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처럼 글쓰기, 글처럼 살기'를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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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4일
날씨: 해가 쨍쨍
제목: 아빠가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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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영화를 보았다. 재밌었다.
아빠가 맛있는 음식을 사주었다.
나는 아빠가 너무 좋았다.
엄마는 맛있는 걸 안 사주는데 아빠는 사줘서 좋다.


*선생님: 호호호. 아빠만 점수 얻어요. 일기 잘 썼어요.
2016/09/21 21:39 2016/09/21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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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9일 화요일
날씨: 해가 쨍쨍
제목: 카드 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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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병호한테 카드를 따주었다.
나도 기분이 좋았다.
그래서 병호가 나에게 카드를 한장 주었다.
2016/09/21 21:37 2016/09/21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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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7일 일요일
날씨: 비가 오다가 그쳤다 함
제목: 우리집 둘째 고양이 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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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 보니 침대 위에 나비가 올라와 있었다.
야옹 하며 울어서 아빠를 깨워 나비 밥을 주라고 했다.
2016/09/21 21:35 2016/09/21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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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1일 월요일 
날씨: 해가 쨍쨍하다가 흐려짐
제목: 정빈이의 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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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빈이가 띠를 잃어버렸다.
정빈이는 품띠다. 나 같으면 속상했을 것 같다.
정빈이는 괜찮아 보였다.
2016/09/21 21:32 2016/09/21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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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진심 아내가 멋있다고 생각했던 적이 몇 번 있는데 이건 그 중 하나의 사례가 될 것 같다.

올해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갔다.
우리 부부는 선행학습을 시키지 않기로 결정했지만, 나는 내심 학교에서 미리 공부하지 않아서 스트레스를 받는 아이에 대한 걱정이 있었다. 받아쓰기가 그 첫 단계라 할 수 있었는데 나는 학교에서 받아쓰기를 다른 애들만큼은 하길 바랐다. 아니 선행학습은 아니더라도 1학년 과정은 잘 따라갔으면 했다.

아내는 내 생각과 달랐다. 아내는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에게 우리가 가르쳐야 할 것은 맞춤법, 한글을 정확하게 쓰는 게 아니라 글쓰기의 기본기를 익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말은 잘 하지만 저학년 때 자신의 생각을 군더더기 없는 글로 적어서 다른 사람에게 전달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한데 실제로 부모들이 그런 건 가르치지 않고 이상한 것에 열을 내더라는 말이다.

그래서 아내는 다른 건 무심해도 아이의 공부 중 일기쓰기는 꼭 챙긴다. 아이의 이야기를 듣고 아이의 장황한 이야기를 줄이고 줄여서, 다듬어진 내용을 몇 줄의 일기글로 쓰도록 훈련시킨다. 매일 30~40분 정도. 그 과정을 보면서 나는 아내가 멋있다고 생각했다. 블로그의 한편에 아이의 일기 기록을 남기는 건 그런 이유 때문이다. 
2016/09/21 20:25 2016/09/21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