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처럼 글쓰기, 글처럼 살기'를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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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기로 뛰어난 사진가적 자질 중 하나는 '과감한 프레임' 처리에 있다. 아마추어일수록 직사각형의 프레임 안에 피사체를 모두 담고 싶어한다. 인물의 전신상, 반신상, 얼굴 전체. 실수로 짤라먹는 게 아니라면 일반인들의 사진 작업은 대충 본인이 대상으로 삼는 피사체의 완전한 복원, 혹은 담아내기를 꿈꾼다. 틀 안에 정보를 모두 담아야 한다는 책임감. 그래서 프레임이란 게 무서운 것 같다. 뒷통수를 자르고 얼굴의 일부만을 프레임에 가득 채운 사진. 혹은 손모양, 이마의 주름, 아이에게 초점을 맞추고자 부모의 상반신을 잘라낸 사진. 이런 과감한 프레임처리는 사진에 새로운 생명을 준다. 고정된 프레임의 탈피, 혹은 해체가 필요한 게 비단 사진에 국한되지는 않으리라. 사고나 판단, 우리의 삶도 그렇다.
2011/10/13 21:31 2011/10/13 2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