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틀입니다..

<복음과상황> 모니터링 모임

2003년 1월 12일 오후 7시, 민토 신촌 별관, 2003년 첫 번째 독자모임

　

참석자: 김용주, 안병훈, 이희, 권경우, 이양석, 임정은, 이상국, 장권우진

(정리는 임정은 자매가 수고해주었고, 모니터링 때 했던 이야기들은 발언자들이 직접 손을 보았다.)

권두대담

용주 : 권두대담은 어땠나요? 저는 요즘 김동문 선교사님의 책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잘 모르고 있었던 부분들에서 공급을 받을 수 있을 거 같아요. 얼핏 들은 얘기인데 외신 기사들은 베끼기가 아주 많다고 하던데 그런 부분을 좀 짚어 주셨으면 더 좋았을 거란 생각이 들어요.

우진 : 저는 ‘한겨레 21’을 잘 안 봐서 모르는데, 다른 기자들에 비해 김동문 선교사님 글은 어떤가요?

용주 : 외신 같은 경우는 확인하고 비교할 수 있는 수준의 매체가 없기 때문에 비교하기 어려운 거 같아요. 기사가 나가면 그런가 보다 하며 믿는 수밖에 없는 거죠.

우진 : 예전 권두대담들 중에서는 약간은 유도심문처럼 어떤 방향으로 몰아가는 질문들이 가끔 보였는데, 이번에는 그런 게 없어 보여서 좋았어요. 보통, 선교사님들이 소개되는 경우는 후원 요청 때문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는데, 김동문 선교사님 경우는 솔직하게 후원 요청을 밝히니까 오히려 깔끔하고 좋아 보이더군요.

경우: 복상에서 김동문 선교사님 글이 계속 실리고 있는데 예전 성지순례에 대한 이야기는 손이 잘 안갔었는데 이번에 보면서 조금 관심이 가더라구요. 가뜩이나 요즘 미국과 중동문제가 있으니까. 그냥 단순히 선교사님인 줄 알았는데 한겨레 기자로 계신 분인 줄은 미쳐 몰랐네요.

상국: 저는 이 분이 선교에 대해 말씀하시는 게 굉장히 공감이 가요. 선교사로서 기자의 신분을 가지고 어떻게 선교를 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들이 감동이 되더군요. 선교란 이런 식이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리버럴 데모크레츠의 탄생

용주 : 전 좀 어렵게 읽었어요. 짧은 글인데 용어 때문인지, 읽는 데는 시간이 좀 걸리더군요.

우진 : 개인적으로는 이번 1월호 중에 가장 마음에 안들었습니다. 보통 복상에서 주로 글을 쓰던 복음주의권 필진들은 92년 대선 때도 김대중을 지지했었고, 항상, ‘차선’이든 ‘차악’이든, 뭔가 현실적인 대안들 중에서 가장 나은 대안을 선택하자는 이야기를 많이 했거든요. 최근 몇 년 사이, 송병주 목사님 글만 예외적으로 좌파적이었죠. 이번 이국운 교수님 글에서도 보면, 노무현대 이회창을 구도로 해서 이회창이 튼튼한 오른편 날개로 바뀌었으면 좋겠다라는 식으로 글을 쓰시니, 노무현은 자동적으로 좌파로 설정되겠더군요. 그렇게 얘기해 버리면 한나라당에서 노무현을 좌파라고 비판하는 얘기와 뭐가 다른지 모르겠어요. ‘좌파/우파’라는 구도를 아무 데나 사용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박노자 교수만 봐도 한국의 향후 10년을 ‘중도우파/중도좌파’의 대결구도로 예측하면서 중도우파를 노무현 라인으로, 중도좌파를 민주노동당으로 잡고 있거든요. 국제적인 시각에서 봤을 때, 아직도 한국은 우편향된 구도인데, 거기에다가 ‘좌파/우파’라는 이름을 붙이고 있지 않나 싶어서 약간 안타까웠어요. 10년 전부터 복상에서 표현되는 정치적 색깔은 늘 그대로인 듯 해서, 정치적으로 좀 더 다양한 의견이 복상 지면에 실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한국교회

상국 : 무척 흥미롭게 읽었는데요. 지난번 독자모임 때 제가 목회자의 자질문제라는 얘길 했었거든요. 백종국 교수님의 글을 보면서는 자질 문제가 아니라 제도에 대한 문제라는 깨달음을 얻었지요. 모르던 교회의 구조도 좀더 명확하게 알게 되었습니다. 이번 주에 들었던 생각은 한국교회가 정말 이렇게 제도로 막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들이 슬프게 다가왔습니다.

