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연합해야 할 때입니다

** 이 글은 한양대 기독학생연합회 회보의 머리글로 썼던 것을 재편집한 것입니다.

한양대 기독학생! 이제는 연합해야 할 때입니다.

연합이라는 화두
한양대학교에는 10여개의 선교 단체가 사역을 하고 있다. 각 선교단체마다 제각기 고유한 제자양육 프로그램이 존재하고 저마다의 독특한 특성을 가지고 캠퍼스를 섬기고 있다. 각 학기마다 성경공부와 전체 모임들이 있고 캠퍼스 곳곳에서 성경책을 들고 전도를 하는 기독 학생들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다. 방학 때가 가까오면 각종 수련회 안내 포스터가 학교 게시판에 즐비하다.
많은 기독학생들이 지역 교회의 청년부에서 그리고, 중고등부 교사로 혹은 성가대로 주말을 섬기고 있으며 또한 더 큰 열정과 헌신의 마음으로 주중에는 캠퍼스 복음화를 위해 각자 자신이 속한 선교단체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보고 있는 바요, 또한 함께 경험하는 바다.

그러나 정말 아쉬운 것이 있는데, 그것은 선교 단체들이 연합 세력으로 한양대학교에서 그 위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각 선교 단체들이 제각기 자신의 모임은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도무지 주변 선교단체들의 사역에 대해 알 수 있는 통로 같은 것이 존재하지 않고 있다.

우리는 모두 하나님의 몸된 교회이며 서로 예수의 보혈로 한 형제된 가족임에도 불구하고, 또한 서로 같은 목적을 가지고 사역을 하고 있으면서도 같은 캠퍼스 안에 어떤 신앙 공동체가 있는지 무슨 일을 하는지, 함께 동역 해 나갈 부분이 있는지를 되돌아 볼 수 없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각 선교단체의 독특한 장점들을 살려서 한양대학교 캠퍼스 내 에서 가공할 연합세력으로 드러나길 기대하는 것은 그토록 어려운 일일까. 한낱 꿈꾸는 이의 망상에 불과한 것일까.

훈련의 장인 동시에 실천의 장인 캠퍼스
캠퍼스는 훈련의 장이다. 과거 선배 세대들이 그러했겠지만 한국 지역교회의 청년들에 대한 제자양육 프로그램은 미흡했고 공급받아야 할 부분에 있어 충족되지 못했다. 지역 교회에서 소진되고 있는 이들을 4년 동안 캠퍼스에서 열심히 양육하여 균형 잡힌 그리스도인으로 세상에 보내는 일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일이었다. 물론 지역교회가 청년목회에 대한 관심이 늘어가는 지금 시점에서도 선교단체의 양육 문제는 중요 한 부분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캠퍼스는 훈련의 장임과 동시에 실천의 장이다. 상황(context)없이 복음(text)이 드러날 수는 없다. 우리 는 캠퍼스 가운데에서 말씀을 연구하고 복음을 전하는 동시에, 실천의 장 인 캠퍼스에서의 삶을 포기해서는 안된다. 캠퍼스 내의 복지 문제와 공평치 않은 학내 제도, 그리고 캠퍼스 안의 성경적이지 않은 악의 문제에 대해 끊임없이 문제제기와 그에 대한 대안 을 모색하는 데에 헌신되어야 할 줄로 안다.

이미 캠퍼스 안에서 언로는 운동권에서 주도하고 있으며 좌파의 실천적 행동들이 오히려 더 큰 도전을 주고 있다. 또한, 학내 복지 문제와 장애우에 대한 관심도를 살펴보면 기독교 선교단체보다 일반 몇몇 동아리들이 더 많은 관심과 도움을 주고 있는 캠퍼스 내의 현실은, 참된 경건이 고아 와 과부 같은 소외된 이들에 대한 관심이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받은 우리를 매우 부끄럽게 만드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이것이 진정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되는 부분이 아닐까. 로잔 언약(Lausanne Covenent, 1974)에서 밝혔듯이 복음전도와 사회참여가 동일하게 중요한 신앙의 두 측면임을 인정한다면 캠퍼스에서 기독학생들이 연합하여 빛과 소금으로 살아가야 함을 돌아보아야 하지는 않은지 도전하고 싶다.

이제는 기독청년이 일어나야 할 때
한국의 1/4가 기독교인이라고 한다. 하지만 정작 기독교인이 속한 사회에서 빛과 소금으로 그 본성이 드러나야 함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그렇지 않다. 연일 신문지상을 장식하고 있는 비리의 중심부에는 언젠가부터 기독교인이 속해 있는 일이 다반사처럼 되어 버렸다. 위세대의 한계라고 덮어두기엔 너무나 근본적인 문제들이 산재해 있다. 진보적인 기독운동을 하는 분들의 입에서 서서히 '이제는 청년들이 일어서야 할 때'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미래의 한국 교회는 우리 청년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더욱 애통해하며 기도해야 할 때이다. 또한 기성세대의 한계들에, 서서히 스펀지에 잉크가 스며들듯 그렇게 쉽게 현실에 굴복해서도 안될 것이다. 결국 우리가 물려받은 것은 상처뿐인 기성교회의 껍데기뿐일 수 있기 때문에 그렇다. 그렇기에 한양 대학교의 선교 단체에서 열심히 양육받고 기도하고 전도하는 한편 실천의 장으로써 캠퍼스를 바라보고 선교단체들 간에 관심과 애정으로 서로를 돌아보며 함께 캠퍼스를 섬기는 일들이 우리들 세대에서부터는 일어나야 할 것이다.

우리 서로 연합하기에 앞서 서로의 사역들을 돌아보고 공감하며, 서로에게 관심과 사랑의 마음을 갖게 되기를 소원하는 마음 간절하다. 또한 하나님 안에 서 진정한 단체간의 사귐이 종국에는 하나님이 원하시는 이 캠퍼스 안의 사명을 함께 짊어지는 일들이 시작되고 멀지 않은 날에 풍성한 열매들을 맺는 일들이 일어나기를 바란다.
하나님의 평강이 우리 안에 넘치기를 기원하며…

2000년 9월
한양대기독학생연합회 문서팀 김용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