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처럼 글쓰기, 글처럼 살기'를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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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쓰는 행위에 익숙한 나에게
올해처럼 글쓰기에 흥미가 떨어진 적도 없었다.
아무리 하소연을 하고 괴롭다 말해도
내심 쓰는 행위 '자체'가 내겐 나름 즐거움이었는데
올해는, 솔직히 꽤나 힘들었다.
.
내 속에 들어가보지 않고는 공감할 수 없을 듯한
주기적인 이 미묘한 감정의 늪이랄까.
연필에 무게추가 달린 듯
손가락에서 키보드가 한없이 멀게 느껴지고
매일같이 떠오른 생각의 실타래를 좇아가다
단어 하나를 치고는 페북을 끄적이다가
이 책 저 책을 두리번거리다가 
결국 단어 몇 개만 노트에 적고는 잠을 청했다.
.
오랜만에 다이어리를 죽 훑어보면서 
쓰고 싶던 글감들을 끄적인 메모들이 눈에 띄었다.
정말 쓰고 싶은데, 정말 지금은(그때는) 쓰고 싶지 않았던
그 모순적인 감정을 복기해냈다.
내년에는 글쓰기의 즐거움을 회복할 수 있을까.
.
당위적인 담론, 인지도를 높이고 싶은 욕망, 지적 허세,
그런 것들을 긍정하든 부정하든 상관없이
글이라는 페르조나(만약 있다면) 이전에 존재하는
나만의 놀이로서의, 나와의 소통을 위한 도구로서의
본연의 쓰는 행위에서 다시금 편안함, 행복함이 얻어지면 좋겠다.
부디, 내년엔.^^
2015/01/02 11:28 2015/01/02 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