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보서의 기독론

　

** 이 토론은 홈페이지 토론실에 실렸던 것들을 편집한 것입니다.


<야고보서의 기독론>

이름 : 유개추( ) 날짜 : 1999/08/05 조회 : 19

 만약 야고보서를 그 텍스트대로만 본다면 공관복음과 바울서신, 그리고 요한이 기록하고 있는 예수님의 모습은 온데 간데 없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에 대한 신앙 그 자체보다도 행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 행함에 대한 강조는 야고보는 그저 예수의 그 행동들을 본받자는 것이지 그에 대한 신앙, 자체를 강조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저의 신앙관에 대하여 물으셨는데.....

예수님의 그 나약한 죽음이 바로 제 자신과 하나도 다를 바 없는 인간이었다는 데에 공감을 갖습니다.

> 내 아버지여 만약 할 만 하시거든 이 잔을 내게서 지나가게 하옵소서 그러나, 나의 원대로 마옵시고.....

'죄인'과 '세리'들과 함께 하다가 간음한 약한 여인을 옹호하다가 권력과 기존교권을 가진 자들을 꾸짖다가 십자가형을 당한 <인간예수>에 대해 한없는 존경과 인간애를 가지고 있습니다.

> 십자가 형은 정치범에게만 주어졌다는 것이 정설

 저는 예수의 십자가가 어떤 초월적 힘을 발휘하여 제 자신을 비롯한 모든 인간을 구원한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단지 역사적인 예수께서 흔들리는 제자들에게 분명히 말씀하신 것으로 추측되는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좇지 않는 자도 내게 합당치 아니하니라" 하셨던 것처럼 십자가는 우리 삶 속에서 따라 본받아야 하는 것, 지고서 따라가야 하는 것이지 단순히 말로 믿는다고 해서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믿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는 마치 부적같이 어떤 효능을 발휘하지 않는 것이며 죄로 멸망할 인간들을 구원하는 대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실 교회에서 십자가를 가지고 장사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며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입니다.

용주님께서는 상당히 진보적인 집안에서 자랐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님들은 무척 이지적으로 믿으셨고, 저 역시 그런 분위기에서 자랐습니다. 그런데 주위친구들을 통해 진심으로 구원받았느냐? 성령받았느냐 하는 식의 말들을 듣게 되었고 과연 나의 믿음이 무었이냐 하는 회의를 가져보기도 했습니다. 일주일 금식기도를 한다던가, 눈물이 범벅이 되면서 성령체험을 위해 울부짖었던 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성신체험이 만약 현실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자족적인 상황에서 그친다면 무얼 하겠느냐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용주님께서 말씀하셨던 진보적인 신학자 아니 그보다는 '과학적'인 신학자들을 대하면서 성서에 대한 '비신화화'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습니다. 현대에 와서 바이러스가 발견되었고, '학질'이라는 병의 근원은 그 세균 때문이었음을 알게 되었는데 성서에서는 그런 병든 자를 귀신들린 자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결코 무식한 소치가 아니라 그 당시의 세계에서는 지극히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모든 사회에는 당대만의 언어가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현대에 와서는 나름대로 이를 재해석해서 하나님의 주권영역인 이 인간사회를 복되게 하면 되는 것이지 꼭 그것은 '귀신들린 것이었다'고만 믿어야 하고, 그렇지 않은 자는 믿음이 없는 것이라고 볼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비신화화속에서 예수님의 본래 말씀들을 찾아낼 수 있었다고 봅니다. 이를테면 "너희중에 누.구.든.지 자기의 소유를 버리지 아니하면 능히 내 제자가 되지 못하리라(눅14:33)"와 같은 말씀 "약대가 바늘귀로 나가는 것이 부자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쉬우니라(막10:24)", "예수께서 눈을 들어 제자들을 보시고 가라사대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하나님의 나라가 너희 것임이요(눅6:20)" 누가복음 16장 24절로 31절의 죽은 나사로의 비유등을 새롭게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저는 인간예수의 그 행적을 사랑하고 사모합니다. 그러나, 그 분이 엄청난 '기적'과 '이사'를 행할 수 있었지만 행하지 않은 그런 신적인 존재였다고 믿지는 않습니다. 신은 너무 먼 존재이기에 예수와 같은 성육신하신 신을 믿어야 한다고 생각지 않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니이체가 이야기한 바와 같이 가장 최초의 비기독교인은 '베드로'였다는 말에 공감합니다. 도망가고, 세번이나 부인한 자신이 너무너무 미안하고 안타까웠는데 그리고 당시의 권력자가 미웠는데..... 십자가 상에서 그들의 용서를 하나님께 비는 것을 보았을 때 '그는 신의 아들이었다'고 고백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그가 결국 에수님은 바로 신이었다는 고백이야말로 예수님을 몰라도 너무나도 모른 것이었고 많은 부분을 왜곡시킨 것이었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초기 기독교 공동체는 예수께서 곧바로 재림하실 것으로 알았는데 오랫동안 재림하시지 않자 이를 기록해 놓아야 하는 필요를 갖게 되었고 20~30년 시대 차이를 두고 어록과 구전을 참조로 공관복음을 기록하였는데 그 내용에는 역사적 예수께서 직접 하신 말씀도 일부 있지만 대부분이 그에 대한 신앙고백(-케리그마)이었던 것입니다. 저의 너무나도 인본주의적인 글에 많이 실망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분의 역사개입과 세상 바꿈에 있어 누구보다도 관심이 있고 예수님의 그 불굴의 신앙과 한 치 의심하지 않는 부활의 확신을 존중하는 사람이라는 것은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들의 처한 상황과 성서와의 대화를 꾸준히 하고 있는 '해방신학'과 '민중신학'의 그 성서해석에 무릎을 치는 저는 '기독론'에 있어 성서기자 야고보의 입장에 굳건히 서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저는 열린 마음으로 제가 가지고 있는 신앙에 대한 반론을 기쁨으로 반추해 볼 용의를 가지고 있음을 또한 말씀드립니다. 또 뵙게 되기를................

