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처럼 글쓰기, 글처럼 살기'를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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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쓰는 livescribe라는 회사의 echo펜은 원래 anoto라는 스웨덴 기업의 기술이다. anoto사는 광학 카메라가 격자무늬 패턴의 노트를 통해서 정보를 읽어들이는 방식을 통해 손글씨를 디지털화하는 기술의 원 발명 기업으로 그러한 방식으로 사용되는 모든 스마트펜은 다 그 회사에 라이센스비를 지불해야 한다. (아마도 그럴 것이다.^^)

하지만, 내가 지적하고 싶은... 부분은 이 기술의 탁월함에 관한 것이 아니다. 광학펜과 도트 격자노트로 손글씨를 디지털화하려는 기술을 개발한 것 자체가 탁월한 발명이기는 하지만 손글씨를 디지털 방식으로 입력하는 장치는 타블렛, 펜마우스 등 여러가지의 방법이 있다. 최근에는 갤럭시 노트의 경우, 자체개발한 정전식 펜으로도 손글씨를 정밀하게 쓸 수 있다.

아래의 동영상을 보면 내가 정작 지적하고 싶은 대목을 알 수 있다. livescribe사는 기개발된 스마트펜을 가지고 다른 목적, 용도에 더 적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펜에 보이스레코더를 장착하고 그것과 디지털펜을 실시간으로 싱크를 맞추면서 녹음을 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필기할 때 외부 음성이 모두 녹음이 되고 그것을 다시 재생하거나 특정 기록 부분의 음성만 선별적으로 들을 수도 있다. 노트 필기 순서대로 음성이 따라가며 재생되는 형태로 판서 강의를 동영상처럼 활용할 수도 있다.

교육공학 분야에서 livescribe의 스마트펜은 획기적인 결과를 냈다. 하위 20%의 학생이 이 스마트펜을 통해 수업을 리뷰하고 나서 상위 20%의 학생으로 탈바꿈했다. 노트필기만으로 기억하지 못했던 강의를 녹음된 형태로 복습하면서 그 학업효과가 괄목할만큼 좋아진 것이다. 아래 동영상에서도, 인터뷰하는 해당 수학 교수는 100명의 학생에게 일일이 문제를 풀어주던 과거와 달리 1번의 녹음+필기로 만든 파일을 100명에게 이메일로 보냄으로써 똑같은 문제를 100번 풀지 않아도 되는 이 마법같은 펜을 극찬한다.
 
livescribe가 녹음 싱크를 맞출 생각을 하지 않았던 때의 이 스마트펜은, 그저 손글씨를 컴퓨터에 입력하는 하나의 도구에 지나지 않았지만 이 회사는 이 디지털펜을 기억을 되살리는 효율적인 툴로 뒤바꿈시켜놓았다. 이것이 anato보다 livescribe가 더 탁월한 기업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요소다. livescribe는 2008년부터 2010년까지 대학생들을 비롯 저널리스트, 법조계, 영업 등 전문 직업인들에게 모두 400,000대의 스마트펜을 팔았다. 반면 anoto는 그간에는 노키아, 로지텍, HP, livescribe 등에 기술을 라이센싱했고 최근 ADP시리즈 제품을 내놓았다. 물론 여전히 레코딩 기능은 없었다.

ps. thanks to @Jaejin Choi

 

http://www.youtube.com/watch?v=LF1RT5OKoUU

2013/02/06 22:37 2013/02/06 22: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