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2월 복음과 상황 독자 모임

　

장소 : 신촌 민들레영토 별관
시간 : 2003년 2월 10일 일요일.
참석한 사람 : 권오재, 김용주, 이상국, 이희열, 임정은, 최준표, 이상 6명 (가나다순)

　

보수적 반미, 진보적 반미 – 이국운

용주 : 저는 이국운 교수님 글은 내용에 비해 용어나 글이 전반적으로 어렵다는 느낌을 받아요.

희열 : 준표 형제가 세계관 학교를 다녀왔는데 이국운 교수님이 강의를 하셨다고 하던데요.

준표 : 강의를 두 번 하셨는데 첫 번째는 그런대로… 어려웠지만 소화 가능했는데 두 번째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수면 상태로 떨어지는 굉장히 어려운 일이..

용주 : 강준만 교수는 대개 어려운 내용을 쉽게 쓰면서도 내용은 알찬데 이 교수님은 내용자체는 평균 수준인데…

희열 : 쉬운 내용을 어렵게 쓰시는 거 같아요.

용주 : 네, 그런 느낌이 지배적이죠.

구교형 목사님
용주 : 이런 식으로 글을 쓴 건 좋은 거 같아요. 연합운동에 대해 이러면 어떻겠냐고 제시하는 게, 물론 얼마나 반응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긴 하지만 말이죠. 그런데 이런 이야기가 나온 후, 계속 논의에 불을 붙여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상국: 복상에 이런 게 실려서 얼마나 연합운동이 일어날 수 있는 진 모르겠는데. 목상이 주류가 아니기에 연합은 좀 어렵지 않을까요?

오재 : 복상이 그런 일을 할 순 없나요?

용주 : 복상은 생각보다 허술해요. 편집위원들과 편집장님 정도가 일을 하고 있으니까.

오재 : 이런 글이 한 번씩 나오면 괜히 한 사람 나와서 소리 한 번 지르고 사라지는 느낌 같은데.

상국 : 지난 달에도 그랬지만 평이한, 원론적이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고 그런 이야기들이 시간이 지나도 그 수준에서 별로 발전하지 않는 것 같아요. 어떤 여기에 무슨 글이 실려도 힘을 갖기가 어려운 점이 많구요. 이 글(구교형)을 논할 때, 긍정적으로 보고 싶은 면은 운동성을 가지려고 한다는 점이에요. 복상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죽어 있다라는 느낌이 많이 들거든요. 옳은 소리만 하고 세부적인 계획이나 실천이 빠져있기 때문이죠. 하나의 지적유희 마냥 ‘나는 복상을 보며 상황을 인식하고 있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지 않나.. 얼마나 이 글이 타당성이 있느냐를 떠나 운동성 가지려고 하는 글이 계속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국운 교수님 글은 뭐 이렇다 말은 하지만 이 걸 위해 어떻게 하겠다, 어떻게 하자 그런 내용은 없는 것 같아요. 없는 상황에서 이 정도 나와서 긍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오재 : 이 글은 정기적인 연재물이 아니라서 한번 실린 후에 계속 논의가 되지 않으면 그냥 묻혀 버릴 수 있다고 생각해요. 구 목사님이나 다른 분들을 섭외해서 계속 문제를 제기하고 논의했으면 합니다.

용주 : 너무 이상적이라는 생각이 들긴 해요. 차라리 이런 글을 쓸 거였으면 각 단체 별로 리서치를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죠. 현장에 있는 각 단체들의 생각은 어떻고 실제 연합을 하려면 각 단체의 내부적으로는 어떤 반응을 보이며 어떤 문제들이 있는지를 먼저 파악하고 난 후에 그것들을 수렴해서 글을 쓰는 게 순서에 맞았다고 생각해요. Bottom-up 방식으로 모아진 세부사항으로 원론적인 얘길 해야지, Top-down방식으로 원론적인 이야기를 하게 되니까 공감대가 그만큼 줄어드는 거죠.