　

　

<"야고보서의 기독론"에 대해>

이름: 김용주

 유개추님의 생각을 잘 알 수 있어서 제가 생각하는 기독교에 대해 유개추님의 언급을 변증하는 방법을 사용하려고 합니다. 전에도 밝혔다시피 저는 그리 많이 알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유개추님이 언급한 야고보서와 요한의 서신서, 그리고 바울 서신의 여러 편들은 제가 귀납적 성경연구 방법을 통해 스스로 연구한 성경이며, 제가 추구해온 복음주의 신학의 개요를 신앙 고백으로 믿고 확신하기에 이렇게 답변을 드립니다. 어쩌면 그저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는데 그칠 수도 있는 토론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1. 야고보서의 기독론

 유개추님의 신앙의 텍스트가 된다는 야고보서는 특별히 신앙의 행함을 강조하고 있음이 자명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관점이 공관복음과 바울의 서신, 그리고 요한의 기록에서 말하는 예수님의 모습이 온데 간데 없다는 말은 거짓입니다.

 먼저 야고보의 기독론은 예수님의 말씀에 기초하고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나더러 주여 주여 하는 자마다 천국에 다 들어갈 것이 아니요 다만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는 자라야 들어 가리라"(마7:21), "내게 나아와 내 말을 듣고 행하는 자마다 누구와 같은 것을 너희에게 보이리라"(눅7:46) "선한 일을 행한 자는 생명의 부활로 악한 일을 행한 자는 심판의 부활로 나오리라"(요5:29)

 바울의 서신에서도 찾아 볼 수 있는 것들임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는 할례나 무할례나  효력이 없되 사랑으로써 역사하는(행동으로 드러나는) 믿음뿐이니라"(갈5:6), "우리가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 말지니...그러므로 우리는 기회 있는 대로 모든 이에게 착한 일을 하되"(갈6:9,10) "우리는 그의 만드신 바라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선한 일을 위하여 지으심을 받은 자니 이 일은 하나님이 전에 예비하사 우리로 그 가운데서 행하게 하려 하심이니라"(엡2:10)

 사도 요한도 일명 '사랑장'이라는 요한1서에서 형제를 돌아봄에 대하여 야고보와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누가 이 세상 제물을 가지고 형제의 궁핍함을 보고도 도와 줄 마음을 막으면 하나님의 사랑이 어찌 그 속에 거할까 보냐 자녀들아 우리가 말과 혀로만 사랑하지 말고 오직 행함과 진실함으로 하자"(요일3:17,18) "보는 바 그 형제를 사랑하는 자가 보지 못하는 바 하나님을 사랑할 수가 없느니라"(요일4:20)]

 여기에서 주장하는 바는 모든 신약기자들이 예수님의 말씀에 대해 증거하며 오직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수신자의 처한 상황이나 신분(헬라인 혹은 유대인)에 맞게 다양한 권면과 말씀을 하고 있지만 그 안에 모두 믿음과 행함이라는 공통된 메시지가 존재한다는 것이지요. 야고보도 '믿음이 아닌 행함'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참된 믿음이 행함으로 드러난다는 관점에서 서신을 서술해 갔다고 보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에 대한 증거를 확인해 보겠습니다. 야고보서를 대할 때, 우리는 마치 행함으로 구원을 얻을 수 있다는 오류에 빠질 위험이 있는데 그것은 번역에 나타난 부적절한 동사의 형태 때문에 그렇습니다. 2:21을 보면 "우리 조상 아브라함이 그 아들 이삭을 제단에 드릴 때에 행함으로 의롭다 하심을 받은 것이 아니냐"라고 하면서 이 부분을 확증합니다. 하지만 '제단에 드릴 때에'라는 부분의 헬라 원어는 과거분사로서, R.V에서 번역한 것처럼 '그가 드렸다는 점에서'(in that he offered)라고 하는 것이 바른 해석이란 것이지요. 정리하면 아브라함이 아들 이삭을 제물로 드림으로 구원을 얻은 것이 아니라 그가 이삭을 드렸다는 사실이 그의 믿음 있음을 증거한다는 말이 될 것입니다. 문맥을 통해 규명하더라도 야고보는 자신이 믿음이 있다고 하면서 그 행실이 그 믿음을 증거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아 허탄한 사람아 행함이 없는 믿음이 헛것인 줄 알고자 하느냐"라고 하면서 바로 아브라함을 언급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두 번째로 그 행동에 대한 강조는 야고보가 그저 예수의 그 행동을 본받자는 것이지 그에 대한 신앙 그 자체를 강조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한 유개추님의 주장에 대한 다른 견해입니다. 야고보 역시 예수님의 재림에 대한 소망을 가지고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너희도 길이 참고 마음을 굳게 하라 주의 강림이 가까우니라"(5:8)라고 말한 것입니다. 이 절에서 번역된 특별한 단어는 "파루시아", 즉 "강림" 또는 "임재"라는 단어인데 이것은 베드로와 바울과 요한은 물론 예수님 자신에 의해서도 사용되어진 것으로 '영광 중에 나타나심'에 대한 언급에서 표현되었고, 특히 그 말은 예수님의 보잘 것 없는 초림-베들레헴의 말구유에서 나신 예수, 나사렛 목수의 아들 예수, 머리 둘 곳 없는 사람의 아들로서 자신의 신분을 숨긴 채(incognito)로 오신 것-과 대조되게 어떠한 사람도 그의 모습을 보고 군주임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일이 없는 공식적인 방문을 의미한다고 합니다.(R.V.G.타스커) 행함으로 구원을 받는다면 예수님의 부활도 중요하지 않은 야고보가 그의 "공식적 재림"이라는 사도들의 단어를 사용했을 이유가 없습니다. 또한 재림을 언급할 이유도 없는 셈이지요.

