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과 사상> 소송건과 모금운동 2

　

　

　

** 이 글은 한양ivf 자료실에 올렸던 것을 재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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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3546/3442/3480진중권님께 번호 : 3582

이 름 : 이한우 날 짜 : 99/12/08 시간 : 16:13 줄수 : 65 조회 : 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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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고약한 어법 님께는 쓰지 않겠습니다.

-논점에 주목하자는 제안에도 동의합니다.

-논리싸움에 충실하자는 것도 동의합니다.

-제가 '일갈'이라고 했습니까. 백태웅씨관련 문제는 더 이상 여기서 이야기 않겠습니다. 논점이 아니니까요.

-다시 '극찬'입니까. 정확히 말하면 '좌파라고 해서 다 공부를 안하고 경직된 것이 아니라 이렇게 탄력성이 있는 학자도 있다'는 정도입니다. 그게 극찬으로 보입니까. 잘 읽어보면 상당히 조심스럽게 썼다는 것 정도는 텍스트전문가가 읽어야지요.

-용어상의 왜곡을 말하는 겁니다. 즉 입에 침이 마르도록, 극찬 등은 논리를 강화하기 위한 표현치고는 유치하지 않습니까. 제가 언제 백태웅씨에게 일갈했다고 했습니까. '다른 건 몰라도 사노맹이 미래를 이야기할 자격은 없는 것 아니냐'고 이야기했죠. 이걸 일갈로 받아들이십니까. 이런 것 하나하나가 논쟁의 진행을 얼마나 더디게 만드는지를 이해하시고 핵심적인 쟁점만 짚도록 해요.

-'이한우씨는 그때 우종창과 함께 최장집=빨갱이로 만드는 분위기에 가담하셨습니다.' 왜 그때 일을 이처럼 한쪽으로만 이해합니까. 설혹 월간조선에서 그런 의도가 있었을 수도 있지요. 그러나 어려운 상황이지만 저는 토론을 만들어내려고 노력했습니다. 그 토론에서 조선일보가 진다면 공개적으로 망신을 당하는 것이고 최교수가 진다면 마찬가지로 큰 피해를 입었겠죠. 그러나 정상적 토론을 하기에는 소송문제를 비롯해 여러가지 정치상황이 좋지 않았습니다. 난 분명히 당시에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과거에 그런 논문을 발표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후 작업을 보면 알겠지만 스스로 변화됐다. 변화된 사람도 공직에 취임할 수 없는가.' 이게 정상적인 절차 아닙니까. 그런데 취재에는 응해놓고 소송을 걸어왔습니다. 같은 소속사 기자이지만 제가 우종창기자의 기사취급방식에 동의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원론적으로 보수성향의 언론이 진보성향의 정치참여학자에게 물어볼 수 있는 것입니다. '검증'이라는 무시무시한 용어 때문에 거부감이 생기긴 하지만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역으로 지나치게 보수적이고 극우적인 발언이나 행적을 보인 사람이 정치적으로 중요한 자리에 간다면 또 얼마든지 한겨레신문이 따지고 들어야죠.

진중권씨께 묻습니다. 당시 최교수측에서 자신의 논문과 90년대 학문적 입장이 왜 다른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들어본 적이 있습니까. 그런 걸 물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왜 최교수는 선, 조선일보는 악이라는 도식으로 상황을 일방적으로 해석하는 것입니까. 예를 들어 최교수가 나는 입장이 온건해졌다고 밝혔는데도 계속 조선일보가 과거의 논문만 물고 늘어졌다면 사정은 달라졌겠지요. 그랬다면 저는 분명 최교수의 현재입장은 변화된 것이라고 정식루트를 통해 건의했을 것입니다. 이 점을 좀 정밀하게 이해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당시 진중권씨는 밖에 있었잖아요. 지나친 보수화에 대한 조선일보 내 견제역할을 하라고 한 지적에 대해서는 저도 공감합니다. 앞으로도 제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는 그렇게 할겁니다. 그게 조선일보에서 일하며 제가 느낄 수 있는 존재이유이기도 하고요. 그러나 첫 글에서 밝힌 것처럼 최교수가 한 걸음 더 가지 않고 상황을 조선일보/반조선일보 구도로 바뀌면서 사실상 그런 저의 역할을 할 게 없었습니다. '보수를 인정하는 진보와 진보를 인정하는 보수'의 논쟁은 물건너 가버린 거죠. 그 점 월간조선과 최교수 똑같이 책임이 있다는게 제 생각이며 조선일보기자로서는 특히 소송이 걸린 입장에서 최교수의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것은 진중권님께서 주장하시는 최장집=빨갱이만들기가 아니라 조선일보=수구=퇴출을 바라는 세력에 대한 대응의 형태였다는 점을 분명히 상기해야 할 것입니다. 이 정도면 충분히 이해가 됐으리라 봅니다.

-메타논쟁과 관련된 것은 진중권님의 제안을 고스란히 받아들이겠습니다.

-끝으로 한가지. 제가 글을 올려놓고 아차 했던 게 박사학위관련 이야기입니다. 컴플렉스가 없다니까 다행인데 그런 의도로 쓴 게 아닙니다. 단어와 맥락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강조하고 또한 술자리에서 좋았던 기억을 다른데서 임의적으로 이야기하지 말 것을 권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악의적으로 들릴 수도 있겠다 싶더군요. 잘 알겠지만 저도 학위를 못 받은 입장이니 그런 것 가지고 남을 자극하기 위해 글을 쓴 것은 아닙니다. 저 박사 아니에요. 혹시라도 마음 상했으면 그 부분은 정중하게 사과합니다. 의미있는 논쟁이 이어지길 바랍니다. 3442-3480에 대해서도 조만간 답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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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Re] 3546/3442/3480진중권님께 번호 : 3589

이 름 : 진중권 날 짜 : 99/12/08 시간 : 17:01 줄수 : 275 조회 : 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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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우 wrote :

>백태웅씨관련 문제는 더 이상 여기서 이야기 않겠습니다. 논점이 아니니까요.

> -다시 '극찬'입니까. 정확히 말하면 '좌파라고 해서 다 공부를 안하고 경직된 것이 아니라 이렇게 탄력성이 있는 학자도 있다'는 정도입니다. 그게 극찬으로 보입니까. 잘 읽어보면 상당히 조심스럽게 썼다는 것 정도는 텍스트전문가가 읽어야지요.

좌파는 다 돌대가리라는 얘깁니까? 그러는 우파는 누가 탄력이 있나요? 거명할 만한 분이 있습니까? 저는 상당히 평가가 조심스런 그 책 중에서 최장집 교수에 대한 평은 대단히 긍정적이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어쨌든 그 평은 상당히 긍정적이었지요?

> -용어상의 왜곡을 말하는 겁니다. 즉 입에 침이 마르도록, 극찬 등은 논리를 강화하기 위한 표현치고는 유치하지 않습니까.

자, 그럼 이렇게 합시다. 당시 그 책에서 "최장집의 업적을 높이 평가했다." 동의하십니까?

>제가 언제 백태웅씨에게 일갈했다고 했습니까. '다른 건 몰라도 사노맹이 미래를 이야기할 자격은 없는 것 아니냐'고 이야기했죠. 이걸 일갈로 받아들이십니까. 이런 것 하나하나가 논쟁의 진행을 얼마나 더디게 만드는지를 이해하시고 핵심적인 쟁점만 짚도록 해요.

아녜요. 막 삿대질을 하면서 막 야단을 쳤다고 하셨어요. 정확하게 종로 2가에서 헤어지기 직전에...

> -'이한우씨는 그때 우종창과 함께 최장집=빨갱이로 만드는 분위기에 가담하셨습니다.' 왜 그때 일을 이처럼 한쪽으로만 이해합니까.

설혹 월간조선에서 그런 의도가 있었을 수도 있지요. 그러나 어려운 상황이지만 저는 토론을 만들어내려고 노력했습니다. 그 토론에서 조선일보가 진다면 공개적으로 망신을 당하는 것이고 최교수가 진다면 마찬가지로 큰 피해를 입었겠죠. 그러나 정상적 토론을 하기에는 소송문제를 비롯해 여러가지 정치상황이 좋지 않았습니다.

학적 토론을 한 다음에 신문에 터뜨릴 일이지, 한 사람의 인권이 걸린 문제를 미리 터뜨려 놓는다는 게 말이 안 되지요. 그리고 우종창이라는 분이 그런 예민한 문제를 다룰 만한 능력이 있는 분이던가요?

그리고 조선일보는 김정남, 이장희, 최장집... 이런 식으로 이념적 편견으로 인간들을 공격했지요. 그것은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될 만행이라고 봅니다. 이장희 교수의 경우에는 검찰에까지 고소되었지요? 자, 이게 사태의 원인입니다. 인정하십니까? 그럼 이 잘못된 부분을 먼저 고쳐야겠지요.

> 난 분명히 당시에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과거에 그런 논문을 발표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후 작업을 보면 알겠지만 스스로 변화됐다. 변화된 사람도 공직에 취임할 수 없는가.' 이게 정상적인 절차 아닙니까. 그런데 취재에는 응해놓고 소송을 걸어왔습니다. 같은 소속사 기자이지만 제가 우종창기자의 기사취급방식에 동의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 점, 우리 분명히 해 두지요. 이한우 기자는 우종창 기자의 기사취급상식에 동의하지 않지요? 그 기사가 엄청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지요? 그게 원인제공자는 우종창씨지요? 그럼 이런 일이 다시 벌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했어야 할까요?

> 그렇지만 원론적으로 보수성향의 언론이 진보성향의 정치참여학자에게 물어볼 수 있는 것입니다. '검증'이라는 무시무시한 용어때문에 거부감이 생기긴 하지만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역으로 지나치게 보수적이고 극우적인 발언이나 행적을 보인 사람이 정치적으로 중요한 자리에 간다면 또 얼마든지 한겨레신문이 따지고 들어야죠.

