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참여와 지성사회복음화라는 화두

'사회참여'와 '지성사회복음화'라는 화두

**이 글은 한양IVF 홈페이지의 Focus라는 토론실에서 이루어진 토론들을 편집한 것입니다. 권경우(건축97)의 처음글은 제 홈페이지의 discussion에 올라와 있습니다. 관련된 토론을 원하시는 분들은 "한양IVF 인터넷홈페이지"를 이용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1. 이름:권경우, 후회...

태열이가 지원사격을 해주다니... 괜히 동역자가 아닌가 보다. 내가 의도했던 걸 잘 간파하고 있다. 역시..

사실 아래 2개의 글을 용주형 홈에 올려놓고 후회를 많이 했다. 답답한 가슴으로 며칠을 보냈다. 내가 쓴 글은... 별다른 고민 없이 쉽게 나온 글이란 걸 나 스스로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용주형 홈에 가보면 알겠지만 고민이 없는 만큼 내가 이야기하는 수준도 매우 낮다). 정말로 내가 캠퍼스의 복음화를 바라고 있느냐고 물으면 나는 어떻게 대답할지 자신이 없다. 그래 그게 솔직한 내 모습이다. 언젠가 대학가를 편집하시는 분이 쓴 글을 잠깐 소개하려한다.

'좀 배운 것이 있다 하는 소위 '지성인'들에게 줄곧 말해지는 것이 시대적 과제가 어떠니 정치적, 사회적 과제가 어떠니 하는 것입니다. 이런 말들로 지성인에게 지워진 어설픈 책임감은 일종의 특권의식을 자극하는 쾌락과 공허한 관념을 낳을 뿐입니다. 실상 저들은 리포트 한 개를 제출하기 위한 노력만큼이나 그 과제에 대해 민감한 부담을 가지고 있는지 참으로 의문입니다. 진정 겸손하고 진지하게 책임감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상아탑 안에서 관념과 이상을 논하기보다는, 묵묵히 골방에서 실업난을 위해 기도하고 북한을 위한 나눔 저금통에 동전 한 개를 더 넣고자 하지 않을까요.' -유지은, '책임의식' 중

나는 '지성인'이 아니다. 그런데 '지성인'이 되고 싶어했다. 이유는? 매우 유치하다. 멋있어 보이니까... '특권의식을 자극하는 쾌락과 공허한 관념'에 이끌렸다. 이웃을 돌아보는 것은 나의 쾌락을 위함이 아님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관념만으로는 아무 것도 아님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했다. 조금은 알고 있고 거기에 대해 말할 수 있다는 것을 가지고 행하지 못한다는 것을 위로하려는 일종의 자위행위였다.

후회가 후회로만 그치지 않으면 좋겠다.

2. 이름:김용주, ☞ 후회?

경우에게...

나의 홈에 올라온 경우의 글은 잘 읽었다. 물론, 모든 부분을 동의하지는 않지만 나름대로 문제 의식도 느끼고 균형을 이루고자 노력한 흔적이 역력한 경우의 글에 많은 가능성을 엿보았다. 그렇기에 이번에 쓴 '후회'라는 글에 대해 할 말이 있는 셈이다. 나는 경우의 글에 나름의 답변을 적을 계획이었는데 '후회'한다니 거기에 대한 나의 생각을 적는 것이 선행되어야 할 것 같아 여기에 먼저 글을 남긴다.

먼저 포커스라는 페이지에 이런 글('후회')이 올라온 것에 대한 아쉬움이다. 더구나 포커스라는 사이트를 만든 경우가 한 말이니 만큼 그에 대한 파급효과는 경우의 생각 이상으로 클 것이다. 그 파급 효과의 이름하야 "반지성, 반사회참여주의"정도가 되리라. 사실, 나는 경우의 고백에 진지함을 느낀다. 그의 고백은 솔직하다. "특권의식을 자극하는 쾌락과 공허한 관념에 이끌려서", "지성인이 멋있게 보여서", "조금 알고 있는 것을 가지고 행하지 못하는 것을 위로하려는 일종의 자위행위"라는 말로 경우는 자신의 동기를 점검한다. 좋은 점검이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한가지 질문.

이젠 무엇을 할 것인가? 후회가 후회로 그치지 않도록 지적인 글을 안 쓰겠다는 말인가? 진정 중요한 지적 논의들을 동기가 불순하다고 그만 둘 것인가? 앞으로는 잘난 척 안하고 죽은 듯이 살겠다는 말인가? 경우에게 말하고 싶은 것은 단순한 진리이다. 병충해 막겠다고 농사 짓기마저 포기하지 말라는 말이다. 경우의 말에는 나도 공감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내세울 대안은 회피가 아니라 참여이다.

기왕 경우가 인용한 것이니 대학가 5월호에 실린 유지은씨의 "책임의식"이라는 글을 잠시 생각해 보아야겠다. 그 분의 글을 보면 몇 가지의 오류가 눈에 들어온다.

"좀 배운 것이 있다고 하는 소위 지성인들에게 줄곳 말해지는 것이 시대적 과제가 어떠니 정치적, 사회적 과제가 어떠니 하는 것입니다. 이런 말들로 지성인들에게 지워진 어설픈 책임감은 일종의 특권의식을 자극하는 쾌락과 공허한 관념을 낳을 뿐입니다."

거짓말이다.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책임감 앞에 붙은 '어설픈'을 제거하면 순도100%의 거짓말이 된다. 정치적, 사회적인 시대적 과제에 관한 논의를 통해 이 시대의 지성인들이 짊어지고 있는 책임감은, 그렇게 단순하게 경시할 만큼 우스운 주제가 아님을 "지성인" 유지은씨도 잘 알 것이다. 김진홍 목사님의 통일학교와 많은 교회들의 장애인 복지시설의 확대, 그리고 기윤실에서 이뤄지고 있는 많은 논의들. 그 바탕에는 세상에 대한 어설픈(?) 책임감이 자리잡고 있음은 말할 나위가 없다.

"실상 저들은 리포트 한 개를 제출하기 위한 노력만큼이나 그 과제에 대한 민감한 부담을 가지고 있는지 참으로 의문입니다."

저들이 누구인지 구체적으로 가르쳐주지 않으니 나 같은 "대학지성인들"이라고 생각해보자. 아마 이 분은 리포트를 쓸 때, 그 주제에 대한 별 관심 없이도 쓸 수 있는 모양이다. 아니면 자신을 제외한 지성인들이 그렇게 쓴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지만, 정상적인 지성인이라면 그 문제에 대해 머리 싸매고 리포트 쓰는 이유는, 다 그 과제에 대한 나름의 해석과 그에 대한 행동(연구든 직업으로의 이행이든)을 위해서이고 부족하긴 하겠지만 자신의 분야에서 그런 문제들을 연구해 가는 것은 좋은 시도라고 생각한다. (사실, 좋은 시도 정도가 아니지. 대학에 들어간 이유가 그거 때문이잖아) 단지 그렇지 않은 현실이라는 이름으로 '지성'자체를 행동과 격리시켜 공허한 관념으로 환원시키려는 행위는 가히 신앙적 근본주의자의 '그것'과 다름없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진정 겸손하고 진지하게 책임감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상아탑 안에서 관념과 이상을 논하기보다는 묵묵히 골방에서 실업난을 위해 기도하고 북한을 위해 저금통에 동전 한 개를 더 넣고자 하지 않을까요?"

거짓말이다. 자꾸 거짓말이라고 말하게 되어 미안하지만. 사실 나도 책임의식에 대해 많이 생각한다. 간혹 글을 쓰려다가도 내 책임이 드러나는 부분이 보일 때, 많이 망설인다. 왜냐하면 부끄러운 얘기지만, 사실 맞기는 맞는 말인데 그것을 행할 자신이 안 설 때, 과연 그 글을 적어야 할지(맞는 말이기 때문에), 적지 말아야 할지(행할 자신이 없어서) 고민할 때도 있다. 그럴 때는 어쩔 수 없다.

1. 일단 쓰고 나서
2. 행할 수 있도록 기도하고
3. 실상 그런 일들이 닥쳤을 때는 행동하고자 노력한다.

이게 내 방법이다.(음...조금 벗어났군!) 사실, 위의 글에서 생긴 오류는 전자 부정에 있다. 위 글의 구조는 "~라면 ~보다는 ~해야 한다"이다. 거기에서 "~보다"는 부정적으로 "~해야 한다"는 긍정의 의미로 쓰인 말이다. 그것은 맞게 고친다면 "~라면 ~뿐만 아니라 ~하는 것이 필요하다"라는 말이다. 따라서 바르게 고친 정답은.

"진정 겸손하고 진지하게 책임감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상아탑 안에서 관념과 이상을 논의할 뿐 아니라 골방에서도 실업난을 위해 기도하고 북한을 위해 저금통에 동전들도 함께 넣을 줄 알아야 한다."

무슨 말인지 알겠는가? 작은 행동을 중시하면서 이상과 이론을 공허하다는 식으로 질책하다보면 우리는 다시 우리의 과거 신앙인들이 이루어낸 과오들, "반지성주의", "반사회참여"의 늪으로 빠질 수밖에 없다. 결국 이번 세대의 농사도 다 지은 셈이다. 우리나라가 노벨상을 타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하는지 계속 듣지 않는가? 기본이 되는 문제들, 흔히 유지은씨가 말하는 공허한 관념의 세계에 투자하지 않고 그 방법론만을 열심히 죽어라 파대기 때문이다. 정치에 대해 아무도 고민하지 않기 때문에 김영삼씨가 빨간 계란 맞고 "이것은 독재정부의 테러행위다"라고 말하는 황당한 코미디에 아무도 웃지 않는다. 비극이다.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른 채, 열심히 살고 있는 우리들. 나눔 저금통에 돈만 넣으면 그게 고스란히 북한 동포들에게 들어가리라고 생각하는 우리들. 상황은 하나도 몰라서 무릎꿇고 "잘은 모르지만 실업난이 심각하댑니다. 하나님, 그들에게.."라고 기도할 수밖에 없는 우리들의 모습에서 조금은 이상한 기운을 발견하지 못하겠는가?

포커스라는 사이트가 "사랑일기"보다 게시물이 적을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내용도 포커스와는 별 상관이 없는 글도 많이 올라올 것이라 생각된다. 거기에다가 경우의 고백으로 인해, 지성인답게 말한 사람은 먼저 고해성사를 치루고 나서 겸손하게 말해야 하는 부담까지 안게 되었다. 그런 것이 두려울 뿐이다. 매일매일 머리 빠져라 고민하고 책을 읽고 사람들과 대화해도 깨지지 않는 나의 돌머리로 판단하건데, '후회'해선 안될 '후회'를 하고있는 듯 하다.

3. 이름:문성현, "사회 참여"에 대한...

경우와 용주형의 글을 간단히(?) 읽어보았다.

이젠 이런 얘길 할 때가 되었는가 하는 감동과, 아직도 소수의 이들은 이런 고민을 하긴 하는구나 하는 생각으로 그리 어둡지만은 않을 미래에 하나님께 감사한다.

대학 2년 때...

"한양대 기독 연합"에 참여한 적이 있다. 어디까지나 한양 ivf의 사회부담당자로서가 나의 첫 신분이었다. 난 그곳에서 가장 어린 학번이었고, 가장 어린 나이였으며 동시에 가장 세상을 모르는 사람이었다. 세상과의 싸움(?)을 하기엔... 난 아무런 준비도 되어있지 않은 수준이었던 것이다.

그곳에서 준비하던 것은 "북한에 먹을 것 보내기"가 가장 큰 아이템이었다. 우리들은 그것을 위해 여러가지 것들을 준비했었고, 내부에선 싸움과, 갈등과, 고민과 기도가 있었다.

그렇게 이어진 것들은 축제시즌이었던 당시의 상황과 맞물려 단순한 모금과 함께 여러가지 이벤트를 준비하는 것이었다.

직접 기성교회와 부딪치며 강 건너 불 보듯 하는 다른 여러 선교단체들의 협력을 구하며 발로 뛰고, 기도하며 그렇게 준비하던 과정을 보며 난 나도 모르게 한양ivf와 그 사람들을 비교하고 있었다.

한 걸음쯤 물러서 관망하듯 바라보던 이들... 그들에겐 북한의 아이들과, "한기연"사람들이 준비하는 사회에 대한 부딪침들이 그리 중요하진 않아 보였다. (어디까지나 그때 당시의 개인적인 견해임을 먼저 밝혀둔다. 당시 어린 나에겐 그렇게 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들에게 있어 중요한 것이란 공동체의 결속과 자신이 속해있는 교회 공동체만이 중요하며, 자신의 개인적인 영적성장이 가장 큰 이슈였던 것으로 보인다.

처음 사회부를 하겠다고 얘기했을 때의 생각은 "배운다"는 개념이었다.

아직 내가 알지 못하는 무언가를 배우고, 행하지 않는 믿음에 대한 스스로에게 자극을 주고 싶었다. 하지만 하나님께선 아무런 준비도 되어있지 않았던 아이를 그렇게 세상으로 떠밀어 버리셨었다. 전혀 낯선 사람들이 단지 하나님을 믿는다는 이유 하나로, 하나님 일을 한다는 이유 하나로 함께 기도하고 함께 부딪쳐 가는 그런 일들에... 그렇게 말이 아닌 세상으로 날 떠미셨다.

결과는 어쩌면 이미 예상되었던 것일는지도 모른다.

ivf에 대한 실망과, 나의 무력함과, 내가 믿어왔던 것들이 전부는 아니란 자각으로 한층 더 삐뚤어졌다.

앞에서 경우가 말 한대로... 패배주의와 냉소주의에 빠져든 것일는지도 모른다.

내가 ivf에, 사람들에게 너무 많은 기대를 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 믿음의 붕괴는 나로 하여금 ivf에 더 이상 남아있을 이유를 주지 않았다. 너무 분노했고, 너무 안타까웠고... 나의 그런 생각들과는 달리, 그렇게 처절히 고민하고 기도하는 사람들과는 아무런 상관없이 그들만의 세계를 만드는 것이 우스워 보였다.

그땐... 그랬다.

내가 생각하고있는 사회참여는 시간이 바뀌며 많이 변화되었다. 지금 내 생각이 옳고 그르고에 대한 평가는 하나님께서 하실 줄 안다. 자세한 내용은 다음의 글에서 밝히겠다. 지금은 지난 시절 내가 사회참여에 대해 실패했던 이야기와, "유지은"님의 글에 대해 나의 생각을 간단히 말하고자 하는 것이니까...

"실상 저들은 리포트 한 개를 제출하기 위한 노력만큼이나 그 과제에 대해 민감한 부담을 가지고 있는지 참으로 의문입니다."

-> 사실 어설프고 우스운 비유라 생각한다.(죄송) 리포트 한 개를 제출하기 위한 노력정도를 그런 사회참여에 대한 고민으로 비유한다는 것 자체가 고민하는 크리스천들을 너무 우습게 생각한 것 같아 조금 아쉽다.

리포트 하나가 삶을 연명하기 위한 밥도 아닌 그저 간식용의 빵이라 비유한다면 "고민"은 삶에 대한, 존재의 가치에 대한 도전이라 해도 모자람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난 기도의 문이 열려지기 위해 자신의 시간과 정력과, 그렇게 가진 모든 것들을 내어놓고 싸우던 이들을 많이 보았다. 보잘것없는 나조차도 사회참여에 대한 고민으로 나의 삶을 중단시켜 본 적이 있다.

"진정 경솔하고 진지하게 책임감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상아탑 안에서 관념과 이상을 논하기보다는, 묵묵히 골방에서 실업난을 위해 기도하고 북한을 위한 나눔 저금통에 동전 한 개를 더 넣고자 하지 않을까요.'

