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처럼 글쓰기, 글처럼 살기'를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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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34:11~22)

가끔 아동성폭행범 뉴스가 나올 때면 쥐도새도 모르게 범인을 잔인하게 죽일 방법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전쟁을 일으키는 국가의 원수에서부터 지하철에서 성희롱을 즐기는 직장인까지. 악행을 범하려는 그 자리에서 손목이 잘라졌으면 좋겠다.

그 뿐이랴, 개인적으로도 공개적인 자리에서 나를 당혹스럽게 만들거나 모멸감을 주었던 일들로 인해, 나는 너무 억울해서 밤새도록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그 상황을 곱씹고 있는데 당사자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잘 지내며 스스로 의인이라 여기는 주변 사람들의 행동. 그 만행이 만천하에 까발려지길 매순간 고대한다.

'모래요정 바람돌이'가 진정 존재한다면 나는 매일매일 소원을 빌 것이다. 한번에 여러 사람을 해치울 수 있게 소원을 조직적으로 Grouping할 것이다! 까먹거나 빠져나가게 되는 악인이 존재하지 않도록 전심을 다해 문구들을 만들어 '바람돌이'에게 빌 생각이다.

본문에서 시편기자는 '다윗'으로 추정되며 그의 노년의 지혜를 풀어내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그는 악한 일을 피하고 선한 일만을 하며 평화를 찾기까지 힘을 다하라고 권한다. 주님의 얼굴이 악한 자를 노려보시고 그들의 기억을 이땅에서 지워버리신다고 말한다. 의인의 부르짖음을 주님이 반드시 들어주시고 재난에서 건져주신다고 약속한다. 악인은 끝내 죽음을 맞고 마땅한 벌을 받을 것이다.

처음 이 메시지를 듣던 청년시절 나는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 감격의 눈물이 아닌 내 혈기를 막아서는 세력에 대한 분함 때문에. 왜.. 왜 나를 막아서는 건가, 당신은 악인들을 그대로 놔두면서, 오랜 시간 지켜보면서, 때때로 그들이 회개하면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용서해 줄 마음도 있으면서. 지금 왜 나의 이 울분을 참으라는 건가.

솔직히 지금도 나는 그런 생각에 자주 사로잡힌다. 평화로운 겉모습과 다르게 매사에 불의한 일들에 심기가 불편하다. 때때로 목소리가 날카로워지고, (아내만 인식하는) 이마가 붉어지면서 온유한 말투로 뼈있는 소리를 내뱉는다.

사실, 살면서 누군가는 나로 인해 분노를 느꼈을 것이다. 내가 참지 못한, 나쁜 감정에 휩싸여 잘 처리하지 못하고 내달린 행동으로 인해, 상처를 받고 피해를 입고 밤에 잠을 설칠 정도로 내 행동에 이를 갈았을 것이다. 몇몇 기억은 분명히 그러하리라고 확신하며 몇몇 기억은 뚜렷하진 않지만 분명 나는 그 당시 내가 되고싶은 올바른 모습이 아니었음에 분명하다.

강간범, 살인범 등 범죄자의 대부분은 부모로부터 유기되었거나 심한 학대와 폭행, 구타를 당했던 이들이거나 사회에서 심한 차별과 모멸감, 불합리한 대우를 받은 경우가 많다. 세상의 모든 이들이 이런 경험으로 범죄자가 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들의 행동에 어두운 원인이 있는 것을 간과할 수는 없다.

나쁜 기억과 에너지가 시간의 축을 따라 흘러간다. 누군가 술에 취해 쇠망치로 내 머릴 내리쳤고 나는 요람에서 방긋 웃기만 해도 기쁨이 되는 존재가 되는 대,신 내가 보호받아야 할 부모로부터 칼에 찔리고 강간을 당하고 소년원으로 보내졌다면, 나는 누군가가 되었건 손에 잡히는 어떤 이에게나 똑같이 갚아주고 싶었을 것이다. 악행의 인과응보.

"주님의 얼굴이 악한 자를 노려보시고 그들의 기억을 이땅에서 지워버리신다"는 그 분의 약속은 이 고리를 끊고자 하는 하나님의 구원이다. 내가 악인의 팔다리를 잘라서는 그 악행의 인과응보를 끊을 수 없다. 누군가는 자신의 환경탓에 나에게 복수하려 들 것이고 나를 사랑하는 이들은 나를 해하려는 이들에게 또다른 악한 마음의 씨앗을 심겨줄 것이다.

"평화를 찾기까지 힘을 다하라" 평생 전장의 피흘림, 집안의 피비린내나는 싸움의 연속, 부하를 죽이고 아들의 칼을 피해 돌아다닌 다윗은, 말년에 그 악행의 인과응보의 고리를 끊는 "샬롬"의 선언이 정말로 시급하고 중요함을 알고 있었다. 하나님은 악이 사람을 통해 만연한 것을 싫어하시고 그들의 고통스런 기억과 행동을 이땅에서 축출해버리고자 하신다. 그 뜻이 이뤄지기 전에 우리는 악한 마음과 행동을 해결하지 못한다.
2011/09/12 21:20 2011/09/12 2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