 마지막으로, 야고보라는 사람에 대해서입니다. 신학자들 사이에 인정되고 있는 야고보서의 저자는 예수님의 형제인 야고보인데 그는 후에 예루살렘 교회의 지도자가 됩니다. 사도행전 15장에 드러난 야고보의 발언과 야고보서에 나오는 문체의 유사함을 확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입니다.

 "카이레인(인사)"이란 말이 행15:23과 야고보서1:1에서 사용되고 신약성경 다른 곳에서는 찾아볼 수 없으며 "에피스켑토마이"(보다, 방문)란 말도 행15:14과 야고보서1:27에 나타나고 행15:13의 '형제들아 내 말을 들으라"란 표현과 야고보서2:5의 '내 사랑하는 형제들아'란 표현 사이에 유사성이 있으며 LXX의 사도행전 15:17에서 '내 이름으로 불려진 사람'이란 표현과 야고보서2:7의 '너희에게 대하여 일컫는 바 값진 이름'이란 표현 사이에 유사성이 있다.(틴데일주석)"

 야고보가 예루살렘 교회의 지도자였다는 것이 현대에는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점을 가지고 사도행전15장을 본다면, 몇 가지의 사실을 확증할 수 있습니다.

 먼저, 예루살렘 공의회에서 논의된 제자들의 토론 내용은 이방인에게 복음을 전하고 할례를 행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동의했다는 점입니다. 그로 인해, 바울과 바나바가 안디옥으로 출발하는 이방인 선교의 장이 열리는 것이지요. 사도행전 앞부분은 보면 드러나듯이 이들이 전하고자 하는 복음에 대한 설교는 예수님이 유대인이 기다리던 메시아였다는 점, 그리고 그를 유대인이 죽였고, 그가 부활하여 그의 영을 부어 주심으로 우리의 죄를 씻기고 재림을 통해 하나님 나라가 임한다는...지금의 보수적인 설교의 집약적인 것이지요. 야고보가 그런 복음을 전하는 회의에 참석하고 그것을 인정하였다는 점이 중요한 지적이겠지요. 다음으로, 그들이 제자들과 함께 있었음에도 그들 안에 있는 예수님과 전혀 다른 말을 했다는 점을 확증할 것이 없다는 것이지요. 오히려 함께 했던 것들을 통하여 그들은 한가지의 복음만-믿음과 행위의 양립성, 예수님의 신성-을 다투어 전하였다는 점만을 확인하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2. 인간 예수에 대하여

 예수님이 자신에 대해 하신 말씀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요14:6) 또한 안식일에 병자를 고치심에 대한 심문을 받을 때에 "내 아버지께서 이제까지 일하시니 나도 일한다"고 하셨고 이에 대해 성경은 "유대인들이 이를 인하여 더욱 예수를 죽이고자 하니 이는 안식일만 범할 뿐 아니라 하나님을 자기의 친아버지라 하여 자기를 하나님과 동등으로 삼으심이러라"(요5:18)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우리는 긴장점이 존재하는데 C.S. 루이스의 말대로 우리는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이며 이적과 기사를 행한, 우리의 죄를 위해 죽은 구세주라고 생각하던지, 아니면 그는 거짓 선지자로 자신과 신을 동일시한 시대 착오적 인물임에 분명합니다. 어떤 사람도 자신이 특정 신의 아들이며, 나 외에는 구원이 없다고 말한다면, 분명 그는 진짜로 '그 사람'이던지, 그렇지 않으면 미치광이일 것입니다.

　

 죽음으로 넘어가서 예수님은 자신의 죽음에 대해 예견하였습니다. "보라, 우리가 예루살렘으로 올라가노니 인자가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에게 넘기우매 저희가 죽이기로 결안하고 이방인들에게 넘겨주겠고 그들을 능욕하고 침 뱉으며 채찍질하고 죽일 것이니 저는 삼일만에 살아나리라"(요10:34) "인자의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막10:45)