희열 : 이런 고민은 사실 선교단체 내부에서 시작되어야 변화될 수 있는데 이 분은 선교단체 내부에 있지 않으신 분이기에… 선교단체들에서 어느 정도 반응이 있을 것인진 좀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아요.

오재 : 복상포럼이 있잖아요? 재작년에 국가보안법을 주제로 포럼을 하고 활동이 없는 것 같은데 복상포럼에서 이런 문제들을 다루면 공론화하고 실천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희열 : 이 제안에 대해서 공감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나… 국가보안법 같은 경우 공감을 많이 얻은 주제지만 이 주제에 대해선 과연 포럼이 가능한 지..

용주 : 편집진들에게 그런 류의 글들을 청탁하는 것도 괜찮겠네요.

오재 : 한 방향으로 몰아가는 것 보다 다른 입장들끼리 논쟁을 붙여보는 것도 괜찮은 것 같아요. 예전에 세계관 논쟁처럼.

특집: CCC도 세습하는가?

용주 : 저는 CBS저널 지상중계는 “뉴스앤조이”에서 이미 다 본 상태였는데요. 어떠셨어요?

상국 : 왜 이 글이 복상에 이런 식으로 실려야 하는 지 잘 모르겠는데 한 달에 한 번이라면 기사를 이런 식으로 편집하면 안되지 않나? 한 달에 한 번 내는 잡지가 벌써 CCC 문제가 12월에 나온 문제인데 1월호에 내도 좀 늦었다 싶은데 2월 달에 나온 내용이 CBS에서 나온 내용을 그래도 싣고 있고.. 화려한 이사님들을 달고서 다니는 복상이 CBS토론 한 걸 담고나 있고, 분석기사나 필진들이 나와서 이야기해야지, cbs 부속잡지도 아니고 게시판 글을 따다가 글을 쓰는 잡지 편집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공짜도 아닌데.. 이건 자세가 아니죠.

용주 : 제가 알기로 아마 편집장님은 CCC 문제를 오프라인 잡지에 실어서 사람들로 하여금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 지 알리는 것 자체만으로도 의의가 있다고 생각하셨던 거 같아요.
상국 : 여기서 복상이 아예 세습이 잘못됐다 했으면 사람들을 동원할 수 있는 기사를 썼어야 했고 중간적 입장이었으면 양쪽 사람들을 다 불렀어야 하는데 이것저것도 아니고.. 복상 보는 사람들 중 뉴스앤조이 안 보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싶어요.

정은 : 주변에도 CCC 문제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많던데요. 저는 이 정도로 알린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해요.

용주 : 원래 박성민 목사님 인터뷰가 실리기로 했는데 일정이 차질이 있었나봐요. 제가 볼 때도 특집이란 이름으로 이렇게 편집된 건 문제가 있다는 느낌이 들긴 합니다만. 오히려 “뉴스앤조이”의 김종희 기자님이 계속 온라인 상에 CCC 세습 관련 기사들을 올리고 있는 걸 주로 보고 있는데 잘 쓰시더군요. 재정문제 같은 민감한 부분들을 아주 깊게 파헤치고 있는 것 같아요.

희열 : “뉴스앤조이”에서는 세습 절대로 안 된다고 보고 글을 쓰는 거잖아요, 입장을 분명히 하고 글을 쓰기에 확실한 내용이 나오는데 복상의 입장은 너무 중립적인 것처럼 느껴지네요.

오재 : 잘은 모르는데 옛날 CCC에 대한 기사가 먹지로 나온 적이 있다고 그렇잖아요, 외압이 있어서 그런 걸로 아는데 이런 걸 복상이 다루면 본격적으로 다룰지 안 다룰 지는 모르지만 또 그런 것에 얼마나 견딜 수 있을지…

상국 : 운동력을 갖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이사님들이 전혀 힘을 안 쓰시기 때문이죠.

