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간의 추천 음반 (99.11~2000.10)

　

1. 김동률 2집: "희망"
   

　

　

 2년만에 나온 2집. 개인적으로 전람회 때보다는 즐겨듣지는 
않지만 여전히 김동률의 실험적인 음악들과 그만의 색깔을 
좋아한다. 특히 이번 2집에서 London Sympony Orchestra
의 연주로 들려주는 輪廻는 영화음악에 대한 그의 관심과 재
능이 조금씩 발전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던 곡이었고 개인
적으로는 "염원"과 재즈풍의 피아노 선율이 멋진 "편지"란 곡
이 가장 좋다!

　

　

　

2. 김창기 1집: "하강의 미학"

　

 동물원의 멤버이자 정신과 의사로 유명한 김창기씨가 창고
라는 듀오 앨범이후에 처음 발표하는 그의 독집앨범.

 김창기의 곡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그의 내면 깊은 곳에서
부터 나온 상념으로 가득한 노랫말은 항상 나의 마음 속에서
많은 질문들과 고민들을 만들어내곤 했었다.

 음반 소개에 표지 그림을 넣을 생각을 하게 만든 바로 '그'
음반으로 김창기씨의 어린 시절의 예쁜 모습이 담겨있다.
 절제되고 잔잔한 편곡으로 유명한 조동익, 박용준씨의 손길
이 뭍어있는 이 앨범은 김광석을 연상케 하는 "나에게 남겨진 

 너의 의미"와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아픈 감정을 거르지 않고 보여주는 "넌 아름다워", 그리고
 다시 한 번 가사를 곱씹게 만드는 "본디오 빌라도의 시간"이란 곡들을 좋아한다. 하지만 어떤
곡보다 <하오몽상>이 부른 "이 순간처럼"이란 노래를 가장 좋아한다. 특히, 이 노랫말은 너무 
좋다!

 "나에게 사랑이 아픔만이 아님을 알려준 널 사랑해
  기쁜 마음으로 또다른 아침이 밝아오지 않는 그날까지 널 사랑해..."

　

　

3. 윤상 3집: "Cliche"

　

 윤상의 3집앨범. 정규음반으로는 3집이지만 그동안 많은 음
반을 만든 것을 감안하면 약간의 상술(?)이 보이는 대목이다.

 하지만 그동안의 윤상의 어떤 음반보다 좋은 사운드와 테크
노적인 기교, 그리고 적절하게 쓰이는 현악기의 멋진 편곡을
들을 수 있다.

 방송에서도 많이 나왔던 두곡, "바람에게"와 "Back to the 
real life",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사랑이란"을 즐겨 듣는다.

　

　

　

4. 이상은: "She Wanted"- O.S.T "봉자"

 이상은은 나에게 있어서 "공무도하가" 이후에 다시 관심을
가지게 만든 음악인이다. 특히나 음색 자체가 맘에 드는 이
상은과 Penguins의 연주의 적절한 조화는 동양적인 색채가
짙게 드러나는 멋이 있다.

 이번 음반은 일본 진출 이후 오랜만에 내는 한국어 앨범이
자 영화 "봉자"의 오리지날 사운드 트랙이다.

 지쳐서 집에 돌아왔을 때 좋은 쉼이 되어주는 이상은의 두
개의 음반 "Asian Prescription"과 "She wanted"...

　

　

　

5. George Michael: "Songs from the last Century"

　

　

　

 조지 마이클의 리메이크 앨범.

 각 곡에 대한 설명이 나와있는 사이트가 있어서 거기에서
소개된 글들을 그대로 옮겼다.

　

이번 신작은 빌리 조엘(Billy Joel)의 오랜 파트너이자 프랭크 시내트라와 마이클 볼튼의 리메이크 작품, 폴 사이먼(Paul Simon)의 프로듀서로 활동한 바 있는 베테랑 뮤지션 필 라몬(Phil Lamone)과 조지 마이클 자신이 공동 프로듀서로 나서고 있다. 

