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처럼 글쓰기, 글처럼 살기'를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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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하가 자야할 시간에 책을 읽어달라고 조른다. 나는 늦었다고 말하지만 사실 그림책 한 권을 읽는데 걸리는 시간은 5분에서 7분. 5분 늦게 잔다고 세상이 뒤집히지 않으므로 사실 그 '금지행위'의 진짜 이유는 아빠의 귀찮음에 있다. 밥먹고 씻고 옷 갈아입고. 그 후에도 조금 놀게 해줬는데 누워서 책까지 보겠다는 아이의 요청이 심히 귀찮고 싫은 거다.(퇴근시간에 일하나 더 받은 느낌? -_-;;;)

어제는 이런 생각을 하다가 쪼잔하게 책 한권가지고... 하는 마음이 들어 흔쾌히 책을 함께 읽었다. 근데 막상 함께 책을 읽고 자기 전에 쫑알쫑알 아이와 대화를 하다보면 그 시간이 좋다. 가끔 나는 생각의 극단을 달리곤 하는데 내가 불치병이 걸려서 곧 죽게된다면, 내 인생의 가장 행복한 장면 중 하나는 이 아이와 이렇게 - 쌍카풀이 보일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서 - 잠들기 직전에 쫑알쫑알 나누던 대화 시간이었다고 말할 것이다.

사람의 마음은 참 갈대 같다. (성경묵상은 재끼고 아침에 잠간 들었던 생각...)
2013/09/13 00:21 2013/09/13 0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