용주 : 제 글은 새벽이슬 게시판에서 다 보셨을 것 같은데요. 게시판에 올린 글 중에 처음과 마지막 것만 실렸는데 연결이 자연스럽진 않아도 전달할 내용은 다 들어간 거 같더군요. CCC 세습 문제 자체에 대해서는 다들 어떻게 생각하세요?

희열 : 저는 이진오 대표가 하는 말이 아무리 생각해 봐도 맞는 것 같은데, 오해라고 하더라도 오해로 인해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면 안 해야 되지 않나요? CCC에서는 문제 없다 하는데, 제가 보기엔 이진오 대표의 논리가 맞다는 생각이 드네요. 큰 선교단체에 대한 이야기라, 사실 웬만한 목회자 분들 중에서도 이 선교단체 출신이 많은데 CCC 문제를 말하기가 좀 조심스럽기도 합니다.

용주 : 김준곤 목사님은 한국 교회에서 굉장히 영향력이 있는 분이시죠. 개혁연대 월례 기도회 때도 나온 얘기지만, 김목사님이 그 사건 이후로 상처를 받으셔서 CCC에서 훈련된 리더들조차 불신하고 친인척들을 통해 리더십을 유지하려는 게 큰 문제인 것 같아요.

오재 : CCC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문제들이 있으면 먼저 또 당연히 내부에서 문제제기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움직임은 전혀 없고 밖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모습이 서글퍼요 광림교회문제도 그랬고 문제가 있으면 문제가 있는 조직은 도리어 조용한 이상한 구조 말이죠.

희열 : 제가 안타까운 것은 이렇게 이야기가 되어 논쟁이 이루어져도 정작 논란의 중심에 있는 당사자들은 굳이 이 것에 대해서 논박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는 사실입니다. 그냥 밀고 나가서 일단 세습이 이루어지면 별수없지 않냐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광림교회 문제도 반대집회도 하고 여러모로 대응을 해도 그냥 세습을 해버리니까 기정 사실이 되었거든요. 기독교 방송 문제도 그렇구요. 몇몇 꼬인 시각을 가진 사람들이 순리대로 이루어지는 일에 딴지를 거는 거라고 생각하고 그냥 밀고 나가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확실히 이런 행태들을 견제할 수 있는 수단이 없으니깐 그게 문제인 것 같아요. “뉴스앤조이”나 복상에서 말하는 수준이 미약하기 때문에 그 쪽에서는 코웃음도 안 칠 정도로 그냥 강행하겠다는 모습으로 보이고.. “CCC 내부에서는 다 동의했는데 왜 외부인인 너희들이 이 부분에 딴지거냐”는 이야기로 들려서 좀 답답했습니다.

용주 : 대형교회 세습 문제로 시위도 하고 게시판에서 논쟁도 해봐서 비교할 부분이 좀 있는데요. ccc는 대형교회들에 비해서 상당히 대응을 잘하는 거에요. 오히려 새벽이슬의 경우에는 입장 표명 없이 게시판 논객들에게 그냥 방치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CCC는 사이트도 그렇고 여기저기에 공식 입장과 해명을 충실히 하면서 새벽이슬에서 글을 쓰기도 하고 박목사님은 인터뷰도 하시고, 우리는 공정한 절차를 거쳤다는 등의 대응들이 대형교회 세습 때보다 좀 세련된 것 같아요.

희열: 그래도 이렇게 문제제기를 해도 내부적으로는 문제삼지 않고 결국에는 세습을 하면 시간이 지나면서 잊혀지게 되는 게 안타까운 일이에요.