사실 국내 가요계에서는 아직 리메이크가 활성화되지 않고 있지만 팝계의 경우에는 이미 흔한 일이다. 머라이어 캐리나 셀린 디온처럼 대스타들도 앨범을 발표할 때면 으레 리메이크 한 두 곡은 넣는 경우가 허다할 정도다. 또한 리메이크 곡을 듣는 재미 중의 하나가 도대체 원곡은 누구의 노래이며, 원곡과 비교해 어떻게 리메이크했는 지에 대한 것이다. 물론 리메이크 곡이 원곡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이 음악계의 통설이긴 하지만 이번 조지 마이클의 경우에는 예외로 하는 것이 나을 듯하다. 따라서 그렇기에 더욱 이번 조지 마이클의 경우에는 원곡에 대한 설명이 필요할지 모르겠다. 단, 수록곡들이 고전 클래식 넘버들이고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불렀던 명곡인지라 원곡자를 찾는 것이 그렇게 쉽지만은 않았음을 이해해주기 바란다. 

 발표연도를 보면 알겠지만 워낙 오래된 곡들도 있어 원곡자를 알 수 없는 곡도 있었다. 이해를 좀 더 돕기 위해 재킷 사진을 곡마다 담았는데, 원곡이 수록되어 있는 음반이나 대표적인 리메이크 곡이 들어있는 앨범으로 했다. 마지막 트랙에 실려 있는 연주곡 It's alight with me를 제외한 10개 트랙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통해 조지 마이클과 함께 하는 명곡 순례를 떠나보자. 괄호 안의 숫자는 원곡이 발표된 연도다.


1.Brother, can you spare a dime (1932) 

1903년 5월 3일 워싱턴에서 태어나 1977년 10월 14일 스페인의 한 골프장에서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 우리에게는 해마다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찾아오곤 하는 White Christmas로 잘 알려진 전설적인 가수 빙 크로스비(Bing Crosby)의 초창기 곡이다. '60년대 피터 폴 앤 메리(Peter, Paul & Mary)나 바브라 스트라이샌드(Barbra Streisand) 그리고 포크 그룹 스팽키 앤 아워 갱(Spanky And Our Gang) 등이 리메이크하기도 했다. 재킷 사진은 1992년에 발매된 빙 크로스비 베스트 앨범중 하나.

어디선가 한 번 들은 듯한 멜로디가 친숙한 이 곡을 조지 마이클은 오프닝에서부터 점점 고조되어 엔딩 부문의 클라이맥스에 이르러 최고조에 이르며 끝을 맺는 상승식 구성으로 구사하고 있으며, 10월 9일 영국 웸블리 구장에서 있었던 'NetAid' 자선 공연에서 부르기도 했다.


2.Roxanne(1978)

스팅(Sting)을 중심으로 1977년 결성됐고, 퍼프 대디의 스매싱 히트곡 I'll be missing you의 샘플링으로 쓰였던 Every breath you take의 주인공인 영국 트리오 폴리스가 불러 빌보드 팝 싱글 차트 32위까지 올려놓았던 곡이다. '97년에 퍼프 대디가 리믹스 버전으로 59위까지 다시 히트시키기도 했다. 재킷 사진은 Roxanne가 수록되어 있는 폴리스의 데뷔 앨범OUTLANDOS D'AMOUR('79).

조지 마이클은 이 원곡을 내용(프랑스 창녀를 노래했다 해서 한 때 에서는 방송을 거부한 적이 있다)과는 상반되게 세련되고 깔끔한 퓨전 재즈 스타일로 바꾸어 놓았다.


3.You've changed(1942) 

조지 마이클과 빌리 홀리데이(Billie Holiday, 1915.4.7 - 1959.7.17)라... 재즈계의 여왕 빌리 홀리데이를 모르는 분은 없을 것이다(그녀를 모델로 한 다이애나 로스 주연의 영화 ('72)까지 나오기도 했다). 그리고 그녀가 1958년에 남긴 작품 LADY IN SATAN(CF 광고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I'm a fool to want you도 수록되어 있음) 또한 불후의 명작으로 남아 있다. 이 앨범의 수록곡으로 가장 잘 알려져 있고 로라 피기(Laura Pygi)나 다이애나 로스(Diana Ross) 등이 리메이크하기도 했던 You've changed... 남성의 목소리로 듣는 You've changed도 흥미롭고 조지 마이클 특유의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다. 고전 재즈 스탠더드 넘버로 원곡자 미확인.


