주변 사람들이 느끼는 불편함을. 대체로... 여자가 여전히 철없다 여긴다.

 

남편은 가장이니 집에서 둘이 어떻게 부르건 간에 대외적으로는 남편을 어른 대접, 집안의 대장 대접을 해줘야 한다는 생각이다. 대체로 실내놀이터에서 엄마들을 지켜본 바로는 다들 모여서 남편욕을 해대다가는 남편이 나타나면 예의를 갖추는 행동, 미친듯이 씹어대다가 저녁시간이 되면 따신 밥을 지어주려고 허둥지둥 귀가하는 모습을 보면... 마치 내가 회사에서 상사를 대하는 태도와 아주 유사하다.

 

전형적인 가부장제 사회의 일원 역할을 여성이 자처하고 있는 셈이다. 마음이 그렇지 않아도 그 룰을 확실히 따르면서 주위에도 그 룰을 어기는 여성에게 지적질을 해대는 경지에 이른 셈이기도 하다. 불필요한 페르조나가 얼굴에 완전히 들러붙은 경우랄까. 실내놀이터에 죽돌이처럼 앉아 있다 보면 집에서도 거대한 가부장제 기업의 말단 사원 노릇을 하고 있는 착한 며느리 직원들이 많다.

 

살아보니 아내의 솔직함이 좋다.(때론 쪼꼼 과할 때도 있다.-_-;;;) 아내에게 내가 '용팔이'이기 때문에 용팔이라고 부르는 거지 오빠의 위치에, 좀더 먼 위치에 내가 서 있었다면 아내는 절대 나를 그렇게 친근하고 만만한 말투로 부르지 못했을 것을 안다.

 

예수는 제자들에게 자신이 그들의 친구라고 말했다. 스승이자 주인의 서열에서 오는 두려움을 해소한 자만이 친구의 관계에 들어갈 수 있다. 그런 진정한 관계에 자신이 없는 많은 이들은 두려움을 극복하지 못한 채 그저 정치적 관계의 설정을 유지하고 타인에게도 강요한다. 그 결과 피상적인 관계만이 남는다. 팀원은 팀장의 뒷담화를 까고 앞에서만 그 룰을 지킨다. 아내들도 가부장 기업 안에서 그 행동을 답습한다.

 

진정한 관계는 두려움이 없는 상태로 나아간다. 부부가 진정한 친구가 되고 나면 서열과 피상적인 대접의 눈치가 필요 없어진다. 진정한 존경은 상호 친밀함에서 나오는 것이지 어떤 행동을 피상적으로 강요하고 그것을 학습함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고로, 나는 아내의 '용팔이' 호칭을 지지한다! (주먹 꽉지고...-_-v)

2014/03/09 23:38 2014/03/09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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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d under 단문모음/단상

개인적으로 시대의 변화를 가장 크게 느낀 건 대학생들이 문화소비자의 위치로 전락한 때부터였다. 학생들은 대자보로 의견을 말했고 문화의 밤이나 동아리 축제, 대학축제 같은 공간에서 컨텐츠의 생산자로 자리매김했다. 언제부턴가 대학교의 대자보는 기업들의 홍보지로 가득차게 되었고 학교의 축제도 엄청난 돈을 들여 아이돌 그룹을 모셔오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연출됐다.

 

캠퍼스는 문화를 만들어내는 공간이 아니라 문화를 소비하는 곳, 아니 문화와 무관하게 취업준비에 집중해야 하는 공간이 되었다. 담론을 생산하던 많은 지식인들도 어느덧 도매상을 자처하거나 문화비평, 이를테면 음악평, 영화평, 서평에 몰두하는 모습도 이제는 익숙하다. 대중은 맛집 비평, 대기업 상품평에 자신의 노하우와 지식의 깊이를 내보이며 뛰어난 제품들의 간접 홍보자를 자처한다.

 

어느덧 그것이 우리가 우리의 가치를 보여주는 행위가 되었다. 문화생산자는 치열한 자본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자본과 권력, 인프라가 갖춰져 있는 프로페셔널한 영역에 국한되고 그 영역에 들어가려면 엄청난 경쟁력을 뚫어야 할 뿐 아니라 들어가서도 '저녁이 없는 삶'을 담보로 한 야근과 노력, 경쟁구도에 순순히 자신의 청춘을 바쳐야 한다. 그 청춘의 녹을 먹고 그 안에서 선별된 글로벌 경쟁력이 보장된 컨텐츠만이 살아남게 되고, 다시 그 양질의 컨텐츠를 지친 대중은 찬양하고 열광해하며 쉼을 얻는다.

 

백설공주를 상상하면 월트디즈니 만화의 최적화된 캐릭터가 떠오르고 커피나 마카롱만 검색어에 쳐도 최고의 브랜드를 찾아준다. 조금만 어설퍼도 우리는 채널을 돌리고 음식점에서 먹다말고 뛰쳐나와 인터넷에 악평을 단다. 소비자가 일상에서조차 생산 구조 자체를 제로섬게임으로 내몰면서도 대중은 책에서, 뉴스에서 읽는 신자유주의 유령만을 비난한다. 사실상 우리는 일상적으로 자본주의를 찬양하며 일상적으로도 경쟁을 부추기며 일상적으로도 차별에 찬성한다.

 

아이들 재롱잔치는 내 아이이기 때문에 감내해도 남의 아이의 어설픔에는 하품을 해대고 제품의 하자는 고쳐지길 기대하기보단 그 제품이 세상에서 사라지길 바라기도 한다. 그러한 긴장과 불안 속에서 우리는 이미 컨텐츠를 생산해내던 행복한 아마추얼리즘을 잃었다. 교회에서 밤 늦은 저녁, 청춘남녀가 모여 낭송하던 자작시나 클래식 기타를 뜯으며 화음을 맞추던 어설픈 듀엣곡들은 없다. 자신의 창의성을 뽐내기 보다는 프로페셔널들의 컨텐츠를 평하며 그것에 안주하는 세상이 도래했다.

 

나또한.
자주 그 장단에 춤을 추다가도 가끔씩은 이런 일상이 얼마나 낯선 것인지를 떠올리곤 한다. 한때 우리는 모두 아마추어였고 겁없이 무대에 나서곤 했다. 서로를 글로벌 잣대로 냉정하게 평가하기 보다는 어설든 매력에 빠져들곤 했다. 그렇게 우리는 하향평준화됐지만 그런 사실마저도 행복해했다. 가끔 겁나게 잘난 녀석이 나타날 때면 시샘을 하면서 속으로 열광하기도 했다. 지금의 삶이 지옥같다는 말은 아니지만 가끔 어설프게 주변에서 만들어내던 컨텐츠들이 그립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2014/03/09 23:37 2014/03/09 2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