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처럼 글쓰기, 글처럼 살기'를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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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 선생의 그림을 좋아하던 차에 기회가 닿아 <이중섭 편지>를 읽었다. 소 그림으로 유명한 그의 편지와 소소한 가족 그림들을 보면서 그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이 커졌고 말년의 비극적 삶에 약간의 의아함이 남았다.
가족과 함께하길 그렇게 원했는데 왜 혼자 정신병원을 전전하다 죽었나...
그러고는 또 바쁘게 일상이 돌아가면서, 그 의아함은 잠시 잊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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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무심결에(취미가 중고책 검색이다) 이중섭 선생의 책을 더 찾아보다가 전인권 선생이 쓴 책 <아름다운 사람 이중섭>을 발견했다.
전인권은 가수가 아니라(ㅋㅋ) 정치학자로, 몇 년 전 아내의 추천으로 읽은 그의 <남자의 탄생>은 내 심정적 변화의 한 획을 그은 책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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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에 대한 아주 사적인 고해성사가 담긴 이 책은 본인의 내밀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전인권 선생 자신의 '건강한 자아상'에도 놀랐지만 사적 담론을 시대정신으로 확장시키는 흐름 또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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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사람 이중섭>은 아직 읽고 있는 중이지만 그가 화가 이중섭에게 꽂힌 대목이 '소그림'이 아닌 '군동화'(아이들그림)라는 대목에서부터 나는 이미 그의 시선에 몰입이 되어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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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권 선생은 정치학자로 박정희 연구로 학위를 받았으면서도 미술평론으로 신촌문예에 당선이 되었고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도서전에서는 본서 <아름다운 화가 이중섭>이 한국을 대표하는 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는 흥미롭게도 박정희와 김대중에 관한 책을 썼고 두 인물을 조명하는 과정에서 각각 인물의 명암을 객관적으로 드러냈다는 평을 들었다고도 한다. 극과 극의 인물에 대한 명암이라니. 더더욱 흥미를 유발하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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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하여 문득 정신을 차리고보니 전인권 선생의 책이 집에 쌓여있다.
뭐,,, 나는 중고책 사냥꾼이 아니던가...-_-
언젠가부터 사람 냄새가 나는, 사람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글쟁이에게 강한 호감과 공감을 갖게된 나를 발견한다. 그 변화가 내심 나쁘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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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권 선생

2016/12/31 20:07 2016/12/31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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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d under 단문모음/인용들
"이중섭과 관련하여 가장 잘못된 편견은 그가 예술지상주의자라는 것이다. 지금도 이중섭에게는 '처자식도 버리고 그림만 그리다가 미쳐 죽은 광기의 천재'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그러나 사정은 정반대다. 혹시 그렇게 기대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는 결코 예술만을 위해 살다 죽은 사람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는 예술이 인생에 봉사해야 한다고 믿는 편이었다. "그림은 나를 말하는 수단"이라고 할 때, 그 말은 인생(나)이 주인이요 그림은 수단이란 뜻이다. 

무엇보다 이중섭은 인생으로부터 아름다움을 분리하여 아름다움 자체를 즐기려는 유미주의자가 아니었다. 그는 많은 편지에서 '아름다운', '아름다움'이란 표현을 한번도 사용하지 않았다. 그는 인간의 삶과 예술이 구분되어 있는 듯한 표현을 사용하기 싫어했던 것이다. 반대로 그는 훌륭한 예술, 참다운 예술, 행동하는 회화라는 표현을 즐겨 사용했으며, '새로운 생명을 내포한, 믿을 수 있는 방향을 지시하는 회화'를 그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다시 말해, 그는 예술이 우리들의 생활에 무언가 유익한 작용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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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권, <아름다운 사람 이중섭>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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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21 21:07 2016/12/21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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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d under 모임 활동/IVF팟캐스트
처음 육아, 자녀교육 팟캐스트를 계획하며 가졌던 포부와 달리
시간이 지나면서 어느정도 예상하긴 했지만
그간 IVF 내에서 꽤 높은 청취율을 가졌던 학사회 팟캐스트는
싱글 학사들과 남자 학사들(아빠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처음 꾸렸던 멤버들 중 아빠 패널들이 모두 빠져나가는 등.
첫 포부와는 달리 소수의 지식인 마니아층만이 애청하는(ㅋㅋ)
팟캐로 변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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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한 결과이긴 하지만 솔직히 저는 만족스럽습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아이가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대한민국은 자녀교육을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걸
체감했기 때문이죠.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부부간의 육아분담, 아내의 경력단절,
아이의 교육을 고려한 집 마련, 그에 따르는 가계 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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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가진 부부를 정상 가정으로 생각하는 사회구조에서 
아이가 없는 부부, 싱글, 성소수자들이 비정상이 되는 현상도.
육아와 교육의 늪에 빠진 부모와 부모가 아니므로 비정상 취급을
받는 타자들 간의 배려없음, 혐오도 함께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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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를 잘 기르기 위한 팁을 알기 위한 측면도 있었지만
팟캐스트를 하면 할수록 내 부모와 나의 관계를 돌아보게 되고
그 연장선 상에서 영향을 받고 있는 나와 내 아이의 관계를
깨닫게 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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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덕 선생의 말대로 학생들을 자유롭게 만들기 위해서는
선생부터 자유로움을 경험해야 하듯
양질의 육아, 똑소리 나는 자녀교육, 자녀와 좋은 관계를 위해서는
먼저 부모가 양질의 행복을 누리고 있어야 하고
먼저 부모가 멋지고 배울 점이 많은 철든 어른이어야 하고
먼저 부부가 좋은 관계를 이루어야 한다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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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누군가를 요람에서 성인이 될 때까지 
오롯이 책임져야 하는 상황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부모라면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말했던 그 부모의 입장이 되니
사실 그것이 당연하지 않다고 항변하고 싶어질 때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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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경우, 아이에 대한 관심 그 자체보다는 
아이를 잘 키우는 아빠라는 칭찬을 받고 싶어했던 것 같습니다.
이 모든 부끄러움을 뒤로 하고 저부터 많이 배운 것에 감사했습니다.
내년에도 '저'의 필요에 꼭 맞는 팟캐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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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장비와 컨텐츠에도 꾸준히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함께한 <요람에서취업까지> 패널분들에게도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2016/12/20 22:07 2016/12/20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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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d under 기고글 모음/기타
요즘,
글을 전혀 안 쓰지는 않으나, 더딘 것은 사실입니다.
...
가끔 들르시는 분들을 위해.
예전에 썼던 글을 다듬어서 브런치에 올리기도 합니다.

https://brunch.co.kr/magazine/chchch
2016/12/13 21:40 2016/12/13 21: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