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처럼 글쓰기, 글처럼 살기'를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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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관리의 대안적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책!

솔직히 복상 황병구 편집위원이 프랭클린 플래너 비슷한 것을 만들었다고 했을 때 반신반의 했었다. 게다가 개인적으로 아주 효율적으로 잘 쓰고 있는 프랭클린 플래너에 대한 약간은 비판적인 시각 자체가 그리 탐탁치 않기도 했다. 스티븐 코비의 책들과 그 툴인 프랭클린 플래너가 나에게 끼친 긍정적 영향력이 얼마나 컸던가를 생각하면 내 입장도 이해가 되리라. 무엇보다 이미 검증되고 널리 알려진 플래너에 어정쩡한 기독교 플래너 하나를 더하는 느낌이 그리 좋아보이질 않았다.


몇 년이 지나 황병구 본부장(지금은 한빛누리 본부장으로 있다)이 시간 관리에 대한 책을 냈다. 사실 이 책도 반신반의했다. 이 책을 사게 된 건 그가 제작한 소명 라이프빌더라는 플래너의 사용법을 포함하고 있었기 때문. 개인적으로 플래너의 사용법을 보면 그것이 정말 효과적일 것인지 아닌지에 대한 판단이 가능한 법이라 조금 망설이다가 덥석 주문했다.

책은 훌륭했다. 첫장을 넘기자마자 책의 끝까지 단숨에 달려갔다. 때때로 머리에 망치로 얻어 맞은 것처럼 경종을 울리는 대목도 있었고 입가에 미소가 번지는 대목도 많았다. 황병구 본부장 특유의 글빨이 살아있는, 그래서 더욱 흠잡을 데가 없는 책이었다. 하긴, 그가 누구던가. 90년대에 TNT 세대론과 미답지론으로 진보적인 기독교계에 널리 알려진 탁월한 글쟁이가 아니던가.

그가 주장하는 주요한 시간 관리의 핵심은 시계 시간 프레임에서 사건 시간 프레임으로의 변화, 성취 중심에서 (인간) 관계 중심의 시간 관리, 그리고 자신의 성공이나 성취 지향적인 계획에서 하나님 중심, 이웃 중심의 나눔과 도움을 지향하는 삶의 자세의 훈련이다. 소명 라이프빌더는 이러한 철학을 실현하기 위한 툴이다. 단적으로 말해 정통 기독교적인 정신이 잘 녹아 있는 툴인 셈이다.

스티븐 코비의 책 제목에 있는 'effective'(영향력있는)이란 단어를 '성공'으로 맞교환한 한국판 번역도 문제이지만 정작 스티븐 코비가 자신이 말한 '영향력', '성취'의 목적 혹은 그 본질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는 황병구 본부장의 지적에는 동의가 된다. 결국 프랭클린 플래너는 내가 큰 도움을 받았지만 그 도움은 나의 시간을 나의 능력의 배가를 위해 잘 다듬는 수준의 것이었다. 그것이 이타적인 목적이 됐든, 이기적인 목적이 됐든 내 몸값 올리기를 위해 적절한 툴임은 분명하다.


그런 면에서 기독교적 가치들을 돌아보려는 황병구 본부장의 문제 제기과 그 해결책으로 내 놓은 이 툴(라이프빌더)은 내게도 좋은 인생 방향 전환의 계기가 될 듯 하다. 모든 기독교인이 소명 라이프빌더를 살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한 번은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끝)

2010/02/15 20:54 2010/02/15 20: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