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처럼 글쓰기, 글처럼 살기'를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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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게 되자 감히 투표장을 기웃거린다는 이유로 흑인들이 죽을 때까지 맞는 사건이 여기저기서 터졌다. 린치는 빈번하게 일어났다. 1882년부터 1968년 사이 3,446명의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린치(맞아죽음)를 당했다. 그 가운데 159명은 여성이었다.

단지 죽이는 게 끝이 아니었다. 분노한 백인들은 린치를 당해 죽은 시신을 화형하거나 나무에 매다는 행위도 서슴지 않았다. 그러나 흑인들은 신고조차도 두려운 일이었다. 범행에 가담한 이들을 법정으로 부르는 일도 없었다.

루이스 알렌은 두 명의 흑인 린치 사건을 다룬 시 'Strange Fruit'을 1936년 잡지 <뉴욕 티처>를 통해 처음 공개했다. 어느 정도 반응을 얻자 참상을 알리기 위해 시를 띄울 만한 노래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빌리 홀리데이는 'Strange Fruit'을 부르며 애써 슬픔을 밖으로 터뜨리지 않았다. 남의 일인 것처럼 읊조리듯 담담하게 소화했다.

'Strange Fruit'은 빌리 홀리데이의 싱글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린 작품이다. 그토록 열띤 호응을  얻었지만 정작 노래가 끝날 때마다 빌리 홀리데이는 언제나 침울해했다고 동료들은 회고한다. 그녀는 클럽의 인기스타가 되었지만 도약은 어려웠다.

도시 사람들은 틀을 깨는 그녀의 신선한 노래에 감동했지만 그래봐야 그녀를 노래하는 노예 정도로만 취급할 뿐이었다. 청중의 주문은 이런 식이었다. "그 흑인 열매인지 뭔지 대롱대롱 매달렸다는 그 노래 한 번 불러봐." 고급 호텔 공연이 잡혀 있을 때, 흑인인 그녀는 정문으로 출입할 수 없었다. 그게 호출을 받아 미국 전역을 오가며 노래하던 인기 가수의 삶이었다."

- 이민희, <왜 그 이야기는 음악이 되었을까> 중에서
2013/01/22 23:29 2013/01/22 2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