-> 사실 경우가 왜 이런 글에 공감하며 고민하는지 사실 이해하기 어렵다. 그럼 우린 왜 전도하는가? 어설프게 나가 노방전도를 하느니 골방에 처박혀 이 세상을 변화시켜달라고 기도하지. 교회가 왜 세상에 있는가..? 그냥 저 산에 처박혀 죽을 때까지 기도나 하지..."관념과 이상을 논하기보다는"이란 말까진 동의한다. 어설프게 '논'하는 것 자체만으로 끝내려면 우린 기도해야한다. 하지만 그런 고민과 생각의 끝은 행동이어야 한다고 믿는다. 그렇게 고민하고 아파하며 생각하는 것들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하나의 음성이고, 과제며 도전이지 않을까..? 변화를 두려워한다면, 아니 두려워했다면 지금 세상은 여기까지 올 수 없었다. 크리스천들이 고민하지 않고 싸워오지 않았다면 지금의 ivf는 없었고, 한국의 교회도 없었을 것을 확신한다.

"부흥"에 대해 얘기하는 것들 중에 그런 것들이 있다. "기도한다고만 해서 부흥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부흥이 있는 곳에 기도가 없던 때는 없었다."(뭐 이와 유사한 내용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필요조건과 충분조건의 개념이라 생각한다. 사회참여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은 사회를 변화시키는 데 있어 필요조건이다. 고민하는 사람이 없으면, 하나님의 생각에 그렇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이 없으면 구 누구도 시작할 수 없을 테니까...

실패한 크리스천의 모습... 그게 나였다.

4. 이름:문성현, "사회 참여"에 대한 지금의 생각...

시간이 흐르면 생각은 바뀌기 마련인지도 모른다. 예전의 삐딱하고, 냉소적으로 바라보던 지금의 크리스천과, ivf에 대한 생각이 조금은 바뀌었으니까...

예전에 내게 있어 가장 중요한 테마는 "관계"와 "치유"였다. "공동체"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자연히 개인적인 영적 성장부분에 대해선 그리 큰 비중을 두지 않았던 것이다. 지금에 와선 그게 가장 아쉬움이 남는다.

군에 있으면서 더 이상 "사람"과 관련되어 물려지는 것에 집착하지 않게 되었다. 누군가가 날 사랑하든, 그렇지 않든, 날 기억하든 그렇지 않든... 그건 그 사람의 문제이지 더 이상 나의 문제는 아니니까... 그 누구도 날 기억하든, 그렇지 않든 간에 그건 더 이상 내 문제가 아님을 알았으니까...

그렇게 눈을 돌린 것이 "사회참여"란 부분임은 어쩌면 너무 자연스러울지도 모른다.

"기독공동체"를 떠나 욕설과, 술과, 담배와, 폭력이 자연스러운 그곳에서 "크리스천"은 침묵하고 있는 모습을 보며 적어도 이런 건 아니란 생각은 나로 하여금 "어떻게?"라는 테마를 던져주었다.

먼저 "사회참여"에 대한 생각을 대단하거나, 심각한 사람들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소위 '지성인'들에게 줄곧 말해지는 것이 시대적 과제가 어떠니 정치적, 사회적 과제가 어떠니 하는 것]이 전부는 아니라는 것이다. 실업문제, 북한의 기아문제, 정치적 문제, 민주화 문제... 이런 것들이 전부는 아니라는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사회참여란 어디까지나 복음과 현실의 접목과 동시에 크리스천들이 목소리가 당당하고, 힘있는 목소리로 변화되어 가는 과정을 얘기하자는 것이다. 신뢰를 줄 수 없는, 언제나 관망하고 지켜보는 입장이라면 세상에 서 있을 때는 "크리스천"은 없고, 그저 "학생"만 있는 것이다. 그가 하는 얘기는 하나님께서 주신 생각이 아니라 학교에서 배운 내용들이고, TV나 신문에서 본 내용들로 얘길 하는 것이 전부일 뿐이다. 그런 크리스천은 세상에 묻혀갈 뿐, 세상을 변화시킬 수는 없다. 변화시킨다고 하더라도 하나님의 마음이 묻어있는 변화라기 보단 세상의 잣대에 의한 변화만이 남을 뿐이다. 그 속엔 "하나님"은 없다.

다음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세상에 뛰어들기 이전에 충분한 준비가 병행되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감정적이나, 감상적으로 흐르기 시작하면 그 결과는 세상에 패배하고 마는 것이다. 어떤 상황하에서도 하나님께 맡기고 기도할 수 있는 용기와, 하나님의 생각을 접목시키는데 본질은 변화시키지 않되 그 방법만을 변화시켜 나갈 수 있는 지혜는 하나님을 좀 더 많이 알고, 하나님께 좀 더 많이 나가는... 그런 개인적 영성과 밀접한 관련 있다. 편식하면 건강에 해롭듯이 하나님의 일을 하며 사회참여 일을 한답시고 개인 영성에서 눈을 돌린다면 결국에 지쳐 나가떨어질 수밖에 없다.

세 번째론 기다릴 줄 아는 지혜를 얘기하고 싶다.

하나님의 변화는 사람이 보기엔 너무 느리거나, 더디다. 때론 아무런 변화가 없어 보일 수도 있고, 오히려 퇴보하는 것처럼 다가올 때도 있다. 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기도하며 꾸준히 노력해 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하나님의 때는 하나님만이 아신다. 지금의 ivfer의 변화를 예전에도 꿈꾸고 기도했지만 당시 우리들이 보기엔 너무 더디고 마냥 힘들기만 했다.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하나님의 세상을 만들기 위한 변화는 그렇게 더디게만 다가올지도 모른다. 성급하다간 세상을 조롱하고, 크리스천들을 냉소적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다. 자신의 노력에 비례하지 않는 자신의 주변 크리스천들에게 분노할 수밖에 없다. 과거 내가 패배주의와 냉소주의 에 젖어들었던 결정적인 이유는 내가 하려 했던 것 때문이었다. 하나님께서 일할 수 있는 무언가를 배려하기 보단 내가 드러나는, 나의 노력만을 생각하는 잘못된 생각 때문이었다.

마지막으로 하나님께 민감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회참여는 어디까지나 그 목적과 그 주체가 하나님이 되어야 한다. 하나님이 배제되어진 사회참여에 대한 노력은 머리띠를 동여매고 손을 들어올리며 외치는 이들과 똑같은 존재가 됨을 의미할 뿐이다. 하나님께서 바라시는 사회, 세상의 변화는 함께 사랑하는 사회라 생각한다. 크리스천만의 이익도 아니고, 세상에 맞춰 가는 변화도 아닌 하나님의 사랑을 함께 공감하며 자연스럽게 나눌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생각한다. 끊임없이 기도하고, 하나님께서 말씀하실 시간을 주며 묵상함이야말로 그 모든 것들의 전제가 아닐까..?

지금 ivf에서 하는 농활과 같은 것들은 기도의 문을 열어보고자 하는 맥락에서 사회참여라 할 수 있지만 개인적으론 많은 욕심을 품게 하고 있다. 전역후 농활 참여등의 여러 가지 일들로 내가 생각하는 것들을 직접 부딪쳐 보고 싶다.

도망치는 것으론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더 많이 배운 사람이라면, 더 많이 고민해 본 사람이라면 그런 생각들을 실천에 옮길 수 있는 지혜와 용기가 필요하다. 하나님께선 우리가 심심하지 말라고 생각하게 하시고, 그런 도전을 주시는 게 아니다.

내가 그런 문제로 고민한다면, 그런 고민을 하는 사람이 주변에 그렇게 나타나기 시작한다면... 그땐 하나님께서 변화를 원하시는 것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사회참여는... 이론이 아닌 실제. 삶이라 생각한다.

5. 이름:김용주, 포커스에 글을 올리면서 양해바람!

[토론실을 들어와서]

사회 참여에 대한 성현이의 글을 읽고 "뜨아~"했다. 내가 언급한 유지은씨의 글이 똑같은 이유로 씹힌 데에다가 또 그 전개가 엉뚱한 방향으로 나가버렸기 때문이다. 해서 다시 내 생각을 올릴 수밖에. 성현이의 글을 읽으면서 느낀 건데 내 글에도 좀 문제가 있는 것 같아서 그것 먼저 지적하고 넘어가고 싶다. 간혹 논리적인 글을 쓰다보면 나는 내 장난기 섞인 성격이 드러나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이 논리를 동반하게 될 때, 뜻하지 않게 냉소적인 효과를 낳기도 한다는 사실이다. 쉽게 예를 들면 이렇다. 어떤 사람이 계단을 내려가다가 그만 헛디뎌서 굴러버렸다. 그것을 보던 용주, 장난기 섞인 말로 "햐~ 정말 멋진 낙법이네요!"라고 말한다. 넘어진 사람이 외향적이고 성격이 털털하면 겸연쩍게 "아예, 제가 좀 하죠!"라고 말하겠지만 내성적이고 심한 창피함 내지는 화가 난 상태라면 "뭐, 저런 녀석이 다 있어"라고 비난하며 심한 마음의 상처를 받게 될 것이다.

솔직히 토론을 하다보면 가장 힘든 경우가 논리로 반박해야 할 때에 감정이 상해서 마구 비난을 퍼붓는 일을 경험할 때이다. 감정이 동반되었을 경우, 우리는 논쟁이라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논쟁을 하는 경우에도 토론에 훈련이 잘 되어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논지를 잃지 않고 주장하며 또한 타인의 충고에 바르게 반응한다. 그런데,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당사자도 문제가 되지만 그 토론에 참여했거나 혹은 관심 있게 지켜보던 사람들에게도 심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간혹 내가 선호했던 사람에게 반론을 내비치면 그 반론을 쓴 사람이 감정적으로 미워지는 것이다. 그 사람의 논리가 아무리 옳다해도...

나는 솔직히 말하건대, 내가 반대 의견을 한 번씩 말할 때마다 몇 명의 사람들을 잃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나를 모르는 사람에게 내 글이 어떻게 비칠 것인가를 매일 글쓰는 연습을 하는 이상으로 고민하는 내게 그런 생각은 지나치지 않다! 하지만 나는 바르지 않은 생각에 대해서는 그 굽은 논리를 곧게 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것은 내가 친한 사람이건 아니건 내가 아는 사람이건 모르는 사람이건 상관이 없다. 그 사람의 논리가 엉성하면 꼼꼼하게 물어서 그 생각의 이면에 있는 근본과 그 생각으로 야기될 문제들을 거론해 보려고 한다.

이 곳은 한양지부의 사이트인 동시에 인터넷에 접속하면 누구나 볼 수 있는 공적 사이트이다. 여기에서 나오는 논의들은 한양IVF라는 이름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여기에서 논의되는 문제들 중에 오류들을 동반한 생각들은 토론이라는 과정을 통해 정화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마치 그릇된 견해들이 한양IVF의 통념인양 오인되는 문제를 안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나는 지부의 많은 후배들 가운데 토론이나 논쟁을 경험하지 않은 지체들에게 먼저 양해를 구하고 그들에게 사람의 친근성보다는 논리적인 사고를 적어도 이 사이트에서만은 선호해 주기를 진심으로 '빌면서' 바란다.(엉엉엉, 제발 그러자, 응?) 그렇다고 "논쟁훈련 2주차 이하 검색금지"라고 써놓을 수도 없잖아? 나도 나름대로 항상 조심하며 글을 쓸 테니...그리고 내가 잘못한 글에는 항상 인정하고 반성하고 귀감으로 삼을 테니 많은 도움을 바란다.

6. 이름:김용주, "성현"군의 사회참여에 대해

성현이의 글을 보며 한 가지의 이야기가 생각났다.

어떤 초등학교에서 세 친구가 길을 가다가 한 친구가 말했다. "미국에는 신호등에 빨간 불 켜져도 차 없으면 지나가도 된대."
그러자, 옆 친구가 그 친구의 머리를 치면서, "여기가 미국이냐?"라고 했다. 그러고 한 5분쯤 길을 가다가 다른 한 친구가 곰곰이 생각하다가 다시 미국 얘기한 친구의 뒤통수를 세게 치며 하는 말.
"여기가 미국이냐? 말해봐! 미국이냐구?"

적절한 비유인지는 모르겠지만(?) 그의 글에 다시 유지은 씨의 글을 재탕 씹은 일(?)에 대해 말하는 것이다. 아마 성현이는 유지은 씨가 대학가의 편집장이란 사실을 몰랐을 거다. 그렇게 마음놓고 비난한 걸 보면. 좀 꺼림 찍한 느낌이 있었는데 성현이가 다시 언급해서 다행이라 생각하며 편집장님의 편을 좀 들고자 한다. 유지은 씨의 얘기는 시대적으로 보자면 미국에서 "사회복음"이 팽배하던 시기에 보수주의자들이 주장한 그것과 같고, 우리의 상황에서 보자면 90년대 초반에 있던 소위 무늬만 "진보"이던 지성인들-사회참여 운운하면서 자신들의 높은 지적 능력을 과시하면서 정작 세상에 디뎌야 할 발에는 먼지하나 묻히지 않은-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이다. 그것이 우리의 상황이었다.

90년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선교단체에서는 너나할 것 없이 "영성"회복운동에 주력하게 되는데 그것은 바로 상황을 복음과 동일시했던 그릇된 운동에 대한 반성으로 거듭남 없이 이루어졌던 사회참여의 쓴 열매들에 대한 각성으로 비롯된 것이었다.

하지만 그런 목소리를 높이는 건 좋지만 그렇다고 지성인들이 이론적 연구에 몰두하고 사회적 이슈에 관심을 가지는 부분을 마치 불신앙의 증거인 듯이 내세우는 뉘앙스를 풍긴 편집장님의 글에 대해 조금 잘못되었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었다. 복음 전도와 사회참여에 대해서는 그 어떤 쪽도 우월하지 않음이 확인되었는데(이를 양날개 이론이라고 하는데 뒤에서 더 설명한다) 유지은 편집장은 그것을 무시한 듯하며, 그래서 한쪽을 살리려다 너무 한쪽으로 기울어 버린 감이 없지 않았다.

그건 그렇고.

성현이가 그렇게 비난을 하면서 진지하게 얘기하길래 나는 그가 주장하는 사회참여의 방법에 아주 큰 기대감을 가졌다. 그런데 그가 내세운 방법론이란 것이...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사회참여는 정치적, 사회적 과제뿐만 아니라 복음과 현실의 접목으로 변화되는 과정을 말한다.
2. 세상에 나서기 전에 충분한 준비가 필요한데 이는 개인 영성 훈련의 필요를 말한다.
3. 내가 하려 하지 말고 하나님이 하시도록 기다리는 지혜가 필요하다.
4. 하나님께 민감해야 하는데 이는 기도와 말씀 묵상이 전제되어야 한다.

다시 읽어봐도 요약하면 위와 같다. 1번의 내용만 좀 설명하겠다. 성현이는 "사회참여"라는 주제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듯하다. 마치 세계관하면 '그거 가치관과 비슷한말로 내가 살아가는데 가지고 있는 삶의 체계, 뭐 그런 거 아냐?'라고 답하는 것과 같다. 사회참여를 얘기할 때 빠질 수 없는 주제는 "복음 전도"이다. 예수님의 삶으로부터 지지 받을 수 있는 이른 바 "총체적 복음"이란 사회 참여와 복음 전도가 동일한 예수님의 사역이었다는 말이다. 그래서 흔히 이를 "양날개 이론"이라고 한다. 새가 한쪽 날개로 둥지를 박차고 날 수 없듯이 사회참여없는 복음전도나 복음전도 없는 사회참여 모두가 반쪽 복음이라는 말이다. 고로 1번 명제는 방법론도 아니지만 그 명제 자체도 거짓인 셈이다.

그러면 나머지를 모아서 위의 네가지를 요약하면 무슨 답이 나올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것 같다.

"섣불리 행동하지 말고, 영성훈련 열심히 해라."

휴~이제 다시 사회참여 하긴 글렀다. 나는 개인적으로 평가하기를 이러한 방법론이 나온 것이 한양 지부의 현재와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내가 있을 때, 사회부라는 것은 한양지부에서 담당자를 한사람 정해놓고 그 사람 혼자 사회문제 관심가지고 보라는 일종의 아웃사이더를 위한 감투였다. 연합운동에도 저조한 참여, 사회문화 학교에도 무관심. 지부 내의 사회참여도 잘 진행되지 않는 지부의 역사 속에서 성현의 방법론은 그럴 수밖에 없다.

'아무 것도 모르고 하다보니 지치더라. 왜 해야 되는 지도 모르겠고 중요한 것 같지도 않으니, 아무래도 내 영빨이 떨어져서 그런가 보다. 역시 내가 아무리 붙잡아도 안 되는 일이야. 하나님이 일하시게 나는 기도와 말씀 묵상으로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자.'