그것은 공정한 게 아녜요. 왜? 한국에서 저 친구는 "극우"다, 하더라도 아무 문제없잖아요. 외려 애국자 취급받잖아요. 반면 "빨갱이"다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지요? 이장희 교수의 경우엔 검찰에서 달려왔대요. 그러니 이건 공정한 제안이 아닌 거 같애요.

자, 그리고 우종창 기자가 자신이 문제삼은 그 표현을 가지고 최교수에게 가서 그의 발언의 의도가 무엇이었는지 한번 확인한 다음에 글을 썼어도, 이런 해프닝은 없었겠지요. 한 사람의 인권이 걸린 문제입니다. 앞으로는 가볍게 취급하지 않으셨으면 해요.

> 진중권씨께 묻습니다. 당시 최교수측에서 자신의 논문과 90년대 학문적 입장이 왜 다른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들어본 적이 있습니까. 그런걸 물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왜 최교수는 선, 조선일보는 악이라는 도식으로 상황을 일방적으로 해석하는 것입니까.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뀌었군요.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번 일이 조선일보에서 행한 빨갱이사냥의 일환이라는 것은 다 알지요. 그 상황 속에서 최교수는 피해자였습니다. 조선일보는 가해자였어요. 그리고 그 구도는 최교수가 만든 게 아니라(그 분이 여기 저기 돌아다니며 조직을 꾸렸다고 보지 않아요.) 사회 전체가 들고일어나서 저절로 만들어진 것이예요. 저는 최장집 교수에게 사주 받은 적 없어요. 그러니 그 분에게 책임을 돌리지 마세요.

> 예를 들어 최교수가 나는 입장이 온건해졌다고 밝혔는데도 계속 조선일보가 과거의 논문만 물고 늘어졌다면 사정은 달라졌겠지요. 그랬다면 저는 분명 최교수의 현재입장은 변화된 것이라고 정식루트를 통해 건의했을 것입니다. 이 점을 좀 정밀하게 이해해주시면 좋겠습니다.

1. 자, 당신들이 공직을 맡아서는 안 될 사람으로 규정하는 기준은 대체 뭡니까? 한번 말씀해 주세요.

2. 과거의 최장집은 뭐가 문제가 되고, 현재의 최장집은 왜 문제가 안 되는지요?

3. 공인에 대한 사상검증을 하겠다고 설치는 전문가(?)들이 왜 이 입장변화 하나 캐치 못했는지

4. 그리고 왜 한번 찾아가서 직접 최교수의 입장을 확인해 볼 생각을 못 했는지요? 아무리 생각해도 최교수가 그때 상황에서 굳이 "나는 정치적 입장이 바뀌었다"라고 얘기할 필요가 있었는지 모르겠네요.

5.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공직자의 사상을 판단할 기준은 헌정의 준수의지겠지요? 그러는 조선일보는 왜 헌정파괴자들을 찬양합니까?

> 당시 진중권씨는 밖에 있었잖아요.

그래서 돌아가는 상황이 더 한심하게 느껴졌지요.

> 지나친 보수화에 대한 조선일보 내 견제역할을 하라고 한 지적에 대해서는 저도 공감합니다. 앞으로도 제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는 그렇게 할 겁니다. 그게 조선일보에서 일하며 제가 느낄 수 있는 존재이유이기도 하고요.

공감합니다. 앞으로 활약을 기대합니다.

> 그러나 첫 글에서 밝힌 것처럼 최교수가 한 걸음 더 가지 않고 상황을 조선일보/반조선일보 구도로 바뀌면서 사실상 그런 저의 역할을 할 게 없었습니다. '보수를 인정하는 진보와 진보를 인정하는 보수'의 논쟁은 물 건너 가버린 거죠.

최교수는 희생자입니다. 왜 그에게 상황의 책임을 돌리시지요? 최교수는 그때 여러분의 이념적 공세를 받아 자기 해명하느라 바빴지요. 역사적 결단이라는 말로써 무엇을 의미했는가, 자신의 6.25 전쟁관은 어떤가, 그 표현을 개정판에선 수정했다던가..... 당시의 논점은 이것이었어요. 그람시 얘기는 조선일보에서 밀리니까 그 다음에 부랴부랴 끄집어낸 것이구요.

다시 한번 말씀 드리는데 '조선일보/반조선일보' 구도로 만든 것은 바로 여러분 자신이예요. 왜 그 책임을 최교수에게 돌립니까? 당시에 일어났던 그 거센 항의 물결 배후에 최교수의 부추김이 있다는 말씀입니까? 그것을 입증하실 수 있습니까?

저는 도대체 이해를 못하겠네요. 자기들이 잘못 건드린 거 아닙니까? 그래서 사람들이 항의를 했지요? 그런데 상황이 그렇게 된 게 최교수 덕분이다? 최교수가 신앙고백을 하지 않은 때문이다? 이건 좀 변태적인 어법 아닙니까?

> 그 점 월간조선과 최교수 똑같이 책임이 있다는 게 제 생각이며 조선일보기자로서는 특히 소송이 걸린 입장에서 최교수의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 사태의 책임은 분명히 월간조선 측에 있지요. 원인제공자지요. 그리고 나중에 스스로 인정했고, 이한우 기자도 인정했 듯이, 월간조선이 허튼 짓을 한 겁니다. 그리고 최장집 교수는 누가 봐도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입니다.

그런데 이한우 기자는 원인을 제거할 생각을 하지 않고, 왜 거꾸로 최교수의 문제를 거론하고 나선 거지요? 뭔가 뒤집혔다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1) 일단 월간조선의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를 한 다음, 2) 최교수에게도 문제가 있었다면 그 다음에 지적해도 늦지 않다고 봅니다.

조선일보가 착각하는 것처럼 언론이라는 것은 정치인 집단이 아니예요. 자기들이 저지른 명백한 실수는 인정하고, 정론을 만들려고 해야지요. 잘못 했으면 인정하고, 사과해야지, 기자라는 사람들이 똘똘 뭉쳐 이데올로기 전선에 서서 외려 희생자를 공격해요?

자, 정직하게 말합시다. 이한우 기자가 그때 그 상황 속에서 우종창기자를 편들어야 했던 것은 조직논리 때문이었겠지요. 아마 제 설명이 훨씬 더 설득력이 있을 겁니다. 그리고 이 부분의 책임을 엉뚱하게 최교수에게 돌리지 않으셨으면 좋겠네요.

> 그것은 진중권님께서 주장하시는 최장집=빨갱이만들기가 아니라 조선일보=수구=퇴출을 바라는 세력에 대한 대응의 형태였다는 점을 분명히 상기해야 할 것입니다. 이 정도면 충분히 이해가 됐으리라 봅니다.

아니지요. 이건 사실왜곡인 듯하군요. 조갑제씨의 글, 이한우씨의 글은 분명히 최장집=빨갱이를 몰기 위한 작업이었지요. 조갑제는 그람시 썼지요? 어떤 분은 선거사회주의 운운했지요?

제 기억에 따르면 이 한우씨가 쓴 첫번째 글은 1) 조선일보에서 행하는 최장집=빨갱이 만들기의 맥락 속에 있었고 두번째 글은 2) 학계의 반발을 '조선일보=수구=퇴출'을 외치는 좌파들의 반응으로 묘사하는 것이었지요.

> -메타논쟁과 관련된 것은 진중권님의 제안을 고스란히 받아들이겠습니다.

고마워요.

> -끝으로 한가지. 제가 글을 올려놓고 아차했던게 박사학위관련 이야기입니다. 컴플렉스가 없다니까 다행인데 그런 의도로 쓴 게 아닙니다.

이 얘기는 없던 걸로 합시다. 난 컴플렉스 같은 거 없어요.

> 단어와 맥락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강조하고 또한 술자리에서 좋았던 기억을 다른데서 임의적으로 이야기하지 말 것을 권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악의적으로 들릴 수도 있겠다 싶더군요. 잘 알겠지만 저도 학위를 못받은 입장이니 그런 것 가지고 남을 자극하기 위해 글을 쓴 것은 아닙니다. 저 박사아니에요. 혹시라도 마음 상했으면 그 부분은 정중하게 사과합니다. 의미있는 논쟁이 이어지길 바랍니다. 3442-3480에 대해서도 조만간 답변하겠습니다.

잊어버리세요. 아, 그리고 리플 달지 말고 나중에 천천히 다시 논의하기로 합시다. 그리고 메타논의는 이것으로 끝내고 논점으로 들어갑시다. 한 가지만 요약하지요.

1. 당시에 '조선일보/반조선일보'의 구도가 만들어진 것은 최장집 교수가 당시에 보여준 태도와는 별 상관이 없다. 그것은 시민들의 자발적 항의였다.

2. 설사 그런 구도가 만들어졌다 하더라도, 실수를 인정한다고 신문사가 무너지는 것이 아닌 이상, 조선일보는 일단 제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를 했어야 한다. 그게 언론의 정도를 걷는 길이다.

3. 그런데 조선일보 기자들은 신문사의 이념적 체면을 위해 외려 최장집 교수에 대한 공격을 더 강화했다. 그리고 그때 "최장집 전문가" 이한우 기자도 거기에 가담한 것이 사실이다.

5. 이한우 기자가 최장집 전문가로서 문제가 있는 원인제공자인 조선일보사의 내부를 설득하지 않고 거꾸로 최장집이라는 외부인을 공격한 솔직한 이유는, 조직논리때문으로 사료된다.