4.My baby just cares for me(1930) 

1930년대 잭 패인과 그의 오케스트라의 곡으로 최초 히트했지만 1933년 2월 22일 생으로 어렸을 때부터 천재적인 기질을 타고난 싱어 송라이터 겸 피아니스트 니나 사이먼(Nina Simone, 본명:Eunice Waymon)의 '59년작 MY BABY JUST CARES FOR YOU(재킷 사진)와 LET IT BE ME('87)의 수록곡으로 가장 잘 알려져 있다. 이 곡은 남성 재즈 보컬리스트 존 피자렐리(John Pizzarelli) 등이 다시 부르기도 했지만 특히, 우디 앨런, 드루 배리모어 주연의 영화 ('97)나 니나 사이먼의 버전이 실린 ('96) 등의 영화 사운드트랙에도 많이 쓰였다.

피아노와 보컬의 단촐한 흥겨움이 돋보였던 니나 사이먼과는 달리 조지 마이클은 빅 밴드 스타일 버전으로 좀 더 재지한 맛을 느끼게 해주고 있다. 러닝 타임 면에서도 니나 사이먼의 곡(3:01)에 비해 짧게(1:43) 녹음됐다. 


5.The first time ever I saw your face (1963)

본작에서 그나마 가장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곡이라 할 수 있는 이 노래는 최근 셀린 디온이 새 앨범에서 리메이크한 것처럼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불렀던 단골 레퍼토리다. 스코틀랜드 출신의 이완 맥콜(Ewan MacColl, 1915 - 1989)의 곡으로 알려져 있지만 대중적으로는 1939년 2월 10일 노스 캐롤라이나에서 태어난 여성 가수 로버타 플랙(Roberta Flack)의 곡이 가장 크게 히트했다('72년 빌보드 팝 싱글 차트 6주간 1위 기록). 원래 앨범 차트 5주간 1위에 올랐던 '70년 데뷔작 FIRST TAKE(재킷 사진)에 수록되어 있었으나 1972년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의 영화 에 새로운 버전으로 편곡, 삽입되면서 뒤늦게 인기를 얻었다. 

조지 마이클의 부드러운 음색과 아름다운 멜로디 그리고 클래시컬한 연주가 절묘하게 조화된 본작의 베스트 트랙.


6.Miss Sarajevo (1995)

아일랜드 그룹 유투(U2)의 멤버인 보노(Bono/보컬), 에지(The Edge/기타), 아담 클레이튼(Adam Clayton/베이스), 래리 멀린(Larry Mullen Jr./드럼)과 프로듀서 브라이언 이노(Brian Eno)가 공동 작곡한 이 노래는 영화 ('95) 사운드트랙(재킷 사진)에 실려 있다. 원곡에는 게스트 보컬로 세계적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Luciano Pavarotti)가 참여하고 있으며, 싱글로도 발표된 바 있는 이 노래는 국내 발매된 고(故) 다이애나 비의 추모 앨범인 DIANA PRINCESS OF WALES TRIBUTE('97)에 수록되기도 했다.

본작에서는 어쿠스틱 기타와 피아노 연주에 실린 심플한 멜로디가 몸을 나른하게 만들어 주기도 한다. 마치 LISTEN WITHOUT PREJUDICE VOL.1('90) 시절의 어쿠스틱한 스타일을 많이 닮아 있는 듯하다.


7.I remember you(1942) 

영롱한 하프 사운드가 독특한 느낌을 주는 이 곡은 프랭크 아이필드(Frank Ifield)가 불러 1965년 팝 싱글 차트 5위까지 올려놓았던 대히트곡(재킷 사진은 프랭크 아이필드의 베스트 앨범). 하지만 그 이전에 1917년 3월 17일에 태어나 1965년 2월 15일 폐암으로 세상을 떠난 고(故) 냇 킹 콜(Nat "King" Cole)이나 여성 재즈 싱어 고(故) 사라 본(Sarah Vaughan)도 이 곡을 부른 적이 있으며, 베트 미들러(Bette Midler)가 주연했던 영화 ('91) 사운드트랙에서는 베트 미들러의 리메이크 곡으로 실리기도 했다. 