뭐 이런 생각이 드는 게 당연하지 않겠는가? 지부에서 아무런 논의도 없었고, 사회부에 속한 담당자가 1학년생. 거기에다가 추진하는 사회참여라는 것이 "커닝 추방 운동"이라니...

좀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지... 사실 말하기 뭣하지만 사회참여 운동으로 "커닝 추방운동"을 한다는 말을 듣고는 두 번 통곡했다. 처음은 그런 운동을 초등학교가 아닌 대학교에서 해야하는 우리 나라 캠퍼스의 저질화 때문이었고 다음은 그런 운동을 진지하게 "사회참여"라는 이름으로 하고있는 (사실 잘 안된 것처럼 보인다만)지부 때문이었다. 물론, 커닝추방운동 자체가 그리 잘못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만 그것이 사회참여라는 이름으로 중점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우리의 현실이 놀라울 뿐이었다! (10여년이나 지난 이슈인 "낙태"도 아닌, 외국에는 유래조차 없는 "커닝추방운동"을, 그것도 2년이나...)

솔직히 나는 지금 일고 있는 영성운동에 대해 엄청난 지지를 보낸다. 또한 내적 치유사역에 대해 너무나도 많은 도움을 받았고, 또한 포스트모던이라는 사상에 대응하는 은사운동에 대해서도 나름대로는 그의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긍정적으로 본다. 그런 만큼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그것이 바로 이 부분이다. 또한 이 사회참여, 지성적 부분에서의 헌신된 전문인의 부재는 갈수록 복음주의자가 개척하기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왜냐구? 아무도 20~30년을 죽어라 연구하며 한 우물파기 싫어하니까.

"찬양사역", 멋있지.
"내적 치유", 당장 나한테 도움되지.
"은사운동", 하나님이 일하시는 것을 체험하니 얼마나 신나는 일인가.
"문화사역", 내가 좋아하는 영화, 음악보고 조금은 심각한 말도 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

그러다 보니 진정 지성영역의 노른자는 세속의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에게 빼앗기고 정작 깊이 있게 연구되어야 할 부분에서 근본주의적인 유치한 발언이 잇따라 나오는 것이 아닐까?

지금 선교단체의 간사, 그리고 신학대학생들, 목회자 후보들은 어느 때보다 넘쳐나는 실정이다. 헌데 문제는 기독인 정치가, 이론가, 과학자, 역사가들이 더이상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또한 재미있는 것은 그렇게 구름같이 허다한 기독교 사역자가 우리 나라에는 넘쳐나도 선교지로 나가는 선교사는 거의 없는 것이다. 좀 불균등한 영적 발전의 기미 아닌가?

7. 이름:한금용, 쩝!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 건가...

흠... 경우에게 게시판에 글을 잘 쓰지 않고 자신에게 메일만 보낸다고 잔소리를 들은 후 두 번째 쓰는 글이군...
용주, 성현, 태열, 경우, 그리고 지명이의 글까지...
찬찬히 읽어보려니 시간이 꽤 많이 걸리는군. 아무튼 대충 분위기는 파악했으니 이제 뭐라고 좀 얘기를 해야지.

흠...

오래간만에 사람들의 심각한(?) 얘기를 들으니까 기분이 좋다. 분위기는 파악이 되는데 어떻게 해야하지? 용주야...

물론 이 사회에는 그리스도인 정치가, 이론가, 과학자, 역사가들이 필요하지만, 우리 모두가 그럴 수는 없잖아. 아마도 우리 친구들, 선배들, 후배들 중 대부분은 평범한(?) 회사원이 될 텐데 그들은 어떻게 해야하지? 뭐, 황병구씨(?)가 얘기한 '미답지론'을 다시 얘기하고 싶은 건 아니지만, 상당히 그 말이 수긍이 가서...

IVF의 목표가 '캠퍼스 복음화, 지성 사회 복음화'라고 말하곤 하지.
'캠퍼스 복음화'라는 부분에서는 어느 정도 동의하지만, '지성 사회 복음화'에는 좀 회의적인 게 사실이지. 들리는 바에 의하면 이번 여름 학사 수련회에서 지성 사회 복음화를 대체하는 다른 것을 제시한다고 하기도 하고. 고민을 포기하고 싶지는 않아. 나 역시... 내가 서야할 위치에서 뭘 생각하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지를 모르는 것이 문제지...

사실 개인적인 취향을 얘기하라면... 성경 말씀 열심히 묵상하고, 매일 중보기도하고, 남을 위한 따뜻한 마음을 가지는 것. 그것을 위해 학부 4년을 투자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뭐, 그건 개인적인 취향이고...고민을 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좋은 기반을 먼저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 중에는 그런 경건의 훈련을 하는 중에 여러 문제들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기도 하겠지. 그런 사람들을 위해서는 용주같은(?) 사람이 있으니까. :-)

오히려 복음주의 넓은 스펙트럼 안에 다양한 신앙의 스타일을 수용하고 싶은 게 개인적인 생각이기도 하고... 용주같은 사람도 있고, 나같이 맨날 중세 수도원 타령이나 하는 사람도 함께, 같이 있었으면 좋겠다.

학사로서의 삶을 살아가면서... 앞으로 펼쳐져 있는 삶의 무한함에 참 막막함을 느낄 때가 많다.
그 무한함에 각자의 가능성을 펼쳐 보이는 IVFer들을 소망한다.

쩝...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을까? 글쎄... 나도 잘 모르겠다.
학부 시절동안 마음속으로 칼을 가는 연습을 시키는 것도 좋을 듯 하다.
후배들에게, 혹 네게도 얘기했던 적이 있었을 지도 모르지만, 얘기한 것 중 하나...

이관형 목사님이라고 예전에 사회부 간사님 하셨던 목사님이 계셔. 난지도에서도 몇 년을 사역하시다가 지금은 대구에 계시지.

그 분이 이런 얘기를 했다고 하더구나. 진정한 성령 충만함은 시끄럽게 기도하는 것도, 나가는 불타는 마음으로 활동을 하는 것도 아니라고. 오히려 10년 혹은 20년 뒤를 기다리며 마음속으로 칼을 갈면서 지금을 보내는 거라고...
난 후배들이 그런 사람들이 되었으면 좋겠어.

지금은 군에 가 있는 희문이랑 군대가기 전 얘기할 기회가 있었어. 희문이가 나중에 사회인이 되었을 때 친구들이랑 하고 싶은 일들을 막 얘기하더라구. 뭐, MS는 어떻고, 가난한 사람들을 어떻게 돕고, 친구들끼리 모여서 뭐 어떻게 하고... 그 얘기들이 거짓말은 아니겠지만, 난 그런 희문이를 보면서 별로 그 일들이 일어날 것이라는 생각이 안 들더라. 왜냐하면, 우리의 헌신이 지금 이 정도 수준밖에 안 되는데, 나중에 무슨 일을 하겠냐고. 오히려 지금 있는 곳에서 더 깊은 헌신이 필요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얼마 전 대구에 내려가 경우랑 만날 기회가 있었어. 경우랑 그런 얘기를 나누었지. 이제는 지적인 갈급함이 별로 안 든다고. 그 부분을 포기했다기보다 다른 갈급함이 있어서 그렇다고.

유명한 카톨릭 영성가는 그런 얘기를 했다고 하더군. 이 세상은 핵폭탄이나 빈부격차, 뭐, 그런 문제들로 망하는 게 아니라 '깨달음'이 없어서 망하는 거라고. 그 얘기를 교회 형에게서 들으면서 참 내게 여러 생각들을 하게 했어. 물론 그 신부님은 카톨릭 특성상 다분히 범신론적인 깨달음을 얘기한 것이겠지만. 그래서 더더욱 우리가 이 digital화된 공간에서 나누는 얘기들이 단지 지적인 전달이 아니라 깨달음이었으면 해. (위의 말은 digital LG와 아무 상관없음. :-) )

여기서 논의되는 부분들을 어떻게 사람들이 잊지 않고 계속 가르쳐 주는 게 필요한 않을까 싶다. 그것 이상으로 사람들이 반응하면 좋겠지만, 분명히 안 그런 사람들도 있을 테니...
쩝... 오래간만에 글을 썼더니 머리가 아프다. 으으...
용주야! 앞으로 넌 아주 멋진 사람이 될 거다. 하나님께서 졸업도 하기 전에 이렇게 너를 멋지게 사용하시니 앞으로 더 얼마나 멋진 사람이 되겠냐? 하나님의 특별한 사랑을 받고 있는 용주야, 나도 역시 너를 사랑한다.

좀 느끼하더라고 웃으면서 받아들이는 너의 얼굴이기를... 혹시 더 느끼한 말로 답장을 보내더라도 대환영이다. :-)

Have a nice day with the LORD!

8. 이름:김용주, 금용군의 생각에 대한...

올려준 글은 잘 읽었다. 스타는 나중에 나타난다더니 열심히 아옹다옹(?)하던 차에 나타난 금용이는 노장(?)다운 실력으로 나에게 몇 가지의 생각을 말해 주었구나. 더구나 예전과는 다르게 서로의 다양한 신앙의 스펙트럼 안의 한 주장으로 내 생각을 포용해 주는 넓은 마음에 한 편으로는 고맙게 생각하게 되었다. 미리 밝히는데 나도 금용이의 징그러운 사랑을 무척이나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다. 특히 각종 수련회에서 여러 번 잠자리(?)를 같이 한 친밀한 사이이기 때문에 더욱 우리의 인격적 관계에는 어떠한 문제도 없었고 앞으로도 그러리라고 생각한다. (금농이는 나의 둘도 없는 믿음의 친구인기라!)

그러나, 일전에도 말했듯이 나는 원투원을 하면서 얘기를 나눌 때와 토론실에 올리는 글 사이에는 약간의 구분을 둔다는 사실을 먼저 얘기해 두어야겠다. 이유는 간단해. 원투원은 두 사람이 하는 대화인 반면 토론의 장에서 이루어지는 대화는 모든 사람들이 볼 수 있고 또한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지. 그렇기 때문에 더욱 논리적인 시시비비에 충실할 수밖에 없는 입장에 놓이게 되어있어. 사람들은 토론하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나름의 잣대를 평가하여 그 토론의 시비를 가리거나 혹은 다른 답을 내어놓기도 하지. 그러면서 그 주제는 더욱 정제되어 하나의 결론에 도달할 수 있는 셈이지.

너는 아마 네 신앙이 '개인적인 취향'일 뿐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사실은 그렇지가 않아. 문제는 네 취향을 한양IVF의 소위 고민하는 후배들이 이상적인 모델로 삼고 있다는 것이지. 내가 그 동안 얘기를 나누었던 후배들의 대부분이 자신의 신앙에 많은 영향을 끼친 선배로 '너'를 내세우는 데에 주저하지 않고 있지. 그렇기 때문에 네가 하는 말의 힘은 실상 한양 지부의 경건한 후배들의 신앙의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지.

또 한가지. 금용이는 자신의 신앙을 개인적인 취향이라고 말하는데, 흥미로운 사실은 네가 얘기하는 영성의 성격이 요사이 한국교회 내에서 그나마 '경건하다는' 청년들의 그것과 정확하게 일치한다는 사실이지. 그 말은 다르게 표현하면 네가 개인적인 신앙의 색깔이라고 얘기하는 그것도 실상 우리가 살고 있는 터전 속 신앙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거야. 그렇다면, 거기에 대해 질문을 던져 볼 만하다는 거지. "그렇다면 이 시대의 영향아래 있는 신앙은 바른 것인가? 문제는 없는가?" 대답은 이강일 간사님한테 물어봐. "학생 개개인의 내면의 회복은 가능할지 몰라도 공동체성과 운동성을 불러 일으키지는 못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하시더군.

좀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위해서 네 글에 손을 좀 대야겠다. 미안하게 생각하구 대신 다음 번에 만나면 밥은 내가 살게.(^^)

먼저 황병구씨(이렇게 불러도 되나?)의 '미답지론'에 대해 얘기했더구나. 자세히 설명하지 않아서 내가 좀 설명을 곁들이자면, '미답지론'이란 요사이 한창 유행하던 '고지론'에 대한 비난으로 생긴 말이지. '고지론'은 흔히 순복음교회에서 이야기했던 잘 믿는 사람이 사회의 엘리트 계층에 들어가서 좀 더 효율적으로 세상을 변화시키자는, 그래서 공부도 열심히, 돈도 열심히 벌자는 식의 이른바 세상의 '고지'를 탈환하자는 생각이었고, 거기에 대해 황병구씨는 그런 것이 진정한 신앙이 아니라 드러나지 않은 자신의 자리에서, 혹은 사람들이 잘 가려하지 않는 '미답지'에서 신앙인의 자리 매김을 충실히 하자는 '미답지론'을 주장한 내용의 글이었지. 당시 유행처럼 번지던 열린 예배, 문화사역, 혹은 로버트 슐러 목사의 '긍정적 사고방식'이 성공을 가져온다는 설교들이 난무하던 때인지라 '미답지론'은 나를 포함한 이 시대의 청년들에게 많은 도전을 주었다고 생각해. 한데 금용이는 내가 '지성 사회에서의 자리 매김'을 얘기하니까 내 생각을 '고지론'과 비슷하게 여기는 것 같아서 조금 아쉽구나.

내가 주장한 내용은 어떤 특별한 다른 것이 아니란 것을 너도 알고 있으리라 생각해. 앞의 글에서도 말했듯이 나는 제자도의 여러 측면, 즉 성령과 은사 운동, 내적 치유, 생활 영성이 지금의 공동체에서 그런 대로 잘 이뤄지고 있다고 얘기하면서, 잘 되지 않는, 아니 사실 거의 진행되지 않고 있는 제자도의 두 부분, 즉 사회참여와 지성사회에서의 신앙인의 자리 매김에 균형을 가져야 하지 않겠냐는 당위론을 펼쳤지. 거기에 대한 금용이의 대답.

"'캠퍼스 복음화'라는 부분에서는 어느 정도 동의하지만, '지성사회의 복음화' 에는 좀 회의적인 게 사실이지."

이야기 하나 해보도록 하지. 옛날에 미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각기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으면서 너무 그림 그리기를 사랑한 나머지 그림 그리기 동우회를 만들었대. 그런데 사람들이 너무 바쁜 나머지 정작 그림 그리기는 못하고 그나마 저녁식사를 위해 모여서 모네가 어쩌니 렘브란트가 어쩌니 하는 말로 친목도모를 하는 시간만 보내게 된 거야. 하루는 회원 중 한 명이 참다못해 불만을 터뜨렸지. "이게 무슨 그림 그리는 동우회야? 이건 친목회야, 친목회! 계속 이렇게 그림 안 그리고 렘브란트 타령하며 밥이나 먹을 거면 나 안 할래!" 그러자, 회장이 그러는 거야. "여봐, 왜 그래, 그나마 바쁜 사람들이 모이는 게 어디야? 적어도 우리는 그림에 대한 열정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잖아!" 그러자, 화난 회원이 나가면서 남긴 말,
"그럼, 동호회 이름부터 바꿔! 괜히 그림 그리고 싶어하는 다른 사람이 들어왔다가 피해보게 하지 말고!"

무슨 얘긴지 알겠지? IVF의 모토는 지성사회의 복음화인데, 모토 버리려면 단체 이름도 바뀌어야 한다는 말이지. 네가 생각하는 후배들의 신앙훈련이 진정으로 "성경말씀 공부하고, 중보기도 열심히, 주변 사람들을 사랑하는 일" 이라면 나는 추천할 곳이 몇 군데 있단다. 신학교도 많이 알고 있고, 경치 좋은 수도원도 알고 있지. 그런 훈련을 받으려면 굳이 캠퍼스에서 고생 안해도 된다는 말이야. 나는 단적으로 얘기해서 '지성사회의 복음화'가 회의적이라면 IVF하지 말라고 해야만 할 것 같다. 가뜩이나 요사이 기독청년들 교회 일하랴 선교단체 일하랴 바쁜데 괜히 운동성을 분산시키는 건 낭비라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경건 훈련만 받을 생각이라면 요사이 큰 교회들 그런 훈련 잘 시키잖아. 우리교회에서도 얼마전 동의대 전도하러 갔었는데. 퇴출 선교단체 IVF 쾅쾅쾅! (이건 농담이 좀 지나쳤군!)

