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처럼 글쓰기, 글처럼 살기'를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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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1:8-14)

시심 본문 중 "우리가 하나님을 믿는다는 이유만으로 때로 불이익을 당하는 것을 이상하게 여기지 맙시다. 하나님을 반대하는 세상은 하나님의 백성을 반대하기 마련입니다"라는 적용 문구는 현실에 맞지 않다.

장로 대통령님을 모시고 고.소.영 인사가 회자되며 강남 한복판에서 무리하게 건물을 세우고 뉴라이트 정신에 입각한 짝퉁 정당을 창설하려는 지금은 오히려 요셉의 생전의 시대가 우리 현실에 더 맞을 것이다.

내가 기독교를 믿고 세상 사람들에게 불이익을 당한 적이 있나 생각해본다. 감옥에 갖힌 적도 없고 바울처럼 돌에 맞거나 매질을 당한 적도 없다. 군대에서도, 입사할 때도 불이익을 당하긴 커녕 종교활동을 적극 권장받았다. (도리어 담임목회세습 반대 시위에 참여했더니 장로, 집사라는 분들의 육두문자와 신변을 위협하는 메일을 받았고 시위장에서는 교인에게 비난을 당하고 멱살을 잡혔다!) 도대체 이 본문을 현재 기독인으로서 우리 삶의 고난으로 연결시키는 이유가 뭔가.

물론 불교집안에서 종교로 분란이 일어나기도 하고 개독교인이라고 손가락질을 당하기도 한다. 하지만 신변의 위협을 느낄 정도로 강한 권력이 나의 인권을 훼손할 정도의 고통을 사회전반에 행사한 적은 없다.

우리 솔직해지자. 우리 시대 기독교는 혼합주의 내지는 정치-종교의 일치 시대에 살고 있다. 기독교가 험한 길이라면 신학생들과 목사들이 이렇게 넘쳐나고 밤거리에 붉은 십자가로 도시 가득히 도배되지는 않을 것이다. 정치경제 등 사회 전반에 이렇게 기독교 간판을 걸고 권력을 휘두르지는 못할 것이다. 괜시리 성경묵상 적용 문구를 보니 기독교인인게 더 부끄럽다.
2011/09/12 21:21 2011/09/12 2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