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패권주의(?): 지역주의에서 피해야 할 양비론

　

** 이 글은 <복음과 상황> 게시판에서 있었던 지역주의에 관한 토론을 편집한 것입니다. 중간에 <인물과 사상> 6권에서 인용한 부분을 그냥 두기가 아쉬워서 이곳에 옮겨 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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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망스런 지역주의..
작성자: tears 등록파일 없음 조회: 67, 줄수: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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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개인적으로 새천년 민주당을 지지합니다. 현 DJ정군이 정치, 경제, 사회, 대북관계 각 분야에서 나름대로 열심히 정책을 시행해 왔다고 평가하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적어도 기득권의 편에 서지 아니하고 현실적인 한계 속에서 개혁정책을 추진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비판할점도 마니 있지만요.

그러나 총선결과는 애초 예상과 달리 한나라당이 제1당으로 다수 의석을 석권했습니다. 종래 집권여당에 유난히 비협조적이던 한나라당이, 이후 있을 제1당으로서의 막무가내식 권리 행사를 생각하면 우~~ 씁씁하기만 합니다. 지금껏 이뤄졌던 정부여당의 개혁정책이, 입법부의 과반수 조금 못미치는 무리들이 거는 딴죽과 홰방에 금새 표류하고 좌초되겠죠.

여기까진 제 개인적인 정당성향에 의거 떠든 소리입니다. 그러니 그리 개의치 마시고 넘어가 주세요. 제가 욕이 나오는 이유는 딴데 있습니다. 바로 총선 투표 결과 영남지방의 득표 결과입니다. 영남 지역의 65곳 중 한곳을 제외한 나머지 모두가 한나라당이 석권했습니다.

시민단체가 이젠 인물중심으로 우리의 손으로 바꿔보자 그러케 열심히 외쳤건만, 이땅에 지역주의는 완존 고착됐나 봅니다. 특히 부산의 정형근 의원이 압도적 득표율로 재선된것을 보면, 이해가 안돼 기가 찰 뿐입니다. 정말 이해하기 힘들군요. 과연 이 땅의 사람들은 나라를 생각하는 마음이 있는 것인지...후우...우리나라는 이래서 망한다는 둥의 자조적인 말을 젤 싫어하는 저지만, 정말 이번만은....힝

영남 지역의 한나라당 몰표는 일부 견해에 따르면, 총선 전 남북정상회담 발표 등으로 민주당이 제1당이 될 확률이 높다고 하자, 이에 반발에 한나라당에 표가 몰렸다고 합니다. 이것이 일정 부분 사실이라면, 경상도선 이번 총선에 인물은 없고 심판 대상으로서의 정당과 대안으로서의 정당만이 있는 거군요. 누무현씨와 김중권씨가 낙선한 것도 인물이 안돼서가 아니라, 한나라당이 아니라는 이유겠군요. 김윤환, 이수성씨가 낙선한 것도, 그사람들이 뽑아서는 안闩 구태 정치인이라서 보다 한나라당 이외의 당에 줄 표는 아까워서 였겠군요.

총선 이후 제게도 지역감정이 생겼습니다. 당분간 경상도 사람 보면 그리 조치않은 인상을 갖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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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실망스런 지역주의..
작성자: 김용주 등록파일 없음 조회: 75, 줄수: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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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작용한 영남 분들의 우스개소리가 생각나는 하루였습니다.

"우리가 남이가?"

참참참. 게다가 정형근씨까지 무난하게...

이해할 수 없는 노릇입니다. 참참참.

-부산에서 10여년 동안 살던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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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왜 지역주의가 안된다는 거죠?
작성자: gramsci 등록파일 없음 조회: 59, 줄수: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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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계급적인 성향때문에 미움을 받지 않을까 했는데 걱정이 또 하나 늘었군요.

혼자 학교앞으로 주소지를 옮기는 바람에 종로에서 투표하긴 했지만 전 부산사람이거든요.