 또한 세례 요한도 그의 사역 초기에 그에 대한 말을 하였습니다. "요한이 예수께서 자기에게 나아오심을 보고 가로되 보라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 양이로다"(요1:29) 기독교라 함은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과 인성을 믿으며, 그의 '대속적 죽음'과 그의 부활, 그리고 재림을 믿는 것이 복음의 핵심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사역에서도 드러나고, 이후 제자들에게서도 동일하게 확인되는 복음의 메시지입니다. 이것을 삭제한다는 것은 기독교를 인정치 않는다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유개추님도 아시다시피 20세기를 쓸고간 고등비평과 이른바 '사회복음'은 당시에는 기독교를 변화시키고 새로운 종교다원주의적인 사고로 우리의 보수적 신학을 개선할 것이라고 여겼지만, 지금에 와서 자유주의 신학은 오히려 쇠퇴하고 있으며, 복음주의적 신학이 신학계의 전반을 회복하고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수적 우세가 진리를 확증하는 것은 아니지만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예수님의 죽음이 나약하다는 말에 동의할 수 없음을 말해야 하겠습니다. "내 아버지여 만약 할 만 하시거든 이 잔을 내게서 지나가게 하옵소서. 그러나 나의 원대로 마옵시고..."라는 예수님의 고백은 그의 인성의 표현이었지만 그의 나약함에서 나온 것이 아님을 거억해야 합니다. 그에 대해 존 스토트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플라톤의 설명에 의하면, 아테네의 감방에서 소크라테스는 독약이 든 잔을 '떨지도 않고 안색이나 표정이 바뀌지도 않고' 받았다. 그러고 나서 '그 잔을 입술로 가져가, 매우 즐겁고도 담담하게 그 잔을 마지막 한 방울까지 모두 마셨다.'...우리에게 떠오르는 것은 기독교 순교자들이다...이그나티우스는 로마에 가면서 혹시 자신을 석방시키려고 시도함으로써 자기의 이 영예를 빼앗는 일을 하지 말라고 교회에 부탁했다...폴리캅은 팔십육세에 도주하거나 그리스도를 부인함으로써 죽음을 피할 것을 거부하고 화형을 당했다. 불이 붙기 직전에 그는 이렇게 기도했다. "오 아버지여, 나를 순교자의 한 부분을 담당할 자로 여기시니 주를 찬송합니다."...이제 우리는 다시 겟세마네의 감람나무 과수원에 있는 저 외로운 인물에게 돌아온다. 그분은 엎드려서 땀을 뻘뻘 흘리고 있으며, 슬픔과 공포에 압도되어서 가능하면 그 잔을 마시는 일을 피하게 해달라고 간청하고 있는 것이다. 순교자들은 기뻐했지만 그는 슬퍼했다. 순교자들은 열정에 불타고 있었지만 그분은 망설이고 계셨다. 순교자들이 머뭇거리지 않았던 그 순간에 만약 그분이 머뭇거렸다면 어떻게 순교자들은 그분에게서 영감을 얻을 수 있었을까? 그외에도 지금까지 그분은 자신의 수난과 죽음의 필요성을 분명히 보고 계셨으며, 자기의 사명을 성취하기를 굳게 결심하셨으며 자기의 길을 굽게 하려는 자에게 격렬하게 대항하셨다. 그렇다면 그 모든 것이 갑자기 바뀌었다는 말인가? 결국 시험의 순간이 오니까 그분은 겁쟁이가 되셨단 말인가? 결단코 아니다! 이전의 그분의 가르침, 성격, 그리고 행위의 모든 증거는 그런 결론과는 어긋나는 것이다...그 잔은 매질을 당하고 십자가에 못박히는 육체적 고통을 상징하지 않으며, 또한 자기 백성에 의해서까지 멸시와 버림을 받아야 한다는 정신적 고통을 상징하지도 않았다. 도리어 그것은 온 세상의 죄를 짊어진다는 영적인 고뇌, 달리 말하자면 그 죄 위에 떨어지는 하나님의 심판을 견뎌야 한다는 영적인 고통이다...예수님은 지금 자기 앞에 놓인 잔이, 구약에서 나타나는 악인에게 주어지는 하나님의 진노의 술로 채워져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다. 그렇다면 예수님 역시 자기의 심판을 담당하는 죄인과 같이 되셔야 한다는 말인가? 예수님의 무죄한 영혼은 이렇게 인간의 죄에 접촉하는 것을 회피하고자 멈칫거렸던 것이다. 죄에 대한 심판이 가져다 줄, 아버지로부터 소외되는 경험에 대하여 그분은 두려움을 느끼고 뒤로 물러나셨던 것이다. 그것이 아니라면 그분은 단 한 순간도 저항하지 않으셨다. 무서운 흑암이 예수님의 영혼을 삼킴에 따라서 그분의 눈이 흐려졌던 것이 분명하지만, 그분의 의지는 여전히 하나님께 복종하고 있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 p101~105)"

3. 불트만의 비신화화

 불트만의 비신화화라는 개념은 그의 책을 통해 접해듣고 다른 신학자들의 평가를 통해 어느 정도 알고 있습니다. 우선적으로 저는 성경에 대해 어느 부분은 거짓이고, 부분적으로 삽입, 혹은 첨가되었다는 생각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또한 그렇게 되었다면, 성경은 허구일 뿐이며 부분적으로 진리가 존재한다 하더라도 그 안에 어떤 통일적인 진리체계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받아들일 수 없는 종교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또한, 저는 성경에서 물론 연구과정에서 부분적인 문제들을 가지고 고민하고 있지만, 이제까지 연구했던 성경이 저의 부족한 지식으로도 신뢰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저로서는 비신화화라는 신학체계를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또한 오히려 성경에서 그 의미를 발견하려는 시도를 버린 채 문화와 시대가 원하는 세계관으로 그 본질을 흐리는 현대의 자유주의 신학 해석에 반대합니다. (유개추님과 같은 분에게 저는 보수주의적 신앙인으로 보이겠지만 말이지요.)

 마지막으로 제임스 사이어가 불트만과 같은 신학해석에 대해 언급한 부분으로 토론을 맺으려 합니다.

" '타임 문예 비평지'의 서평자는 실존주의 작가인 로이드 기어링이 쓴 <부활: 소망의 상징>에 대해 다음과 같이 평했다. "어떻게 일어나지 않은 사건(일어나지 않은 부활)이 소망이나 실로 다른 어떤 것의 상징으로 간주될 수 있는가? 만일 어떤 사건이 발생했다면 우리는 그것이 의미하는 바를 알려고 노력한다. 만일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의문도 제기되지 않는다. 우리는 부활절 사건의 필요성을 절감한다."

