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달'이라는 놀이??

**이 글은 문성현님의 칼럼에 올렸던 글입니다.

어릴 때 '전달'이라는 아주 짖궂은 놀이를 해본 적이 있어.
이름은 지방마다 틀릴 수도 있겠다. 뭐냐하면 옛날엔 책상이 5줄로 놓여있고 그 2인용 책상이 한 줄에 6개 정도가 있었지.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판서하시는 틈을 타서 짖궂은 애들이 뒤에서 "전달!"이라는 소리와 함께 앞에 앉은 아이에게 힘껏 때리기도 하고 꼬집기도 하고 그랬지. 뒷통수를 치는 일도 있고 샤프로 등을 찌르는 일도 있어서 화를 내며 뒤를 돌아보면, 당사자는 뒤에서 자기도 똑같이 "전달!"을 받았다고 속삭이는거야.

그러면서 자기가 한 것이 자기 의지가 아니라 뒤에서부터 시작된 고약한 짓이니까 너도 앞 사람에게 "전달!"을 하라는 거지.

킥킥...거리면서 선생님 몰래 시작된 장난은 결국 애들끼리 얼굴을 붉히며 싸우는 모습으로 번지고 결국 선생님은 무슨일이냐고 소리를 지르셨지.

싸우는 애들은 서로 저녀석이 먼저 그랬다고 우겨대고...

지금 생각하면 참 재미도 있고, 따뜻한 느낌도 들지만 그때는 맞은 한 대가 얼마나 억울했던지 꼭 앞사람에게 갚아야만 내 분이 풀리는 기분이었어.

살아보니까 세상도 똑같은 거 같아.
상처를 받으면 꼭 그 만큼 갚아주게 되는게...그러면서 어쩔 수 없이 나도 누군가에게 상처를 받았노라고 환경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노라고 자기에게 이야기하는거...

살아보니까...
참 그게 힘들더라.
누군가 던져주는 상처가 내겐 너무 치명적이어서 나도 모르는 새 누군가에게 그 만큼의 아픔을 "전달!"하려는...

그 가혹하고 교활하고 상처받은 마음을 삼키는거...

누군가가 "전달!"을 할 때...
그리고 그 상처가 너무도 깊어서 자신도 어쩔 수 없이 나에게 주었던 것이라면...

이제는 얘기해야 하겠지.
다른 이에게 그 만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그 상처입은 이에게 "그래도 난 너를 사랑해! 그동안 많이 힘들었지? 그랬던거지?"
라고 얘기해야 한다는 것을.

힘들어도.
이젠 상처의 끈을 끊어야 한다는 것을.
그리고 끈이 끊어져야 할 자리가 바로 내 자리라는 것을.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