할 말이 없습니다.

어떤 분은 자신이 경상도라는 사실이 너무 부끄러워서 본적을 지워버리겠다고 하더군요. 무슨 변명을 하겠습니까?

하지만 한가지 질문을 하고 싶습니다.

왜 지역주의는 없어져야 한다는 거죠?

그 정확한 근거를 알고 싶습니다.

이런 질문을 던진다고 제가 골수 PK일거라고 지레 단정해버리실 분은 안 계시리라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너무도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 얼마나 근거있는 논리와 합리적 판단을 가지는가일 겁니다. 남들은 다 알고 있는 사실에 대해 저 혼자 몰라서 묻는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지역주의가 존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대한 객관적인 통찰이 우선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적인 예를 들어 김대중 대통령은 나름대로 지역주의를 타파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생각하시고들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알기로는 장관급 간판들이야 어차피 자주 바뀌는 얼굴들이니 그리 의미는 없고 중요한 것은 정부행정고급관료들의 실무진들이 어느쪽 인맥을 가지고 있는지를 눈여겨 보아야 한다고 하더군요. 실제 어떤 분은 말씀하시기를 차관급 실무인사들은 김대통령이후 2년이내에 거의 호남인맥(특히 경제,군,세무행정 등)으로 탄탄한 구성을 갖추었고 그 흐름에 편승하지 못하면 살아남기 힘든 구조로 개편되었다고 하더군요.

위의 말이 사실인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자신과는 연줄이 없는 인맥을 수하에 두기를 꺼릴 수 밖에 없는 그래서 지역주의라는 형태의 폐해를 만들어내는 근본적인 구조가 있을 것 같은데요.

이에 대한 통찰에는 저도 미치지는 않는데 혹시 아시는 분은 말씀해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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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호남 패권주의'가 원천적으로 불가하다는데 동의합니다.
작성자: 김용주 등록파일 없음 조회: 64, 줄수: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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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msci Write:

>하지만 지역주의가 존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대한 객관적인 통찰이 우선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적인 예를 들어 김대중 대통령은 나름대로 지역주의를 타파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생각하시고들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알기로는 장관급 간판들이야 어차피 자주 바뀌는 얼굴들이니 그리 의미는 없고 중요한 것은 정부행정고급관료들의 실무진들이 어느쪽 인맥을 가지고 있는지를 눈여겨 보아야 한다고 하더군요. 실제 어떤 분은 말씀하시기를 차관급 실무인사들은 김대통령이후 2년이내에 거의 호남인맥(특히 경제,군,세무행정 등)으로 탄탄한 구성을 갖추었고 그 흐름에 편승하지 못하면 살아남기 힘든 구조로 개편되었다고 하더군요.

>위의 말이 사실인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그람시님. 저 용주입니다.

요즘 시험기간이라 좀 바쁜 감이 있지만, 밥먹고 잠시 쉬는 짬을 이용하여 관련된 글 하나 올립니다. 물론 더 쓰고 싶은 자료가 있긴 하지만 이것으로 저는 만족해야겠습니다. 참고로 저는 한나라당보다는 민주당 쪽이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총선 전에 유시민씨가 썼던 "2000년 총선, 나의 세가지 투표원칙"에도 많이 공감했었구요. 아래 글은 1998년 <인물과 사상6>에 실렸던 "김대중의 발목을 잡는 언론"이란 글의 뒷부분입니다. 물론 그 다음 글인 "호남차별 또는 지역감정에 관한 몇 가지 이야기"도 올려 드리고 싶습니다만 좀 글이 길군요. 관심있으면 그 부분만이라도 서점에서 잠시 읽으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평안하시구요, 환절기 건강하시구요...