6. 최소한 이한우 기자가 한 행위의 책임이 최장집 교수에게 돌아가는 것은 결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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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3489진중권님께 번호 : 3596

이 름 : 이한우 날 짜 : 99/12/08 시간 : 18:13 줄수 : 87 조회 : 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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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본질문제에 이르렀으니 나머지 두개는 더 이상 이야기하지 않아도 되겠죠. 꼭 이야기하고 싶은게 있다면 다음에 답할 때 올려주시고 이번에는 3489에 대해서만 답합니다. 최교수문제와 관련해 '대단히 긍정적' '상당히 긍정적' '높이 평가'등을 사용했는데 정확히 표현하면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이겠지요. 물론 저서 3권만을 일고 95년에 제가 책을 쓸 때의 이야기입니다. 됐지요.

하하하...헤어질 무렵이면 상당히 취해있을테니까 제가 헛소리한 것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학적 토론을 한 다음에 신문에 터뜨릴 일이지 한 사람의 인권이 걸린 문제를 미리 터뜨려 놓는다는게 말이 안되지요'라고 했습니다. 우선 말씀드리지요. 신문에 터뜨린게 아니고 월간조선에 난 것입니다. 또 한가지 첨언하면 진중권님도 제가 군사문화 관련해서 지적한 것에 대해 본인이 하지 않은 말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하지 말라고 했고 나도 받아들였습니다. 즉 우종창기자와 할 이야기와 저와 할 이야기를 명확히 구분해주세요. 자꾸 같은 회사에 있다고 한통속이라 그러는데 조선일보 그런데 아닙니다. 수백 명 기자가 한가지 생각을 하는 일이 가능하다고 생각지는 않으시겠죠. 저와 우종창기자는 전혀 다른 생각의 소유자입니다. 그러면 당시 상황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월간조선이 문제제기를 했습니다. 나도 신문 광고보고 알았습니다. 그리고 하룬지 이틀이 지나 최장집교수가 5억원 고소를 했더군요. 그후 학술기자를 했던 제가 그 문제에 관여를 하게 됐던 것이고 논문도 그때 처음 읽어보았습니다. 좀 놀랐지요. 90년대부터 문화일보 학술기자를 하면서 읽어본 최교수의 책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었으니까요. 그 이유는 이미 앞에서 밝힌 바 있으니 제 글을 참고해주길 바랍니다. 충분히 문제가 될 만한 소지가 있었습니다. 거기서 '에이 내가 나온 학교교수이고 젊은층에서 인기가 있는 교수이고 나도 책에서 상당히 긍정적으로 썼던 인물이니까 내가 찾아낸 문제점은 모른척하고 지나가지 뭐'라고 행동하길 기대하십니까. 개인의 캐릭터문제이겠지만 전 그런 행동패턴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물어볼 건 물어봐야죠. 다만 이게 과거처럼 세몰이로 가면 곤란하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조선일보가 개입하기보다는 외부학자들의 글을 통해 점검하는게 더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신문을 보면 알겠지만 사설이나 칼럼 기사보다는 외부기고가 훨씬 많았습니다. 마녀사냥 식이어서는 안 된다는 회사의 공감대도 있었고요.

오히려 당시 한겨레신문을 보시죠. 어떤 수준과 어떤 식의 글쓰기가 행해졌는지는 한눈에 알 수 있을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저의 글 두개를 다짜고짜 빨갱이사냥에 동원됐다는 식의 주장에는 전혀 동의할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힙니다. 우선 나는 그런데 관심이 없습니다.

김정남 최장집 이장희 등의 문제도 저에게 묻지 말고 월간조선에 물어보세요.

이게 사태의 원인입니다라고 하셨는데 분명한 것은 제가 끼어들게 된 것은 최교수의 고소와 직결돼 있다는 겁니다. 언론시스팀을 잘 모르니까 다 같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럼 최소한 취재는 해보셔야죠. 기본 사실도 모르고 마구 추측하고 그 책임을 져보고 지라면 당연히 안지요. 고소가 없이 언론중재위 정도로만 갔어도 저는 그냥 조선일보 80년사나 편찬했을 겁니다. 제가 끼지 않으면 안되게 만든 것은 조선일보 전체를 상대로 한 소송이었다는 겁니다. 또 월간조선이 그랬으니까라고 답하겠지만 소송은 좀 다르죠? 소송이 왜 다른지는 본인이 더 잘 알잖아요? 분명히 이야기하지만 월간조선의 문제제기는 방식에 있어서 다소 거칠었던 것이지 충분히 우리 사회에서는 던져볼 가치가 있는 질문입니다. 이게 진중권씨와는 아주 다른 생각이죠.

공정? 아니죠. 아마 지난 정권 때까지 였다면 진중권님의 말이 백번 맞습니다. 김대중대통령은 본인이 그런 피해자이기 때문에 더 이상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사실 김정남씨의 경우에도 월간조선에서 문제를 제기했는데 더큰 문제는 그걸 이유로 김정남을 자른 김영삼에게 더 큰 문제가 있는 것 아닙니까. 임명권자가 안 자르면 그만이에요.

1. '당신들'이 극우를 칭하는 것이라면 전 빼주세요. 그리고 그런 기준은 앞으로 활발한 논의를 해야겠죠.

2. 과거의 최장집이 꼭 안된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까. 이런 민감한 주제에 대해 현재의 생각을 물었던 것이고 그에 답하기보다는 소송으로 갔으니 미완으로 남아버렸죠.

3. 세상일이 그렇게 모든 것을 체크하며 진행되는 것은 아니니까요.

4. 여러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했으나 이미 저쪽에서는 제가 조선일보 사람이니까 회피해서 못만났습니다.

5. 저에게는 할 질문이 아닌 것같습니다. 조선일보의 친일문제, 전두환 찬양문제가 사실이라 하더라도 95년에 입사한 저에게 물어야할 질문은 아니죠. 혹시 할아버지 독립운동 하셨습니까? 솔직히 제 아버지는 그냥 평범하게 사시며 창씨개명도 하셨데요. 그걸 제가 어떻게 하겠습니까?

뒤의 글도 저와 무관한 조갑제국장 우종창 등의 이야기를 묻고 있는데 그건 그 사람들한테 물어보세요. 전 대변인도 아니고 그 분들도 자기이야기를 자꾸 저한테 물어보는거 알면 화나잖아요. 정 그러면 월간조선에 가서 논쟁한번 해보세요. 앞으로도 저와 할 이야기만 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저는 월간조선이 아니라 전혀 다른 매체인 조선일보 문화부 이한우입니다. 이와 관련돼 자꾸 억지 추측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더 재미있는 논쟁을 할 수 있잖아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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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Re] 이한우님께 번호 : 3610

이 름 : 진중권 날 짜 : 99/12/08 시간 : 23:32 줄수 : 78 조회 : 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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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우 wrote :

>즉 우종창기자와 할 이야기와 저와 할 이야기를 명확히 구분해주세요. 자꾸 같은 회사에 있다고 한통속이라 그러는데 조선일보 그런데 아닙니다. >수백명기자가 한가지 생각을 하는 일이 가능하다고 생각지는 않으시겠죠. 저와 우종창기자는 전혀 다른 생각의 소유자입니다.

물론이지요. 우종창 기자와 이한우 기자의 머릿 속을 비교하는 게 문제가 아니라. 우리는 지금 우종창 씨가 터뜨린 그 일에 이한우씨가 편을 들고 나선 그 사건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쵸?

> 이런 상황에서 저의 글 두개를 다짜고짜 빨갱이사냥에 동원됐다는 식의 주장에는 전혀 동의할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힙니다. 우선 나는 그런데 관심이 없습니다.

아, 그래요? 그러면 우종창 기자가 했던 일이 빨갱이사냥이라는 데에는 동의하십니까? 이 점은 분명히 대답 좀 해주셨으면 합니다.

아, 그리고 "창씨개명"을 비롯해 중간에 있는 부분은 제가 하지도 않은 질문에 대한 답변이라 그냥 삭제했습니다. 나중에 문제가 되거든 얘기해도 될 거 같애요. 앞으로 논점을 확인해 가면서 얘기를 합시다. 지금 제기되어 있는 논점들이 남아있어요. 일단 그것들부터 하나 하나 처리해 나갑시다.

> 뒤의 글도 저와 무관한 조갑제국장 우종창 등의 이야기를 묻고 있는데 그건 그 사람들한테 물어보세요. 전 대변인도 아니고 그 분들도 자기이야기를 자꾸 저한테 물어보는 거 알면 화나잖아요. 정 그러면 월간조선에 가서 논쟁한번 해보세요. 앞으로도 저와 할 이야기만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저는 월간조선이 아니라 전혀 다른 매체인 조선일보 문화부 이한우입니다. 이와 관련돼 자꾸 억지 추측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하하하. "전혀 다른 매체"에 있는 분이 어떤 인연으로 우종창 기자의 일을 거들고 나섰는지는 참 희안하군요. 그게 우연의 일치였다는 말씀입니까? "전혀 다른 매체"인 월간조선에 터뜨린 일을 왜 "전혀 다른 매체"인 조선일보에서 수습하고 나섰지요? 우연의 일치요? 그걸 저보고 믿으라구요? 에이, 농담.....

그러니까 이중의 우연이네요. 이한우 기자가 평소에 최장집 선생의 학적 견해에 대해 갖고 있던 비판적 소견을 표명했는데, 그게 '우연히'(!) 문제가 되던 그 때였고, 또 그 비판적 소견이 '우연히'(!) "전혀 다른 매체"인 월간조선의 우종창 기자의 글과 매치가 되었다. 뭐, 이런 얘기지요? 이걸 저보고 믿으라는 얘깁니까? 우리 이렇게 유치하게 굴지 맙시다.

>그러면 더 재미있는 논쟁을 할 수 있잖아요. 안녕

지금 저희는 조선일보에 문제의 기사를 쓴 조선일보 기자 이한우와 논쟁을 하고 있답니다.

