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처럼 글쓰기, 글처럼 살기'를 꿈꾸며

Posted
Filed under 단문모음/단상
이마트에서 아이패드 미니 30%할인 소식에 개장 2시간전부터 줄선 행렬이 뉴스기사로 났다. 가끔 그런 생각이 든다. 나는 자본주의의 노예라기 보단 할인주의의 노예가 아닌가 하는.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는 옛말처럼 할인이라면 동공이 커진다. 조건반사? 필요없는 물건도 50%면 다시 쳐다보고 사야할 논리를 단 몇초만에 만들어낸다. 사야할 물건이라면 단돈 200원이라도 싼 곳을 찾아 웹서핑을 한다.

그 지극정성으로 기사 한 개를 썼다면 나는 200원 이상을 벌 수 있었겠지만 할인주의의 노예인 나는 자주 최저가 할인혜택의 시장을 찾아 헤매는 외로운 소비자가 되는 것을 즐긴다.

문제는 한 인간의 생산성을 할인주의에 매몰되어 결국은 소비행위에 상당 부분 사용하게 되는 악순환의 구조다. '나 어제 이거 샀다'는 제1원칙이지만 보다 중요한 제2원칙은 '이거 얼마에 샀게?"에 대한 내 '할인주의'적 존재감의 증명에 있다.

어떻게 살 것인가. 이 말은 상당히 거대담론적으로 들리지만 꼼꼼하고 섬세해진 현대사회에서 한 개인의 가치관은 200원을 깎기 위해 나는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나 에서부터 점검할 필요가 있다. 나부터.
2013/05/07 23:04 2013/05/07 2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