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처럼 글쓰기, 글처럼 살기'를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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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리 먼로 컬버그는 우리에겐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하버드 대학교에서 베리타스 포럼을 통해 기독 지성운동을 시작하고 미국 전역으로 확장시킨 장본인이다. 이 책은 이런 그녀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켈리 먼로 컬버그는 이미 1998년 “크리스채너티 투데이”가 선정한 미국을 이끌어 갈 유망한 기독교 지도자로 손꼽히기도 했고 그가 이끌었던 베리타스 포럼에는 복음주의권의 주요 학자들인 톰 라이트, 오스 기니스, 알빈 플란팅가와 같은 학문적 대가들이 참여했던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처음 기대와는 달리 그녀가 지성적인 부분에서뿐만 아니라 인간적으로도 사랑과 배려가 충만한 여성이라는 사실에 더욱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 '지성적인 포럼'이라고 말할 때 우리는 분명 불꽃튀는 토론과 한쪽이 굴복하게 되는 쾌감.. 그러한 논쟁에 참여했던 전설적인 지식인 논객들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녀가 이끈 베리타스 포럼은 지성적인 면에서도 귀감이 되겠지만  켈리가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관심을 가진 대상이 '학문'이라기보다는 동시대의 회의주의에 빠진 캠퍼스의 '학생들 한 사람 한 사람'이었다는 사실에, 그리고 그들을 위로하고 사랑으로 감싸는 크고 작은 실천적 행동들에 개인적으로는 더 큰 감동을 받았음을 부인할 수 없다.

"창조주는 내게 필요한 것이 추상적 진리가 아닌, 나와 더불어 내 안에 사는 인간적 진리임을 아셨다." (205쪽)

"복음의 진리가 본질적으로 자기희생임을 숙고하라... 베리타스는 사랑 안에서 진리와 은혜가 한데 어우러진 그리스도의 정신이다. 따라서 그리스도를 닮아 자란다는 것은 은혜 안에서 자란다는 뜻이다. 말하기에 앞서 먼저 귀를 연다는 뜻이다." (263쪽)

한국의 교회를 생각하면 이 두마리의 토끼 모두 놓치는 모습을 본다. 지성적으로도 B급, 아니 그 이하에 속할 뿐만 아니라 교회가 한국 사회 전반에서 사랑의 실천을 하고 있지도 않은 형국이다. 기독지성의 스캔들이라고 할 때 우리나라도 분명 예외는 아닐 것이다. 교회를 탓하기에 앞서 그러한 교회의 일원으로 나의 모습도 성찰해본다. 정작 나는 이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가. 나는 내 주변 사람들에게 사랑으로 진리를 전하는 존재인가. 지식이 충만함과 동시에 가슴이 뜨거운 사람인가. 무엇보다 내가 이해하고 있는 만큼 실천하는 사람인가. 켈리의 베리타스 포럼 이야기는 분명 나와 한국 교회에게 분명히 말하고 있다. 그저, 예수의 정신을 따르자고.(끝)


*베리타스 포럼 사이트: http://www.veritas.org/

2010/03/25 20:58 2010/03/25 20: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