아, 그리고 자연인 이한우와의 논쟁은 기회가 닿으면 우리 따로 만나 술 마시면서 하지요. 주제는 하이덱거 정도로 잡고, 이번엔 꼭 제가 살께요. ^^~

자, 그리고 두 개의 글. 남아있지요? 가능하면 그 글 문단 문단마다 꼼꼼하게 대답해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리플'을 다는 방식으로 진행하기로 하지요. 논점을 빠뜨리지 않기 위해서. 동의하시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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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Re] 이한우님께... 번호 : 3611

이 름 : 진중권 날 짜 : 99/12/08 시간 : 23:42 줄수 : 58 조회 : 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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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우 wrote :

> 이제 본질문제에 이르렀으니 나머지 두개는 더 이상 이야기하지 않아도 되겠죠.

아녜요. 그건 좋은 생각이 아녜요. 우리 이러지 맙시다. 제가 이런 식의 기동에 잘 안 속는 편이예요. 그러니 다음부터는 이렇게 얼렁뚱땅 그냥 넘어가려고 하시지 않으셨으면 좋겠네요. 자, 갑자기 엉뚱한 소리 하지 마시고 먼저 두 개의 글에 대해 답변을 주시지요. 거기에 논점들이 좀 있어요. 제가 따로 정리해드릴까요? 그럴 필요 없겠지요? 우리, 거기서부터 차근차근 시작합시다.

그리고 "본질문제"니 뭐니, 이런 판단은 앞으로는 혼자 내리지 말고 같이 합의해서 내리기로 하지요. 논쟁의 진행과 직결된 문제이고, 거기엔 두 사람이 다 참가하고 있으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저는 이한우씨가 쓰신 글에 대한 제 비판에 이한우씨가 꼭 대답을 해주셨으면 해요. 그게 순리겠지요? 동의하시지요?

그리고 갑자기 알 수 없는 어떤 이유에서 논점을 벗어나 두리뭉실한 일반론으로 비약을 하셨지만, 예의를 차리는 차원에서 이 글에 대해서도 아래에 간략하게 답변을 해 놓았습니다. 그냥 참고만 하시고, 이 제 이 부분은 당분간 잊어버리고 원래의 논점으로 돌아가기로 하지요. (제가 나중에 다시 거론할께요.)

전의 글에서 제가 제시한 논쟁의 네 가지 원칙에 동의한다고 하셨지요? 그럼 논점에서 갑자기 돌발적으로 벗어나, 자기 입장을 선언하는 데에로 비약하지 맙시다. 그러면 대화와 토론이 중단되지요. 그것도 일종의 논점일탈의 오류지요? 그쵸?

그런 의미에서 제가 쓴 두 개의 글, 읽으시고 논점을 빠짐없이 챙겨서 답변을 해주셨으면 합니다. 논쟁도 성실하게 해야겠지요? 약속하신 대로... 아, 전에 하셨던 대로 번호를 매겨가면서 하는 게 좋겠어요.

ps. 아, 그리고 이한우 기자가 찾기 쉽도록 제가 쓴 처음 두 개의 글을 찾아 앞쪽에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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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아, 그리고 한 가지... 번호 : 3612

이 름 : 진중권 날 짜 : 99/12/09 시간 : 00:05 줄수 : 23 조회 : 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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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우씨의 정치적 성향을 극우라 불러 마땅한가,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1) 이한우씨가 최장집 선생에 대해 하신 일에 대한 논쟁이 끝난 다음에 그 결론을 실천적 측면의 근거로 삼고, 2) 이한우씨가 쓰신 "거대한 생애"라는 이승만 전기에 나타난 입장을 이론적 측면의 근거로 삼아, 차근 차근 따져 보기로 하지요. (그 동안은 평가적 의미든, 정의적 의미든 이한우씨를 극우라고 부르는 것을 제가 자제하지요.)

기자도 일종의 공인이지요? 게다가 남의 사상의 색깔에 왈가왈부하는 위험한 일을 하시는 분들이라면 더욱 더 자기들의 사상을 철저히 검토 받아야겠지요? 그 쪽의 논리가 맞다면 말이예요. 자, 그 문제는 이 논쟁을 마무리 지을 때쯤 재론하기로 하지요. 저도 준비가 좀 필요하구요.

갈 길이 참 멀어요. 그러니 어서 진도 나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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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이한우씨, 여기 논쟁의 threa가 (2) 번호 : 3615

이 름 : 진중권 날 짜 : 99/12/09 시간 : 01:08 줄수 : 285 조회 : 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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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우 기자께, 깜빡 잊으신 것 같아서 다시 한번 상기시켜 드립니다. 지난 번에 썼던 글입니다. 읽어 보시고 제가 한 것처럼 논점 하나 하나에 꼼꼼한 답변을 해주셨으면 합니다.

먼저 지난 번에 주신 글에 대한 제 반론이 있었습니다. 정말로 대화를 원한다면 이렇게 선언문 발표하듯이 일방적으로 툭툭 터뜨리는 대신에 지난 번 답변에서 제가 지적한 부분에 대한 언급이 있어야지요. 그렇겠지요?

> 이한우 wrote :

> 문제는 토론으로 될 사안인데 소송으로 해결하려는 것일 것입니다. 일단 저는 말지와 강교수의 지적은 토론보다는 소송으로 갈 수밖에 없는 사안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저 혹은 조선일보와 최장집교수 혹은 정책기획위원장간의 논쟁이 어떠했던지를 떠나서 말지나 강교수의 글은 기본적으로 논박이 불가능한 글이었습니다. 생각해보세요. 제가 처음에 올린 글같은 경우도 토론의 글이 아니라 그냥 저 개인에 대한 오해를 해명하는 수준밖에 안 됩니다. 거기에 욕설에 가까운 표현들이 덧붙여진 것이지요. 제가 정신분열증상을 보인다고 했습니다. 어떻게 반박하지요? 정신병원에 가서 진단서를 제출하는 것 이외에 무슨 반박이 가능합니까.

자, 봅시다. 그 분들이 "정신분열증"이나 "살인청부업자"라는 말을 썼을 때 이한우기자가 축어적 의미에서(=글자 그대로) 정신병자나 살인자라는 의미는 아니었겠지요? 그것은 평가적 어휘입니다. 우리말의 화자라면 이 정도 문맥을 파악하실 수 있어야겠지요? 그러니 "진단서를 제출"할 필요는 전혀 없는 것이지요. 갑자기 왜 진단서 얘기가 나옵니까? 또 "살인청부업자"라고 했다고 해서 갑자기 검찰청에 출두해 알리바이를 증명할 필요도 없답니다. 그것은 은유적 표현, 일종의 평가어지요.

아, 그리고 월간조선을 보니, 정형근이 대통령에 대해서 했던 그 험상궂은 말이 "평가적 어휘"라며 그런 것은 명예훼손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말하더군요. 이 점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즉, '최장집=빨갱이'라는 조선일보와 이한우 씨의 논리는 가치평가적 어휘가 아니라 사실판단의 형식을 갖고 있었습니다. 즉 최장집은 '빨갱이 같은 놈'이 아니라 그냥 빨갱이라는 것이었지요. 그에 반해 강준만 교수나 정지환 기자는 그 말을 이한우 기자가 하는 일에 대한 가치 평가어로 사용했습니다.

따라서 최장집 교수가 조선일보를 고소한 것은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이며, 반면 이한우 기자가 그 분들을 고소한 것은 한갓 평가어 때문에 발끈해서 한 행위이지요. 그나마 이분들이 그 평가적 어휘를 사용하게 된 논리적 근거에 대한 반박은 슬쩍 생략해 버리셨지요. 이것은 "진단서" 운운 하면서 슬쩍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 아니랍니다.

아, 그런데 그 분들이 왜 그런 평가어를 써야 했을까? 한번 그 원인을 생각해 봅시다. 이 한우 씨가 자기 책에서는 최장집 교수를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다가 나중에 홱 돌아서서 공직을 맡겨서는 안 될 빨갱이로 만드는 조선일보의 작업에 적극 참여했다는 이 모순. 그것은 "분열증"이라는 말을 들어 마땅한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뭐라 표현할까요?

또, 조갑제 기자는 그 다음 호에선가 아예 그람쉬 특집을 마련해서 난리를 피웠지요? 하지만 최장집 선생이 그람쉬를 읽었다는 것은 이한우 기자 이미 알고 있었지요? 하지만 어느 하나의 틀에 빠지지 않고 유연한 자세를 보인다고 칭찬까지 했었지요? 그런데 왜 그것을 아는 이한우 기자, 조선일보 내의 "최장집 전문가" 이한우 기자가 조갑제가 그런 허튼 수작을 할 때 왜 말리지를 않았지요?

>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당시 조선일보와 최장집논쟁에서 제가 했던 행위를 비판해야지 저의 능력범위를 떠나있는 '조선일보 전체'를 저에게 투사시킨 다음 막말로 비난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자, 자연인으로서 이한우 기자가 그 일을 했다면 그것은 우리의 관심을 끌지 못했을 겁니다. 가령 이도형 같은 자가 술자리에 앉아, 혹은 '한국논단'에 뭐라 지껄이든 우리는 별 관심 없지요. 이한우씨가 문제가 되는 것은 조선일보 기자이기 때문에, 그리고 이한우 기자의 기사가 조선일보가 행하는 빨갱이 사냥의 톱니바퀴로 들어가 있기 때문에, 그리하여 그 글이 조선일보 지면을 타고 수백만 부씩 복제되어 배달이 되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지요.