용주: 현실적으로 봤을 때는 실제로 이 분들이 세습을 강행하게 되고 그래서, 안정을 찾게 된다 할지라도 세습을 한 단체와 당사자의 실명이 계속 거론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결국 그게 그 사람에 대한 평가로 꼬리를 달게 되기 때문에 박성민 목사님이나 김철영 목사님의 이름이 몇몇 학생들이나 사람들에게 그런 이슈로 각인이 된다면 그 정도 수준에서도 충분히 의미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오재 : 계속 발전하고 나아진다는 걸 알고 또 믿지만 힘있는 교회, 단체의 이런 대응과 모습을 보면 교회가 세상보다 앞서가고 본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세상만도 못한 현실을 보는 것 같아서 슬퍼요. 대선 때는 인터넷이 거대한 낡은 신문들의 지배에 균열을 내고 바뀌지 않을 것 같았던 분위기들도 많이 바뀌는 등등 새로운 기운들이 보인 것에도 미치지 못하니..

용주 : 저는 이런 식으로 계속 실명을 거론해야 한다고 봐요. 그건 그렇고 뒤에 두 글은 특집을 하면서 좀 끼어 맞췄다는 생각이 들어요. 뒤의 글들은 어떤가요?

상국 : 그냥 넋두리 같은데요.
용주 : 전 이 글이 어떻게 실리게 됐는지 궁금하던데. 투고인가?

희열 : 앞에 CCC문제가 있어서 그렇지 상식을 벗어난 한국교회라는 주제에서 보자면 나름대로 괜찮은 것 같아요.

상국 : 독자글이면 모르겠는데 특집에 이런 글이 실려서는 좀 그렇더군요. 특집기사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용주 : 한기총 로고가 들어 있어서 저는 지난 번 기도회 관련된 심층기사인 줄 알았거든요.

희열 : 저는 훑어 보다가 이게(한기총로고) 있길래 기도회 있던 걸 옹호하는 글을 실었구나 했는데 아니더라구요. “교회와 주식회사”는 특집 중에서는 성의 있고 깊이 있는 내용인데 반해 사례비에 관한 것은 명쾌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용주 : 필진들도 수위조절을 하는 게 아닐까요? (모두 웃음)

상국 : 시기는 적절했던 것 같아요. 주식회사처럼 가면 안 된다는 쪽으로 노회에서 가이드라인을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은 들더라구요. 구교와 비교하는 내용들이 나오는데 한국에서는 그렇게 하면 거의 파탄이 되지 않을까…

용주 : 특집에서 이 정도 수준으로 글이 나와줘야 하는데 앞의 글들은 좀…

상국 : 마지막에 나온 촌지 이야기는 좀 평이하지 않았나 싶은데요.

오재 : 질문이 있는데요, 노회와 개교회 간의 관계가 천주교만큼이나 밀접하고 또 영향력 있는 것 같아 보이지 않는 저는 굉장히 개교회주의적인 분위기에서 노회로 문제를 가져간다고 해서 얼마나 영향이 있을까 궁금해요

상국 : 될 수도 있고 목사가 약하면 노회에서 해결을 하고…. 교회의 노회에 대한 영향력의 정도. 약간 백 교수님 글과 반대적인 입장이라는 느낌이 드는데 백 교수님은 개교회적인 대비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쓰신 것 같은데 이 분은 노회 측에서 막아야 한다고 하셔서 혼동되는 부분이 좀 있었습니다.

백종국 교수님

용주 : 우선 내용도 내용이지만 백 교수님이라는 name value에 저는 가치를 두게 돼요. 우리나라는 복음주의 1세대와 같은 어른들이 좀 개혁적인 일들에 영향력을 발휘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한데 백 교수님의 글은 그래서 더 의미가 있죠.

오재 : 앞서 구교형 목사님 제안대로 복음주의가 뭔지를 우선, 명확하게 해야 할 거 같아요. 일반인들이 듣기에 복음주의라면 오히려 그냥 뭉뚱그려 한국 기독교, 교회가 떠오르는 것 같아요.

상국 : 재산문제에 대한 법원 판례 등 글이 실제적으로 써졌어요. 과연 얼마나 많은 교회에서 자기 교회 정관을 채택하려고 할까가 의문이 됩니다. 정관을 채택하려는 교회는 이미 별로 개혁해야 할 필요가 없는 교회이고, 오히려 개혁해야 할 교회는 이런 게 뭐냐 이런 반응일 것 같아요.

