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처럼 글쓰기, 글처럼 살기'를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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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교회나 선교단체에서 사람을 세울 때 대놓고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자기를 드러낸다 교만하다는 이유로 추천하지 않고 조용히 기도생활하고 무관심한 듯 있는 이에게 무익한 종 이미지를 덧입혀서 혹은 하나님을 드러내기에 적합한 '겸손 코스프레'를 시키는 관행들이 불편하다.

그 위치에서 정작 재능을 발휘할 사람에게 그 일을 주지 않고 조용하고 인품(종교심)이 좋은 비전문가에게 맡기니 교회의 특정 영역들이 개선되거나 발전하지 않는다. 이런 현상은 특히 소규모 교회나 선교단체에서 비일비재하다.

무익한 종이이었던 교인들은 맡은 일을 열심히는 하지만 고민해보거나 관심분야가 아니었던 관계로 어떤 이상적인 방향성을 가지고 흥미있게 그 일을 추진하지 않는다.

혹은 일을 하지 않았던 때와는 달리 어떤 일이 주어졌을 때 '세상'에서 보여주던 실적중심, 승부사 근성을 드러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때에는 다시 주변 성도들과 '일'에 의한 의견대립이 커지고 공동체는 혼란이 휩싸인다. 그렇게 되면 대체로 공동체는 '그 일 자체'를 접는다. 구조를 악으로 치부하는 셈이다.

고로, 나는 신앙고백이 교리와 일치한다면 의지있는 사람에게, 하고 싶어하는 사람에게 그 일을 위임하는 공동체가 건강하다고 본다. 특히 교회는 여성이 교사가 되거나 설교를 하거나 교회 전면에 나서는 것에 대한 강한 회의감을 은연중에 드러내는데... 안 그러면 좋겠다.

여성 뿐만 아니다. 형기 왕성한 청년들에게도 좋은 훈련의 장이나 시험적인 모임들을 운영할 수 있게 해주지는 않고 교회 허드렛일 봉사로 소진시키는 관행이 못내 아쉽다. 썩어지는 밀알이 되라는 것은 어떤 자신의 색깔 자체를 버리고 우울증 환자 겸손을 넘어선 자학과 무기력을 강요하는 건 아닌지.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2013/05/07 23:03 2013/05/07 2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