캠퍼스 안에 거하면서 지성사회의 복음화에 대한 비젼이 없다고 한다면 나는 점잖게 IVF를 떠나야만 할 것 같다. 캠퍼스에서의 지성사회 복음화는 '고지론'적인 생각이 아니라 당연한 것이라는 게 내 생각이야. 그럼 대학교 말고 어디서? 정치가, 이론가, 과학자, 역사가 모두가 캠퍼스에서 나오는데 지성사회 복음화란 모토를 캠퍼스 선교단체가 버리면...어쩌자고? 다른 대안 있나? 우리 사회 엘리트들은 모두 무신론자가 되어서 정치, 경제, 과학, 역사 모두 하나님이 없네, 신앙이 과학의 영역에 침범하면 안되네하며 (미국에선 보수주의자들도 이런 소리하긴 하더라) 강단을 휘저어도 우리는 "오늘도 나의 삶이 무사히...아멘"해야겠냐는 말이지. 대부분이 직장인이 되는데 어쩌냐고라고라고라? 내가 직장인이 된다 하더라도 후배들에게 큰 비전들을 전수해 주어야 하지 않겠냐? 복음주의 권에서 강만길같은 역사학자 좀 나오면 안되남? 강준만같은 언론학 교수 나오면 안되남?

마지막으로, 10년 20년을 바라보고 칼을 갈자고 했으렷다? 칼 갈아서 뭐하려고. 다윗이 그랬다지? 골리앗을 죽이기 전에 사자의 입을 찢은 경험이 있대지, 아마. 꼬맹이 다윗이 거인 골리앗을 쓰러뜨린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기름부음받은 다윗! 사자 입을 종이 장처럼 찢은 경험으로 내적 확신을 가졌던 우리의 청년 다윗은 칼을 갈고 있었던 게 아니라 칼로 무우도 쓸고 배추도 쓸고 하다가 하나님의 쓰임을 받는 상황에서 제때에 훈련된 칼을 휘두른 것이지. 칼은 그러라고 가는 거지. 후배들에게도 칼을 갈라고 권하기보다는 칼은 이렇게 쓰는 거란다 하며 무랑 배추랑 들이대며 "송송" 같이 쓰는 연습을 하는 것이 어떨까 생각해본다.

쉽게 요약하자면 후배들이 균형 잡힌 그리스도인으로 살도록 조금이나마 좋은 터전을 마련해주어야 하지 않겠냐는 거지. 희문의 말을 듣고 회의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희문이의 생각 자체가 바르다면, 우리가 그 토대가 되어서 우리를 밟고 후배들은 좀 더 좋은 토양에서 복음의 총체성을 누릴 수 있는 배려를 해주어야 하지 않겠냐는 말이야. 지금 우리 수준이 이런데...라고 했으렷다? 후배들의 상황이 더 나아지지 않는다면 그건 필시 우리의 책임이라는 게 내 생각이다. 나는 내가 모두를 변화시키지 못하리라 확신한다. 그렇다고 혼자 고민하며 그냥 죽은 듯이 있다가, 누군가 나설 때 갈던 칼을 조심스레 꺼내려는 마음도 합당치는 않다고 생각한다. 다만, 진일보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하고 사회참여의 미흡한 부분들을 채워나가며 후배들 대에서 그 열매를 맺기를 소원하는 마음만 간절하다. 그러니, 너도 숨어서 칼 갈지 말고, 후배들과 함께 통합적 복음의 본색을 드러내는데 너의 뛰어난 머리를 썼으면 한다!!! (넌, 지금도 숨어서 칼 가는 것이 아니라고 들었다. 말만 그렇게 한 거지!)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우리 사회가 깨달음이 없어 망한다고 했으렷다! 망한다면 야 그 말이 맞겠지만. 도예빌트가 그르더군. 심판은 망하라고 있는 게 아니라 구속하기 위해 있는 거라고. 송인규 목사님이 거기에 조금 거들어서 문화물과 사회적 창조물도 심판의 불 가운데 보존이 된다고 하시더군. 단절이라면 경건생활과 깨달음이겠지만, 영속성이라는 측면에서 본 신앙인의 자세는 여전히 치열함이라는 생각이 든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 봤지? 마지막에 톰 행크스가 총을 맞고 죽어가면서도 총을 쏴대지? 그것도 장갑으로 무장된 탱크를 향해. 몇몇 사람들이 그 장면에서 웃더군. 난 그 장면이 되게 심각하게 다가왔지. 내 모습과 비슷해서. 근데 돌연 꽝! 하고 탱크가 터지는 거야. 그때 느꼈을 톰 행크스의 기분이 어땠을까...나의 연약한 총을 계속 쏘고 있으면 나는 어느 때엔가 하나님의 폭격이 세상을 변화시키리라 믿어. 하지만 한 편으로는 내 총이 탱크를 향했을 때, 그 탱크의 전멸을 본다면 가슴 찡한 경험일 거라 생각해본다...

이만.

9. 이름:한금용, ☞ 금용군의 생각에 대한...

쩝... 방금 장문의 글을 완성시켰는데, 입력완료 버튼을 누르기 바로 직전 프로그램 오류로 날려먹었다. 아~ 배불러. :-) 다시 글을 쓰려니 상당히 의욕을 상실하게 되는군. 1시간 남짓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갔으니... 최대한 기억을 되살려 다시 정리해서 쓰도록 하지.

흠... 오래간만에 심각한 얘기를 좀 썼더니 머리가 아프군... 다시 글을 쓰려니 망설여지기도 하지만, 글을 시작했으니 결말을 내야겠지?

먼저 지난 번 글을 쉽게 쉽게 써 내려가서 오해를 하게 했던 것은 미안하고, 지금부터는 진지하게 쓸께. :-)

답변에서 네가 얘기했던 부분은 나도 공감해. 사회참여와 지성사회에서의 신앙인의 자리 매김에 균형을 가져야된다는 얘기 말이야. 그 때 내가 '지성 사회 복음화'에 회의적이라고 했던 것에 대해서 좀 설명을 할께.

많은 IVF 선배들을 보면서 그들이 캠퍼스에서는 열심히 살았지만, 정작 학사로서도 그러한가를 생각할 때... 그런 사람들이 별로 없었어. 평동수가서도 많이 느낀 사실이고. 왜 '학사' 얘기를 하냐하면, '지성 사회 복음화'라는 것은 학부생보다는 학사에게 방향이 맞춰져 있다는 생각으로. 그래서 졸업이 다가오면 새로운 출발이라고 간사님들께서 많이 얘기해 주셨던 것 같다. 아무튼 그러한 선배들을 보며 많이 실망하면서 그 목표라는 것에 회의적이 되어갔다. 이런 현실을 보면서 과연 그 목표가 실제로 우리에게 영향을 주고 있나하는 생각을 했었어. 지금도 그렇고.

흠... 이런 얘기들을 하기 전에 '지성 사회 복음화'가 무엇을 얘기하는지를 먼저 정의해야할 것 같다.
마치 1학년들이 선배들에게 묻는 질문 같기도 하지만, 나도 잘 모르거든. :-(
'지성 사회'가 구체적으로 어떤 집단을 의미하는 건지... 왜 한국 IVF는 '캠퍼스 복음화'와 함께 '지성 사회 복음화'를 목표로 삼은 건지... 이 목표를 정할 때 있었던 사람들은 어떤 의미로 이런 단어들을 선택한 건지... 일단 그런 질문들은 다음 기회에 좀 더 나누기로 하고 그냥 생각을 적을께.

기본적으로 나는 사회참여와 지성사회에서의 신앙인의 자리 매김에 균형을 가지는 것에 동의해. 그 부분에 관해서 지난 글에서 한 가지를 얘기하고 싶었어. 균형을 가지는 것보다 먼저 해야할 일이 있다는 것이야. 그건 '개인 영성'이라고 할 수 있는 그 무언 가라고 생각해. 그렇다고 후배들에게 사회참여에 대해 침묵하자는 건 물론 아니야. 내가 하고 싶은 얘기는 후배들 마음속에 그 mind의 불씨를 꺼지지 않도록 하고 싶다는 거지. 앞서 얘기했던 것처럼 사회참여는 학부 시절보다는 오히려 학사의 삶에 많이 적용되는 것 같아. 바쁜 학사의 삶에서 개인 영성을 더 계발시킨다는 건 참 힘든 일인 것 같아. 그렇다고 해서 안 되는 건 아니고, 또 포기하자는 말도 아니고 현실을 얘기하는 거야.

이런 상황에서 후배들에게 더욱 깊은 영성을 가지도록 도우는게 전략적으로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영혼의 에너지가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잖아. 물론 후배들이 그 부분이 분명히 있음을 잊지 않도록 일깨워주어야겠지. 사회 참여는 졸업 후에 해도 늦지 않다는 거야. 4년의 한정된 시간에 그런 기초들을 다지는 데에 더 집중해야하지 않을까 싶어. 그 시간동안 우리가 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면 그거를 시도해도 좋고. 기초를 튼튼히 하는 일은 정말 중요한 일인 것 같아. 왜냐하면 그 기초 위에는 아무 건물이나 새워질 수 있으니까. 그 기초 위에는 정치가, 이론가, 과학자, 역사가도 나올 수 있으니까. 또 평범한 가정주부도, 아울러 직장인도. 침묵하자는 게 아니라 그런 마음의 좋은 기반을 마련하자는 거지.

단지 내가 하고 싶은 일은 좋은 기반을 만들어 가는 사람들에게 이런 부분도 있음을 잊지 않게 해주는 거야. 그래서 그들이 졸업 후에 정말 그 분야에서 필요들을 느낄 때 시도할 수 있도록.

용주야, '지성 사회 복음화'라는 건 사람들이 그 나라에 상황에 맞도록 목표를 정한 거잖아. 그 말은 바뀔 수도 있다는 것 아니겠니? 한 선교단체의 목표가 성경말씀도 아닌데 바뀔 수도 있잖아. 선교단체의 멤버가 그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게 아니라, 그 목표가 멤버들의 목을 죈다면 뭔가 잘못된 거잖아. 목표는 언제든지 공감대가 형성이 되어질 때 수정될 수 있다고 생각해.

그래서 지난 번 글에 그런 내용을 올렸던 것이고. 그 내용이 신빙성이 전혀 없진 않아. 빠르면 이번 여름에 결과물이 보일 수도 있고. '지성 사회 복음화'라는 목표를 없앤다고 IVF의 정체성이 사라지는 건 아니잖아. 실제로 선배들은 목표에 부합하는 삶을 잘 살지 못했으면서도 IVF는 나름대로의 색깔을 가지고 있잖아. 선배들이라고 하는 사람 중에는 역시 나도 포함이 되지.

간사님께서는 IVFer들에게 IVF와 타 선교단체와의 차이점을 얘기하면서 '총체적 복음'이라는 말을 쓰더구나. 뭐, 그런 말도 우리의 색깔을 잘 보여주는 말이라고 생각해. 사회참여에 대해 균형을 잡아야 된다는 얘기보다 우리가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얘기했으면 좋겠다. 나아가야 할 방향이 사회참여에 대한 균형이라고 생각된다면 그렇게 얘기를 해도 좋고.

그래서 그 균형에 대한 얘기는 학사의 삶에 숙제로 두는 것이 더 전략적이라는 게 내 생각이다. 학부 시절에서 균형을 잡는 것은 힘든 것이라는 생각이 들고. 후배들을 무시해서, 혹은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면서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일 수도 있고.
그렇지만, 멋지게 균형 잡는 후배가 들어온다면 역시 그를 잘 키워내야겠지. 용주같은 선배가... :-)
그런 다양성 아래에서 자라나는 게 아닌가...

칼은 갈다가 학부시절 쓸 일이 생기면 써도 괜찮아. 난 그런 일들을 부정하는 게 아냐. 지금 여기에서 우리가 무엇을 보는 것이 더 효과적인지를 생각하고픈 거야. 초대교회나 예수님은 지성 사회를 복음 화시키는데 주력하지 않으셨잖아. 그렇지만, 그 당시 교회나 예수님은 사회에 엄청난 영향력을 끼치셨지.

우리가 사회참여니 지성 사회 복음화니 외치는 것은... 결국 더 많은 곳에 복음을 전하고, 더 많은 영역에 하나님 나라를 세우기 위함이잖아. 그렇다면 우리가 접근하는 이 방법 말고도 다른 방법이 많을 거라는 거지. 왜 이런 얘기가 있잖아. 복음을 전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고, 하나는 아래부터 전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위로부터 하는 거지. IVF는 전략적으로 후자를 선택했다고 들었던 것 같아. 개인적으로 그 폭을 넓히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아니, 실제로 그런 삶을 IVFer들이 살아가고 있어.

복음주의의 넓은 스펙트럼 속에서...

언젠가 아는 형과 교회에서 나눈 얘기가 생각난다. 물론 결론 없는 얘기였지만. IVF가 더욱 정체성을 강화해야 하는가 아니면 약화시켜야 하는가하는 얘기였다. 여기서 말하는 정체성이란 다른 선교단체와 특별히 구별되는 부분에 관해 지칭하는 것이었다. 예를 들면, 사회 참여, 지성 사회 복음화, 문서 운동 등등. 에구 에구, 나도 잘 모르겠다.

치열함에 대해서 얘기했었지? 학부시절을 한 치열함하며 살아온 나로서는 그 치열함의 공허함을 느낀 적이 있다. 치열함 속에서 얼마나 많은 순간 외로움을 느꼈던지. 그 순간에 내게 필요한 건 열심히 잘 살고 있다는 격려보다는 나를 이해해주는 따뜻한 마음이었다. 시간이 더 지날수록 사람들은 더욱 자신을 이해해줄 수 있는 누군가를 찾는 것 같다. 만남이 많아질수록 더욱 마음이 이어지는 만남을 원하는 것 같고... 그런 따뜻한 마음이 없는 치열함은 상당한 부분의 의미가 퇴색되어 가는 생각을 저버릴 수 없었다.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서 치열하게 살수는 있지만, 치열한 마음으로 따뜻하게 살기는 힘든 것 같다.

흠... 얘기가 무척이나 길어진 느낌인데... 밤이라 더 그런 건지도 모르겠다. 다음에는 '지성 사회 복음화'와 앞으로 IVF의 방향에 대해서 더 얘기해 보았으면 좋겠다. 이 시대에 과연 무엇이 필요한지.

물론 내가 쓴 글에 대해서 얘기를 해도 좋고. 언제나 대환영이다.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는 그 누군가가 있다는 건 언제나 기분 좋은 일이거든.

Have a nice day with the LORD!

10. 이름:권경우, 금용이형의 글에 대한 경우의 생각

금용이형과 용주형의 글을 잘 읽었다. 둘 다 우리가 신중하게 고려해야할 좋은 것들을 지적해준 것 같다. 그리고 서로를 존중하고 인정하는 가운데 벌어지는 토론이라서 더욱 그런 것 같다.

금용이형, 용주형 두 사람 다 내게 너무나 소중한 선배들이다. 이런 사람들을 어디서 만날 수 있을까... 용주형이 금용이형의 영향력이 지대하다고 했는데 아마 그 최대 수혜자는 나인 것 같다. 하지만 오늘은 잠깐 금용 이형의 글에 대해 반박을 해야겠다.

금용이 형이 사회참여의 문제에 대해 회의를 갖게 된 것이 학사들의 삶에서 그 열매를 보지 못한 것 때문이라고 했는데 너무 성급한 생각이 아닌가 한다. 과연 우리의 선배들이 사회참여에 대해 최고의 노하우를 가지고 있었고 체계적인 훈련을 받았을까? 만약 그러했다면 어느 정도는 '지성사회의 복음화'에 회의를 가질 이유가 된다고 생각한다(그렇다고 해서 포기되어야할 일은 아니다). 금용이 형의 말대로 우리는 칼을 갈아야 한다. 그런데 아직 충분히 예리하지 않은 칼이 무우를 자르지 못한다고 해서 칼의 효용성을 의심하는 것은 옳지 않다.