> 제가 당시에 쓴 글은 두 가지 입니다. 하나는 월간조선의 글이 거두절미했다고 최교수 쪽에서 반박했기 때문에 전후맥락을 보여주는 발췌를 한 것이고 또 하나는 학계의 황당무계한 분위기를 비판하는 글을 쓴 것입니다. 예를 들면 '6.25는 민족해방전쟁이 맞는데 왜 최교수는 그걸 부정하느냐'는 식의 주장이죠.(토론이 제대로 진행된다면 이런 문제들도 다루게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우선 그 두 가지에 뭐가 문제가 있는 지부터 비판을 하는게 온당한 것이 아닐까요.

1. 송복 같은 사람도 "전체적으로는 문제가 없다"고 얘기했지요. 그런데 해석학을 전공한 이한우 기자가 보여준 그 "전후맥락"은 어떤 것이지요? 전체 기사 속에서 어떤 식으로 배열이 되어, 그 콘텍스트 속에서 어떤 의미를 띠고 있었지요? 제가 기억하는 한, 그때 조선일보에서 동원한 대부분의 학자들도 사상 그 자체를 문제 삼은 게 아니라 표현의 부적절을 문제 삼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2. 거기 모인 사람들 사상의 자유를 탄압하는 조선일보의 행태를 규탄하러 모인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거기서 뭐라 그랬습니까? "학문의 자유를 맘껏 만끽하고 있다"고 하셨지요? 예컨대 5공시절 "언론의 자유를 달라"고 데모하는 자리에서 "언론탑압을 얘기하는 이들이 언론의 자유를 맘껏 만끽하고 있다"고 하는 격이지요? 저는 이것을 망언이라고 봅니다. 말하자면 "오, 자유"라고 했더니 야, 자유를 달라고 말할 자유가 이미 있는데 무슨 자유 타령이냐고 타박하는 격이지요.

3. 아, 그리고 거기 모인 사람 중의 하나가 "주체의 관점에서 보면 민족해방전쟁이었다" 어쩌구 하는 발언을 했지만, 저는 거기에 동의하지 않아요. 그리고 지금 이한우씨를 비판하는 사람들도 대부분 거기에 동의하지 않아요. 그러니 그 문제는 이한우 씨가 그 분을 직접 만나서 해결하는 게 좋겠어요.

> 왜냐하면 저는 개인적으로 당시 논란(논쟁이 아니니까요)에 대해 굳이 말한다면 양비론적 시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물론 조선일보 내에도 그런 시각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런 논란을 한층 격화시킨 것은 최교수가 조선일보 전체를 상대로 5억원 소송을 제기한 때문입니다. 언론중재위 정도에서 반론을 보장받고 추후 여러 매체들을 통해 토론을 해볼 수 있었으나 바로 소송이 제기되면서 양쪽 모두 격화되어 버린거죠. 그런 상황까지 저 개인이 다 책임져야한다면 할말 없습니다. 더 이상의 토론은 무의미하겠죠.

저희는 그런 말 한 적 없습니다. 다시 한번 분명히 말씀 드리지만, 우리의 타겟은 이한우씨가 아닙니다. 이한우씨 뒤의 조선일보입니다. 책임을 지려면 조선일보가 져야 할 일이고, 이한우씨는 조선일보의 기자로서 "최장집 전문가"로서 자기가 한 몫에 대해서만 책임지면 그 뿐이지요. 그 정도는 하셔야겠지요?

> 덧붙이면 소송의 길을 일러준 것은 '소송'에 기댔다면 저를 비판하는 사람들이 옹호하고 있는 최교수에 의한 것입니다. 소송 자체가 정말 잘못된 것이라면 최교수부터 비판하는데 올바른 태도입니다. 누구는 소송을 해도 되고 누구는 안됩니까.

앞에서 이미 언급했지요? 즉 최교수의 경우 '최장집=빨갱이'라는 사실 판단의 문제 때문에 고소를 한 것이고, 이한우 기자의 경우 '자기가 학자로서 과거에 썼던 글을 기자로서 뒤집어 엎게 된 논리적 근거를 밝히지도 않고, 곧바로 "분열증", "청부살인업자"와 같은, 이한우씨의 행위를 비유하여 평가를 내리는 은유적인 가치 평가어에 발끈해서 법정으로 달려갔다는 차이가 있지요?

그리고 이 경우, 아까 말씀 드린대로 월간조선의 견해를 참고하십시요. 평가어의 경우에는 표현의 자유에 속하는 것이니 명예훼손의 소송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합디다.

> 강교수의 경우는 최근까지도 저에 대해 '극우논객(?)'운운하며 저에게 극우라는 딱지를 붙이려 하고 있으며 홍세화는 한겨레신문에서 아예 저를 '빨갱이 사냥꾼'처럼 만들고 있습니다. 진심으로 호소합니다. 불순한 의도로 어떤 사람을 빨갱이로 만드는 것 못지 않게 극우로 몰아가는 것도 마찬가지의 죄악입니다. 게다가 너무 극단적입니다.

"불순한 의도로 어떤 사람을 빨갱이로 만드는 것"이 "죄악"이라는 것을 이제 아십니까?

그리고 이한우씨가 속한 그 집단에서 이제까지 그런 "극단적" "죄악"을 저질러 왔다는 것을 인정하십니까? 그리고 마지막으로 조선일보가 그런 "극단적 죄악"을 저지를 때, 그 옆에서 문제가 된 두 개의 그 기사로써 그 범죄행위에 동조를 하셨다는 것을 인정하십니까?

그리고 그 행위를 비판했다고 거꾸로 그 정당한 비판을 가한 사람들을 고소하셨다는 것은 인정하십니까?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게 적반하장이라는 것을 알 것입니다.

그리고 "극우"라는 표현에 대해서. 자, 조갑제 편집장이나 우종창 이동욱 같은 분들의 정치적 입장이 "극우"라는 것은 인정하십니까? (여기에 대해서는 제가 이미 작업을 해 놓은 게 있습니다.) 그리고 빨갱이 사냥이 매카시와 같은 극우적 발상에서 나온 것임을 인정하십니까? 그리고 그 일이 벌어질 때 이한우씨가 행위로써 그 안에 깊숙히 들어가 있었다는 것은 인정하십니까?

그러니까 당분간 이렇게 말하기로 하지요. 이한우의 정치적 입장은 극우가 아니지만, 신문사라는 조직에 속한 기자로서 그가 했던 행위는 극우의 그것이었다. 그리고 자연인 이한우가 가진 정치적 입장은, 신문사 내에서 "최장집 전문가"로 통하면서도 가령 조갑제가 그람쉬 운운하며 최장집=빨갱이로 몰아가는 것을 막는 데에는 아무 소용없는 한, 우리는 이한우를 오직 그가 하는 행위로써만 판단할 수 밖에 없다. 이런 의미에서 이한우는 극우지식인이라 불리워질 수 있다. 그의 비극우적인 사고와 사상과 세계관이 공공의 영역에서 그가 발언을 할 때 아무 영향도 끼칠 수 없는 한에서는.

아, 그리고 제 입장은 극우든 극좌든 사상의 자유는 보장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다만, 그것이 행위로 나올 때에 한해서 어떤 사회적 (법적, 정치적, 문화적) 제재를 가할 수가 있다, 이런 입장입니다.

> 제가 쓴 글 어디에서 최교수가 빨갱이다 좌익이다 좌파다라고 했습니까.

유치하게 굴지 맙시다. 자, 보세요. 한 문장은 그 자체로서가 아니라 문맥 속에서 의미를 갖는 것입니다. 그건 해석학의 기본원리지요? 비트겐슈타인도 지적하고, 하이덱거는 좀 더 심오한 존재론적 차원에서 Verweisungszusammenhang을 얘기하지요?

당시 상황에서 문제가 된 것은 '최교수=빨갱이'라는 조선일보사의 주장이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대한 거센 항의가 있었지요. 그런데 이한우 기자, 그때 어느 쪽 논리를 강화하고 있었습니까? 그 이한우 기자가 쓴 두 개의 기사는 어느 쪽 논리를 뒷받침하고 있었을까요? 이런 식으로 빠져나가지 마십시요.

> 말지나 강교수는 여러분들이 비판하는 사람들만큼이나 잘못된 사고를 갖고 있으며 이런 사람들과 정상적 토론을 하는 것은 전혀 의미가 없다고 판단해 소송의 길을 택한 것입니다. 이 생각은 지금도 변함없습니다.

'말'지와 강준만 씨의 평소 작업에 대한 이한우씨의 평가는 그냥 개인적 견해로 인정해 드리지요. 단, 적어도 문제가 된 그 상황 속에서 '말'지와 강준만씨의 그 비판만큼은 정당했습니다. 혹시 표현의 부적절을 문제삼을 수 있을지 모르나, 그 분들의 지적은 합리적 판단에 근거한 정당한 지적이었습니다.

세상에 자기가 한때 극찬했던 사람을 조선일보가 되더니 거꾸로 공격을 하고, 그것도 자기가 다니던 대학에서 함께 인문학을 했던 분이 조선일보사의 비열한 이데올로기 공격 앞에 곤경에 처했는데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그 행위를 거들고 나서는 것. 그것은 상식을 가진 누가 봐도 납득할 수 없는 행위이지요.

그러니까 이한우 기자는 이런 지적을 반박한 다음에, 그 반박이 성공한 것을 확인하고, 그것을 근거로 법원으로 달려갔어도 늦지 않았다는 것이지요.

> 다만 어떤 형태로건 판결이 나기전에 진심이 담긴 사과를 해왔다면 저는 언제든 철회했을 것입니다. 그 또한 이제 시간이 지나버렸지요.

