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처럼 글쓰기, 글처럼 살기'를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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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되새기는 복음주의자의 현실 참여 선언문

칼 헨리의 본서, [복음주의자의 불편한 양심]은 개신교의 고전적인 저서에 속한다. 이 책의 원제는 'The Uneasy Conscience of Modern Fundamentalism'로 여기서 복음주의자라는 표현은 역사적으로 근본주의자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현대에 와서 종교적 근본주의는 지양해야하는 극단적인 그 무엇으로 치부되고 있지만 근본주의의 기본 개념은 그 종교의 원칙을 고수하려는 세속과 타협하지 않는 근본 원리들을 지켜나가겠다는 의미이며 그 자체로는 크게 비판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물론 그 종교를 지향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말이다.)

하지만 칼 헨리가 지적하는 개신교 근본주의의 가장 큰 문제는 천국(오실 하나님 나라)에 집중하면서 개인의 영혼 구원과 도덕적인 삶으로 복음을 제한한 나머지 사회 정의와 구제, 개혁에 무관심한 점이었다. 인종 차별, 냉전 구도 속에서 정당한 전쟁이라는 문제와 가난한 이들을 위한 복지 정책 등 북미의 개신교 부흥에서 사회 문제는 제외되고 있었다.

우리는 1943년에 출판된 작은 책자를 [복음주의 그리스도인의 현실 참여 선언문]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칼 헨리의 이 저서를 계기로 개신교는 근본주의자들에게서 구별된 신복음주의의 탄생을 촉발 시킨 계기로 평가한다.

하지만 이 책을 읽다 보면 동일한 문제를 고민하고 있는 개신교 후손인 우리의 현실을 직면하게 된다. 원제와는 다르게 근본주의자=복음주의자로 등치시켜 놓아도 별반 이 책의 독해에 불편함을 느끼지 못한다는 말이다. 그리고 이 말은 70년여년이 지난 지금에도 우리가 근본주의자의 한계에 여전히 놓여 있음을 반성하게 만든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재출간은 한국 교회에도 의미가 있다. 이 책을 다시 읽으며 나를 포함한 복음주의 진영의 한국 교회는 칼 헨리가 행한 근본주의자를 향한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겸손히 다시 세상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2010/04/01 21:00 2010/04/01 2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