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처럼 글쓰기, 글처럼 살기'를 꿈꾸며

Posted
Filed under 단문모음/단상
요즘 나는 사람들을 '욕망-억압 모델'로 이해하려는 편이다.
아내의 영향을 받은 측면도 크고, 최근 심리학을 공부하면서
자연스레 관심이 가는 방향이기도 하다.

진보-보수, 자본가-노동자, 기독인-비기독인 등 다양한 차연이
가능하겠지만 한 사람의 인생사 속에서 축적된 욕망과 좌절,
억압과 분출의 서사... 그 또한 참 중요한 부분이란 생각이 든다.
사회학적으로도.
가끔 페북을 보면서도 사람들의 욕망-억압의 다양한 표현들을
접한다. 무엇보다 나는 내 모습을 본다.

나는 한번 포스팅한 글이나 댓글은 어지간하면 잘 지우지 않는다.
...귀찮기도 하고.
무엇보다 나를 욕망-억압 모델로 관찰하다보면,
내가 실수로, 혹은 무의식 중에 썼다가 지우고 싶은 마음이 드는
글들이 있다. 라깡은 말실수나 반복에 의미부여를 하던데.
참 설득력이 있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

요즘 나는 지우고 싶은 글이나 말이 생기면 그냥 지우기보다는
그 글을 없던 걸로 하고 싶어하는 내 내면을 들여다보는 편이다.
의외로. 그 짧은 시간의 짧은 돌아봄 속에서 얻는 게 쏠쏠하다.

어차피 뱉은 말을 주워담을 수 없듯,
한번 포스팅은 영원한 포스팅이 된다는 생각으로 글을 쓴다.
그리고 가끔 글들로 내 욕망과 억압을 반추한다. 요즘, 좀 그렇다...

사족.
현대기술이 내 흔적을 반복적으로 copy하는 이유도 있다.
내가 인터넷 어딘가에 끄적이는 낙서들이 메타 사이트에서
한두번의 검색만 거치면 지웠던 글도 먹지를 대고 배껴내듯
...나타난다.

 

2013/01/18 22:05 2013/01/18 2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