용주 : 저는 비슷한 생각을 막연히 하고 있다가 백 교수님의 글을 보니 더 명쾌해서 좋았습니다. 예를 들면, “목사가 기름부음을 받았기에 비판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은 이단적이다”라는 말이 깔끔하고 단호하게 표현되어 은혜가 되었습니다.(모두 웃음) 목사의 권고사면 과정을 단적으로 잘 표현한 것 같아요. 대의정치의 구조를 가지는 장로교에서 장로 전원이 목사의 권고 사면을 원하더라도 목사 1인이 반대하면 당회에서 결정할 수 없고, 교회가 분규의 국면으로 들어가야만 노회의 관심대상이 되며, 이렇게 소집된 공동의회의 과반수 2/3 의결이 있어도 여전히 사면의 권한은 노회에 있다는 대목이 아주 명쾌했어요. 실제로 담임 목사님 한 명이 부정을 저질러서 사면을 하게 되는 과정은 아주 힘든 과정이더라구요.

상국 : 백종국 교수님이 조목조목 반대하신 게 거의 기존 성도들에게 뿌리깊게 세뇌가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어렵지요. 무언가 잘못된 거다라고 알고 있지만 이야기하려면 굉장한 부담감이 먼저 옵니다. 마치 스스로가 사단의 자식인 것 같은. 일단, 사고가 그런 식이기 때문에 제도적 장치도 없어서 어려움이 많죠.

용주 : 무의식 중에 그런 게 있는 것 같아요. 목사님과 내가 각기 다른 은사를 가지지만, 평등한 위치에서 사역을 하고 있다라는 생각을 가지기 힘들기 때문에 목사님의 잘못에 대해 지적하게 될 때 내가 하나님의 사역자를 힘들게 만든다 라는 부담감, 죄의식이 강하게 누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설사 잘못했다 하더라도 ‘윗사람을 어렵게 만든다’라는 의식이 강한거죠. 그래서 오히려 바른 생각을 가졌다 하더라도 그런 생각을 가진다는 것 자체로 계속해서 심정적으로 죄의식에 눌리는.

상국 : 사실 이런 글을 읽고 나서도 부담이 돼요. 이런 식으로 제도를 고치자라는 말도 교회에서 실제로 말하기엔 부담이 되거든요. 굉장히 옳은 일임에도 불구하고..

우진 : 이 글에서는 담임 목사님들이 교단 헌법을 악용하는 경우가 주로 언급되었는데, 제가 알기로는 장로들과 노회 쪽이 연결되는 수도 있어요. 대부분의 경우는 담임 목사와 노회와 연결이 되는데, 장로들과 노회와의 친분으로 말미암아 담임 목사를 쫓아 내기도 하더군요.

경우 : 장로와 목사들간에서 장로들의 목사의 권고사직, 실정법에 걸리는 것 말고 보통 사유가 될 만한 게 어던 것들이 있죠? 극단적인 것들을 배제하고는 좀 애매한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예를 들면 목사님 설교에 문제가 있다고 하면 그 기준이랄까.

용주 : 실제로 한국 교회에서는 목사의 설교가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목사님을 바꾼다라는 것은 거의 없다고 보는 게 맞을 거에요. 문제는 목회직을 아들이나 친족에게 세습한다던가 혹은, 교회 여성도와 불륜의 문제 같은 극단적인 일들도 조용하게 묻혀서 처리가 되는 경우가 있어요. 그런 부분을 지적하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지 목회자의 돈 씀씀이가 헤프다, 고급차를 몰고 다닌다, 설교가 은혜가 안된다 정도의 얘기는 아예 문제삼지를 못하죠. 오히려 그런 문제로 교회에서 불만을 얘기하면 그 성도가 아마 힘들어질 거예요. 이런 일들은 정보의 교류가 적은 지방으로 갈수록 심한 것 같기도 해요.

경우 : 얼마 전 김동호 목사님 연봉으로 좀 시끄러웠잖아요. 적정한 수준으로 받고 계시다고 말씀하셨는데 이번 일이 대형교회의 목사님들 같은 경우에는 자신의 연봉 책정에 대한 합리화가 될 수 있지 않나하는 생각이 들어요.