　

 <동아일보> 지면 하단엔 '동아일보사가 만드는 시사주간지 뉴스 플러스'의 광고가 실려 있다. 광고제목은 <뒤집힌 '권력지도'>이다. 광고 카피 내용은 이렇다.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였습니다. 새 정부의 20대 권력 요직 중 3분의 2를 호남 출신이 장악했더군요. 역대 어느 정권에서도 볼 수 없었던 일이 '국민의 정부' 시대에 왜 벌어지는 걸까요?"

<뉴스플러스>지는 읽지도 않은 채 이 광고만 보고서도 피가 끓을 만큼 분노한 독자들이 적지 않았을 것이다. 이건 정말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집권 초기 인사문제부터 그 지경이라면 김대중 정권의 앞날을 뻔하지 않은가 말이다.

나는 그 광고를 보고 깜짝 놀랐다. 아니 그럴수가! 그간 내가 뭘 모르고 있었단 말인가?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그런 비판엔 내가 앞장서겠다고 평소 벌러왔으니 나는 직무 유기를 범한 게 아닌가. 독자들께서는 나의 주제넘음을 비웃을 수도 있겠지만, 명색이 지식인으로서 양심을 걸고 호남차별을 강력히 성토해온 내 사정도 이해하여 주시기 바란다. 나는 곧장 서점으로 달려가 <뉴스플러스>지를 빼들었다. 표지 기사 제목이 <'호남'의 전성시대: 20대 요직 지역편중 과거보다 훨씬 심각>이다.

나는 문제의 기사를 찾아 읽기 시작했다. 아니 이럴수가! 나는 그 기사를 읽고 또 한번 깜짝 놀랐다. 그 어떤 음모의 냄새를 강하게 맡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게 이야기해도 그 기사는 대단히 무책임하고 불성실했다.

이 기사는 "통치권과 관련된 20대 핵심 요직중 무려 65%가 호남 출신이다"고 주장하면서 과거 어떤 정권도 그렇게까지 특정 지역 출신일색으로 인사를 하지는 않았다는 비판을 가하고 있다. 그런데 20대 핵심 요직은 무엇인가? 국무총리, 재정경제장관, 법무장관, 국방장관, 행정자치장관, 감사원장, 안기부장, 비서실장, 한은총재, 공정위장, 정책수석, 경제수석, 경호실장, 법무비서, 검찰총장, 국세청장, 경찰총장, 안기부1차장, 안기부2차장, 안기부기조실장 등이다.

20대 핵심요직의 기준은 무엇인가? 바로 그게 문제였다. 왜 안기부는 4명이나 포함시켰나? 그것도 안기부의 국내 정치와 관련된 과거 정권을 무력화시킬 대대적인 개혁이 거론되고 있는 마당에? 정책수석, 경호실장, 법무비서, 한은총재, 공정위원이 20대 핵심 요직에 들어간다? 보는 관점에 따라선 그럴 수도 있겠다. 그러나 그런 직책보다는 통일원장관, 외교통상장관, 건설교통장관, 조달청장, 병무청장, 법제처장, 예산청장, 정무수석, 외교안보수석 등과 같은 직책이 더 핵심 요직이라고 주장한다면? 피차 기준이 애매하기는 마찬가지 아닌가? 안기부 직책을 안기부장 1명으로 줄이고 논란의 여지가 있는 5개의 칙책대신 내가 새로 제시한 9개의 직책에서 8개 직책을 핵심 요직으로 본다면 호남 출신의 비율을 어떻게 될까?

놀라지 마시라. 25%로 줄어든다. 65%가 25%로 줄어드는 것이다. 이건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이 문제의 기사는 20대 핵심요직을 무슨 기준으로 골랐는지 그 점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했어야 옳았다. 그러나 이 기사는 한마디 설명도 없다. 기자의 기분 내키는대로 기사를 서놓고 이화여대 김석준 교수의 말을 인용해 "지역패권의 중심축만 바뀌었을 뿐 지역차별이 여전하다는 불만이 사회 전반에 팽배해지면 권력유지 자체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경고로 결론을 대신하고 있다. 이럴수가!

