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처럼 글쓰기, 글처럼 살기'를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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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올린 글에 대한 댓글을 읽고
그 글을 타임라인에서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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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글과 말이 나에게 호의를 보여준
누군가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든다면
그걸 직접 설명할 정도로, 우려를 표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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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마음을 뒤로하고도 내가 고집할만큼
글이나 말이 그리 중요한가, 관계성보다
그게 더 큰 의미가 있나 하는 회의감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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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으로는 그런 생각이 있다.
꽤 오래 잡글을 쓰다보니 특정대상이
원하는 글이 무엇인지 어느정도 알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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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런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입장의 동일함' 때문에 그 입장의 재확인을
위해 내 글을 소비하는 사람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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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때때로 달라진 내 입장에 대해서는,
그 다름으로 인해 조만간 '나'라는
인터넷 공간 안의 하나의 '계정'에 대해
쉽게 규정짓거나 폐기 삭제할 준비가 된 
많은 사람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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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글을 향한 불특정 다수의 댓글 경험에서,
혹은 잘 안다고 생각했던 어떤 온라인 지인들과
어느날 더이상 친구관계가 아님을 알게 된 순간.
마음 속 씁쓸함을 털어내기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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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내가 별 생각없이 누군가에게 
쉽게 내뱉은 말들이 (나쁜 면에서) 큰 의미로
전달될 때 자책을 넘어선 깊은 좌절감 같은 걸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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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내가 쏟아낸 글과 말에 대한 심한 회의감.
내가 생각하는 이상과는 동떨어진 어딘가로 나를
계속 이끌어가는 듯한 어두운 어떤 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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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식일 오후.
회사 사무실에서 밀린 업무를 털어내는 동안.
내 머리 속은 이런저런 생각으로 뒤척이고 있다.

2016. 2. 14.  페북글.
2016/02/16 21:23 2016/02/16 2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