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처럼 글쓰기, 글처럼 살기'를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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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그래가 맷 데이먼처럼 맨몸으로 이국 요르단에서 추격전을 펼치고 건물 사이를 뛰어넘고 차량에 부딪히는 액션 연기가 쉴 틈 없이 펼쳐져 보는 쾌감이 있었다. 그런데 왜소하고 힘없고, 액션과는 전혀 상관없어 보이던 장그래는 언제 갑자기 이런 액션맨이 됐을까. 또 영어 울렁증이 있던 그는 언제 영어를 능숙하게 하게 됐을까. 그런 장그래의 모습은 대기업상사에서는 정규직으로 받아들여질 수 없지만, 작은 회사에서도 그가 단기간에 슈퍼맨처럼 성장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 해 씁쓸함을 안겨줬다."

뭐... 원래 기사의 퀄리티를 기대하는 건 아니지만 이건 좀 왜곡이 아닌가 싶었다. 이 최종회가 '작은 회사에서도 수퍼맨이 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 했다는 건 좀 지나치다. 걍... 마지막회에 돈을 좀 쓰고 싶었나보지.ㅋㅋ 만약 마지막 장면에서 보여준, 오차장이 대기업에 다시 들어가고 싶냐는 물음에 나를 홀려보라는 장그래의 농담을, 정색을 한 채로 '입장이 뒤바뀐 두사람'이라고 독해한다 해도 그건 또다른 오독인 셈이다.
그냥 나는 원작보다 더 '의리'에 살고 '의리'에 죽는 상사맨의 뜨거운 무엇을 보여주고 싶었구나 라고 생각했다. 기왕이면 돈도 쓰고 화면 좋은 곳에서 멋있는 말도 몇 마디 던지면서. 그게 원작을 오히려 망친 방향이라 하더라도 19번의 즐거움을 준 드라마를 욕할 이유는 아닌 것 같다. 걍... 마지막에 일찍 정을 떼게 해주려는 배려라고 생각했다.ㅋㅋ

어쨌거나 나름 리얼리티가 살아있던 원작에 비해 강전무, 오차장의 대결구도에서 '장그래 일병구하기'로 맞짱뜬 드라마는 결국 라인에 따라 살아남는 '인맥의 전설'로 마감했다. 고로 여기서 불편한 지점은 자신을 알아봐준 직장 상사가 라인을 끌어주니 체력도 영어도, 업무능력도 수퍼맨이 된 장그래의 화려한 마무리가, 그리고 영업3팀 끈끈한 인맥이 뭉쳤다고 회사에서 서로 끌어안고 빙글빙글 도는 모습이 감동으로 다가오는 장면이... 그러려니 하려다가도 껄끄러운 묘한 어색함을 줬다. 그런 의미에서 최종회는 기자의 오독에도 불구하고 씁쓸하다는 건 좀 과하고 그런 면이 불편했을 따름이다.


12. 21. 페이스북 글.

*관련 기사
http://www.wikitree.co.kr/main/news_view.php?id=201251
2015/01/02 11:25 2015/01/02 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