용주: 그 말은 교회도 하나의 기업처럼 봐서 대형 교회의 목회자는 더 큰 교회에 있으니까 더 많은 연봉을 받는 게 당연하다는 식의 생각을 말하는 건가요?

경우: 그렇지요.

용주 : 저는 평신도들은 오히려 교회를 기업으로 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평신도들의 전반적인 정서에서 여전히 목사님들은 하나님의 종 혹은 사자다라는 생각이 짙기 때문에 아마 기업처럼 여기지는 못할 거에요.

경우 : 전에 잠깐 있던 교회에서 세속적 관점을 가지고 그렇게 이야기하는 경우를 봤거든요.

용주 : 교회의 금전적인 내역들이 투명하게 오픈 되었을 때 오히려 성도들에겐, 다른 방향의 생각을 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정치계에서 재산에 관련된 비리가 드러나는 경우에, 비리로 보도되는 일은 정작 작은 규모인데도 그 선의 돈을 구경 못해본 시민들은 크게 분노하잖아요. 우리 목사님이 헌신과 희생을 설교했었는데 재산이 얼마가 된다더라, 연봉이 얼마더라 하는 내역이 공개된다면 저는 오히려 대형교회의 목회자는 더 많은 연봉을 받아야 한다는 논리가 자리잡지는 못할 거라고 생각해요.

우진 : 서울만 놓고 봐도 강남에 있는 교회와 강북 변두리에 있는 교회를 비교할 때 강남쪽 교회 목사가 한 달에 4,5백 받는다고 할 땐 별로 문제가 안 되겠지만 강북에 있는 교회에서 그런다면 성도들의 눈은 곱지 않을 거라고 봐요. 각 교파별 노회별로 여러 지역의 목사님들의 연봉을 평균적으로 조정하는 작업이 필요할 텐데 아직은 그런 단계까지는 바라기 어렵고, 연봉이 그 교회 교인들에게 정확히 공개되어 그 교회 교인들이 수긍할 수 있게만 되어도 다행이죠.

용주 : 내역이 공개가 되어서 투명성이 보장되어서 가감하는..

경우: 예전 복상에서 김진홍 목사님이 사례받는 경우가 나왔었는데 능력에 따라 돈을 받는 게 아니라 필요에 따라 받는다고 나왔던 게 신선했어요. 그 경우가 상당히 좋게 보였지요.

양석 : 어릴 때부터 교회에 싸움이 많았는데, 돈 문제도 있었고… 최근에도 좀 안 좋은 일이 있었는데 20년 가까이 계시던 목사님이 빚문제를 성도들에게 일임하게 되는 문제가 있었는데 그게 뭔가라는 생각도 들고 마음이 착찹했었습니다.

용주 : 그게 비리지요, 뭐..(모두 웃음) 여기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달에 반틈을 마저 읽고 정리를 좀 한 다음에 더 이야기하도록 하죠.

eKOSTA

우진 : eKOSTA에 있는 글을 실을 때, <복음과상황> 편집부에서 골라서 가져오시는 건지, 아님 코스타에서 골라준 글을 싣는지 궁금하네요. 조금은 전문성이 떨어지는 글들이 아닌가 싶어서요.

용주 : 좀 원론적 수준에 머무는 글이라는 느낌을 받아요. 밋밋한 편이죠.

우진 : eKOSTA에 있는 글들이 다 그런지, 일부러 그런 글들만 뽑은 건지..?

용주: 편집장님에게 한 번 물어봐야겠네요. 독자들은 eKOSTA 기사가 어떻게 실리는 건지 알고 싶다! (모두 웃음)

저희 가족은 이렇게 지내요..

용주 : eKOSTA에 실리는 글보다 오히려 더 활기찬 느낌이에요. 박총 편집위원의 글은 맛깔이 있어요. 글을 읽으면서도 대충 삶이 눈으로 그려지는 게.

경우 : 재미있게 잘 쓰시는 것 같아요. 내용만 놓고 보면 그냥 일상 이야기임에도 참 섬세하게 잘 쓰는 거 같아요. 복상 중 가장 활력소가 되는 글이죠.

