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처럼 글쓰기, 글처럼 살기'를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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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스 슈바르처의 <<아주 작은 차이>>를 다 읽었다. 대체로 그 책에 나오는 70년대 독일 여성들의 고통은 헤어나올 수 없는 가사, 육아 노동과 남편에게 언제나 '대줘야' 하는, 그러나 자신은 단 한번도 만족하지 못한 성적 봉사에 기인했다. 그로 인해 멀쩡한 가정에서 호사를 누리는 듯이 보이는 여성들도 스스로를 노예나 창녀로 인식하곤 했다.

여성문제를 파고들다 보니 어느덧 '성해방'으로 연결된다는 것을 깨닫는다. 허나 이 주제에 대해서는... 내가 몸담은 개신교계에서는 대체로 함구하거나 회피하는 편이다. 여성 문제를 지적하는 분들도 '몸'에 대한 담론을 풀어가지만 일상적으로 겪는 성관계에서의 문제들에 대해서는 언급을 꺼려한다.

알리스 슈바이처는 자신의 책에서 킨제이보고서를 언급하면서 질 오르가즘 vs. 클리토리스 오르가즘의 문제를 거론한다. 결론적으로 질 오르가즘 집착은 남성의 성욕구 충동에 한정될 뿐 여성은 후자를 통해서도 충분히 만족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레알' 여성이 아닌 관계로 더 깊이 다루지 않더라도 성관계 안에서도 남성은 자신의 욕구를 항상 해결하는데 반해 여성은 가정에서도 성적 욕구를 억압받고 강요당하여 남편에게 성적인 '봉사'를 해야했다고 언급한 경우가 많았다. (사례들은 가사노동과 남편 음주폭력과 동반되곤 했다)

성적인 부분, 즉 가정안 섹스의 역학 관계를 규명하기어려운 이유는 자신의 배우자와의 침실을 공론장으로 끌어내야하기 때문이다. 부담스러운 부분이 아닐 수 없으나 바로 그런 이유로 가정안에서의 여성의 성은 은밀하게 억압받고 강요받고 왜곡되는 현실이 지속되지 않나...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자주 느끼는 건데, 남성은 여성문제에 관해 배워야 할 부분이 참 많은 것 같다. 일상 가운데에서 폐쇄적인 이런 성문제를 어떻게 담론화 시킬 지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하겠다. (끝)
2012/06/13 01:08 2012/06/13 0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