희열 : 대안을 다 제시해 주셨는데 실제적으로 어떻게 사회, 각 교회에 반영될 것인가, 그런 부분까지도 세심하게 고민되어져서 실천되어 질 수 있으면 좋겠어요.

상국 : 분위기 인 것 같아요, 지금은 시작이라서 코웃음 칠 수 있지만 한 교회씩 정착되어 가다보면 정관은 가지게 될 것 같아요. 물론 어떤 정관을 갖게 되느냐인데. 최신 유행이다 하면 따라 갈 지도 몰라요. (모두 웃음)

희열: 큰 교회는 안되더라도 개척교회부터라도 정관을 가지고 시작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사법시험 이야기

오재 : 이런 걸 느꼈어요, 시험에 운이 좋았고 합격이 하나님의 은혜고 그렇게 말해도 공부 열심히 한 사람이 쓸 수 있는 글이구나 하는.

상국 : 전도지에 실릴 법한.(모두 웃음) 굉장히 은혜스럽던데, 회심하고 싶어지잖아요.

용주 : 저도 은혜가 됐습니다. 저의 기도 생활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희열 : 용주 형제가 이번에는 몸을 사리시는 게 아닌가요? (모두 웃음)

일도 : 모두들 정치적이 되어 가는 게 아닌가요. (모두 웃음)

희열 : 박총 편집위원과 김두식 교수님의 이야기를 볼 때 삶을 치열하게 사는 게 좋은가, 물론 삶의 여러 가지 모양이 있으니깐 나름대로는 치열하게 살아가시겠지만, 아니면 여유를 즐기면서 살아야 하는가 항상 고민하게 되는 것 같아요. 열심히 치열하게 살려고 하는 생각을 하다가 내가 현장에서 치열하게 살려고 고민하는 것들이 너무 세속적인 게 아닌가 라는 고민을 하게 되는 거 같아요. 이 분들이 쓰시는 글을 보면서 그런 고민이 들어요.

용주 : 저도 그런 고민 해요. 이 분들의 글을 보면 뭐랄까..

희열 : 제가 기존에 고수하던 입장은, 최선을 다 해서 세상에서 하나님의 사람답게 믿음으로 사는 것 못지않게, 자신의 영역 안에서 능력 있는,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노력해야겠다 라는 생각을 하거든요. 그래서 치열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는데 박총 님의 글을 읽다 보면 이런 저의 고민이 생활에 너무 매여있는 듯이 느껴져서.(웃음)

오재 : 저는 도리어 열심히 살아야 은혜를 주시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요. 시험 공부할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3번밖에 안 읽었다는 것에 저는 경악을 했거든요. 그 두꺼운 책을 세 번씩 정독한다는 건 참 열심히 공부했다는 이야기인데.

용주 : 그런 거죠. 이 분들은 어느 정도 기독교 문화권 안에 있잖아요. 만나는 사람들도 신앙 안에서 도움을 주고 받는 사람들이고. 굳이 문제제기를 하자면 이런 사람들은 오히려 소수라는 거죠. 실제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세상에서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아 가는데. 이런 글들을 보면서 느끼는 정서는 힘들게 노동하고 나서 아무 생각 없이 쇼 프로를 보며 마음의 위안을 삼는 느낌과 비슷하다는 거죠. 오히려 직장인 같은 다수가 고민하는 삶에 대해 적나라하게 이야기하는 글이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희열 : 힘들고 어렵지만 자신의 영역에서 치열하게 살던 사람이 실제적으로 겪은 삶의 내용들이 있어야 하지 않나… 원론적인 이야기야 순간순간 하나님께 은혜를 구하며 살아야 하는건데, 실제로 고민해 보고 아파하는 사람들의 글도 실리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봤어요.

상국 : 시리즈가 아직 안 끝났으니깐..