우진 : 글이 재밌어요. 지하철에서 읽고 있었는데, 옆 사람이 제가 보던 박총님 글을 보고 있더군요.(모두 웃음)

경우 : 평소에 잘 안 쓰는 단어들, 표현들을 쓰는 것 같아요. 정겹게 느껴지죠.

우진 : 그게 박총님이 주로 쓰는 일상용어냐는 비판도 있었어요.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일상용어든 아니든 글에서라도 쓰지 않으면 언제 그런 표현들을 써보겠냐는 생각도 들어요.

용주: 사적인 의견인데요. 저는 그 글 후반부를 읽으면서 총 형이 교만해진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웃음) 다음에 연락이 되면 QT를 열심히 하는지 물어보려구요.(모두 웃음)

김두식 교수님, 어느 젊은 기독인의 초상..

용주 : 이 글 읽으면서 공감했었는데 정말 평소 말투와 기도할 때 말투가 다른 목회자 분들이 정말 많았던 것 같아요. 엄숙한 분위기를 조장해서 성도들로 하여금 자신의 생각이 아니라 하나님이 하시는 말씀이란 생각이 들게 만드는 것 같기도 했었고. 일종의 포장술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들어요.

양석 : 목사님 설교에 관한 내용을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인데요. 예전에 촌교회 다닐 때 고향에 다녀오면 새벽예배나 수요예배는 장로님들에게 설교를 맡기는 일이 있었는데, 일상 생황임에도 불구하고 은혜가 많이 되었거든요. 자기의 말이 곧 하나님의 말이다라고 생각하는 목회자들이 의외로 많은 것 같아요.

용주 : 함께 들었던 생각인데 평신도가 설교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일이 권장할 만하다고 생각해요. 목회자들이 사회생활 없이 신학만 공부하고 그 안에서 형성된 영성으로 설교를 하는 것에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고 봐요. 평신도들이 자신이 사회에서 분투하면서 생긴 영성이 묻어난 설교들을 하게 될 때 목회자도 더불어 성도들에 대한 상황이 훨씬 이해되어지고 설교가 건강해지는 거 같아요.

상국 : 이번에 몸을 좀 사리신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평소에 온건하신 분이라는 건 알고 있지만, 그렇게까지 불온하게 쓴 거 같지 않은데.. 이 정도의 글을 쓰면서 '이런 생각은 참 불온한 거 같다'라고 말하면 읽는 사람들은 아, 이런 생각은 불온하구나 라고 각인이 된다는 거죠. 이건 불온한 게 아니라 상당히 건강한 생각인데 스스로 불온하다고 쓰시진 않았으면 좋겠네요.

용주 : 저는 예전에 글 쓸 때 도발적이란 단어 앞에 ‘약간은’을 붙였는데, 독자모임에 가면 “너는 ‘약간은’이 아니다, 그냥 도발적이다”라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모두 웃음) 저도 불온한 것 같지 않은데요. 사실, 저는 이번 글 읽으면서 단순히 불온하다는 표현뿐 아니라, 근본적으로 김 변호사님이 잘못 생각하시는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어요. 특히 글의 마지막 부분에서 "부패한 교회를 개혁하기 위한 네가티브 운동이 불가피한 면도 있지만, 저는 이왕이면 '돈을 섬기고, 여자 문제에 자유롭지 못하며, 거짓말을 일삼는' 교회 지도자들의 죄악을 폭로하기 보다는, 좀더 긍정적인 방향에서 21세기를 향한 새로운 교회 모델을 만드는데 동참하고 싶다"는 대목은 상당히 문제가 있는 발언이에요. 그런 식으로 말한다면 친일파 문제도 묻어둬야 해요. 한국 사회가 실명비판과 과거 청산에 철저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후유증을 겪고 있으며, 여전히 보수 언론은 과거 청산에 물타기식 정서를 가중시키잖아요. 물론 김 교수님의 전반적인 생각을 통해 본다면 이해 못할 부분이 없지 않지만, 이번에 교회개혁연대에도 관련이 있으신 분이 이렇게 네가티브는 아니다라고 부정해 버리는 건 이제 시작된 개혁의 시작점에 찬물을 뿌리는 격이죠.

우진 : 폭로하는 데 동참하지 않고, 교회 모델을 만드는 데만 동참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도 되겠죠. 예를 들면 이번 C.C.C. 경우도, ‘임기제’같은 제도적 보장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러기 위해서 세습에 대한 반대가 있어야 한다고 보구요. 반대를 위한 반대가 되어서는 안되겠죠. 물론 제도개혁을 위한 글도 필요하구요.