 의미가 있으려면 먼저 사건이 있어야 한다. 만일 부활에 대한 전통적 이해대로 예수님이 죽은 자 가운데서 부활하셨다면 우리는 무엇인가를 의미할 수 있는 사건을 갖게 된다. 만일 그가 여전히 무덤 속에 머물러 있거나 그의 몸이 다른 곳으로 옮겨졌다면 우리는 다른 것을 의미하는 다른 사건을 갖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유신론자(기독교인)은 신앙에 대한 역사적 근거를 포기하기를 거부한다. 또한 실존주의자들에게 역사적 사실성을 단지 종교적으로 중요한 것으로 여겨 포기해 버린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를 더욱 심각하게 생각하도록 도전한다. 그러한 포기는 회의와 믿음의 상실로 귀결되어야 할 것이다....실존주의자들이 의미의 근거가 되는 사실성을 포기한다면, 그들은 자연히 한 걸음 더 나아가 의미도 전부 포기해야 마땅할 것이다. 이것은 그들을 다시 허무주의의 길 없는 황무지에 던져놓을 것이며 따라서 그들은 다른 출구를 찾아 노력해야 할 것이다."

4. 에필로그

 긴 저의 변증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저는 이런 긴 글을 쓸 시간이 많이 부족하여 답변이 늦어졌습니다. 이 글을 쓰느라 휴가의 반나절을 보내 버렸네요. 그나마 휴가 덕분에 이렇게 유개추님의 글을 언급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제 불길한 예감은 우리는 서로의 다른 점만을 확인한 것이 아닐까 하는 점입니다. 하지만, 저는 유개추님이 말씀하신 진리에의 추구, 그리고 하나님의 역사개입과 세상바꿈에 대한 관심, 부활의 확신, 마지막으로 님의 신앙을 저의 답변에 반추하여 보겠다는 겸손의 마음에 하나님의 사랑으로 답변을 충실히 적어 보았습니다. 물론, 전공자가 아니니 부족하겠지요. 하지만 저는 제 신앙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제 행동을 신뢰하지 않습니다. 단지 제가 제 죄에 대해 회개하고 하나님께 믿음으로 나아갔을 때, 그분의 영이 제게 임했고 저의 이기적인 삶을 바꾸었다고 밖에는 설명을 드릴 길이 없음을 말해야만 하겠습니다. 예수님이 약속하신 성령이 제 안에 거하기 전에 저는 야고보의 말대로 행할 수 없었습니다. 마치 게가 천성적으로 옆으로 걷듯, 율법에 비추어서 내가 바른 삶을 산다는 것은 제겐 불가능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 분의 영이 내 안에 거했기 때문에 저는 진리 안에 행할 수 있습니다. 물론, 악을 행할 때가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더 이상 악한 성품에 젖어 살 수 없는 저의 새로움을 경험합니다. 유개추님의 말씀에 공감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일주일 금식기도와 성령체험기도가 그 부분입니다. 저도 많이 했거든요. 저는 3년만에 하나님이 저를 만나주셨습니다. 존 화이트 목사님의 경우, 사역을 하신 지 20년만이었다고 그분의 책에서 읽었습니다. 유개추님에게도 그런 은혜가 나타나기를 소원합니다. 몇 년이고 형제님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제가 이렇게 길게 글을 쓸 때는,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우리 함께 다시 기도해 보지 않으렵니까? 님이 "그런 성신체험이 만약 현실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자족적인 상황에서 그친다면 무얼 하겠냐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아닙니다. 성신체험은 무슨 황홀경이나 깜짝쇼같은 감정적 상승이 아닙니다. 진정한 성령의 내주하심과 그의 세례는 현실에 필연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입니다. 자족적 상황에 그치지 않게 되어 있습니다. 삶, 현실 그리고 상황과 격리된 성령은 하나님의 영이 아닙니다. 그것을 위해 기도하셨으면 합니다.

 쓸수록 글이 길어지니 시간이 부족한 저로서는 유개추님이 다시 토론거리를 들고 올까 심히 두렵습니다만(^^), 항상 반가운 마음으로 저도 숙고하고 글을 올리겠습니다.

하나님 안에서, 용주 드림

　

<Adding to James discussion>

이름 : SeungWhan ...(swbahk@engin.umich.edu ) 날짜 : 1999/08/11 조회 : 10

I am Seung-Whan Bahk.

I wish I would like to add what I've learned about the book of James.

It's not about James' christology; but I hope it will contribute to the discussions.

The apparent paradox in James---

According to Calvin, and later Luther, there exists contradiction in James and other NewTestament letters. Calvin tried to give some unsatisfactory explanations to this and later Luther resolved this problem by excluding James from the list of cannons. This stems from separating perseverance from justification by faith.

J. Edwards, however, claims that perseverance is part of faith. Namely, justification does depend on persevering faith. Therefore, what James mentioned about Abraham's act of offering Isaac is to be construed as persevering faith. In some extreme case, if one believes in Jesus and does not do good, he is 'NOT' justified, for he has no faith. In this sense, there is no cheapness in true Gospel; nobody can dupe God. The modern grammatical, philological, exegetical analysis support J. Edwards explanations. This part is beyond the scope of this letter.

Sincerely.

　

　

<RE:Adding to James discussion>

이름 : 유개추( ) 날짜 : 1999/08/14 조회 : 12

승환씨께

 야고보서의 모순에 대한 칼빈과 루터의 입장을 아주 정확히 서술하고 계시군요. 그런데 에드워드 라는 분의 믿음의 견지가 행동으로 연결된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제 영어실력이 달려서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다만, 믿음과 행함에 대해 단순논리로 보지 않고 통합적으로 보고 있는 것이 아닌지 짐작될 뿐입니다.

 오래전 입니다마는 "Jewish Christianity"라는 영문책을 가지고 짧은 영어실력에 씨름해 본 적이 있습니다. 그 책은 이 사이트에서 논쟁을 가진 바 있는 "Context"의 역할이라 할까요. 그런 것을 느끼게 해주는 책이었습니다.

 바로 야고보가 이끌어 갔던 초대 유대인 기독교의 모습을 그리고 있었습니다. 그들의 공유생활과 순교, 특히 야고보의 순교도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초기 기독교는 죽음을 의미하였고 그럼에도 어렵게 사는 이들이 전진수비라 할까요 박해가 심해지면 숨었다가 완화되면 예루살렘 성전주위로 나와 그들이 죽인 예수에 대해 선언하더군요.