한편, 이 노래의 원곡은 자니 머서와 빅터 셰르트자이너(Victor Schertziner)가 만들었으며 1942년 영화 에 삽입됐었다. 특히, 자니 머서(1906.11.18 - 1976.6.25)는 오드리 햅번 주연의 명작 <티파니에서의 아침을(Breakfast At Tiffany's)>의 삽입곡 Moon river를 핸리 맨시니(Henry Mancini)와 함께 만든 것으로 유명한 송라이터이다.


8.Secret love(1953)

자니 마티스(Johnny Mathis)의 '60년작 FAITHFULLY와 프랭크 시나트라(Frank Sinatra)의 '64년작 DAYS OF WINE AND ROSES, MOON RIVER, AND OTHER ACADEMY AWARD 등에 실리기도 했으며, 위싱턴 출신의 고(故) 빌리 스튜어트(Billy Stewart)의 버전으로 '66년 팝 싱글 차트 29위까지 오르는 대중적 히트를 기록하기도 했던 이 노래의 원곡자는 도리스 데이(Doris Day). 이 곡은 1922년 4월 3일 신시내티에서 태어난 도리스 데이(본명:Doris Kappelhoff)의 1953년 노래로 영화 ('54)의 삽입곡이었다. 재킷 사진은 올해 발매된 도리스 데이의 박스 세트 커버. 본작에서는 원곡보다 좀 더 템포감 있고 흥겨운 버전으로 감상할 수 있다.


9.Wild is the wind (1957)

니나 사이먼의 '66년작 WILD IS THE WIND와 글램 록의 대부 데이빗 보위(David Bowie)의 '76년작 STATION TO STATION에 리메이크되어 실리기도 했던 이 노래는 1935년 9월 30일 샌프란시스코 태생의 자니 마티스(Johnny Mathis)가 1958년에 발표해 앨범 차트 3주간 정상에 올랐으며 무려 490주간 차트에 머물렀던 자신의 첫 베스트 앨범 JOHNNY'S GREATEST HITS(재킷 사진)에 처음 실려 당시(1957년) 팝 싱글 차트 22위까지 올랐던 곡이다. 국내에는 최근 <소니 뮤직>을 통해 자니 마티스의 베스트 앨범 THE ULTIMATE HITS COLLECTION이 발매됐고 이 노래도 역시 포함되어 있다. 

자니 마티스의 보컬도 아름답지만 미성의 소프트한 조지 마이클의 보컬 또한 분위기 만점이다. 세련된 팝 발라드로 재탄생됐다.


10.Where or when (1937) 

빌리 홀리데이, 사라 본과 함께 3대 여성 재즈 보컬리스트로 추앙 받고 있는 엘라 핏제럴드(Ella Fitgerald, 1918.4.15 - 1996.6.15)의 1957년작인 ELLA FITGERALD SINGS THE RODGERS AND HART SONG BOOK(재킷 사진)에 실려 잘 알려져 있는 노래이다. 하지만 원래는 이 노래를 만든 리차드 로저스(Richard Rodgers)와 로렌즈 하트(Lorenz Hart)의 뮤지컬 에 쓰였던 곡으로 빌보드가 탄생하기 전인 1937년 할 캠프와 그의 오케스트라(Hal Camp & His Orchestra)에 의해 히트했던 고전 넘버이다.

그 밖에 국내에도 발매된 바 있는 프랭크 시나트라의 DUETS II('94)나 랄프 로렌 주연의 아카데미 수상작 사운드트랙에도 실려 있으며, 1939년 7월 18일 브롱스 태생의 디온(Dion)이 그의 그룹 벨몬츠(The Belmonts)와 함께 불러 1962년 팝 싱글 차트 3위까지 올려놓는 히트를 기록하기도 했다.

본작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곡으로 길지 않은 러닝 타임이지만 조지 마이클의 뛰어난 보컬 감각이 다시 한 번 빛을 발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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