용주 : 네가티브 과정을 거쳐 포지티브로 가자고 얘기했으면 괜찮은데 네거티브 운동, 그건 아닌 것 같다라고 했다가 네가티브 운동을 넘어서 포지티브로 갈 때 보탬이 되겠다라는 것은 어느 정도 무임승차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우진: 내 손에 피를 묻히지는 않겠다는?^^;

용주: 그렇죠.

필라델피아포커스..

용주 : 제 개인적으로는 eKOSTA와 비슷하게 밋밋했습니다. 주5일 근무제를 좀 다룰려고 했으면 좀더 심층적인 접근이 필요했다는 생각입니다.

우진 : 가벼운 접근을 하기에는, 시기적절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죠.

용주 : 지금 나왔으면 뭔가 살이 좀 붙었어야 되지 않나하는 지적을 하고 싶어요.
상국 : 저는 제목만 들어도 가슴이 뛰는데요. 주 5일 근무제라니.(모두 웃음)

용주 : 뒷부분에 주말에 관련된 시간 활용의 몇몇 케이스들은 좋았습니다. 수련회, 봉사, 사랑의 집짓기 운동 부분 말이죠.

상국 : 저는 반대하기에 급급한 교회를 다녀서.. 한국 교회 전반적으로 반대하는 분위기에요. 재밌는 건 그 이유가 주 6일은 일하고 주일을 쉬라고 했는데 5일만 일하는 건 성경적이지 않다는 거라는데 있어요.

용주 : 전 그 얘기 듣고 정말 많이 웃었는데, 그렇게 생각하는 교회가 의외로 많더군요.

양석 : 제가 있던 교회도 그래요.

용주 : 그게 너무 당황스러웠어요.

상국: 복음과 상황에서 주5일 근무제가 다루어졌다는 사실자체만으로도 저는 의의가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교회에서 5일 근무제를 말할 수 있는 잡지가 복상정도 밖에는 없을 거 같거든요.

우진 : 저는 주 5일 근무 자체는 찬성하는데, 현재는 주로 대기업 위주로 되잖아요, 주 5일만 일하면 그 나머지 일들은 하청업체로 다 떨어지는데 그 사람들은 주말에도 다 나와서 일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죠. 노동계 전체적으로 조율이 필요한 문제라고 봐요. 그 문제까지 교회가 건드리긴 좀 그런 거 같고. 일단은 주 5일 근무가 비성경적이라는 반대나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용주 : 요즘 제레미 레프킨의 <소유의 종말>을 보는데, 비슷한 내용이 나오더라구요. 기업체 사례 중 나이키의 사례가 그랬는데, 나이키는 이제 더 이상 제조업체가 아니고 디자인만 한다. 그리고 나머지 제조업무는 다 제3세계에 하청을 주는데 그 하청업체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죽도록 일한다고 하더군요. 소년 소녀들이 1달러를 받고 밤새도록 일을 한다는 내용이었는데 연관이 되는군요.

유재희의 고전 영화 산책

용주 : 개인적으로 이 분 글을 좋아하기 때문에 이 영화는 꼭 봐야지 하다가도 가게에 가면 비디오가 없기 때문에 못보고 넘어가는 일이 잦아요.

우진 : 이번 시리즈는 괜찮은 것 같아요. 예전에 복음과상황에 실리던 영화에 관한 글들과 달리, 관조라는 개념을 통해서 뭔가 좋은 시사점을 던져주는 것 같아요. 신학에서는 그 ‘관조’와 똑 같은 단어를 ‘관상(contemplation)’이라고 번역하는데 영성신학에서 중요하게 다루거든요. 하지만 정보가 좀 부족하지 않나 싶어요. 유재희님이 언급하신 작품들은 비디오 가게에 잘 안 갖다 놓거든요. ‘영화마을’ 같은 데 가서 이거 찾아서 갖다 놓으라고 해서 수소문해야 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얘기를 안 해주면 독자들이 비디오 가게에 가 봐서 없으면 그냥 포기하고 말겠죠. 영화를 못 본다면 이런 글이 실릴 이유가 없잖아요. 그래서 건의하고 싶은 얘기는, 선정된 비디오들을 어디 가면 쉽게 구할 수 있는지 그런 정보도 함께 담아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서울이나 부산 등에는 고전 영화들을 상영해 주는 곳이 몇 군데 있는데, 집에서 비디오로 보는 거랑 영화관에서 보는 거랑은 느낌이 다르잖아요. 비디오뿐 아니라 그런 정보도 함께 실리면 좋을 듯 하네요.

