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신부 중 헨리 나우웬이란 사람의 <상처입은 치유자>란 책이 있다.
그 책의 요지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상처를 입은 사람만이 타인의 상처를 볼 수 있으며
그 안에서 자신의 상처를 싸매면서 타인의 상처에 공감하고 다가가서 치유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본서에서 저자는 자신에게 있었던 고통스러웠던 과거들에 대해 적나라한 서술을 아끼지 않는다.
이 모든 것이 자신의 손자이자 자폐증세를 보이는 샘에게 그의 인생에 도움을 주고자
꺼낸 자신과 자신의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저자는 학습장애를 딛고 상담가로의 인생을 시작할 때 즈음 교통사고로 하반신 마비에 이르게 된다.
그 가운데 이혼, 그리고 우울증에 시달렸고 그런 가운데에서도 자신의 삶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낸 장본인이다.
그의 소중한 딸이 아이를 낳았을 때 그 아이가 자폐아 판정을 받게된다.
이에 저자는 손자의 상황에 마음 아파하다가 이 아이에게 편지를 쓸 결심을 한다.
이 아이에게 정상과 '다른'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의 의미와 충고 그리고 격려들이 담긴 편지를
4년에 걸쳐 쓰게 된다. 본서는 그런 책이다.
상담 사례들이 등장하고 자전적인 이야기가 쓰여졌지만
무엇보다 사랑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그 사람에게 애정어린 격려와 충고의 글로 가득하다.
때론 눈시울이 붉어지고 때론 나에게 상황을 대입시켰을 때
예리한 칼처럼 마음을 도려내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미치 엘봄의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이후 참 훈훈한 책을 만났다.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