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신의 그림에세이] 상사화相思花
기차 여행에서 마주 앉은 일행이 보는 풍경은 조금 다릅니다.
기차의 진행방향 쪽으로 앉은 사람은 다가오는 풍경을 보지만
반대편에 앉은 사람은 지나온 풍경을 보게 됩니다.
그들의 풍경에는 미묘한 온도차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얼굴을 자주 대하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서로 다른 풍경을 보며
대화하는 듯한 답답함을 느끼는 때가 있다는 이가 적지 않습니다.
그럴 때는 마주 보는 사이라는 게 오히려 짐이 됩니다.
친밀한 관계에 있는 어떤 이와 적당한 ‘심리적 거리’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다면 더 오랫동안 아름다운 풍경을 함께
할 수 있을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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