금용이형은 영성훈련과 사회참여에 대해 구분해서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것은 틀렸다고 생각한다. 다분히 이원론적인 생각이라고 말하고 싶다. 참된 영성이 무엇일까? 사회참여에 대해 별생각 없는 영성이 과연 참된 영성일까? 우리 사회의 구조적 모순으로 많은 사람들이 고통 속에 신음하는데도 무감각하게 살아가는 것이 영성인가? 전에 적은 성경구절을 다시 인용하겠다.

하나님 아버지 앞에서 정결하고 더러움이 없는 경건은 곧 고아와 과부를 그 환난 중에 돌아보고 또 자기를 지켜 세속에 물들지 아니하는 이것이니라.(약1:27)

그리고 금용이형은 영성훈련은 학사의 삶에서 실행하기 힘들지만 사회참여는 가능하다고 하는데 이것도 같은 맥락에서 틀렸다고 본다. 잘 생각해 보면 이 논지는 결국 사회참여는 별 영성이 없이도 가능하다는 말로 이해가 된다. 왜 영성은 어렵고 사회참여는 쉽지? 사회참여를 위해 영성적인 토대를 마련하는 일에 충실히 해야한다는 말과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일까?

설사 사회참여의 문제가 영성과 구분해서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금용이형은 사회참여에 대해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졸업을 하고 직장을 가지고 돌보아야할 가정이 생겼을 때 그렇게 쉽게 사회참여의 문제를 고민하고 그것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일까?

금용이 형이 적은 글에 대해 내 생각을 적어보았다. 군데군데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 부분이 있어서 논리적인 비약으로 보이는 부분이 있을지 모르겠다. 잘 읽어보면 이해 가능할 것이다.

11. 이름:한금용, ☞ 금용이형의 글에 대한 경우의 생각

아마도 지금쯤 경우는 한창 소그룹을 시작할 시간일 것 같은데...

쩝, 정성스럽게 나의 글의 허점을 지적해 준 경우에게 감사를 표하면서 좀 더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누고 싶군. 아울러 글을 써 준 경우를 보면서 상당한 기쁨을 감출 수 없음을 얘기해주고 싶다. 경우야! 네가 나의 후배라니 난 너무 행복한 사람이야... 흑흑... :-)

그래, 네가 지적한 내용은 정확한 지적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좀 나누어서 생각해야할 내용이 있다면 '지성 사회 복음화'와 '사회 참여'라는 생각이 드는구나. 그런 의미에서 내가 회의를 가지게 된 것은 사회 참여가 아니라 지성 사회 복음화겠지.

또한 그 말은 지성 사회 복음화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목표로서 지성 사회 복음화에 대한 비판이다. 오히려 좀 더 광의의 목표가 세워져야하는 게 아닌가하는 생각에서 그런 얘기를 했었다.

흠... 실제로 나의 글에서 사회 참여에 대해 너무 쉽게 얘기한 부분이 있기도 하다.

그 말에서 사회 참여라는 부분에 대한 언급은 실제적인 활동을 얘기한 것이라고 이해해 주었으면 좋겠다. 눈으로 드러나는 활동은 쉽지만, 그것을 뒷받침할 만한 영혼의 에너지를 갖추는 건 힘들다는 얘기였다. 그래서 네가 적은 그 성경구절에는 전적으로 공감하지. 학사로서 사회 참여가 쉽다는 말은 그 일(실제적인 활동)을 하는 데 있어서, 학생보다 좋은 위치에 있다는 거지. 사회적으로 학생이 아니라 사회인이기 때문에 좀 더 적극적인 활동들을 할 수 있으니까.

그리고 내가 얘기한 소위 '영성'이라는 것은 개인 영성이라고 했지만...그건 결코 말 그대로 '개인' 영성이 될 수 없다. 이웃을 사랑하지 않는 신앙이란 실체 없는 신앙이기 때문이다. 요즘 제임스 휴스턴이 쓴 '기도'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 그 책에도 내 생각을 잘 표현한 구절이 있었다.

"다른 사람들과 관계하지 않는 하나님과의 관계는 비실재이다."

아멘! 이 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그래서 깊은 영성을 소유할수록 사회에 대해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그런 영성을 소유할 때 그 행동은 실제적인 행동, 그 뒤편에 숨어있는 사랑을 드러낼 것이라 생각된다. 실제적인 행동 지침, 구체적인 해결 방안, 혹은 시대 상황을 꿰뚫는 전략...

그것들의 유익함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그것을 뛰어넘는 사랑의 마음은 하나님을 깊이 알아 가는 것이 없다면 있을 수 없는 것 아니겠니? 그런 의미에서 지난번의 글을 적었다고 약간의 해명(?)을 하고 싶구나.

쩝...

'사회 참여'와 '지성 사회 복음화'를 따로 생각해 보면 좀 더 좋은 얘기들을 나눌 수 있을 것 같구나. 그 두 개념이 등식을 성립할 수는 없으니까... 쩝, 나 혼자만의 생각인가? 용주야! 대답해 줘. :-)

아마도 수련회가 끝나고 은혜 많이 받고서야 이 글을 보겠구나. 난 금요일 밤에 너의 얼굴을 볼텐데... 그 때는 가만히 있을께.

Have a nice day with the LORD!

12. 이름:김용주, 사회참여, 그리고 지성사회의 복음화라는 화두

(올린 글 중 오류가 발견되어 그 부분을 삭제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다시 언급할 기회가 있으리라 생각된다-글쓴이)

금용이도 처음에 쓴 글을 날린 모양이네? 나도 그랬는데. 그건 아마 한 번 더 생각하고 차분히 글을 쓰라는 하나님의 개입하심이 아니었을까 생각하고, 그런 세심한 배려를 해 주시는 그 분께 감사를 드려야겠다.

처음 글과는 달리 금용이도 문제에 대해 깊이 있는 언급을 해 주어서 큰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내 글은 먼저 번의 금용이의 글을 오해해서 쓴 글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먼저 짚어야겠지. 물론, 금용이의 생각은 잘 알고 있지만, 포커스에 올라 온 글은 금용이라는 사람의 전체 생각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사회 참여와 지성사회의 복음화라는 문제에만 국한된 견해를 보여주기 때문에 나도 금용이의 텍스트에만 국한된 논지를 펴게 되는 것이지.

이번 답변은 나에겐 큰 도움이 되었어. 두 가지 이유에서인데 첫 번째는 좀 더 구체적인 금용이의 생각을 접하게 되었기 때문에 토론하기가 훨씬 수월해 졌다는 점. 둘째는 금용이의 지성에 불을 질렀다는 점. 그래서 아마 금용이는 앞으로도 계속 내가 옆에서 찌르면 발전적인 고민들을 계속해 나가리라는 확신이 들었다는 사실이지. (^^;)

대화식으로 토론을 했더니 좀 자연스러운 맛은 있는데, 논리가 좀 희미해지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 글쓰는 법을 조금 바꾸어야겠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토론을 지켜보는 사람들이 지켜보면서 아마, 그럴 거 같거든. 내 글을 보고, "오~그게 맞는 것 같아!"라고 했다가 다시 네 글을 보고, "어, 그 말을 듣고 보니 그런 거 같네!"하며 왔다갔다하겠지. 뭐, 그러면서도 생각이 정리되겠지만, 아니면 벌써 많은 사람들은 나름대로 우리의 글을 창조적으로 해석하고 있는 이들도 있겠지만 불필요한 답변을 줄이고 논지를 분명하게 축소시키려는 의도에서 조금 문제들을 단순화, 원리화 시키려고 한다.

에, 우리의 차이점이 시작되는 부분은 네 글의 뒷부분에서 시작되지.

"우리가 사회참여니 지성사회의 복음화니 외치는 것은...결국 더 많은 곳에 복음을 전하고, 더 많은 영역에서 하나님 나라를 세우기 위함이잖아. 그렇다면 우리가 접근하는 이 방법 말고도 다른 방법이 많을 거라는 거지."

문제를 단순화시키기 위해 '지성사회의 복음화'는 논의에서 제외시키고 '사회참여'라는 주제만을 놓고 네 글을 살펴보자. 네 글의 요지를 분석하면 '사회참여'라는 이슈는 '복음전도'의 방법의 한 가지라는 전제(premise)를 가지고 있지. 그렇기 때문에 네 말대로 하나의 명제를 세울 수 있는 거지.

명제1: 복음 전도를 위해서는 사회참여라는 방법 외에 다양한 접근 방법이 가능하다.

이것이 로잔언약이전의 사회참여와 복음전도의 관계성을 대변하고 있어. 흔히 말하는 복음전도의 우위성이라는 개념이지. 영혼 구원이 어떻게 사회의 구조적 변혁이나, 기아, 병든 자를 고치는 일과 동일하게 중요할 수 있냐는 말이었고, 한때 존 스토트 목사님도 이런 주장을 하셨지. 하지만, 스토트 목사님은 곧 자신의 견해를 성경에 맞추어 수정, 예수님의 사역, 그리고 제자들의 사역에서 복음전도와 사회참여의 어떤 우위성도 발견하지 못하고 그 두 주제는 신앙의 두 측면이라는데 결론을 내리게 되지. 이후에 마닐라 선언에서 그 내용을 확증하고. 전에 말했듯이 이 교리는 "양날개 이론"이라고 불리고 있지. 따라서 사회참여는 복음전도의 한 가지의 방법이 아니라 동일한 신앙의 두 측면으로 봐야 한다는 거지. OK? 그럼, 명제를 한번 고쳐볼까?

명제1': 복음전도와 사회참여는 서로 종속되는 개념이 아니라 신앙의 두 측면으로 동일하게 중요하다.

이 명제를 가지고 다시 네 글을 돌아보면 보충하고 싶은 부분이 보인다.

"IVF는 나름대로의 색깔을 가지고 있잖아...간사님께서는 IVFer들에게 IVF와 타 선교단체와의 차이점을 얘기하면서 '총체적 복음'이라는 말을 쓰더구나."

잘 말했다, 금용아. '총체적 복음'! 요사이 한창 많이 논의되는 말인데 사람들은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잘 모르지. 그냥 균형 잡힌 그리스도인의 삶 정도이겠거니 하는 거지. '총체적'이란 단어는 사실상 이 로잔 언약의 결과물로 생성된 단어이지. 바로 사회참여와 복음전도라는 두 측면을 고루 반영한 신앙! 고것을 가리켜 '총체적 복음'이라고 한단다. 그렇다면 네 글의 문제가 좀 더 명확해지지? 네가 말하는 '총체적 복음'이라는 IVF의 차별성의 내용이 바로 복음전도와 사회참여의 동일한 강조라는 사실이야. 그러므로 사회참여가 복음전도의 여러 가지 방법 중 하나라는 말은 잘못된 교리에 근거를 두고 있는 셈이지.

그러면 여기에서 쉬어 가는 의미로 관련된 이야기 한가지.

옛날에 참새가 한 마리 살았대. 그 참새는 오른손잡이였는데, 집이 좁은 관계로 매일 지나다닐 때, 문짝에 팔이 끼는 거야. 매번 지나다닐 때마다 팔을 부딪치니까 하루는 잔머리를 굴린 거지. '왼쪽 팔이 없어도 밥 먹고 글쓰는데 지장이 없겠지?'라는 생각에 의사한테 가서 왼쪽 팔 절단 수술을 받았대. 집에 돌아가니 문 사이를 쏙쏙 잘도 빠져나가는 자신의 몸매(?)에 감탄한 참새! 밖에서 "참새야, 노올자!"하는 비둘기의 소리에 공중을 자리를 박차고 뛰었다가 그만! 쿵! 했다는 얘기!

비극적인 얘기지? 자, 그럼 이론 공부는 여기쯤하고, 그럼 금용이가 지적한 현실론을 한 번 살펴볼까?

"바쁜 학사의 삶에서 개인영성을 더 계발한다는 것은 참 힘든 일인 것 같아...현실을 얘기하는 거야. 이런 상황에서 후배들에게 더욱 깊은 영성을 가지도록 돕는 게 전략적으로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사회참여는 졸업 후에도 늦지 않다는 거야."

정리해보면,

[주장1]
진단: 졸업 후에 영성을 계발하기는 힘들다.
대안: 학부생일때 영성 계발에 집중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좋다.

그럼, 문제제기를 해볼까? 경우가 약간 언급했던데 좀 더 구체적으로 그 생각을 꿰뚫어보지. 금용이의 주장의 전제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전제1: 신앙에는 순서가 있는데 개인영성이 사회참여에 선행된다.
전제2: 고로 개인영성이 선행되지 않는 한 사회참여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결론: 고로 학부 때는 개인영성, 졸업 후는 사회참여를 권장하자.

근데 어떡하냐? 존 화이트 목사님은 나이 40이 넘어서 예수님을 영접했대. 근데 그 분은 20대에서 30대에 왕성한 신앙활동을 한 거야. 많은 기독사역도 하고 상담도 하고. 심지어 목회도 하셨다지? 음...이런 개인의 예는 논리 전개상 편법(?)에 해당하니까 접어두자. 이 문제는 대안을 먼저 제시하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게 좋을 것 같다.

금용이는 토대, 즉 기초를 튼튼히 세우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지. 그래서 선행되는 개인영성의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만 한다고 결론지은 것일 테고.

기초 다지기! (건축가 아니랄까봐) 내 전공을 살려서 한가지의 예를 들어보지. 옛날에는 차를 만들 때, 기계 전공자들이 열심히 껍데기 철판 붙이고, 내부 모양새를 만들면, 그 후에 전자, 전기 전공자들이 들어가서 배선도 놓고 배터리로 운용되는 각종 시스템을 연결하여 한 대의 차를 완성시켰지. 그러는 과정에서 기계 파트의 구조와 전기 배선사이의 문제들도 흔하게 생겼고, 그로 인해 다시 두 파트간에 조정을 해야하는 경우도 있었어. 근데, 요즘은 이것이 통합되었지. 우리가 논의하는 말을 붙이자면 '총체적 차 만들기'라고나 할까? 메카트로닉스라는 분야가 개척되면서 기계파트의 전공자들이 전자 파트의 지식을 함께 공유하면서 차 만들기의 혁명이 일어난 거야. 문짝에다 아예 전선 다 집어넣고 전자 칩들 삽입하고...해서 그냥 끼워 맞추면 완벽한 차가 되는 셈이지. 처음부터 설계 시에 기계와 전자가 함께 고려되었기 때문에 두 파트 사이에 교정할 부분도 적었고, 조립하고 나서도 모양새나 성능 면에서 이전의 차보다 진일보한 결과물을 얻게 되었지.

바꾸어서 문제에 이 예를 접목시킨다면, 영성훈련을 하는 중에 복음전도와 사회참여의 필연성을 함께 언급하면서 동일하게 사회참여와 복음전도의 열매를 맺을 수 있는 생활 영성 훈련이 말 그대로 '총체적', '통합적'으로 이루어진다면 굳이 개인영성 후엔 사회참여라고 말하지 않아도 되겠지?

지금의 캠퍼스 사역은 너무 개인의 문제로 편향이 되어 있는 것 같아. GBS를 하더라도 적용의 부분에서는 이스라엘의 역사를 공부해도 사회적 측면보다는 내 중심으로 적용하려하고, 공동체적인 본문이었는데도 적용에 가서는 내 문제로 환원시키려는 속성이 많은 것 같아. 그것은 우리가 얼마나 성경의 상황을 지금의 세상에 비추어보는 일에 무관심한 채, 나의 적용 점에만 관심을 가졌었는가 하는 반성을 하게 만들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 이는 달리 말하자면 상황(context)에 대한 무지, 무관심이 영성의 문제를 너무 자신과 자신의 주변 인간관계로만 파악하려는 경향을 부추기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해서 구체적 대안을 몇 가지 제시하자면.

전제1: 진정한 영성은 자신이 속한 영역에서 신앙의 행동을 야기하는 것이 필연적인데 그것은 다름 아닌 복음전도와 사회참여의 측면이다. 따라서, 개인영성(내적 변화)과 사회참여(외적표증)는 신앙의 두 영역으로써 서로 융합되어 강조될 수 있으며, 또한 마땅히 그래야 한다.

