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처럼 글쓰기, 글처럼 살기'를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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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좌파가 아니다. 물론 나는 좌파 이론에서 동의하지 않는 내용들이 있기 때문에 좌파가 되지 않았다. 한편으로 나는 좌파가 될 수 없었는데 그것은 좌파로서의 삶을 감당할 수 없다는 한계에서 온 것이었다.

난 자본주의를 부정할 수 없으며, 신자유주의에 대한 비판적 시각에도 불구하고 미국을 부정할 수 없었다. 그것은 자본의 막강한 힘을 가지고 내 바로 앞까지 침투한 햄버거만큼이나 달콤한 것이었다. 난 버거킹의 와퍼나 스타벅스의 모카커피를 좋아한다. 아웃백의 스테이크 만큼이나 피자헛의 피자를 즐긴다.

나에게서는 좌파의 냄새가 나지 않는다. 기지촌 지식인의 날카로운 문제의식으로만 삶의 위안을 삼을 뿐이다. 하지만, 중도우파로 자리를 잡은 나는 이제 조금씩 나의 삶을 정리해 나가려고 한다. 비판의식 못지않게 실천적 삶 또한 중요하다. 내가 신자유주의와 다국적 기업의 자본을 부정하지 못하듯이 난 여전히 삶에서 돈 냄새가 물씬 나는 것들과 함께 살아갈 것이다. 하지만,좌파의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그들의 삶을 본받기 위해 조금씩 그 노력을 더 해갈 것이다. 그게 내가 맥도날드 햄버거에서 포장마차 호떡으로 기호를 바꾸려고 노력하는 이유다.

포장마차에서 장사하는 분들은 이미 삶의 질고의 끝에 선 분들이 많다. 내가 당일에 사먹은 호떡과 오뎅의 수가 그분들의 생계에 실제적으로 절실한 수입이 된다. 요즘 자주가는 포장마차는 내 어머니 나이 정도이신 분이 장사를 하신다. 패스트푸드 점에서는 어떻게든 싸게 먹기 위해 할인카드를 챙기고 쿠폰을 모았다. 더 내는게 아까웠다. 하지만, 포장마차는 다르다. 배가 부른데도 한 개를 더 입에 넣고 되도록이면 넉넉히 드리고 싶어진다. 살이 찔 것 같다.**
2007/04/08 18:46 2007/04/08 18: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