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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Short Notes) no.8

2003. 4. 1 - 5. 31.

개새끼 2

가장 흔한 욕설로 "개새끼"라는 말이 있다.
동물이 낳은 자식을 "새끼"라고 표현한다는 점에서
사람새끼가 아닌 개새끼는
그 자체로는 욕설이 아닌 듯 하다.

인격적인 존재인 사람에게
한낱 미물인 개라고 부르는 것 자체가
심한 비하이고 욕이 될 수는 있다.

하지만 개를 보라.
자신의 주인에게 충성하며
외부의 위협을 가장 먼저 감지하고는
짖으면서 달려들기도 한다.
지능이 높은 경우에는 사람을 구하기도 하고
멀리 갔다놔도 주인의 집까지 찾아오기도 한다.

사실 나는 요즘 그 말이 비하라기 보다는
하나의 비유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개에게는 진위를 판별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
그 말은 주인의 질에 상관없이
개는 그저 충성할 따름이란 소리다.

그 주인이 도둑이건 강도건 사기꾼이건 살인자건
상관없이 그 주인의 보호아래 있기만 하면
개는 여지없이 주인에게 충성과 헌신으로 보답한다.

옳고 그름의 판단력을 상실한 채
권력의 그늘 아래에서 무조건적으로 충성하는
사람들을,

"개새끼"라 부른다.

MyJ :: 개가 무슨 잘못이 있겠는가. 있다해도 주인만 하겠는가.
욕은 주인에게 하고 그 밑의 사람들에겐 비유가 적당하다.

　

출생 기념일 단상

생일은 평생의 하루라는 말이 맞는 것 같다.
마치 결혼식이 하루이고 결혼 기념일이 있듯
생일도 하루고 나머지는 기념일이 맞다.

MyJ :: 올 기념일을 계기로 억지개그의 시대를 열어야겠다.

　

성령의 은사

소망교회에서 시위를 마치고
대표기도를 한 장로님이 하셨다.

"하나님, 성령의 능력으로 말미암아
사람의 마음을 변하게 하여 주옵소서."

난 큰 감동이 있었다. 분명 성령님이
곁에서 내 안에 감동을 주셨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성령의 은사나 능력을
말하면 무슨 초월적이고 가시적인
현상들을 떠올리곤 한다.

살면서 확인하게 되는 것은
인간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
그것이야말로 기적이며 성령의 능력이란 사실이다.

MyJ :: 백목사님 말씀처럼,

물론 다른 은사가 내게 주어진다면 나는 그것을 거부하고 싶지 않다.

　

기도

저를 일으켜 세워 주십시오
이제.. 단지 시작에 불과한데
전 이미 너무 무기력할 따름입니다

나의 입술은 매말랐고
나의 심장은 다 타버렸으며
나의 무릎은 흔들리고 있습니다

내가 의지할 이가 되어 주십시오
내가 안심하고서 망가진 저의 육체를
내어 맡길 분이 되어 주십시오

제발 당신과 함께 있는
그 순간만이라도
마음의 평안을
한 없는 눈물을 마음껏 흘릴 수 있도록
배려해 주십시오

당신 앞에 아름다운 모습으로
많은 예물로 서지 못하오니
이렇게 망가진 저일망정
외면치 마시고 그대로 받아주십시오.

아멘.

MyJ :: 힘을 내자.. 용주야..

　

빈 무대

narcissist가 아닌 다음에야
관객없는 텅 빈 무대에서
공연을 하면 지치기 마련이다.

최소한의 격려 혹은 비평이라도 있어야
기쁨으로 무대에 설 수 있다.

MyJ :: 난 선천적인 광대다. 하지만 관객도 봐가면서 공연 한다.

　

Mad Dog

미친 개가
사람을 물었다고 치자.

무심결에 지나다가
물린 사람이 잘못인가

다짜고짜 달려들어
물은 미친 개가 잘못인가.

MyJ :: 물린 사람이 미친 개에게 사과할 필요는 없는 일이다..

　

인정

살다 보면
자신에게는 절실한 문제가
다른 이에게는
사치스런 일인 경우도 있다

그것을 때론
인정할 줄도 알아야 한다.

MyJ :: 단순히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감정적인 부분도 그러하다

　

어린이 날

웬지 어린이 날이면 설레이곤 했다.
비슷한 장난감과 비슷한 하루가 반복되는데도
아버지는 선물 하나 안겨 주시고
하루종일 주무시는데도
달력의 빨간색 5자만 보면 그렇게 기분이 좋았다.

정신없이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간신히 기억한 빨간날이었다
'조카 선물을 뭘 사주어야하나..'
한창을 고민 끝에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무슨 상을 받았다는 권장 애니메이션 비디오를 샀다.
제목은 "애벌레의 꿈"

빨간날에도 어김없이 '출근'했던 나는
간신히 아침에 조카에게 비디오를 틀어주고 나왔다

까맣게 잊고 하루를 보내고 여느 때와 같이
키로 문을 열고 내 방으로 들어가려는데
조카 녀석이 달려온다.

"삼촌, 삼촌 지금와?"
"응, 아직 안잤네?"
"응, 삼촌 삼촌, 삼촌이 사준 비디오 재밌었어."
"그래? 그렇게 재밌었어?"
"응, 선아는 세상에서 이 비디오가 재일 좋아."

하루종일 무겁게 날 누르던 피로가 사라졌다.

MyJ :: 나도 봐야겠다. 세상에서 재일 재밌는 비디오라니..

　

dream

가끔 꿈속에서
당신의 모습을 봅니다.

하지만 꿈속에서조차
당신에게 다가가지 못하는
내 자신을 봅니다

이젠 모든 게 두렵습니다..

MyJ :: 나이가 들면 누구나 조금씩 나약해지기 마련이다..

　

like this feelings..

나도 더 이상
이런 감정을 느끼는
내 자신이 싫다.

MyJ :: 모래시계를 뒤집는 것으로 해결된다면.. 삶은 단순치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