지금 사과할 사람은 이한우 씨입니다. 누가 누구한테 사과를 요구하는 것입니까? 적반하장이지요. 위에 보셨지요? 그 분들이 했던 비판들을 논리적으로 반박한 다음에야 비로소 이한우 씨는 사과를 요구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그 분들의 지적이 옳다면 대체 왜 사과를 해야 합니까? 올바른 얘기를 했는데.... 그러니까 그 분들이 그 표현으로써 지적했던 바를 일단 반박해 보세요. (아, 그리고 누군가 강교수의 글을 인용했는데, 거기서 사과를 했더군요. 그 사과는 "진심이 담긴" 사과가 아니라는 겁니까?)

> 사과는 커녕 강교수의 경우에는 소송 이후에도 저를 악의적으로 비방하는 글을 여러차례 월간 인물과 사상에 기고했습니다. 이런 점들을 지적하면서 제가 소송을 끌까지 했다고 비판한다면 그나마 제가 수긍을 하겠지만 많은 사람들의 비판은 일방적이었습니다. 그럼 곤란하죠? 부족하나마 이 문제에 대해서는 일단 이걸로 마치겠습니다.

이한우 기자 역시 이 일이 있기 전에 강준만 교수를 악의적으로 비방하는 글을 쓰셨지요? 제가 읽어보니 상당히 고약하더라구요. 그 부분은 강준만 교수가 잘 아시니, 제가 덧붙일 것은 없고, 참고로 jabo.co.kr에 있는 강교수의 언급을 참고하시지요.

ps.

마지막으로, 지난번에 주신 글에 제가 반박을 해 놓았습니다. 제 반박 중의 어느 부분을 인정하고, 어느 부분을 인정할 수 없는지 차근차근 밝히면서 나갔으면 해요. 그래야 논의하기가 편해질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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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다시 이한우님이 잃어버린 thread(1) 번호 : 3617

이 름 : 진중권 날 짜 : 99/12/09 시간 : 01:15 줄수 : 224 조회 : 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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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한우 wrote

> 1.스승이니 모교니 하는 용어를 사용해야할 경우가 물론 있지요. 그러나 당시 상황 (진중권님이 그렇게 좋아하는 맥락)에서는 좀 곤란하지요. 억지로 학연을 끌어들이려는 유치한 발상일 뿐이니까요. 봉건주의로 생각지 않으면 계속 사용하세요.

1) 그래요? 그 말은 일상어법상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는 표현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니 남이 그런 표현을 썼다고 그 부분을 문제삼을 수는 없겠지요? 이 점은 인정하신 겁니까? 그러니 '스승'이라는 표현을 썼다고 강준만씨가 허위사실을 유포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지요. 그렇지요? 그리고 고소의 이유가 최장집을 스승이라 불렀기 때문도 아니었지요? 즉, 그건 괜한 핑계라는 얘기지요.

2) 그리고 그게 굳이 봉건주의인가, 아닌가는 각자 판단에 맡기기로 하지요. 그리고 그 표현 하나를 썼다고 봉건주의자로 몰아붙이는 것은 다분히 정치적 수사의 냄새가 나네요. 그렇다면 대한민국 전체국민이 봉건주의자겠지요. (참, 봉건주의적 의미에서 학연을 강조하는 것은 외려 조선일보로 알고 있습니다. 가령 파워 엘리트들의 학연을 강조하는 월간조선의 수많은 기사들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 2. 당연히 학술대회에서 일어난 논쟁이 아닙니다. 일종의 이념투쟁적 성격이 있었지요.

그렇다면 마치 그게 스승과 제자 사이의 학적 견해 차이의 충돌이었다는 식으로 말한 이한우씨의 애초의 발언은 실은 근거가 없는 것이지요?

> 정책기획위원장 최장집과 조선일보기자 이한우의 싸움이라는 성격도 분명 있었습니다. 왜 교수 최장집과 조선일보의 싸움으로만 규정합니까.

죄송한데 그것은 본인을 너무 과대평가하는 것입니다. 그건 과대망상이예요.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이한우씨는 그 당시 조선일보와 최장집의 대립구도 속에서 훌륭하게 기능한 하나의 톱니바퀴에 불과했습니다. 그것은 누가 봐도 다 아는 사실이예요. 그리고 그 톱니바퀴로서의 이한우가 지금 우리의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지요. (아, 이한우씨가 정말 학적 견지에서 최장집 교수를 비판하려 했다면, 다른 시기에 좀 다른 맥락에서 하셨어야지요.)

> >특히 월간조선 기사를 둘러싼 최장집과 우종창기자의 논쟁으로 끝날 수 있었던 일에 저까지 끼어들 게 만든게 저 때문입니까.

그럼 그게 우리의 탓이란 말입니까? 그 두 개의 기사 누가 쓴 겁니까? 그럼 그 기사의 책임은 누구에게 돌려야 합니까? 용기 있게 가르쳐 주시겠습니까?

> 3. 제가 언제 "단 하나의 표현만을 근거로 들어 공직을 맡아서는 안될 위험한 사상을 가진 사람으로 몰고" 갔습니까. 분명 한국전쟁관련 논문을 쟁점이 될만한 것입니다. 학계에서도 문제제기를 한 바 있고요.

학계의 문제제기를 받아서 조선일보가 아카데믹한 관점에서 그 관점을 소개했다면, 별 문제가 없어겠지요. 우종창 같은 애숭이가 이념적 편견으로 그 글을 읽고 난도질을 한 것. 그것이 문제의 핵심이지요. 학계에서 제기되었다는 그 "문제제기"는 존중해 드리지요. 참고할 수 있는 하나의 견해로.

> 특히 전통적 견해와 수정주의적 견해 모두에 대해 비판적 견해를 가진 한림대 전상인교수도 당시 문화일보에 기고한 글을 통해 월간조선도 문제가 있지만

월간조선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은 인정하시는 겁니까?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점이 있었다는 것이지요? 제가 위에서 지적한 그런 문제 아닙니까?

> 최교수의 태도도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오히려 > 저는 전상인 교수의 입장에 가까운 편입니다.

그리고 전상인 교수의 입장은 존중해 드리지요. 단, 이한우씨가 동의하는 전상인 교수라는 한 개인의 입장이 공인의 사상을 판단하는 객관적 기준이 될 필연적 이유는 없다고 봐요.

　

> 참고로 예를 하나 들겠습니다. "이토 히로부미는 '대동아공영권' 실현을 위해 한국점령이라는 '역사적 결단'을 내렸다. 그리고 식민지 36년. 그러나 일본은 원자폭탄 공격으로 패망했고 이토 히로부미의 결단은 '오판'으로 드러났다. 일본사람이라면 이런 정도의 이야기를 할 수 있겠지요. 어떻게 제정신 가진 한국사람이 이런 이야기를 하는 학자의 주장을 수용할 수 있습니다. 정상적인 훈련을 받은 한국사람이라면 이 글은 이렇게 바꿔야겠지요.

> "이토 히로부미는 '대동아공영권'실현이라는 헛된 망상에 사로잡혀 한국점령이라는 오판을 내렸다. 결국 미국의 원자폭탄 공격으로 그의 망상은 오판임이 판명됐다."

1. 자, "역사적 결단"이라는 말에서 "역사적"이라는 말은 1)'historic'이라는 평가적 의미(evaluative sense)와 2) historical이라는 사실적 의미, 두 가지를 다 갖고 있지요. 어느 쪽으로 해석해야 할까요?

먼저, 이 말을 사용한 본인의 의도는 무엇이었을까요? 최장집 교수는 이 표현을 전자가 아니라 후자, 즉 '역사적으로 커다란 영향을 끼친'이라는 의미로 사용했다고 이미 해명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조선일보에서는 저자의 의도를 무시하고 그 단어의 어의를 축소했지요. 그리하여 그것을 '위대한'이란 평가적 의미로 읽은 후 그것을 바탕으로 사람을 공격했지요. 대체 무슨 권리로 그렇게 했을까요?

둘째, 저자의 의도와 별도로 그 표현이 사용된 전체적 맥락에서 뜻을 유추할 수도 있겠지요. 가령 송복 같은 사람도 그 글이 "전체로 봐서는 문제가 없다"고 그랬지요? 제가 봐도 최장집 교수가 김일성이 민족 해방을 위해 장한 전쟁을 일으켰다고 말하지는 않았다고 봅니다(여기에 동의 안 하십니까?)

2. 마지막 카드를 너무 일찍 쓰신 것 같네요. 위의 논증은 제가 볼 때 꽤 괜찮은 논증이예요. 그렇지만 결정적 논증이 될 수 있는 성격의 것은 아니예요. 무슨 말이냐 하면 이런 얘기예요. 백번을 양보해서, 설사 그 표현이 오해를 불러일으킬 여지가 있었다 고 합시다. 그럴 경우에조차도 지금 이한우씨가 하는 말은 사과를 할 때, 즉 "이러저러한 표현 때문에 텍스트를 오해하게 되었으니 너그러이 용서해 주십시요."라고 말할 때, 즉 사과를 하면서 이해를 구할 때 정상참작의 근거로 내놓을 수 있는 그런 종류의 것입니다. 즉 공세적 논증이 아니라 수세적 성격의 논증이라는 것이지요. 이 점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네요.

한 마디로 그 논증은 최장집 교수에게 용서를 빌 때, 그의 분노를 삭이기 위해서 일종의 '변명'으로 늘어놓을 수 있는 그런 성격의 얘기라는 말입니다.

3. 다시 한번 말씀 드리지요. 여러분이 문제 삼은 것은 공인 최장집의 '사상'이었습니다. 이한우씨는 그 분을 중도좌파로 보시지요? 제가 거론한 그 교수님은 그 분을 '진보(개량)적 자유주의'로 보시더군요. 어쨌든 중도좌파의 정치적 입장을 가진 사람은 공인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얘깁니까?