 그러나 예수의 동생 야고보는 그렇게 보지 않았습니다. 아니 육신의 동생인 그는 그를 신으로 볼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다만, 당시의 크리스챤들이 그를 의지하고 믿고 따르기 때문에 인간적인 정리상 대표의 역할을 했던 것이며 결국 순교하기까지 되었던 것입니다.

 거기서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초기 유대 크리스챤들이 말하고 있는 것은 당시의 역사에 대한 반기이며 문화 바꾸기였습니다. 그들 나름의 언어로 예수에 대해 신앙고백하는 것이었지만 그것은 당시 식민치하에 50% 가까운 세금으로 고통을 당할 뿐 아니라 적들에게 투항한 놈들은 떵떵거리고 살면서 종교적으로도 우위에 서서 오히려 뼈빠지게 일하는 가난한 이들을 잘못 믿는다고 업신여기고 있는 상황들. 변방에서 젤롯 독립당 때문에 오히려 더욱더 고통당하고 있던 더욱더 나약한 갈릴리 주민들. 이러한 상황들을 뒤바꾸어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힘으로 이를 역전시킬 수는 없었기에 정신적으로라도 아니 도덕적으로라도 우의를 점해야 했던 것입니다. 그것은 '예수는 신'이라는 언어로 대변되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무덤이 비었다더라 하는 유언비어가 당시 이스라엘 민중의 소망의 언어였습니다. 그리고 이를 신앙하던 이들은 그 예수와 자신을 동일화하였습니다. 그러면서 모든 소유물을 같이하는 공동체의 생활을 지향하였습니다. 대개 그런 내용이었습니다만, 현재는 그 책을 잃어버려서 어떤 출판사의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혹시 어디 책목록에 나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여튼 잘 읽어 보았구요. '에드워드'라는 분에 대한 설명을 자세히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럼 이만 총총

　

　

<Reply to Mr. Yoo>

이름 : SeungWhan( ) 날짜 : 1999/08/19 조회 : 15

Dear Mr. Yoo,

First of all, I guess it's difficult to transfer my message in English.

The following is an excerpt from Jonathan Edwards, 1858 'Works'(3:515-16), which might be complicating things by pouring concepts with more difficult English. But I hope you could read this and understand.

" But [contrary to Calvin] we are really saved by perseverance ..... Faith is the great condition of salvation: it is that by which we are justified and saved, as [faith] is what renders it congruous that we should be looked upon as having a title to salvation. But in the faith on which salvation thus depends, the perseverance that belongs to it is one thing that is really a fundamental ground of the congruity that faith gives to salvation....

Without [perseverance], it would not be fit that a sinner should be accepted to salvation...

For, though a sinner is justified in his first act of faith; yet even then, in that act of justification, God has respect to perseverance as being virtually [implied] in the first act. And it is looked upon as if it were a property of that faith by which the sinner is then justified.... because by divine establishment [perseverance] shall follow [i.e., God has promised it] and so [perseverance] is accepted as if it were a property contained in the faith that is then seen [at the first act] ..... Without this [acceptance of perseverance as virtually in the first act of faith], it would not be congruous that a sinner should be justified at his first believing; but it would be needful that the act of justification should be suspended till the sinner had persevered in faith. "

 By the way, I do not base my argument on the assumption that Bible is incompetent to impart enough knowledge about salvation if it's your assumption. So it could be difficult to communicate. I understand you, though. For I know the suffocating effect of misunderstanding and miscommunication. It seems you accept two different literary sources, Bible and other stories, on equal basis. But I found that it often happens those two are inconsistent each other.

 For example, even though it is clear to me in the book of James that he believes in Jesus being the Son of God, the other sources you are mentioning clearly conflict with the tradition.

 Either you have to consider other stories more truthful or stick to Bible. (Of course, we can use other sources to reconstruct the situation. ) Or maybe you already stand on the other sources. It seems to me that you have such reason. I suppose one of the reason that the other sources look like more truthful may be that the Bible stories are too transcendental and seemingly unscientific. Even top class scientists, however, do agree that they cannot disprove such things. Such things are wholly viable and it is not forbidden to accept science and belief in God altogether. From such a point of view,

I would say that Jesus Christ is the Son of God and the whole Bible is coherent in supporting this.

　

　

<휴가잠식, 미안>

이름 : 유개추(hanjy11@chollian.net ) 날짜 : 1999/08/14 조회 : 18

 죄송합니다. 귀중한 휴가를 이용하여 답변토록 복잡하게 만들어서 말입니다, 그럼에도 오기랄까? 정말 용주님께는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할 필을 또다시 들고 말았습니다. 제발 부담갖지 말기를 빌 뿐입니다.

 저는 신에 대한 믿음을 갖자 는 말에 그대로 공감하는 놈입니다. 신을 저버린 현대는 그 앞길이 없습니다. 다만, 고백문을 보도문으로 보면서 자기 '종교'만을 유일무이한 종교로 보는 것 그것이 불만인 것입니다. 전 사실 "역사적인 예수님"에 대해서는 상상력을 동원해야 될 지 모른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왜 그러냐. 성경에 다 나와 있는데 그대로 믿으면 되는 것 아니냐? 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비신화화 뿐 아니라 '편집사'와 '양식사'와 같은 해석학을 통하여 발기발기 찢어진 '공관복음'이나, 모세오경 중 특히 창세기와 같이 상상력과 인근 모든 사상이 녹아 들어오되 야웨 하나님에 대한 신앙의 관점에서 기록된 책들은 더 이상 신적인 권위로만 다가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와 같은 선구적인 '해석학'은 타학문에 영향을 끼칠 정도로 정교한 것이기도 했습니다. 우리 나라에서 예를 들자면 도올 '김용옥'과 같은 사람입니다. 그의 '절차탁마대기만성'이라든가, '도올선생중용강의'와 같은 책에서는 철저히 그러한 해석학에 입각하여 중국 뙤놈들이 수천년간 믿어 왔던 '공자관' 그의 손자 '자사'의 저술여부 같은 것들을 철저히 깨부수고 있습니다. 논어, 맹자를 그 글에 씌어있는 대로 보지 않고 비평의 칼을 들어 해부하고 있는 것입니다.

