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처럼 글쓰기, 글처럼 살기'를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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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주변 눈치 보지말고 정말 네가 원하는 걸 하라는 얘길 듣는다. 물론 주변 눈치를 보면서 욕망을 누르는 것도 문제지만 정작 내가 무엇을 강하게 원하는지 지금 원하는 것이 일시적 무료함을 해소하는 게 아니라 정말 내 본질을 뒤흔드는 일인지에 대한 불확실함이 더 큰 문제가 아닐까.

 

따라서 네가 원하는 일을 하라는 말을 하기에 앞서 '너 자신을 알라'가 선행될 필요가 있다. 우리는 대체로 직간접적인 경험을 통해 타자(세상)와 나를 구별짓거나 때론 동일시한다. 이런 경험들이 쌓여서 개인은 타인과 같은 욕망, 타인과 구별된 욕망을 찾아낼 수 있고 그 때에야 비로소 주변의 눈치를 보지 않는 선택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결국 나는 자아, 혹은 자신의 내적 에너지가 없는 이들에게 무성의하게 '네가 원하는 걸 하라'는 선언적인 말을 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나를 단련하라'고 격려하는 게 어떨까 싶다. 공동체의 일원이라는 정체성으로 때론 자아를 낮추고 조직에 몸을 맞추는 겸손함도 배우고, 때론 공동체와 구별된 독특한 존재로서의 자신을 발견할 때는 그것을 발산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세상은 점점 조직화되고 속도에 민감하게 흘러가서, 개인이 스스로를 인지하면서 성장하기를 기다려주기보다는 일단 그 나이와 역할에 맞는 톱니바퀴에 물려놓고 그 추동에 의해 개개인이 '잘 돌아가기만을' 기대하는 듯 하다. 한번 물린 이빨 안에서 적응하다보면 아무리 외부에서 다른 시스템으로 빠져나와 돌아가라고 소리쳐도 그 보수적 추동을 끊기가 쉽지 않다.

대중과 섞여 있으면서 대중과 동화되는 지점과 차별되는 지점을 정확히 인식하는 개인은 그렇지 못한 이들보다 자신이 원하는 바를 향해 빠르게 행동할 확률이 높다. 또한 공동체 안에서 단련된 사람들은 동질감을 느끼거나 이질감을 느끼는 순간에도 극단적인 분리 경험 없이 소통의 끈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2012/08/18 18:41 2012/08/18 18: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