오재 : 그래도 김두식 교수님은 예전이 실렸던 글 보면 그런 고민들과 부딪힘이 있으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걸요.

우리가 회복해야 할 진정한 예배

용주 : 이번 글은 지난 달 주 5일 근무제에 관한 기사랑 이어지는 것 같죠?

희열 : 저는 재미있게 봤는데 기독 공동체 안의 가장 문제점이 놀이 문화의 부재, 흔히 after를 해도 밥 먹고 영화보고… 뭐 해야 되지… 그런 건전한 놀이 문화가 없는 상황에서 잘 쉬어라 라고 이야기하면 무얼 해야 하나.. 구체적으로 거론 된 것은 아니지만 교회 공동체에서 뭔가 해야 되지 않나, 기도원이야기에 대해선 공감을 했구요, 이 정도는 필요하지 않을까.

상국 : 처음에 언론 이야기를 왜 했는지 모르겠어요,

오재 : 교회에 놀이문화가 없다고 하지만 도리어 학교 같은 데에서 엠티를 가면 교회 다니는 애들이 게임도 많이 알고 그런다고 쓰임(?)을 받을 때가 있거든요.(웃음) 뭐, 상관없는 이야기일수도 있지만 교회에서 우리가 찾지 못하고 있는 나름의 잠재력이 있다고 봐요.

희열 : 작게 본다면 놀이 문화인데 좀 크게 봐서 쉼에 대한 고민이라고 봐야 하지 않나, 잘 쉬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상국 : 회사에서 많이 느끼는데, 시간 개념으로 일을 한다 라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일의 양보다는 오래 앉아 있으면 그 만큼 인정하고, 야근 많이 하는 사람은 실력있는 사람이고, 일반적인 인식이 그래요. 외국 기업 다니는 친구 이야기를 들어 보면 야근 하는 사람은 굉장히 실력없는 사람으로 치부된다고 하던데. 보통 야근이 당연시되면 될수록 제 시간에는 노닥거리게 되잖아요. 교회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회사에 다니면 사람들이 오래 남아 있어야 열심히 일하는 것처럼 보이고 정시간에 퇴근하면 일 제대로 안 하는 것처럼 생각하는데 인식이 좀 바뀌어야 해요.
정은 : 교회도 그래요.(모두 웃음)

선택과 옹호

용주 : 강만길 교수님의 책은 “20세기 우리 역사”를 처음 봤는데 그 때 느꼈던 건, 학교 때 국사, 특히 한국 근현대사를 헛배웠구나 하는 생각이었죠. 그간 속아 살았구나, 배신감과 함께.(모두 웃음) 왜 우리 고등학교는 항상 시험칠 때 연도나 지명 같은 게 중요한지 모르겠어요. 역사의식보다는 IQ를 테스트를 위한 문제 같다는 생각이 자주 들어요.

희열 : 고대사나 중세사도 중요하지만 실제적으로 우리의 삶과 연계하여 진보하기 위해 근, 현대사에 대해서 더 알아야 하지 않나요? 현장이나 언론을 통해서 듣는 것은 가감내지는 왜곡되어진 부분이 많다고 생각해요. 반민특위나 장준하 선생에 대해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어요. 그래도 강만길 교수님은 근현대사에 대해 친일파 명단을 이야기하는 것도 그렇고 근현대사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지 않느냐고 사학자 입장에서 이야기를 하시는 것 같아서 반가웠습니다.

오재 : 반민특위뿐만 아니라, 생각해 보면 학교 같이 다니는 친구들을 봐도 유신이나 광주, 심지어 87년 이후에 대한 이야기들도 잘 모르고 전혀 하지 않아요.

용주 : 중간에 강준만 교수 책에 대한 언급이 있었는데, 저는 오히려 강준만 교수 책이 훨씬 영향력 면이나 교훈적인 면에서 볼 때 좋다고 생각하거든요. 강 교수님은 전문가 입장에서의 욕심이 있겠지만 보통 사람들은 년도니 사료니 주석 같은 것들 안 중요하거든요. 전 요즘 “한국근현대사 70년대판”을 보고 있는데, 몇 권의 역사책을 읽는 것보다 낫더군요.