 가장 간단하게 '역사적인 예수'를 서술하고 있는 책으로 저는 일본의 카톨릭계 작가인 '엔도 슈샤꾸'의 '그리스도의 탄생' '예수의 일생'을 들고 싶습니다. 이 책은 현대 해석학을 총동원하여 <인간 예수>께서 어떻게 <그리스도>로 탄생되는 지를 소설이라는 양식으로 서술하고 있습니다. 용주님의 단체에서는 혹시 금서목록에 들어가 있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저의 종교관은 다음과 같습니다.

 지금과 같은 몇 대 고등종교와 수많은 사교들이 생기기 전에 온 세상에는 제사종교가 있었습니다. 이 '제사종교'를 통해 사람들은 통합을 이루고 자연과 싸웠고 무료한 시간과도 싸웠습니다. 현재의 문화같은 것들, 특히 예술과 같은 것들은 거의 제사양식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아도르노는 그의 예술론에서 제사향기 즉, Aura를 예술성을 갖게하는 가장 기본적인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제사종교는 인간사랑이라는 윤리적 측면이 배제되어 있었습니다. 사람을 데려다가 죽여 신에게 바칠 정도로 인정사정없는 이성을 가진 사람이라면 도저히 거부할 수 밖에 없는 비이성적인 행위마저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종교와 정치가 일치되기도 했던 이 시대의 종교는 이상하게도 전 세계 인민이 똑같이 가진 예배양식이었습니다. 교통이나 통신이 발달하지 않아 자신들은 몰랐지만 말입니다. 그것은 누가 가르치지 않아도 첫날밤에 여인을 안고 섹스를 자동적으로 하듯이 말입니다. 표현이 좀 야한가요?

 그런데 종교학자들은 최초로 이것에 이의를 건 자가 이사야가 아닌가 보고 있습니다. 기원전 800년전이 아니었을까요? 이사야 1장의 내용을 보면 하나님께서는 제사를 좋아하시지 않는다.

 이웃과 화해하고 올 것을 강조하고 있는데 바로 윤리를 강조하는 경향이었습니다. 이러한 경향은 고대근동은 세계교통의 중심지였기 때문에 동쪽으로 오면서 페르시아의 '조로아스터 교'에 영향을 주어 철저히 윤리에 기반을 두는 종교로 발달하였고 더 나아가서는 인도에 제사종교인 힌두교에 영향을 주어 불교가 발생하게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불교는 마침 일어난 인도 반도의 전쟁 때문에 그곳에 발을 붙이지 못하고 중국을 비롯한 동양삼국에 가서야 꽃을 피우지요. 부족들끼리 싸우는데 건너편에 있는 먼 친척에게 자비를 베풀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갖게 한다면 그 전쟁이 되겠습니까?

 그런 사유로 당시 자기의 역할, 계급에 충실해야 함을 가르치고 있는 바가바드기타경과 같은 경전의 힘으로 인도에는 지금까지 힌두교가 자리잡고 있는 것입니다. 이 종교처럼 원시적인 종교도 없으나, 현대 자본주의와 같은 세상 복잡한 시대에 가장 심오한 철학을 내포하고 있는 지도 모릅니다.

 달마대사 같은 이는 이후 '선종'을 가지고 당시까지만 해도 '교종'으로 가득차 있던 중국으로 와서 제자들이 죽임을 당하는 등 온갖 박해 속에서 선종을 포교해 나갑니다. 이 선종을 기독교와 비교해 본다면 다음과 같습니다. 즉, 계시가 끝났기 때문에 성경만 보면 된다는 생각보다는 지금도 성령님께서 역사하시기 때문에 부단히 기도하고 성신체험을 하자는 주장 말입니다. 퀘이커 교도와 같은 성격을 가지지요.

 선을 통해 인간본성을 찾고 자기를 깨달아 알게 된다는 신앙을 가르쳤던 것입니다. ㈀藪?한문을 올릴 기술이 없어 않되끁습니다만, 수많은 선귀들은 그때그때의 순교자 그리고 2대, 3대 선사들을 통해 만들어 졌습니다.