대통령의 인사에 무슨 지역 안배가 필요하냐고 반론을 펼 사람이 전혀 없지는 않겠으나, 극심한 지역 갈등을 겪고 있는 우리 실정상 그건 꼭 필요하다는 데에 동의할 사람이 많으리라 믿는다. 지역 안배의 관점에서만 보자면 나는 김대중 대통령의 인사와 관련하여 비판까지 할 생각은 없지만 마땅치 않게 생각하는 면이 있다. '호남 제 몫 찾기'가 너무 빨리 이루어졌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좀더 두고 지켜보면서 비판을 할 때엔 무섭게 비판을 한 번 해보려고 잔뜩 벼르고 있다.

나는 앞으로 김대중 정권에서 행여 있을지도 모를 지나친 호남 위주의 인사 정책에 대해 가장 강렬한 비판을 퍼부어야 할 사람들은 바로 호남인이라고 생각한다. 인사 문제는 매우 민감한 것이어서 그걸로 인해 지역 갈등의 골이 더욱 깊게 패일 수 있다는 점에 동의한다면, 지난 수십년간 억울한 피해를 입어온 호남인들은 더 이상 억울한 피해를 당하지 않는 걸로 만족해야 할 것이고 지역 안배에 충실한 인사를 강력히 요구해야 할 것이다.

평소 그런 생각을 하고 있던 참에 나온 <뉴스플러스>의 광고와 기사는 나를 두 번 놀라게 만든 것이다. 제발 언론에게 당부한다. 말 좀 제대로 써 달라. '호남 패권주의'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호남 사람을 쓸려고 해도 '허리'가 없다. 지난 수십년간 차별을 받아 '허리'가 도태된 것이다. 수십년간 자행된 호남차별의 누적을 무시하겠다는 것인가? 장, 차관급에 용케 호남 출신을 골라 과거에 비해 조금 더 앉혔다고 '호남 패권주의' 운운하면 무얼 어쩌자는 것인가?

심지어 <한겨레21>까지도 그런 식의 보도를 해댔으니 이건 시사 주간지들이 갖고 있는 상업주의적 고질병인가? <한겨레21>이 먼저 치고 나가니까 <뉴스플러스>가 위기의식을 느껴 그런 엉터리 보도를 해댄 것인가?

언론은 제발 현실을 직시하기 바란다. 권영해 전 안기부장의 자해 소동에서 드러난 바와 같이, 수구기득권 세력의 필사적인 저항은 정말이지 소름끼친다. 한나라당은 도대체 뭐하는 정당인가? 지난 3월 23일 한나라당 의원 총회에서 이규택 의원은 현 여권을 "북한 조선노동당의 2중대"라고 주장했으며 다른 의원들에 의해 그와 비슷한 망언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런 망언들에 대해 다수 의원들이 박수로 동조를 했고 그 가운데엔 소위 재야운동 출신 의원들까지 포함돼 있었다니 도대체 이게 무슨 짓인가. 이재오 의원을 비롯한 민중당 출신 3인방의 맹활약에 대해 재야 출신 김근태 국민회의 부총재는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고 토로한 바 있다.

자, 그렇게 정략에 눈이 멀어 이성이 마비된 거대 야당이 사사건건 김대중 정부의 발목을 잡는 상황에서 김대통령이 어떻게 인사를 해야 잘 하는 것이란 말인가? 언론은 이런 상황에서도 양비론으로 임해야 하겠는가? 나라야 어떻게 되건 말건 존재하지도 않거니와 존재할 수도 없는 '호남 패권주의'의 망령을 만들어내 비호남권 독자들에게 신문, 잡지 한 부라도 더 팔아야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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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왜 지역주의가 안된다는 거죠?
작성자: 指南 등록파일 없음 조회: 27, 줄수: 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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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msci Write:

>왜 지역주의는 없어져야 한다는 거죠?