오재 : 그런 부분에서 총장님도 고민하시는 것 같던데요. 자기 또래의 역사학자들은 할 줄 아는 게 논문 쓰는 것 밖에 모른다, 젊은 사학자들도 논문 쓰느라 다른 것 할 시간이 없다고 하시는 걸로 봐서는..

희열 : 이 꼭지를 보면서 복상에 대해 전반적으로 드는 생각은 비록 기독교인은 아니지만 복상으로 통해서라도 진중권, 고종석 같은 분들이나 한겨레 쪽 언론과 교류할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에요. 꼭 신학적 이야기가 담겨 있지 않아도 몇 편 정도는 실려줘도 되지 않나? 기독교인 잡지니깐 기독교인 이야기만 실린다는 것은 아니라고 봐요.

오재 : 지전도사님도 강만길 선생님의 역사관에서 기독교적인 모습이 있다고 하신 것처럼,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통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그리스도인이 아니어도 생활과 생각이 통할 수 있는 부분들부터 교류하고 다루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선택과 옹호도 종교가 없는 사람들도 많이 나오잖아요.

잡지전반

용주 : 비교를 좀 하자면 <인물과 사상> 같은 잡지는 내용이 충실하면서도 별로 어렵지 않게 페이지가 넘어가는데, 복상은 실제로 내용은 평균인데 교수님들이 글을 쓰게 되면서 용어나 형식 면에서 비교적 무겁게 가는 것 같아요. 문제는 전혀 실천적이지 않는 독자들이 이걸 보면서 ‘나 이 정도는 이해한다’는 지적 만족감을 얻고 그치게 되는 거죠. 오히려 충실한 내용이 담기면서 쉬운 글쓰기가 권장되어야 해요. 그리고, 독자층 확보를 위해서는 일반적 교양인들이 접할 수 있는 문화적인 면이 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희열 : 새로운 필진이 부족하다, 감각있는 필진들이 필요하다고 봐요. 사실 이런 매니아 위주의 잡지 분위기에서는 그런 필진이 나올 수 없을 것 같아요. 그런 사람들을 키우기 위해서라도 내용은 진지하더라도 강준만 교수의 글과 같이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는 글들이 실렸으면 좋겠어요. 목회와 신학이 아니라 복음과 상황인데..(모두 웃음) 목회자도 보겠지만 평신도가 더 많이 보는 거 아닌가? 평신도들에게 주안점을 준다면 무거운 신학적 주제를 쉽게 풀어가는 것도 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오재 : 너무 오랫동안 이렇게 온 것 같아요. 새벽이슬에 아쉬웠던 부분은 창간초기부터 일러나 종이질에 신경을 썼던 것이에요. 어차피 새벽이슬을 보는 사람은 일정부분 정해져 있는 게 사실인데 처음에는 이런 독자층을 공고히 하는 내용적인 기초 쌓기가 중요했다고 보거든요. 그리고 정체성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을 때 일러스트레이션이나 종이질 같이, 점점 외연을 넓힐 수 있는 부분들에 신경을 썼으면 하는 바람인데. 복상은 이제 볼 사람이 보는 단계는 지나서 복상이야 말로 이제는 일러나 종이질, 쉬운 글쓰기 같은, 외연을 넓힐 수 있는 걸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해요. 또, 대통령선거와 지자체 선거 때는 매뉴얼 같은 게 나왔는데 이번에는 대통령 취임식에 맞춰 그런 글들도 좀 있었어야 되지 않았나 하구요. 재작년에는 SF를 연중기획으로 잡았고, 그 다음에는 리더쉽, R세대 이야기 하다가 올 해는 별 다른 큰 뼈대가 없는 것 같은 게 좀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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