지유철의 선택과 옹호: 조폭언론의 종말

우진 : 최근 몇 편의 인터뷰는 좋은 것 같아요. 이번 인터뷰도 좋았구요. 그리고 이 잡지가 1월 15일쯤 기사가 마감되고 20일 정도까지 넘어가던데 그쯤이면 촛불시위에 대한 언급이 있어야 되지 않나 싶었거든요. 이슈화가 충분히 될법한데도 아무 말이 없다 싶었는데, 그나마 이 인터뷰 기사에서 촛불시위에 관한 언급이 나오더군요.

경우 : 이거랑은 별 상관없지만, 대학에 갈 때만 해도 운동권이 거의 쇠퇴한 상태여서 학생들이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 세대였는데, 작년 한 해를 돌아보게 되면 한국 정말 많이 바뀌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반미시위, 선거과정, 그런 오늘이 있기까지 이런 분들이 계셨다라는 걸 알게 되어서. 예전에 이렇게 일하셨던 분들이 있었기에 지금과 같은 사회전반적인 변화가 있었다는 것을 보면서 도전도 되구요.

병훈: 동영상이 웹 상에 올라온 걸 전반부를 조금 봤는데요. 저는 전시 작전권이 아직도 미국에 있다라는 것 등을 이제야 알게 되었어요. 아직 우리나라가 자주 국가가 아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 이름 때문에 이분이 여자분인 줄 알았는데(웃음), 내용 보면서 동기부여가 되고 객관적으로 과거를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용주 : 저는 정연주 논설주간의 책을 읽고 이번 기사를 접했는데 개인적으로 좀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던 것 같아요. 이 분처럼 이렇게 독재시절에 도망 다니고 그 추운 한 겨울에 감옥살이하고, 그것도 모자라서 경찰이 은신처를 알아내려고 아버지와 아내가 잡아가서 고문하고. 이분의 책에도 신앙 고백적인 내용들이 가끔 나오거든요. 자신의 고백이나 아내가 쓴 편지에 성경적인 내용들을 보면서는 제 자신의 신앙이 참 부끄럽더군요. 주되심을 인정한다, 하나님이 나의 전부이고 주님만이 나의 힘이고 그런 찬양과 고백들이 참 피상적이구나. 내게 어떤 험한 상황이 닥치지 않았기에 그런 고백을 하고 있구나. 내가 정말 종이장 같은 옷 하나 입고 3개월을 감옥에 있으면서 나온 고백이 아니라 상황적으로 편안한 상황이기에 이런 고백을 서슴없이 관념적으로 하고 있는 건 아닌가. 저 스스로를 다시 볼 수 있었던 거 같아요. 바울 서신서를 보면 내가 무슨 일에도 처했고 어떤 고통도 받았고 그런 내용이 나오잖아요. 실제로 내가 예수를 믿고 나서 그것으로 인해 고난과 고통이 있었나,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어떤 환난에 빠지고 환난을 당하고 죽음이 없었는데 아무 거침없이 찬양 가사처럼 고백을 하고. 내 신앙이 "복음과상황"적으로 말하자면 SF구나,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상국 : 정상적인 교회생활로는 이런 인물이 나올 수 없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우진 : 이 분이 영향 받은 분들이 민중신학자, 무교회주의자, 다 이런 분들이잖아요.^^

상국 : 이 시리즈가 좀 그런 것 같아요.

우진 : 일부러 그렇게 기획했다기보다는, 사회에서 괜찮은 분들을 만나서 신앙에 관해서 물어보면 그런 대답이 나오기 마련인 것 같아요. 손봉호 교수님도 전에, 강원룡 목사님이 키워낸 사람들이 여러 가지 사회활동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부러워하신 적이 있죠. 복음주의권에서는 그렇게 사회 활동하는 사람을 키우고 있지 못하죠. 복음주의권이 스스로 그런 동기부여를 할 필요가 있다고 봐요.