대안1: 개인영성을 훈련하는 중에 영적 리더들이 사회에 대한 제반 문제들을 지적하며, 그에 대한 성경적 입장을 제시한다. 이는 주로 cell-co들이 맡아서 추진함으로써 cell 리더와 멤버에게 전해질 수 있다. 그렇게 될 때, 전체적인 맥락 안에서 그 문제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될 것이다.

대안2: 기존의 개인영성 훈련과 동일하게 사회적 이슈들과 지성적 영역에서의 과정을 커리큘럼화 한다. 이것은 개인영성 훈련을 통해서는 좀처럼 사회에 대한 인식을 가질 수 없는 현재의 선교단체의 난점을 인정함으로써 제안된 견해인데, 두 영역을 동일하게 개척한 후에 그 사이에서 어떠한 통합 점을 발견하도록 노력해 볼 수 있다.

대안들은 아마 곧 따로 구체적으로 내세우게 될 테니까 여기에서 접어두지. 금용이가 한 말을 단순하게 부정하자면 다음과 같아.

부정: 개인영성은 복음의 두 측면을 드러낼 수밖에 없는데, 이 두 측면은 '복음전도'와 '사회참여'라는 양날개이다. 고로 한쪽이 드러나지 않는 영성은 반쪽 복음이며, 따로 떨어진 개인영성은 신앙의 두 측면으로 열매맺지 못한다는 점에서 그 자체가 바른 복음이 아니라는 반증이다.

마지막으로 덧붙이면서.

지난 번 글에서 항병구씨의 '미답지론'에 큰 영향을 받았다고 했지? '미답지론'을 주장한 바로 그 황병구씨가 요사이 20대 30대가 연합하여 세력을 형성하고 한국 사회에서 본색을 드러내자는 이른바 'TNT 본색론'을 주장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한금용 학사님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나의 목적은 금용군 같은 우수한 자원의 학사들의 심장에 불을 붙여서 20대 후배들과 함께 사회에 영향력을 끼치는 크리스찬 연합세력으로 거듭나게 하려는 데에 있음을 기억하여 내 피땀어린 답변들에 진지한 고찰을 해 주었으면 한다. 항상 현실은 힘들기 마련이지. 문제는 상황 가운데에서도 진리를 발견하고 그에 합당한 행동들을 차근차근 이루어 가는 데에 있지 않겠냐?

긴 글 읽느라 수고했다.

[오늘의 논지 요약]
1. 복음전도와 사회참여는 동등하게 중요한 신앙의 두 측면이며, 이 두 측면을 두고 '총체적 복음'이라 한다.
2. 개인영성은 신앙의 기초가 되는 부분으로 그 내적 에너지를 통해 신앙의 열매, 즉 복음전도와 사회참여라는 두 부분의 외적 열매를 그 개인이 속한 사회에서 맺게 되어있다.
3. 따라서, 캠퍼스 내에 있는 IVFer들은 개인영성훈련이라는 내적 변화를 통해, 신앙의 두 측면인 복음전도와 사회참여를, 자신이 속한 영역인 캠퍼스의 상황에 맞게 캠퍼스 복음화와 지성사회 복음화로 열매 맺는다.

13. 이름:한금용, ☞ 사회참여, 그리고 지성사회의 복음화라는 화두

며칠 좀 휴식을 취하느라 글을 못 올렸구나. 덕분에 그 동안 좀 많이 쉬었지….

물론 좀 망가지기도 하고, 다시 회개하고 정신을 차리기도 했지만. :-)

네가 얘기한 '명제 1'("복음 전도를 위해서는 사회참여라는 방법 외에 다양한 접근 방법이 가능하다"-편집자주)에 대한 약간의 설명을 더 얘기하고 싶다. 내가 말한 '복음을 전하는 것, 더 많은 영역에서 하나님 나라를 세우는 것'은 '사회 참여'에 대응하는 '복음 전도'의 의미로 얘기한 것이 아니라 쓰여진 말 그대로의 의미로 얘기했다. 그래서 그 때 얘기한 접근 방법이란 '사회 참여'를 하나의 방법적인 측면에서 얘기한 것이 아니었단다.

쩝…. :-(

나는 앞선 글에서 얘기했던 것처럼 '사회 참여'와 '지성 사회에서의 신앙인의 자리매김'에 균형을 가져야된다는 것에 공감해. 또한 난 학부시절에 '사회 참여'에 대해서 침묵하자고 얘기한 것이 아니었다고 앞선 글에서 얘기했다.

소위 '하나님을 믿는 것' 혹은 '하나님을 아는 것'안에는 '복음 전도', '사회 참여'등으로 불리는 이 모든 것들이 포함되어지는 것 같아. 그런 의미에서 난 하나님을 알아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던 것이야. 그 '믿음' 혹은 '앎'은 깊이가 깊어질수록 우리를 자신만의 세계에 내버려두지 않아. 그건 내게도 마찬가지이고…. 그런 마음으로 '복음 전도', '사회 참여'가 되어질 때 더욱 능력 있는 삶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 그랬던 거야. 왜냐하면 우리가 그런 마음을 품을 때, 우리는 더 이상 외부의 자극으로 움직일 뿐만 아니라 우리 스스로의 마음속에서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에 귀를 기울이기 때문에 좀 더 자발적으로 우리의 삶에서 무엇이 부족한 지, 우리가 무엇을 해야하는지 분명하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네가 말한 대로 그러한 영성을 통해 복음 전도와 사회 참여로 열매를 맺게 되는 것이지.

자동차 조립하는 얘기를 했는데, 역시 네 말대로 학부 시절 하나님을 더 깊이 알아가면서 우리는 두 가지 모두를 알아 가는 것 같아. 지금의 캠퍼스 사역에 대해서 평가하는 것은 내게는 무리인 것 같고…. 이런 현실을 바라보며 소망을 가지는 것은 이미 하나님을 경험한 그들은 자신의 문제뿐만 아니라, 사회에 대한 문제에서도 이미 눈을 뜨고 있다는 사실이지. 비록 그것이 겉으로 보기에 무언가 가시적인 일들로 드러나지 않는다 하더라도. 드러나면 더욱 좋고. 그들이 학교를 떠나 사회에 들어갈 때 그 속에서 4년 동안 키워온 나무가 더욱 큰 열매를 맺을 수 있으니까. 여러 가지 많은 사회적인 문제에 대해서 그리스도인으로서 어떤 견지를 가져야하는지 나 스스로도 대답을 줄 수 없을 때가 많아 답답할 때도 많지만, 그들 마음속에 작은 씨앗이 있는 것에도 소망을 가지고 있다. 물론 씨앗이 아니라 나무가 되어있는 사람도 있지. :-)

Have a nice day with the LORD!

14. 이름:김용주, 사회참여와 지성사회복음화라는 화두2

[사회참여와 지성사회의 복음화의 관계]

구체적 대안을 말하기에 앞서 짚고 넘어갈 부분이 생긴 것 같아 다시 이 지루한(?) 화두를 거론해 보아야겠다. (사실, 이 문제는 내 삶을 걸만큼 중요하지만 반론이 길어짐으로 인해 사람들이 느끼기에 그럴 수 있다는 얘기지!)

내가 치킨 집을 운영하지도 않는데 왜 자꾸 "양날개 이론"을 주장하는지 아마 몇몇 사람들은 궁금해 할 것이다. 그 이유는 금용이의 글을 살펴보면서 언급해 보도록 하자. (금용아, 매번 미안!)

"실제적인 행동지침, 구체적인 해결방안, 혹은 시대를 꿰뚫는 전략...그것들의 유익함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그것을 뛰어넘는 사랑의 마음은 하나님을 깊이 알아 가는 것이 없다면 있을 수 없는 것 아니겠니?"

다음 말은 들어보나마나 "영성 훈련이 그래서 다른 부분보다 중요한 거야!"라고 했을 게다.
그렇다면, 이전에 언급했던 사항들을 다시 짚어보자.

1. 복음전도와 사회참여는 동등하게 중요한 신앙의 두 측면이며, 이 두 측면을 두고 '총체적 복음'이라고 한다.
2. (개인)영성은 신앙의 기초가 되는 부분으로 그 내적 변화를 통해 신앙의 열매, 즉 복음전도와 사회참여라는 두 부분의 외적 열매를 그 개인이 속한 사회에서 맺게 되어있다.
3. 따라서, 캠퍼스 내에 있는 IVFer들은 개인영성이라는 내적 변화를 통해, 신앙의 두 측면인 복음전도와 사회참여를 자신이 속한 영역인 캠퍼스와 지성사회의 복음화로 열매 맺는다.

이 세 가지의 명제를 근거로 사회참여와 지성사회 복음화와의 관계를 살펴보자.

개인영성=신앙의 뿌리, 근원
복음전도와 사회참여(총체적 복음)=신앙의 열매, 행동
지성사회, 캠퍼스, 선교지역...=신앙인이 속해있는 위치

이렇게 구분 지어보면 지성사회 복음화와 사회참여의 관계를 쉽게 알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사회참여는 신앙의 행동으로서의 두 측면에 속하는 개념이고, 지성사회 복음화는 자신이 속한 위치로서의 개념이다. 따라서 각각의 위치에서 신앙인은 영성이라는 신앙의 근원으로 복음전도와 사회참여라는 열매를 맺어야하는 의무를 가지고 있다. 여기에 대해 금용이는 질문하는 것이다. 지성사회 복음화가 과연 IVF의 목표여야 하는가? 그의 논점을 살펴보면 그 주장은 타당한 부분이 있다. 캠퍼스 복음화가 학부생의 모토가 될 수는 있지만 지성사회는 제외되어야 하지 않겠는가라는 말이다. 여기에는 너무 많은 질문들이 얽혀있다. 쉽사리 드러나지 않지만 두루뭉실하게 표현하면 나름의 타당성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지만 좀 더 세밀하게 들여다보면 약간의 의구심이 생긴다.

먼저 19번 글에서 금용이는 지성사회와 사회참여의 문제를 나누어 생각해 볼 때, 자신이 회의적으로 보는 부분은 사회참여가 아니라 지성사회의 복음화라고 했다. 그런데, 바로 그 밑의 글 이후에는 사회참여에 대한 회의와 그에 대한 변호를 하고 있다. 그래서 먼저 금용이가 사회참여에 대해 회의적으로 반응하는 부분을 짚고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자. (다음에서 사회참여에 대한 나의 핵심적 반론을, 그리고 나서 지성사회라는 화두를, 마지막으로 지성사회의 복음화의 한 방향으로의 사회참여에 대한 나의 구체적 방법론을 적어보겠다...)

15. 이름:김용주, 사회참여와 지성사회복음화라는 화두3

[사회참여라는 화두에 대한 재반론]

금용이는 자신이 말한 사회참여가 '실제적인 활동'의 의미였다고 하면서 학부생보다는 학사들이 사회참여하기가 쉽다고 했다. 그 이유는 학사들이 '사회인'이니까. 그렇다면 금용이는 분명 지성사회 복음화 뿐 아니라 '실제적인 활동'으로써의 사회참여에도 회의감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중요한데, 이렇게 하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다. 지성사회 복음화든 사회참여든 회의적이다! 사실 얻은 부분이 없진 않다. 실제적인 활동을 제외한 사회참여는 긍정적인 관점으로 돌아섰다는 말일테니. 조금 아쉬운 것은 사회참여라는 것이 단순히 '사회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것 이상의 어떠한 특정한 개념이라는 사실이다. 그 말은 국어사전에서 찾을 수 있는 어의 이상으로 복음주의 역사를 통해 논의되어 온 구체적 의미를 지닌 말이다. 고로 '사회인'이 더 사회참여하기 쉽다는 말은 에...순진한 생각이다. 반례를 세 가지정도 들어보자.

1. 한국적 상황에서 가장 눈여겨볼 만한 사회참여의 대표적 예 = 광주학생운동.
이른바 학생운동이라 이름짓는 사회참여는 사회인이 하지 못한 민주화의 시발점이 되었다.

2. 소극적 참정권인 투표권과 선거권은 사회인에게만 주어지는가 라고 물어 본다면? 사회인 두 표 줄 때, 학생들에겐 한 표만 주는가?

3. 사회참여를 위해서는 기독교 단체든 민간단체든 시민의식을 고취시키고자 많은 강좌들과 훈련 프로그램을 개설한다. 그렇게 하여 소극적으로는 단순한 시민의식의 성장을, 적극적으로는 많은 사람들이 연합에 동참하게 하고 그 분야의 전문인을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통일학교나 한겨레, 참여연대에서 개최하는 언론 강좌들. 짧게는 몇 주에서 길게는 몇 달간이나 지속되는 그 프로그램에 학부생이 참여하기 쉬운가, 아니면 사회인이 참여하기 쉬운가?

[사회 참여의 범주-'봉사'와 '활동']

이제 내 반론의 본색을 드러낼 때가 된 것 같다. 나는 사회참여의 행동에 초점을 맞추려고 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토대가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서는 금용이와 생각을 같이 한다. 하지만 실상 따지고 보면 금용이가 생각하는 토대와 내가 생각하는 토대는 말 그대로 '동상이몽'이다. 이 부분은 학부 때에도 우리가 가장 크게 갈라졌던 부분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금용이가 얘기한 영성에서부터 이야기를 풀어가자면. 금용이의 영성에 대한 명제는 다음과 같다.

1. 영성은 개인적인 문제가 될 수 없다.
2. 왜냐하면 다른 사람과 관계하지 않는 영성은 비실재이기 때문이다.
3. 따라서 깊은 영성을 소유할수록 사회에서의 실제적 행동을 드러낼 수밖에 없다.

그러면, 나의 논리를 주목해주기 바란다. (흔히 이것을 부메랑 효과라고 하지.)

1. 현재 선교단체에서 훈련되고 있는 영성훈련은 사회에서 실제적 행동으로 드러나고 있지 않다.
2. 따라서, 그 영성훈련은 비실재이거나 깊지않은 신앙인을 만들고 있다.

금용이의 말대로라면 진정으로 깊이있는 영성은 사회에서의 실제적 행동을 유발하는데, 그 실제적 행동이라는 것이 인간과의 관계적 도움과 사랑의 실천 뿐 아니라 사회 구조적인 면에서의 부조리에 대한 연구와 그에 합당한 성경적 해답의 발견, 그리고 잘못된 정치적 의견과 그의 결과로 생겨난 일련의 법률에 대한 단체적 혹은 지원적 반대, 개개인의 인권을 유린하는 언론기관의 행포에 대한 폭로와 관련 견제책 마련과 같은 사회 활동(social action)을 포함한다는 말이지. 여기에서 사회 활동이라는 개념에 대해 조금 설명할까? 그랜드 래피즈 보고서(로잔위원회와 세계복음화협의회에서 공동으로 사회참여와 복음전도에 관해 발표한 보고서)에서 '사회봉사'와 '사회활동'를 구분하고 있는데 그 내용을 도식화하자면,

1. 사회봉사: 인간의 궁핍 구제, 자선활동, 각 개인과 가족단위의 도움 추구, 구제 행위
2. 사회활동: 인간의 궁핍 원인제거, 정치, 경제적 활동, 사회구조의 변화추구, 정의추구

와 같다. 다시 말해서 빈민의 구제뿐만 아니라 그들이 어려움을 겪게 되는 근본 원인, 즉 사회 구조적인 문제들을 함께 제거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쉽게 예를 들자면, 어떤 특정한 교차로에서 교통 사고가 계속 발생한다면, 구급차가 더 많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사고방지를 위한 신호등 설치가 더 필요하다는 말이다. 금용이는 어떤 면에서 사화 봉사란 측면에서의 실천에 치우친 경향성을 보여 주는데, 사회의 제반 문제들에 대한 진단과 그 해결책의 모색도 사회참여의 한 부분이자 사랑이란 신앙의 열매임을 강조해야 하겠다.

[영성훈련의 문제점]

실제적 행동을 짚어봤으니, 이젠 보다 근본적인 영성 훈련의 문제를 살펴봐야 하겠다.