그리고 우종창이나 조갑제는 최장집=좌파라 얘기하고 있지요? 이 분들의 어법 속에서 '좌파'라는 말은 어떤 것을 의미합니까? 한번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빨갱이'라는 뜻 아닙니까? (참고로 조선일보의 "이념 논객" 류근일도 논문에서는 좌파이론들을 긍정적으로 원용한다 그러더군요.)

한 마디 묻지요. 전체적으로 볼 때 그의 '사상'에 문제가 있다는 겁니까? 아니면 없다는 겁니까? 이 점 분명히 하고 넘어갑시다. 물론 그 표현은 오해의 소지가 있지요. 그래서 본인 자신이 개정판에서는 수정했던 것으로 알고 있지요. 그런데 본인 자신이 수정했던 그 표현을 뒤늦게 걸고, 그것을 부풀려 한 사람의 전체 사상에 '빨갱이'라는 낙인을 찍는 것. 그것은 있어서는 안 되는 범죄지요.

가령 그의 책의 맥락 속에서도 그는 1. 북침설을 얘기하는 것도 아니고 2. 블루스 커밍즈의 남침유도설을 얘기하는 것도 아님을 분명히 밝혔다고 봅니다. 그가 김일성이 민족해방이라는 대의를 위해 장한 전쟁을 일으켰다고 말했다고 생각하십니까? 그것이 그 분의 정치적 견해라고 생각하십니까?

> 이 정도의 뻔한 이야기조차 이해를 못한다면, 악의가 있거나 지능이 나쁘거나 둘 중의 하나가 아닐까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해를 했고, 위에서 칭찬까지 해드렸으니 악의도 없고 지능도 나쁘지 않다는 것이 입증이 되었지요? 그리고 말이 거칠어지기 시작하는데, 흥분 하지 마시고 예의를 갖추어 주시기 바랍니다. 저도 한 독설해요.

> 물론 진중권씨가 6.25를 민족해방전쟁이라 보신다면 또 사정은 달라지겠지요.

"민족해방전쟁"이니 뭐니, 이런 건 그거 떠드는 얼빠진 사람들한테 가서 따지시기 바랍니다. 다시 얘기하지만 나는 거기에 동의하지 않으니 저를 '민족해방전쟁'을 얘기하는 빨갱이로 만들지 말아주셨으면 해요. 상대방을 논파하기 쉬운 상대로 둔갑시킨 후 공격하는 방법. 이런 건 비열한 정치적 수사법이지요? 그러니 다시는 사용하시지 않으셨으면 해요. 이번 한번 제가 참아 드리지요.

> 해석학 운운하며 엉뚱한 소리 그만 하면 좋겠습니다.

해석학은 낱말의 표현을 항상 지평 속에서 파악하라고 하지요? 한 낱말, 문장을 전체적 맥락 속에서 읽으라고 주문하지요? 그런 의미에서 우종창 기자의 최장집 텍스트 독해는 이 해석학의 원칙에서 한참을 벗어난 것이지요. (그도 나중에 인정하지 않았던가요?), 이 분은 못 배워서 그랬다 치더라도 해석학을 전공하신 이한우 기자가 그 옆에서 이 해석학적 망발을 거들었다는 것이 저로서는 이해가 안 되서 하는 말이예요. 그리고 왜 '해석학'이라는 말에 전공자가 이렇게 히스테리컬한 반응을 보이는지 저는 잘 모르겠군요.

> 감사합니다.

원, 천만의 말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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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진중권님께/우선답변바람 번호 : 3627

이 름 : 이한우 날 짜 : 99/12/09 시간 : 10:45 줄수 : 81 조회 : 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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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밝혀둡니다. 진중권님께서 질문하신것이 많긴 하지만 님의 요구대로 하나씩 전부 답변하겠습니다. 시간은 좀 걸리겠지요. 다만 이것 한가지는 분명히 알아두세요. 내가 이 자리에서 반드시 진중권님 한명 하고만 논쟁을 해야할 무슨 법칙이나 강제가 없다는 것? 물론 그러시지는 않겠지만 시시콜콜한 것까지 해서 수십개 아니 백여 개를 물어놓고 전부에 대해 답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상대방이 논쟁에 충실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은 조금 지나친 태도라는 거 인정하시겠지요. 봐서 아시겠지만 다른 분들 질문 중에서도 중요하고 의미있는 게 많고 그분들에게도 답변을 하려면 아무래도 제가 시간이 절대부족이거든요. 또 하나 논쟁이 반드시 진중권님식으로 문장을 쪼개는 식으로 진행돼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니 나는 오히려 그런 방식이 문맥 전체를 보는 시야를 깨트릴 수도 있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조심스럽게 선택해야 할 방식이고요. 다른 나라 주요 논쟁에 그런 식으로 하는 게 어디 있습니다. 끝으로 저는 분명히 네티즌자격으로 여기에 참여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럼에도 님의 비판의 상당수는 조선일보 일반의 잘못을 저에게 투사하려는 문제점을 보이고 있습니다. 저는 회사를 대표해 이 자리에 나온 사람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방송 같은데서 조선일보와 진보진영의 토론회인데 거기에 저와 님이 나와서 토론한다면 해도 될 이야기와 조선일보 구성원 중의 하나인 저와 그저 개인 진중권이 토론하면서 해야될 이야기는 정교하게 구분하며 해주세요. 회사와 관련돼 먼저 한가지 밝혀둡니다. 월간조선 기사가 곧 최교수 빨갱이 만들기였다는 님의 생각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북한 편향성이 보였기 때문에 이에 관한 의견을 밝힌 것이지요. 만일 아무 것도 없는데 그런 질문을 했다면 멀쩡한 사람 빨갱이 만들기겠지요. 조선일보가 불러다 고문했습니까. 사법처리를 요구했습니까. 98년 상황에서 만일 문제가 없다면 자신의 입장을 밝힐 공간이 없었습니까. 진중권님은 아직도 우리가 70년대나 80년대에 살고 있는 것으로 착각하세요. 과거에 그랬지요. 언론이 자의반타의반으로 소위 북풍에 동원된 적도 많았지요. 그거랑 본인도 입장을 수정하거나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정한 논문에 대해 언론이 문제를 제기한 것이 무슨 잘못입니까. 오히려 별로 문제가 안되는 것까지 물어서 문제이지 논란의 여지가 컸다는 것은 이미 인정된 사실입니다.

여러분의 인식에 박정희 전두환시대의 불행한 잔영이 투영돼 있다는 것 인정합니다. 또 이번 일도 그렇게 비칠 가능성이 많다는 것도 압니다. 그러나 상황이 다르다는 것도 알았어야죠. 일방적으로 당시 상황을 '빨갱이사냥'식으로 몰아가지 마세요.

저는 여기가 저에 관한 청문회장이 아니라고 봅니다. 분명 토론자의 한사람으로 참여했습니다. 그러니 이제부터는 진중권님께도 질문을 던지겠습니다. 토론자가 어떤 생각의 소유자인지 알아야 하니까요.

1. 89년 논문은 읽어보셨겠지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까. 그리고 이념적으로 구분한다면 어디 쯤에 속하는 것으로 보세요. 너무 러프할지 모르지만 급진좌파 중도좌파 중간 중도우파 극우 중 하나를 골라주시면 고맙겠습니다.

2. 6.25는 분명 냉전형성이라는 국제적 역학관계와 김일성의 도발이라는 두가지 작용이 함께 일어난 것이라고 봅니다. 6.25를 도발해 한반도를 전쟁의 소용돌이에 몰아넣은 장본인이 김일성이라는데는 동의하십니까.

3. 해방직후 남한에는 크게보면 우파의 이승만-김구, 좌우합작노선의 여운형-김규식, 좌파의 박헌영노선이 있었습니다. 현실적으로 이게 다였죠. 만일 진중권님이 그 시대에 살아있는 젊은이였다면 어느 노선을 지지했겠습니까. 그리고 그 이유를 간략히 밝혀주시면 고맙겠습니다.

4. 진보진영에서는 늘상 이승만대통령이 친일파를 감싸안았다고 비판합니다. 그런데 묘한 것은 이승만이 감싸안았다는 친일파의 실체가 묘연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당시에는 분명했습니다. 한민당이었죠. 이승만이 건국과정에서 한민당과 함께 했고 건국이후에는 한민당을 내팽겨친 것은 알고 계시겠죠. 그 한민당이 민주당됐고 박정희 때 신민당 됐다고 거기서 쪼개져 김영삼 김대중이 나왔다는 거 아시죠. 정말 친일파에 문제가 있다고 하는 사람이라면 이승만을 더 비판해야할까요. 양김씨를 더 비판해야할까요. 지금 김대중대통령은 게다가 박정희시대의 실체가 있는 잔당이 자민련과 집권이후에도 손을 잡고 같이가고 있죠.

'이승만의 친일포용문제를 비판하려면 자민련과의 연대도 마찬가지, 아니 더 센강도로 비판하든지 현재 자민련과의 관계를 인정하려면 이승만의 친일문제에 대해 이해하는 입장을 취하든지 하는게 논리적이고 공정한 태도이지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상의 문제들이 논점과 무관하다고 생각하면 안됩니다. 우리가 다루는 문제는 현대사에 대한 인식과 관련돼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논쟁하고 싶은 사람은 현대사에 대한 나름의 인식을 가진 사람과의 생산적인 토론이지 논쟁기술자와의 끝없는 말싸움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먼저 답변하시만 나머지 질문하신 3가지에 대해 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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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이한우씨께. 옥상옥 만들지 맙시다. 번호 : 3629

이 름 : 진중권 날 짜 : 99/12/09 시간 : 11:15 줄수 : 147 조회 : 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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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제발 다시는 이런 글 쓰지 맙시다. 자, 이미 논쟁 벌어졌어요. 논점이 기다리고 있어요. 여기서 하신 얘기는 나중에 논쟁이 진행되면 그 과정 속에서 천천히 해도 돼요. 제가 약속했지요? 여기서 말씀 하신 거 나중에 차근차근 따져보게 될 거라고.

