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처럼 글쓰기, 글처럼 살기'를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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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쉽지도 빠르지도 않다. 그러니 웃으며 기다려라."
- 밥 말리.


"트렌치타운은 자메이카의 불안정한 정치가 고스란히 드러나던 현장이었다. 자메이카는 오랜 영국의 식민지로 살아왔다. 마침내 독립을 얻지만 사회주의 노선의 인민공화당과 친미 성향의 자메이카 노동당이 첨예하게 대립해 피바람이 불었다. 그가 사는 트렌치타운에서도 연일 시위가 있었다. 시위에 참여했다가 죽거나 사라지는 사람도 있었다.

밥 말리의 노래는 수많은 자메이카인을 위로했다. 그의 노래는 어지러운 정계를 비판하고 소박한 민중의 삶을 대변했다. 그러면서 곧 아프리카 대륙을 넘어 세계로 뻗어나간다. 1973년 밥 말리가 "I Shot The Sheriff."를 발표한 후 미국의 기타리스트 에릭 클랩튼이 원곡을 해석해 빌보드 1위를 기록하면서부터다. 원래 제목은 "나는 경찰을 쏘았다"였지만 정부의 간섭으로 제목을 바꾸게 됐다.

그는 노래를 통해 권력을 비난했고 대다수의 약자들이 그의 노래를 지지했다. 밥 말리는 평화를 노래했지만 그가 노래하는 현장은 평화롭지 못했다. 그는 떠나야 했다. 1976년 그의 매니저와 아내가 총상을 입으면서다. 눈 앞에서 삶의 위협을 느끼고 망명을 택한 밥 말리는 영국으로 간다.

정부는 내쫓다시피 했던 밥 말리를 다시 부른다. 자메이카 양측 정당의 무력단체 대표들이 마침내 휴전을 약속하는 평화협상을 하고 이를 대대적으로 선언하기 위해 밥 말리를 상징 인사롤 초빙한 것이다. 그는 그렇게 고국의 부름을 받고 돌아온다. 밥 말리의 복귀와 함께 자메이카가 역사에 길이 남을 만한 공연이 기획된다. 돌아온 밥 말리는 '사랑과 평화의 콘서트' 현장으로 달려갔다.

밥 말리가 세상을 떠난 후 그의 생일 2월 6일은 자메이카의 국경일로 지정됐다."

- 이민희, <왜 그 이야기는 음악이 되었을까> 중에서
2013/01/22 23:28 2013/01/22 2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