우리는 영성 훈련의 핵심을 매일 말씀 묵상과 기도를 통한 '실제적인 하나님 만나기'라고 정의한다. 그럼으로써 날마다의 삶 가운데 하나님의 의식하며 그와 동행하는 삶을 살도록 훈련받고 있다. 구체적으로 들어가자면 PBS, QT체크, 아침 기도회, 지속적인 성경 강해 말씀 듣기, cell모임이 주 내용이다. 요사이는 조금 더 발전(?)되어 내적치유라는 부분과 상담, 그리고 은사운동을 통해 영적인 능력의 발견등이 포함되어져 있다. 새로 포함된 부분은 각각 내적인 치유가 없이는 영적인 성숙이 없다는 것과, 하나님은 합리성을 뛰어넘는 분이며 이 세상은 보이지 않는 영적 싸움터다라는 명제에 근거하여 현재의 영성훈련에 쉽사리 편입될 수 있었다. 하지만 사회참여라는 화두는 그렇지 못하다. 외국에서는 이른바 사회복음(이전에 말했으니 설명생략)에 대한 반발로 복음주의권에서 사회에 대한 관심이 극도로 쇠약해졌고, 한국의 선교단체에서는 특히 IVF에서는 6개대 사태(세세하게는 모르기 때문에 아는 이에게 물어보기 바람)이후로 한 번 불에 댄 적인 있는 터라 그 이후에 많은 사역자들 사이에서도 지속적으로 타부(taboo)시 해왔다. 그렇게 선교단체에서 사회참여가 무시되어온 지 어언 10여년이 지났고 이제 그 기반은 전무하다. 그런 상황에서 '사회참여'를 부르짖었다. 누가? 나같은 사람들이. 그러니까 사람들은 마치 사회참여라는 논제를 새로 덤태기를 쓴 '무엇'으로 본다. 사실 알고보면 잘려나간 날개 한 쪽인데.(여기에 대한 얘기는 이전의 "참새 이야기"를 참고하자) 사람들은 사회참여라는 이슈가 신앙의 두 측면 중 하나인데, 그것을 마치 새로 개척해야하는 부수적인 또다른 영성훈련의 짐으로 여기게 된다는 것! 그것이 문제이다. 내가 끊임없이 원론적으로 확인, 재확인, 반론, 또 반론을 펼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시 처음의 부분으로 돌아 가볼까?

(다시 처음 글을 복사하면...) 내가 치킨집을 운영하지도 않는데 왜 자꾸 "양날개 이론"을 주장하는지 아마 몇몇 사람들은 궁금해 할 것이다. 그 이유는 금용이의 글을 살펴보면서 언급해 보도록 하자. (금용아, 매번 미안!)

"실제적인 행동지침, 구체적인 해결방안, 혹은 시대를 꿰뚫는 전략...그것들의 유익함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그것을 뛰어넘는 사랑의 마음은 하나님을 깊이 알아가는 것이 없다면 있을 수 없는 것 아니겠니?"

다음 말은 들어보나마나 "영성 훈련이 그래서 다른 부분보다 중요한거야!"라고 했을게다.(여기까지가 복사판!) 아까 작금의 영성 훈련의 개요를 잠시 언급했다. 다시 반복하면 "PBS, QT체크, 아침 기도회, 지속적인 성경 강해 말씀 듣기, cell모임이 주 내용이다. 요사이는 조금 더 발전(?)되어 내적치유라는 부분과 상담, 그리고 은사운동을 통해 영적인 능력의 발견등이 포함되어져 있다"고 했다. 여기에는 뭔가 빠져있다. 정규 영성 훈련과정에 '사회'라는 것과 관련되어지는 부분이 전무하다는 것이다. 이것은 우연이 아니다. 재미있게 본 부분을 예로 들어볼까? 최근에 상국이 형이 보내준 대학가에 특집으로 실린 '영성'특집 칼럼에서 영성이 사회로 방향을 확장해야 한다는 내용은 단 한 부분만을 발견했다. 4월호에 실린 "3.오늘날 영성 운동의 올바른 방향성을 위한 제안점에서 작은 4)번"의 내용이 전부였다. 그나마 거기에서는 영성 훈련 에서 외부세계를 섬기는 방법이나 조금이라도 구체적 훈련의 내용은 조금도 언급이 없었다. 하지만 흔히 개인 영성이라는 측면에서의 제한된 영성 훈련은 너무나도 자세하고 구체적인 설명이 언급되어 있었다. 칼 바르트는 "한 손엔 성경 다른 한 손에는 신문"이라는 말로 둘 사이의 동일한 연구가 필요함을 역설해왔다. 그런 면에서 이것이 마지막으로 반박하고자 하는 금용이의 주장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우리의 다른 점이다.

"실제적인 행동지침, 구체적인 해결방안, 혹은 시대를 꿰뚫는 전략...그것들의 유익함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그것을 뛰어넘는 사랑의 마음은 하나님을 깊이 알아가는 것이 없다면 있을 수 없는 것 아니겠니?"

거기에 반론을 펴지.

반론: 하나님을 깊이 알아가는 것이 있어도 실제적인 행동지침, 구체적인 해결방안, 시대를 꿰뚫은 전략이 없을 수 있다. 그리고 나아가서 현실에 대해 깊이 알아가지 않으면서 하나님을 깊이 안다고 말하는 사람은 참 영성의 소유자가 아니다.

세 가지의 예를 들어 내 주장을 뒷받침하려고 한다.

첫 번째, 소망교회의 곽선희 목사님이 6월20일 발행한 "소망의 말씀"이란 간행물에 실린 설교 한 토막.

"지도자란 여론에 끌리는 것이 아닙니다. 유명한 지도자 처칠이 말했습니다. '국민으로부터의 칭찬은 2년 후에 받도록 하라.' 지금 당장 백성들보고 '자, 이럴까요? 저럴까요?'를 물아가면서 할 것입니까? 여러분이 아시는대로 한때 군사 독재자라고 그렇게나 설토를 하고 온 백성이 욕을 하던 분을 이제는 '일등 대통령'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 분이 잘 한 것이지요. 그러나 그 당시에는 얼마나 많은 지탄을 받았습니까? 그러나 오늘 와서 이 사람은 모든 사람에게 존경받는 인물이 되고 있지 않습니까?"

나는 곽 목사님의 개인 영성이나 성경의 지식을 의심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 분은 사회에 대한 이해도가 골수 보수주의자에 버금간다. 이유는 말안해도 알 것이다. 금용이의 말대로 하나님을 깊이 알아가는 중에 자신의 다른 한 측면인 사회에 대한 관심의 부족, 그로 인한 어설픈 진단, 결과적으로 사회 문제에 대한 잘못된 말씀 선포라는 오류를 범했다.

두 번째, 강준만 교수는 그의 저서 "인물과 사상"에서 한국 보수주의의 핵으로 불리는 '한국논단'을 비판했다. 재미있는, 아니 의미심장한 것은 그의 방법론인데 그는 '한국논단'을 비판하기 위해 그 잡지의 창간호부터 최근호까지 구하여 거의 대부분을 읽고, 또 주변 잡지들의 평들을 섭렵, 객관적이고 치밀한 논리로 세상 사람들에게 그 잡지의 허위성과 보수성을 일깨웠다. 나란 사람을 비롯하여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국논단'이 내세우는 국가안보상업주의와 레드 콤플렉스에 어느정도 공감하고 있었는데, 강준만 교수의 이 작업으로 말미암아 많은 사람들이 좀더 정확히 사실을 바라보는 안목을 갖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곽 목사님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여기에서의 적용점. 사회 문제에 대해 깊이있게 나름의 시간을 투자하여 연구하고 고민하지 않는 한 절대 사회를 바라보는 바른 안목을 성경과 기도로만 얻을 수는 없다.

세 번째, 전에 다니던 한 전도사님의 고백. 그 분은 자신이 학생시절, 아니 대학교 시절에만 세계관 공부를 할 수 있었다면, 아마 목회자가 될 생각을 하지 않았을 거라고 말했다. 그 분은 말씀을 묵상하는 것과 더불어 세상을 연구하고 사회에 문제들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다 같은 신앙적 행동이라는, 통합적 사고를 대학 시절부터 공부해 오지 못했기 때문에 하나님을 섬기는 일에 더욱 가까워 보이는 전임 사역의 길을 택하게 된 것이다.

금용이의 말은 1920~50사이에 보였던 근본주의자들의 신앙 성향과 비슷하다. 또한 6개대 사태를 보내고 부적절했던 사회참여의 고배를 마시고는 한 쪽 날개를 잘라버린 90년대의 선교단체의 신앙교육 훈련의 방향성과도 일치한다. 해서 나는 반복해서 반론을 펼치고 있다. 현재의 신앙교육은 개인 영성에 집중되어있다. 개인 영성이란 말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도 그 말도 안 되는 교육이 지금 이루어지고 있다. 그리고 그 부분에서 한 쪽 날개, 즉 사회참여라는 논의가 첨가되어져야 한다. 사회참여는 지금의 선교 단체의 신앙교육에 또 하나의 짐을 얹는 것이 아니라 잘려진 한 쪽 날개 때문에 제대로 날지 못하는 새에게 날개를 달아 원래대로 날게 하려는 것이 주목적이기도 하다.

(다음에는 지성사회 복음화라는 화두를 다루기로 하자! 언제나 반론은 환영! 질문도 환영!)

16. 이름:한금용, ☞ 사회참여와 지성사회복음화라는 화두3

나는 '영성 훈련'-다른 말로 하자면 하나님의 뜻을 더욱 민감하게 알아가는 영혼의 상태로 만드는 일-이 다른 부분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해. 그것없이 우리는 다른 무슨 활동을 한다면 안된다고 생각하니까.

네가 말한 것처럼 영성이라는 내적 변화가 없이는 참된 신앙의 열매를 맺을 수가 없으니까.

또한, 내가 얘기했던 내용은 '지성 사회의 복음화'가 학부생의 목표로서 제외되어야 된다는 얘기를 하고 싶기보다는 좀 더 광의의 목표가 세워져야 한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

'지성 사회 복음화'를 포함하는 광의의 목표….

흠…. 용주는 내가 얘기했던 '사회인이 사회 참여가 더 쉽다'는 말에 대해서 비판을 했는데, 사실 그 비판이나 거기에 대한 반론은 무의미하다는 생각이다. 결국 그 문제는 닭과 닭알(?)과 같은 순환론적인 얘기로 흐르기 때문이다. 이것은 시간의 의미를 배제하고 얘기할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난 현실적인 부분에 대해서 현실이 그렇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고, 용주는 그 나름대로의 생각으로 학생들의 참여에 대해서 얘기했다. 그 학생들은 시간이 흐르면 사회인이 될 것이다.

또 하나님의 뜻을 분명히 분별하는 사회인들이 나오기 위해서는 학생 시절 여러 가지가 필요할 것이다.

뭐, 이런 얘기라고 할 수 있겠다.

다음으로 용주의 논리에 대해서 몇 가지 얘기를 하지. 현재 선교단체에서의 영성 훈련이 실제적 행동으로 드러나지 않는다고 하고 그에 따른 결론을 말했는데, 이건 너무 급진적인 생각이 아닌가 싶다. 어떤 것을 실제적인 행동이라고 생각하는지도 궁금하고…. 평가에 대해서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한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좀 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의 신중함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네가 얘기해준 반론에 대해서도 약간의 생각을 말하고프다. 우선 멋진(!) 반론이었다. 그렇지만, 내가 얘기하고픈 것, 핵심적인 중요한 것이 빠져있어. 그건 '사랑'이라는 것이지. 비록 네 말대로 실제적인 행동 지침, 구체적인 해결 방안, 시대를 꿰뚫는 전략은 없다할지라도 하나님을 깊이 알아가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는 사실이지. 현실에 대해 깊이 알아간다는 것이 구체적인 전략들을 제시하고 해결 방안을 아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잖아.

말한 것처럼 실제적인 행동 지침, 구체적인 해결 방안, 시대를 꿰뚫는 전략보다 더 필요한 것은 다른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이라는 거지. 역시 그 마음은 하나님을 깊이 알아감없이 절대로 얻을 수 없는 것이고. 그렇게 남을 용납하고, 사랑하며, 이해할 수 있는 마음이 없다면 전략이나 해결 방법도 한계를 가진다는 생각이다. 오히려 전자가 예수님께서 행하신 방법이 아닐까? 이런 얘기를 한다고 해서, 내가 전략같은(?) 것은 필요없다고 얘기하는 사람으로 몰리지는 않겠지? 나는 사회를 바라보는 안목을 연구하지 말자는 게 아니다. 그 연구하는 사람의 마음속에는 다른 사람에 대한 따뜻한 마음도 있어야 된다는 얘기를 하고 싶은 거다.

쩝…. 여러 사람들에 대한 평가는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 것 같고.

흠…. 용주의 글을 읽다가 공통적을 느끼는 건데, '개인 영성'과 '복음 전도'에 대해서 별로 명쾌하지 못하다.

그나마 이번 글이 그 구별에 대해서 약간을 언급하고 있지만, 분명하지 못해서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여러 가지 오해를 살 가능성이 높은 것 같다. 쉽게 얘기해서 '개인 영성'과 '사회 참여'는 동격이 아니다.

'사회 참여'는 '복음 전도'와 동격이다.

그 부분에 대해서 좀 더 분명한 얘기들을 나누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영성이 과연 무엇인가에 대해서도 더 고민을 해 봐야겠고. IVF내에서의 '개인 영성'에 대한 부분은 말그대로 개인에게 집중되어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여전히 '공동체'에 대한 생각이 심겨져 있다.

또 나이가 들수록(?), 혹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공동체에 대한 생각은 깊어진다.

그 생각은 사회를 바라보는 안목에 좋은 토양이 되리라 생각한다. 물론 지금의 현실에 대해서 만족한다는 얘기는 절대 아니다.

마지막으로 나를 20세기 초의 근본주의자의 신앙 성향과 비슷하게 생각한 것에 대해서는 약간은 유감이다. :-(

원래 토론을 하면 그렇게 되듯이 상대방이 얘기하지 않는 부분을 얘기하면 자꾸만 그 쪽으로 극단을 달리게 된 것뿐이다. 내가 스스로를 소개할 때 얘기하듯이 난 개인적인 취향을 고르라면 '중도 좌파'정도 된다고나 할까? 거기에다가 신비주의와 초대 사막 교부들의 신앙을 적당히 섞으면 될 것 같다. :-)

다음에 더 좋은 얘기들을 나눠보도록 하지.

Have a nice day with the LORD!

ps. 용주야, 방학 때 학회에 논문내는데 네가 상당히 방해가 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드는구나. :-)

17. 이름:김용주, ☞ 간단한(?) 세 가지의 답변, 그리고...

[금용이의 답변에 대한 나의 간단한 세 가지 답변!]

1. 논문에 방해를 주어서 대단히 미안하다. 이건, 진심이다. 나도 11일에 시험 친단다. 뭐 그리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서로 기도하장!

2. 한양IVF의 신앙에 대한 평가는 분기별로 이루어지고 있다. 지금 평가를 할 수 없다는 말은 겸손한 측면도 있고, 한 편으로는 이후의 신앙훈련에 반영 될 수 있는 부분을 간과할 수도 있는 긴장점이 존재한다. 내 주장 가운데는 '영성'이라는 측면이 축소된 면이 있다. 왜냐하면, 문제는 '사랑이 전부다'라고 말하는 중에 그 근본에서 사회로 영향력을 뻗지 못하고 있는 면이 크기 때문이다. 사랑과 정치가 무슨 관계인가라는 식의...더 나아가 PBS가 사랑과 무슨 관계냐고 묻는 날이 올 수도 있겠지?

3. 복음전도와 개인영성에 대한 설명이 명쾌하지 않다는 말은 맞다. 왜냐하면 나는 복음전도와 개인영성에 대해 말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아예 설명을 안 했으니 명쾌하지 않지! OK?

bonus answer) 금용이의 신앙을 20세기 초의 근본주의 신앙과 동일시한 것, 다시 생각해보면 잘못이라고 판단했다. (미안해요, 금용학사님! :-) 문제는 내 논리에 반박하기 위해 다른 극단을 제시하다보니 금용이를 알지 못한 채로 그 글만을 평가하면 금용이의 글이 그렇게 보인다는 얘기일 뿐이었다. 나는 금용이의 신앙을 잘 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의 대부분의 논리에 공감한다. 단지 몇 가지 부추기고 싶은 부분 때문에 원론적인 논박을 하고 있을 뿐이다. 더 하고 싶은 말은-영성의 중요성과 더불어 방법적인 면들-계속 논의될 것이니 계속 지켜보길...아참, 그리고 내 글이 여러가지 오해를 살 가능성이 많다는 얘길 했던데...나 자신도 내 논리의 부족함을 인정할 것이기 때문에 오해의 여지가 있으면 조목조목 반론을 펼쳐주길 바람. 나도 더 배워야 할 나이이고, 흔히 교회에서도 GBS하면서 많은 은혜를 받는데 그 이유는 생각도 못한 부분의 해석들을 해주는 고마운 멤버들 때문이지!

