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형마트를 안 다닌지가 수개월이 지났다. 필요한 음식만 농협에서 구입하고 필요한 것들은 소소하게 주문하는 식으로 지내는데... 별 불편함을 모르겠다. 무엇보다 자주 지적되는 불필요한 큰 사이즈의 물건들을 구입하는 빈도가 많이 줄었다.
이번주에 읽어야 하는 책과 읽을 책이 이미 정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제부터 온라인 서점에다가 할인율이 높은 조합으로 책들을 세팅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책읽기가 중요하긴 하나 과잉독서가 내 삶을 바꾸고 있다고 말하기는 쉽지 않다. 어떤 의미에서 과도한 독서는 내 삶 자체를 구속한다.
더군다나 독서량과 도서구입량의 비례가 깨진지는 벌써 몇년째이니만큼 사놓고 언젠가 읽겠거니 하며 산 책들을 이제는 찾기가 쉽지 않을 정도다. 해서 오늘부로 스스로에게 다짐해보았다. "읽을 만큼만 책사기" 대형마트를 끊은 건 왠지 그래야할 것 같은 영역이어서였지만 도서구입은 왠지 어색하기만 하다.
솔직히 좋은 책을 사지 않는 것보다는 의무감으로라도 사서 어서 읽어버리는 것이 미덕 같기도 했다. 결국 그런 압박은 내 삶을 조금씩 조금씩 상아탑으로 만들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미시적 반성. 오늘 드디어 결단한 "읽을 만큼만 책사기"는 오전내내 곱씹어보건대 내 일상에 긍정적인 신호가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남는 돈으로 치맥을 더 먹지만 않는다면...-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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