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처럼 글쓰기, 글처럼 살기'를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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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진영에 서거나 누군가의 편을 드는 것만큼
낡아보이는 것도 없을 거다.
시대는 변했고 트렌드도 변했고 과거는 잊혀졌고
그것을 기억하고 되내이는 것만큼 소심해보이는 일도 없어졌다.
당신들 참 쿨해.

관능미의 여왕으로 불리는 모니카 벨루치가 나와서
비참하게 강간을 당했던 영화 <돌이킬 수 없는>.
끝까지 영화관에서 자리를 뜨지 않기가 참 힘들었지만
영화속 남자 조연의 캐릭터가 인상적이었다.

남친인 주인공은 길길이 뛰며
강간범을 잡으려고 안달이 나서 돌아다니는데
그녀를 마음 속으로 사랑하던 그의 친구는
상당히 소심하게 주변의 눈치를 보며 그의 뒤를 따른다.
정작 강간범 앞에서 남친은 팔이 부러진 채로 제압당하고 만다.
하지만 그의 친구는 적정한 거리에서 적당한 둔기를 찾아내고는
단번에 주저함이나 떨림 없이 강간범의 머리를 박살낸다.

표현하지 않는다고 생각없이 잊고 사는 게 아냐.
쿨한 세상에 쿨하지 않은 단 한 사람으로 남는다해도.
언젠가, 영화처럼...
적정한 거리에서 적정한 도구들이 구비된다면,
언젠가 나도 우아하게 부숴주겠어.
마치 평범한 퇴근길을 걷고 있는 것처럼 편안한 자세로...
2014/04/13 12:59 2014/04/13 12: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