 왜 이렇게 장황하게 기록하고 있느냐 하면 우리 민족의 역사속에서 그 민중들이야말로 그 불교중에서 미륵부처를 가장 대망하고, 신앙해 왔다는 것입니다. 물론 최치원 같은 이는 우리 민족 고유의 신앙으로 단군왕검이 무당의 신분으로 제정을 베풀었던 '부루교'라는 종교가 있었다고 하며, 현대의 이인화 같은 이는 중국 땅의 동방교야 말로 고구려 유민들이 퍼뜨린 고구려의 민간신앙이라고 하고 있습니다만, 가장 두드러지게 신앙한 것은 불교로 보이는 것입니다. 특히 정치적으로 압박을 당했던 호남 땅 같은 곳의 사원들은 용화, 미륵신앙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이상한 것은 '미륵'과 '메시아'는 범어에서 비슷하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적어도 그런 종교를 믿지는 않는다 하여도 그런 종교속에는 구원이 없고 어찌보면 우상숭배이기 때문에 척결되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면 한국 기독교인은 제 뿌리도 모르는 멍청이일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기독교를 유일무이한 종교로 믿는 순간부터 이 신앙은 다른 이들을 업신여기게 되고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에게 가장 배타적인 종교가 된다는 사실, 다른 종교들은 그러한 배타적이지 않는데 기독교는 배타적으로 다른 이들을 괴롭혀 왔다는 사실. 이것이 과연 이 종교만이 옳다는 증거가 되는 것일까요? 한 분 하나님이 계시나 인류는 각기 자신의 방식대로 그리고 자신들의 언어로 신앙하고 있는 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자신의 믿는 방식만이 옳고 다른 이 들은 다 틀렸다? 이게 도저히 제가 수긍할 수 없는 부분인 것입니다. 내가 사랑하는 여인만이 제일이고, 다른 여인은 엉터리다라는 논리와 다를 것이 무엇인지... 이런 측면에서 저는 일원론적이고 역사 증명적인 차원에서 성경을 다시 읽지 않는 이상, 이데올로기가 종언된 이 시대에 있어 앞으로 종교전쟁밖에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전쟁은 완전히 넌센스 속에서 일어나며 서로가 깊은 상처를 받으리라는 것입니다.

 근래에 종교통합에 대해 천주교가 적극적으로 나서는 데에는 로마교황청의 성서 읽기가 다원화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저는 신앙의 뿌리가 신교이고 장로교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그렇게 다원적인 측면에서 성서를 읽는 것은 기독교장로회뿐이고 예수교 장로회가 그렇지 않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예수와 그리스도가 싸우고 있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문제들이 해결되기 위해서는 그의 진심에서의 신앙은 어떻든 기본적인 신앙고백이 같다면 서로 인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배타적인 종교로 남음으로서 신이 자신들보다 더 사랑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을 정죄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이야기해도 꼭 예수님이 안타까워 했듯이 "듣기는 들어도 깨닫지못하고, 보기는 보아도 알지 못한다"라고 느끼실 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용주님께서 귀중한 시간을 들여 써놓은 글들을 소중히 읽어보았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정성과 따듯한 마음은 예수의 제자에 버금갈 수 있는 진지함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신영복을 사랑하는 용주씨가 더욱더 사랑스럽습니다. 청구회라는 이야기 정말 가슴뭉클한 이야기더군요.......이만총총

　

<답변...>

이름 : 김용주( ) 날짜 : 1999/08/21 조회 : 11

안녕하세요, 유개추님.

글 잘 읽었습니다. 오기가 생기셨다는 말에 조금 웃었습니다.

 저도 가끔 논쟁에서 그럴 때가 있거든요. 아무튼 그 오기가 서로를 존중하는 가운데에 이루어진 것이라 저도 기쁩니다. 또한 저를 너무 좋게 봐 주셔서 그것도 참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유개추님과의 의견 차가 커짐에 따라 더 깊은 이야기는 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일전의 답변에서 저의 의견에 대해 저는 충분히 논증을 했으니, 서로의 입장 차이를 확인한 셈이지요.

 단지 유개추님의 이번 답변에 대해 세가지만 짧게 언급하려 합니다.

 첫째는 이사야 선지자가 말한 내용은 제사에서 윤리로의 전환이 아니라 '죽은 제사', 야고보의 말로 대신한다면 행동(윤리)으로 드러나지 않는 믿음(제사)의 그릇됨은 이야기한 것이지요. 제사란 것은 그 근원을 따져보면 '대표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것임에 대한 표시이지요. 제사로 다른 행위가 정당화되는 것이 아니라 제사 자체가 다른 모든 것도 그렇게 하나님께 드려진다는 것에 대한 표시이지요.

 둘째는 종교성에 대한 것입니다. 종교성이 인간이 가진 근본적 본성이라는 점에 동의합니다. 하지만 대상에 대해서는 구별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바울이 에덴에서 복음을 변증할 때 처음으로 한 말이 "너희에게는 많은 신이 있으나..."였습니다. 그들의 종교성을 긍정하면서도, 나아가서 그들의 종교성에 대한 그릇된 방향성을 책망하고 예수님의 유일성을 변증합니다. 우상을 세우고 그것이 신이라고 생각하고 절하는 그릇된 종교성을 하나님은 싫어하십니다. 왜냐하면 자신을 세상에 계시했음에도 그들은 피조물인 소나 인간 등에 신이라 이름하여 절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만일 종교다원주의가 현대의 종교성의 대표라 하더라도 그런 의미에서 기독교는 종교다원주의에서 배제되어야만 합니다. 유일신과 예수님의 신성을 폐기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이야기를 하기에는 심하게 망설여집니다만 도올 김용욱씨에 대한 내용입니다. 물론, 저는 도올을 잘 알지 못합니다. 그의 강의만 몇 번 들어봤고, 그에 대한 비평 서적 몇 권 읽었을 뿐입니다. 하지만, 그의 사상에 오류를 잘 지적하고 있는 사람이 있는데 요즘 좀 유명한 진중권씨이지요. 이 사람을 언급하기가 껄끄러운 이유는 진중권씨의 글쓰는 스타일이 너무 과격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참고하기를 권하는 부분은 그의 책 <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2> 중에서 74쪽에 수록된 "어, 얘들좀 보라"입니다. 저는 그의 텍스트 비평을 긍정하지만 그의 방법적 과격성으로 인해 추천하기를 주저하고 있습니다. 특히 도올을 좋아하는 유개추님이 그 글을 본다면 많이 화가 날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먼저 사과를 드립니다. 또한 그에 대한 반론도 새겨듣겠습니다.

잘 지내시고, 좋은 내용의 토론거리를 주신 점 다시 감사드립니다.

또한 지금도 님을 위해 기도드리고 있습니다.(^^)

평안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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