>그 정확한 근거를 알고 싶습니다.

김용주님의 글이 핵심을 뚫고 있군요. 저도 총선 얼마전 부산을 들렸는데 인사불만이더군요....

한나라당의 영남권 싹슬이가 된 현상의 원인이 말입니다. 적어도 한나라당이 지향하는 목표 내지는 정책적 방향과 관계없이 그 근거마저 희박한 인사에 대한 불만에서 그러한 지역주의적 투표가 나왔다고 봅니다. 그 중에서도 노무현의 낙선이 백미를 이루었다고 타지역 사람들은 느끼는 것 같습니다.

세계역사가 씨족사회로부터 봉건사회를 거쳐 민주주의 사회로 왔다는 것은 초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것일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의 일정 지역만은 아직도 씨족사회에 머물고 있는 것이 아닌지...

물론 그람시님께서 그렇게 된 사유를 살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보는 것도 일리는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런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때 지역주의적 투표는 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투표행위의 원인으로 87년 김대중의 분파행위도 일조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아쉬움을 표현할 수 밖에 없는 것은 그동안 짧지 않은 세월이 지났고 우여곡절도 있었습니다. 3당 합당을 통해서 비교적 못가진자 편을 들던 당시 야당이 투항을 통하여 가진 자의 편에 섰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는 적어도 상대적으로 못 가진 자 편에 서고자 하는 김대중은 야당에 남음으로써 어느 정도 87년의 실수를 만회한 것이었고, 노무현과 같은 이는 그러한 방향의 정책지향을 가지고 또다시 부산의 선거에 임했다고 봅니다.

부산의 구두닦이가 광주의 구두닦이 보다 더 가진 자일 수 없는 것임에도 기득권 보호의 정당정책을 가지고 가는 정당만을 맹목적으로 지지하는 것! 이는 결코 우리 사회를 바꿀 수 있는 길이 아니라고 봅니다.

물론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이나 모두 보수정당이 아니냐는 시각 또한 옳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차이가 없다고 하더라도 지난 회기의 법안통과에 있어 그 지향하는 정책은 분명 달랐습니다. 재벌과 노동자 통일정책과 반통일적책에서 말입니다. 국민들은 그 차이를 꿰뚫어 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분별을 통한 투표행위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럴 때 정당은 살아남기 위하여 옳바른 정책을 강구하게 될 것입니다.

지역주의적 투표행위는 사라져야 합니다. 그것은 그 지역의 못가진 자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포기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이번 총선에서 호남은 할 말이 있습니다. 호남의 기득권자들은 정확한 투표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못 가진자들 역시 비교적 정확한 투표를 구사하였습니다. 다만, 호남의 못가진 자들이 민노당 같은 더 기층민중의 뜻을 대변하는 당에 투표하지 못한 것은 안타까움을 줍니다. 그럼에도 호남에는 그럴듯한 공단하나 없어 민노당에서 아에 후보를 내지 못했다는 것을 감안하고 몇 석의 무소속 후보자를 탄생시킨 것에 주목한다면 그것이 김대중 주변의 지역주의적 성향의 정치인과 보수정객에 대한 심판이었다라고 한다면, 어느 정도 지역주의를 극복해 가는 것이 아니냐 하는 판단을 갖게 합니다.

그러나 영남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분당'과 '강남'은 정확히 투표한 것이지만, 아무래도 영남은 머리를 갸웃거리게 한 투표였던 것입니다. 영남의 노동자들이 대안이 없었다면 이해가 갑니다. 그러나, 다른 대안이 있었습니다. 미운 놈 밑에 들어가 있으니 노무현은 안된다 했더라도 그렇다면 민노당이나 민국당이라도 선택했어야 합니다.

그것이 과학적인 투표였을 것이며 그러한 냉철한 투표만이 진정으로 한나라당 뿐 아니라 민주당까지 국민 무서운 줄을 알게 하는 계기로 나타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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