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처럼 글쓰기, 글처럼 살기'를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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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밤에 보긴 좀 우울한 감이 있었지만, 영화 <뱅뱅클럽>을 봤다. 이 영화는 포토저널리스트가 피사체를 단지 찍어서 알리는 일에 그쳐야 하는가, 아니면 피사체의 현실에 개입해야 하는가의 화두를 던진다. 영화 속 실존인물인 케빈 카터는 퓰리쳐 수단의 기아 사진으로 퓰러처상을 수상한다. 허나 그의 사진은 사진가의 현실 개입에 관한 윤리적 논란에 휩싸이게 되고 퓰리처상을 수상한지 얼마 되지 않아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조금 다른얘기지만 한편으로 저널리즘은 역사 속에서 사진 영상의 위험성을 경고해왔다. 선정적인 사진은 인간정서를 자극하여 이성적 판단 자체를 방해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사진은 현실을 왜곡시킬 수 있다. 한 예로 광주항쟁에서 무기로나 수적으로 터무니없이 열세였던 시민이 군인에 대항하는 한 장면의 프레임을 취하는 것. 이런 게 전형적 영상의 왜곡, 진실의 왜곡에 속한다. 영화 속에서도 사진가들은 자신의 사진이 그 자체만으로도 정부군을 옹호하거나 반군을 옹호하게 되는 상황을 염려한다.

 
‎그런 이유로 르몽드는 신문에 일절 사진을 게재하지 않는다. 선정적 사진이 사건의 객관성을 흐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사진이 발명된 이래 포토저널리즘은 사회에 많은 화두를 던져왔다. 게다가 미술작품과는 달리 수많은 똑같은 복사물을 찍어낼 수 있는 사진들은 발터 벤야민으로 하여금 '아우라'에 관한 사색을 더하기도 했다. 사진과 인간, 뷰파인더로 바라보는 피사체는 나와 타자의 관계성을 돌아보게 만든다. 이는 낯설면서도 닮은 구석이 있다.


덧글.
 라이언 필립은 인물이 많이 망가졌다지만 그의 얼굴과 연기가 좋았다.

2012/07/16 22:49 2012/07/16 22: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