상국 : 예전에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어요. "보수교단에서 자란 애들 중에서는 반대하는 말을 절대 못한다", "자기 몸 사리는 것 외에 나가서 뭘 할 수 있는 애들이 나온 적이 없다" 그런데 둘러보면 정말 그런 거 같아요. 보수교단 중에서 자란 사람치고 '어른'에게 반대한다거나 옳은 말을 하는 사람이 없어요. 사회에서 활동해라, 영향력을 미쳐라, 그런 이야기를 하긴 하지요. 기독교세계관에서 말하는 것은 단순히 세상을 '정복'하라는 그런 의미만이 아닌 것 같고 세상에 나가서 복음처럼 살려면 당연히 희생하고 손해 보는 부분들이 있는데, 그런 부분은 전혀 말하지 않는거죠. 바울에 대해서는 말하지만 그 복음 때문에 받았던 고난, 희생에 대한 것은 말하지 않기에 복음은 말하지만 복음을 영향력 있게 하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 하지 않는거죠. 유재희 편집위원의 글에서도 나왔듯이 무식한 희생에 대해 말하지 않는 셈이죠.

용주 : 한국의 복음주의가 삼박자 구원론과 통하는 부분이 있군요.(웃음)

그 외에 잡지 전반적인 것들
　

우진 : 편집의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봐요. 어떤 글은 굉장히 학구적이고 어떤 글은 굉장히 밋밋하고.

용주 : 들쑥날쑥한 면이 있어요. 잡지에 관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또 편집 전반적인 어려움들이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봐요.

우진 : 한 편에서는 학술지에 비해서 학문적 수준이 떨어진다고 하고, 다른 한 편에서는 일반인이 읽기에 너무 학구적이라고 하거든요. 이렇게 양다리 걸치지 말고 독자층을 한 쪽으로 잡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실 복상이 한국교회 전반적으로 준이단시 되고 있잖아요. 선교단체들과 어느 정도는 정략적으로 합의를 해서 그들의 글도 실어주면서, 대신 편집의 묘를 살려서 약간은 거리두기를 통해 그들의 글을 읽을 수 있게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봐요. 그렇지 않으면 누가 이 잡지를 사겠어요? 제가 보수적인 교회나 선교단체 쪽에서 어느 정도 권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거 안 읽게 할 것 같거든요.(웃음)

용주 : 선교단체에 있으면서 느꼈던 것은, 선교단체의 문제들을 될 수 있으면 공론화시켜서 잡지도 살고 공동체의 역동성을 높이자는 의도로 글을 썼었어요. 그런데 그런 글을 쓰면 아예 대응을 안하거나, 다음부터는 공동체 자체에서 복상을 읽지 않게 만드는 일이 생기더라구요. 파고들려고 노력하면 오히려 거기서 우리 단체가 어떻게 다루어졌는가의 문제로 환원되고, 부정적으로 다루어졌다 하면 반론의 과정을 거치는 게 아니라 아예 보지 못하게 조치하는게 더 큰 어려움이라는 생각인데.

우진 : 지금까지는 외부의 시각에서 비판하는 것이었죠. 91년 C.C.C 먹지 사건도 그랬고. 바깥에서 잘잘못을 지적하는 모양새이다 보니, 선교단체 사람들에게 잡지가 전해질 길을 스스로 막아버리는 것 같아요. 그 단체 내부 시각도 충실히 실어주는, 일종의 거래가 필요하지 않나 싶어요.
그리고 옳은 소리를 하더라도 수준이 필요해요. 밋밋한 정답만 얘기하다 보니, 이 잡지에 동의하는 사람도 점점 안 사보게 된다더군요.

용주 : 복음주의권 내에 마땅한 필진이 부족하다는 것도 저의 문제의식이에요. 실제로 편집회의에서 기발한 제안이 나왔다 해도 그 부분에 있어 글을 쓸 사람을 구한다는 게 어려울 때가 많거든요.
용주 : 이번 표지는 어땠나요? 오랜만에 바뀌었는데.

우진 : 사람의 인내심을 테스트하는 것 같은 표지도 몇 번 있었는데. 이번에는 크게 달라지진 않았지만 그런대로 괜찮은 거 같아요.^^

**공식적 모임이 끝나고 나서도 불붙은 교회 얘기로 각자의 경험담이 계속 이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