그러니 앞으로는 자꾸 이런 식으로 논쟁을 메타논쟁으로 끌고 가지 마시지요. 게다가 "자민련" 운운하는 부분은 정말 압권이군요. 대체 왜 그러세요? 자, 이제 쓸 데 없는 얘기, 이쯤에서 접어두고 논점으로 들어갑시다.

여기서 하신 얘기, 나중에 다시 거론하지요. 약속드릴께요. 그러니 걱정하지 마시고 논점만 충실합시다. 그리고 시간이 없으시면 여유있게 천천히 답변을 주셔도 좋아요. 다만 논점을 빠뜨리지만 말아주세요. 그런 의미에서 '리플'을 다는 식으로 진행하기로 하지요. 사이버 공간에서는 그게 관행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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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진중권님 일단 답변부터 하세요 번호 : 3630

이 름 : 이한우 날 짜 : 99/12/09 시간 : 11:34 줄수 : 25 조회 : 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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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님. 우선 답변부터하세요. 지금 우리는 현대사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용어싸움을 하는게 아니에요. 그러니 저와 집중적인 논쟁을 하게된 진중권님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당연히 알아야지요. 사태 자체로! 무슨 말인지 아시죠. 우리 둘 사이에 쟁점이 되고 있는 것들 예를 들면 우리 현대사, 이에 대한 최교수의 인식과 조선일보의 비판, 두 논란 시이에서 저의 역할, 이 역할에 대한 말지와 강준만의 비판 등등이 현재 우리 둘사이에는 모두 쟁점입니다. 오직 저와 조선일보의 관계만이 쟁점이 될 수 없는 것은 아시죠. 논쟁이 논리적 모순찾기만은 아닐겁니다. 어차피 평행선을 달려도 논쟁은 계속됩니다. 입장때문이지요. 저는 계속 입장을 분명히 해왔는데 한쪽은 뒤에서 저에 대해서만 논평을 하는 것이 공정한 논쟁이 아니라는 것은 아시겠지요. 처음부터 제가 토론은 승부가 아니라 입장과 공유점과 차이점을 확인 해보는 것이라고 했지요. 그것은 저만 쳐다보고 하는 논쟁이 아니라 우리 둘이서 다루고 있는 사안 자체, 문제 자체에 충실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니 현대사의 주요쟁점들에 대한 진중권님의 견해를 묻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지금 선생님한테 학생들이 질문하는 시간이 아니지 않습니까. 방향을 돌린다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다시한번 제가 드린 질문에 답변을 요구합니다. 그게 나와야 다음 단계로 진행되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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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Re] 이한우님 일단 약속부터 지키시죠 번호 : 3641

이 름 : 진중권 날 짜 : 99/12/09 시간 : 12:45 줄수 : 139 조회 : 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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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우 wrote :

> 진중권님

> 우선 답변부터하세요

> 지금 우리는 현대사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 용어싸움을 하는게 아니에요.

이한우님. 상당히 큰 착각을 하고 계신데.... 우리가 지금 서명하고 모금 운동하는 것은 한국 "현대사문제"와는 아무 관계가 없어요. 우리 는 우종창이 '최장집=빨갱이'라 했을 때 옆에서 거든 이한우 기자가 그것을 비판한 강준만, 정지환 기자를 고소한 그 사건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 겁니다. 그게 논쟁의 맥락이랍니다. 아셨어요? 아니, 해석학 전공하신 분이 이런 기초적인 맥락파악도 못 하세요? (그리고 우리가 무슨 용어싸움을 했어요? 무슨 용어를 갖고 싸웠지요?)

그러니 "현대사문제"를 논하시려면 다른 곳에 가서 논하세요. 사학계에 가서. 왜 자꾸 엉뚱한 얘기를 하시는지 모르겠어요. 내가 언제 이 운동을 하면서 한국현대사에 대한 견해를 표명한 적 있던가요? 6.25전쟁에 대한 이론을 제시한 적 있던가요? 근데 대체 왜 그러세요? 갑자기 그 문제를 제기하는 이유가 뭐예요?

자, 지금 맥락은 조선일보에서 우종창 기자와 이한우 기자가 했던 그일이 과연 옳았느냐, 이 문제를 따져보려고 여기에 들어와 있는 거예요. 한국현대사 문제는 문제가 되거든, 그때 다시 따지기로 합시다. 여기에 있는 분들, 그 문제에 관해서 무슨 일치된 입장이 있어서 그러는 거 아니예요. 그런데 그게 왜 문제가 되어야 하는지 모르겠네요.

(왜 자꾸 논리를 비약시키세요? 또 한번 논점 일탈의 오류지요? 지난번 편지에서 앞으로는 이런 거 안 하기로 약속하셨지요? 벌써 잊으셨나요?)

자, 자기가 코너에 몰리면 갑자기 두리뭉실 일반론에 대한 논쟁으로 슬쩍 옮겨버리려고 하는데, 제발 그러지 마세요. 그런 수에 제가 안 넘어가요. 경고합니다. 이한우 기자 벌써 네 번째 딴 소리 하고 있어요. 다시 논쟁의 thread로 돌아가기로 하지요, 예? 저도 참을 만큼 참아드렸지요? 그러니 됐어요. 자, 자기가 코너에 몰리면 거기에 대한 명확한 입장 표명 없이 두리뭉실 일반론으로 날아가버리면, 논쟁이 되겠어요? 자기가 불리해지면 또 다른 논점을 만들어 터뜨리면, 대화가 되겠어요? 영원히 이 주제, 저 주제로 꽃나비처럼 날아다닐 뿐. 그러니 새로운 논점을 도입하려거든 지금까지 얘기하던 논점에 대한 명확한 입장정리를 한후에 제기하셔도 늦지 않다고 봅니다.

이한우 기자의 주관적 입장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어요. 그런데 지금 문제가 되는 것은 그 입장이 과연 옳은가 하는 것이예요. 지금 우리는 그것을 하나하나 따져보는 중이랍니다. 진도가 좀 나가 있는 편이예요. 그러니 자꾸 이런 식으로 딴지 걸지 마세요.

아, 한국 현대사 강의는 이 문제를 해결한 다음에 늘어놓으셔도 돼요. 그 한많은 사연, 제가 다 들어드릴께요. 아셨어요? 단, 논의를 자꾸 원점으로 돌리지 마세요. 벌써 네번 째예요. 지금 이한우님이 논의를 네번 씩이나 공전시키고 있는 중이랍니다. 도대체 왜 그러시는 거예요? 뭐가 무서워요? 자, 지난 번 글에서 약속하셨지요? 두 개의 글에 답변할 것이라고. 이제 제발 약속을 지키세요. 그거 그냥 해본 소립니까? 갈 길이 멀어요. 제발 우리, 진도 좀 나갑시다. 그 얘기들, 결국 나중에 다 나오게 되어 있어요. 그러니 비약하지 마세요. 논점에서 벗어나지 마세요. 이한우씨가 자꾸 이럴 수록 점점 더 우스운 꼴이 되고 맙니다. 봐요. 자기가 쓴 글에 답변이 들어오자, 들어가지 못하고 네 번이나 딴소리 하고 있잖아요. 참 재밌는 현상이지요?

마지막으로 "말꼬리 잡는다"는 말에 대해서. 말꼬리를 잡는다는 것은 특정 주장 속에 있는 표현의 부적절성을 문제삼아, 그 주장이 얘기하는 내용에서 벗어난 비본질적인 부분에 관한 문제로 논점을 일탈시키는 행위를 말합니다. 그러니 이런 비난을 하시려면 그 맥락 속에서 1) 원래 논점이 무엇인지 2) 내가 그것을 어떻게 일탈시켰는지 지적하셔야 합니다. 이런 지적 없이 "말꼬리를 잡는다"고 비난하는 것은 비열한 꽁수에 불과합니다. 그러니 비난을 하시려면 입증을 먼저 해주시던지, 그럴 능력이 안 되면 삼가주세요. 아셨어요?

제가 예를 하나 들지요. 가령 조선일보에서 최장집 교수의 저서 속에서 "역사적 결단"이라는 표현을 들어, 그 말을 한 저자의 의도와 전체 텍스트 속에서 그 단어가 갖는 의미와는 상관없이, 그것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엉뚱하게 '최장집=빨갱이'라는 주장을 폈던 것인 그 대표적인 예이지요. 제가 혹시 이런 오류를 범하거든 그때 "말꼬리 잡는다"고 비난하셔도 늦지 않아요.

예를 또 하나 들지요. 정지환 기자와 강준만 교수가 이한우씨를 비판했을 때, 비판의 내용 그 자체에는 관심 갖지 않고 오직 비판에 사용된 표현의 부적절성을 걸어 논리적 문제를 회피하고는 곧바로 법정으로 달려간 행위. 그것 논점 일탈의 오류의 한 가지 예로 볼 수 있지요. 제가 혹시 이런 오류를 범하거든 그때 "말꼬리 잡는다"고 비난하셔도 늦지 않아요.

한 마디로 요약하면, 아무런 근거나 논증의 제시없이 '상대방이 말꼬릴 잡아서 난 논쟁에 임할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은 첫째, 상대방을 무고하는 정치적 수사법이자, 둘째, 곤란한 처지에서 빠져나가려는 교란 전술에 불과하다는 것, 세째, 그런데 진중권은 그런 데에 안 넘어갈테니 앞으로는 그런 전술적 기동은 삼가주시고 정직하게 논쟁에 임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아, 그리고, "전두환 시대" 운운한 것은 그냥 농담한 것으로 알고 넘어가 드리지요. 압권이었어요.^^~ 나중에 다시 언급하지요.)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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