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한겨레 통일문화상 받은 강만길 교수

** 이 글은 한거레에 실린 강만길 교수의 인터뷰 내용입니다. 축하와 함께 소개하고 싶어 편집했습니다.

인터뷰: "평화통일, 주장이 현실되도록 노력하겠다"

"한겨레의 통일문화상 수상은 제가 70년대 중반부터 주장해온 '평화통일'이 결코 틀린 것이 아님을 입증하는 증표라고 생각합니다."

12일 오전 서울 공덕동 한겨레 신문사 강당에서 열린 '제2회 한겨레 통일문화상' 시상식에서 강만길(67) 고려대 명예교수는 이렇게 수상소감을 밝히며 말을 잇지 못했다.

한겨레 통일문화상은 한겨레 통일문화재단(이사장 변형윤)이 해마다 '통일과 관련한 학술, 문화활동에서 뛰어난 업적을 남긴 인물'을 선정해 주는 상으로, 지난해 수상자는 고 윤이상씨였다.

강교수는 특히 "평화통일 주장으로 몇차례 고통을 겪고..."라는 대목에서 한참이나 감정을 추슬렸다. '평화통일' 주장은 이제는 '상식'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서슬퍼런 유신체제와 5공 때까지만 해도 투옥과 해직을 감내해야 하는 아픔을 요구했다.

"제가 평화통일에 관심을 일찍 가진 것은 민족분단 속에서 살면서 역사공부를 했기 때문입니다. 젊을 때 겪었던 한국전쟁도 '전쟁으로는 통일이 안 된다'는 확신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평화적 방법의 통일을 주장하는 게 굉장히 어려웠습니다. 비유하자면 다산 정약용이 200년 전에 살면서 '권력이 백성에게서 나온다'고 했다가 역적으로 몰린 것과 같다고 할까요."

그러나 이런 외부로부터의 강제도 역사를 멀리 내다보는 학자의 신념을 꺾지는 못해다. 강교수는 그 뒤로도 <분단시대의 역사인식> <통일운동시대의 역사인식> <21세기사의 서론을 어떻게 쓸 것인가> 등을 저술했으며 경실련 통일협회 이사장, <통일시론> 편집인, 민화협 상임의장, 통일고문회의 고문 등 실천활동을 하면서 '통일운동'에 앞장서왔다.

강교수는 자신을 '행복한 역사학자'라고 말한다. "역사의 방향성을 제시한 많은 역사학자중 생전에 그것이 현실화하는 경우는 많지 않았기 때문"인데, 그는 자신이 주장한 평화통일이 힘을 얻고 더 나아가 상까지 받게 된 데서 이를 피부로 느꼈다는 것이다. '반체제 인사'였던 그에게 우리나라 통일정책의 수장인 박재규 통일부 장관이 "강교수의 평화통일 주장은 새 천년의 문을 여는 우리에게 필수적일 뿐 아니라, 동아시아, 세계 평화에도 중요하다"는 축사를 한 것도 이를 뒷받침하는 셈이다.

강교수는 "이제 살 날이얼마나 될지는 모르겠으나, 앞으로 남은 세월 동안에도 평화통일이 현실화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수상소감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