그럼, 20000!(천리안 가입하고 3개월간 건진 유일한 표현이지!"이만?")

18. 이름:nobody, ☞ 사회참여와 지성사회복음화라는 화두3

내가 이해하기론 양날개 이론에서 양날개에 해당하는 것은 '복음전도'와 '사회참여'인데, 용주형은 영성운동과 사회참여는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는 논리를 펼치면서 양날개 이론을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복음전도를 영성훈련과 동일한 것으로 보거나, 영성훈련만을 지나치게 강조하면 복음전도만을 하게 된다는 말을 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작금의 ivf가 지니고 있는 문제는 사회참여하지 않음이 아니요, 움직이는 것 자체를 하지 않는 것이다. 영성운동은 열심히 하고 있을지 몰라도 복음전도와 사회참여를 하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영성운동으로 치우치고 있는 것을 문제삼을 때 로잔언약의 양날개이론을 차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고등학교 때 언어영역 공부하면서 '권위에 호소하는 오류'를 배운 적이 있는데, 이와 같은 양상은 그릇된 권위에 호소하는 오류를 범하는 것이라고 생각이 된다.

19. 이름:김용주, ☞ 손님의 글에 대해...

"노바디"군의 글은 잘 읽었다. 참 예리한 지적을 하였다고 개인적으로는 판단이 든다. 시간 관계상 짧게 노(no)군의 주장을 정리하자면 이렇네... 내 주장은 영성 훈련과 사회참여 사이에 균형을 이루자는 말인데 왜 사회참여와 복음전도의 관계를 규명한 로잔언약을 들먹이느냔 말이지. 노군의 생각에 내 주장은 '번지수'를 잘못 찾은 셈-노군의 말을 빌리면 "그릇된 권위에의 호소"-이라 그것을 지적하려 하는 것이지. 고로 IVF의 문제는 사회참여와 복음전도 사이의 균형이 아니라 영성이 그 열매로 드러나지 않는 것이라는 결론의 도출!

단적으로 아주 훌륭한 반론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뒤에 내 주장을 할 것이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아주 좋은 지적을 해 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 준비된 나의 반론을 일단 짧게 하고 다시 노군에게 몇 마디!

내 글은 나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길게 쓰여져 있다. 이유는 알다시피 개념에 대한 소개들이 첨부되어 있고, 그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몇 가지의 사례들을 덧붙였기 때문이다. 이렇게 원론에 얽매이는 이유는 원론이 바로 서있지 않으면 언제라도 사회참여라는 주제는 그 자리 매김이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금용이의 말에는 일리가 있다. 아니, 솔직히 바른 말이다. 균형이라는 측면에선. 나의 지금까지의 글들은 균형적이지 않다. 마치 돋보기로 한 쪽을 바라본 것 같이 기형적으로 '사회참여'라는 이슈에 모든 시야를 집중하고 있는 셈이다. 이유는 전에 계속 설명했듯이 실상 키워도 한참 키워야만 다른 날개, 즉 복음전도와 동일한 크기로 인식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내 잘못이 있다면 현재의 캠퍼스 내의 조류를 그리 명쾌히 읽지는 못한 상태로 글을 쓴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전혀 얼토당토않은 근거는 아니다. 많은 인맥(?)들을 통해 한양지부 뿐 아니라 여러 지부와 교회, 그리고 선교단체의 상태를 나름대로는 주시하며 얻은 결론이기 때문이다.

원래 시작은 사회참여에 대한 강조였다. 물론, 여기에서 복음전도라는 측면에 가리어진 사회참여의 중요성을 인식하자는 것이었다. 그럼 먼저 보충하는 의미에서, (금용이의 충고를 받아들여) 복음전도라는 부분에서의 제자도를 살펴보자. IVF를 예로 들면, IVF에서는 불신자 수련회(일명EBS)란 것이 학기 중에, 혹은 방학 시기에 프로그램화 되어있다. 그리고 학기 중에는 open cell이라는 것이 있고, 기도회를 통해 우정 전도를 확인하면서, 좀 더 크게는 선교 한국과 같은 이벤트들을 통해 주기적으로 도전을 받고 있다. 그리고, 매일, 매주 이루어지는 성경공부를 통해 끊임없이 '가서 복음을 전하라'는 도전 또한 받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영성 훈련에 포함되어 있다. 좀더 현실적으로 말하자면 IVF 제자도에는 복음전도라는 확실한 토대가 구축되어 있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복음전도가 잘 되고 있지는 않은 실정이다. 여기에서는 노군과 의견을 같이 할 수 있다. 움직이는 일, 즉 복음전도와 사회참여에서 열매맺지 못한다는 공통점을 발견한다.

헌데, 사회참여는 다른 측면이 있다. 왜? 사회참여는 영성 훈련에 정기적으로 프로그램화 되어있지 않으니까! 또한 강조하지도 않으니까! 그 이면에는 사회참여가 영혼 구제보다 열등하다는 전제를 알게 모르게 우리 마음속에 품고 있는 데다가 우리는 지금의 영성 훈련 코스만으로도 지쳤네, 리더 안 하네, 왜 IVF에 헌신해야 하네 하며 소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영성 운동-나는 영성훈련이라고 했지 영성운동이라고 안했다! 영성은 '운동'이 아니여! 혹, "영적대각성운동"이라면 모르지만!-과 사회참여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고 했는데, 물론 했다! (오! 정직하다, 용주군!) 12번 글에서 "전제1: 진정한 영성은 자신이 속한 영역에서 신앙의 행동을 야기 시키는 것이 필연적인데 그것은 다름 아닌 복음전도와 사회참여의 측면이다. 따라서, 개인영성(내적 변화)과 사회참여(외적표증)는 신앙의 두 영역으로써 서로 융합되어 강조될 수 있으며, 또한 마땅히 그래야 한다."라고 한 부분이 그것이다. 다른 글을 살펴본 결과 이 부분을 제외한 다른 모든 글에서는 사회참여와 복음전도는 양날개이자 "신앙의 열매, 행동"으로, 영성훈련은 "신앙의 근본이자 토대"로 제시한 부분이 확연히 드러난다고 판단되니 이 '전제1' 부분만을 변증하면 되겠지?

사실, 전제1의 앞부분만 읽었어도 오해가 없었을 텐데. 신앙의 두 측면은 분명 복음전도와 사회참여다. 근데 복음전도는 영성훈련에 포함되어 있는 반면 사회참여는 그렇지 못해왔다. (이건 내가 한 말이 아니여! 복음주의 역사책에 나와있다구!) 그래서 영성훈련, 그 근본적 토대에 딴죽을 걸어보는 거지. 왜 사회참여는 훈련과목에서 제외시키냐고! (요즘은 그렇지 않다는 사례들을 밝힌다면 내 생각을 바꾸도록 하지! 그리고 다음에는 영성에 대해 강조하는 글들을 올리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전제1의 후문맥은 그런 의미에서의 융합을 얘기하는 거지. 여기에서는 '두 측면'이라는 말 대신 '두 영역'이라는 말을 썼지? 토대와 열매 사이의 상관성을 말하고 싶었는데 혹자들은 뒤 글을 앞의 글과 대구법으로 간주, 영성훈련과 복음전도를 동일한 것으로 보았다고 나를 비난하는 거겠지...(여기에 금용이의 영성훈련에 대한 얘기가 나오면서 글이 길어져서 조금은 독자들의 혼란을 가중시킨 점은 양해를 구해야 할 부분이라 생각된다.) 더 명확한 단어들을 선별하지 못한 점은 인정할 부분이지만 다른 모든 부분에서 명확하게 적은 논리들을 가지고 '그릇된 권위에 호소하는 오류'라고 하다니. 하긴. 복음전도와 사회참여 운운하다가 영성훈련과 사회참여에 대해 피터지게 떠들어 댔으니 그럴 만도 하지. 그래서 앞에서도 답변하기를 복음전도와 영성훈련의 관계는 아예 언급을 안 했다고 했잖아...(그치? 노군?)

아...오늘도 방법론 쓰기는 글렀군! 아무튼 노바디군같은 좋은 후배들이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썩어가는(?) 머리를 굴릴 때마다, 적어도 내 부족한 견해들에 대해 나름의 목소리를 내 주는 고마운 그들에게 감사하게 생각한다. 아울러 한가지 당부하고 싶은 것은 우리는 논쟁에서 이기는 것이 목적이 아님을 항상 기억해야 할게다. 우리의 논쟁은 어떤 편의 손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한걸음 한걸음씩 진리로 나아가기 위한 일련의 과정이라는 것을 인식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에, 마지막으로 노바디군! 집에서 부모님이 "바디야~"하지 않는다면 이름을 명시하도록! 나는 이름없는 유령과 토론하는 슬픔을 겪고싶진 않으니까! OK? 계속 건투를 비네!

20. 정태열 ☞ 손님의 답변에 대해...

먼저 노바디의 정체는 정태열이었음을 밝힌다. 본의 아니게 익명으로 글을 올리게 된 것을 죄송하게 생각한다. 게시판 사용이 익숙지 않아서 벌어진 사고이며, 선배님께서 애교로 봐주시기 바란다.

전에 올린 글에 대해서 이겨먹는 것이 토론의 목적이 아닌 것을 상기해 달라는 말을 남겨주신 선배님의 말씀에 대한 답변으로 글을 시작하고자 한다. 사과해야 할 부분임이 분명하다. 게시판에 글 올리는 것도 서투르거니와 이와 같은 토론은 더더욱 익숙지 않다. 앞으로 배워 가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구차하나마 변명을 몇마디 덧붙이고 싶다. 아마도 용주형이 그 글에서 '왜 이녀석은 이겨먹으려고만 할까?' 하는 생각을 갖게 된 이유중 하나로 비난만 있을 뿐 아무런 대안이 제시되고 있지 않았던 점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사실 그 글 뒤에는 이어지는 내용이 있었다. 그러나 성급한 감이 없지 않아 삭제를 했다. 용주형이 그토록 벼르고 있는 방법론이 제시된 이후에나 성립할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기대되는 방법론이 모습을 드러낸 이후 반드시 글을 올릴 것을 약속한다.

용주형의 지금까지의 논지를 요약하자면 사회참여를 강조하여 복음전도와 사회참여의 균형을 회복하여야 하고 이를 위한 방법론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어야 한다 정도일 것 같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전제가 영성훈련이고. 용주형 말대로 금용이형의 태클로 논지가 약간 엉킨 감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므로 그 논지 자체에 대해서는 더 이상의 '시비'를 걸지 않기로 한다. 나 역시 사회참여의 기근현상에 무척이나 목말라하는 사람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ivf의 정상화를 위하여!!!

21. 이름: 김용주, 지성 사회, 그리고 방법론 1, 2...

나는 방법론을 말하기에 앞서 지성사회의 복음화라는 화두에 대해 언급하겠다고 했는데, 그 말을 물러야겠다. 물론, 아주 언급을 안 하겠다는 말은 아니지만 생각했던 것만큼 길~게 고찰하지 않겠다는 말이다. 왜냐하면, 이전부터 초지일관 뱉어낸 말속에 내가 생각하는 지성사회의 복음화에 대한 내용이 잘 전개되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짧게 얘기해서, 지성사회 복음화에서의 지성사회의 범주가 중요한 토론의 논의 영역이 될 수 있겠다. 지성 사회는 광범위하고 또한 각 영역마다의 특색이 있기 때문에 뭐라고 통틀어 언급하기 어렵다. 하지만, 내가 캠퍼스에 속해있는 IVF란 단체에서 지성사회 복음화란 모토를 버리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바로 캠퍼스가 지성사회로 달려가는 지성인들의 출발점이자 자신의 생각을 정립하여 그야말로 사회에서 능력을 드러내는 가장 특별한 시기라는 점에서이다. 이 시기에 총체적 복음을 소개받지 못한 채로 사회에 나간다면, 나는 그들이 불가지론자가 되거나 아니면, 썬데이 크리스찬이 되거나, 그것도 아니면, 신앙적 근본주의자 (나쁜 의미에서. 왜냐하면 최근에 읽은 근본주의에 대한 역사책에서 근본주의는 복음주의자들 중에서 전투적 성격을 가진 부류라는 긍정적 평가들을 접했기 때문이다)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이 정도에서 그치련다. (더 다양한 글들이 올라오면 그때에 답변을 더 하도록 하겠다)

그럼, 아기다리고기다리던 방법론을 얘기해 볼 차례가 된 듯하다. 먼저번에 올린 글을 잠시 짚어보자.

나는 솔직히 얘기해서 한양IVF가 어떤 구체적이고 확실한 행동으로서의 사회참여를 지금 시작할 수 없다고 전제한다. 그것은 금용이의 견해와 동일하다. 하지만, 내 짐작으로는 금용이와 나의 토대라는 개념은 조금 틀릴 것이다. 이렇게 얘기하는 근거는 2학년때 금용이와 했던 대화가 아직 머리 속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짧은 원투원이었지만, 금용이는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세세한 사안에 대해서 하나하나 변증하는 것이 기독인의 사명이 아니라, 보다 근본적인 것을 드러냄으로써 시간낭비를 말아야 한다는, 뭐 그런 내용의 대화였다. 지금 생각해 보면 금용이는 신앙에 있어 하나님과 만나는 깊은 경험들, 그 내면에서 울려오는 하나님의 음성에 더 집중해야 할 것이라는 말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지금 금용이의 신앙 훈련은 지성적이기보다는 영적인 부분에 더 치중하는 것처럼 여겨지고 있으며, 개인적인 판단으론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예전에는 '치열함'을 전면으로 내세우고 '관계 중심'의 신앙에 회의적으로 반응했던 것에 비추어볼 때 많은 회복이 이루어졌다고 판단되지만, 그렇다고 '치열함'을 축소시킨다거나, 혹은 섹트화하여 사회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IVF에서 생각 있는 특정 부류의 신앙 색깔이라고 단정짓는 부분이 마음에 걸리는 것이다. (물론, 금용이의 과거 신앙을 쉽게 단정짓는 오류를 범했다는 비난은 받을 만 하겠지만!) 거기에 대한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세속적인 하나하나의 사안들에 대한 구체적 변증이 없었던 우리의 선배들의 신앙의 결과들을 우리는 '지금' 보고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경우가 윌버포스의 노예제 폐지에 대해 얘기하던데, 그 보다 더 끔찍하고 쪽팔리는 행동들을 신앙인들이 세속인들에게 해 왔다. 비록 그들이 매일 성경을 읽고 기도를 하고, 교회에서 사랑을 실천했을 지는 모르지만, 사회라는 곳에서 기독인 집단으로서 행동하게 된 몇몇 사회참여의 결과들은 주목할 만큼이나 유치하다. 그 이유는? 내 생각엔, 아니 내 생각이 아니라 대부분의 역사가들과 생각있는 복음주의 신학자들의 판단에 의하면 세상을 몰라도 너무 몰라서 그렇게 된 거라는 말이다. 하나하나 세상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변증들을 제시하지 못한 채로, 자신의 신앙을 고수하기에 급급했던 신앙의 선배들의 영향아래에서 우리는 종교와 정치가 분리된 시대, 종교와 이성이 분리된 시대, 종교와 세상이 분리된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에구, 방법론 얘기하다가 딴 데로 샜네! 그럼, 한양IVF, 혹은 어떤 선교단체건 상관없다. 내가 생각하는 대안은 토대에 관한 것이다. 시작점은 일전에 올린 글 중에 짧게 언급한 대안에서부터 시작해보겠다.

내 글에 대해 반론 한 번 해볼까? 먼저, 대안1. 사회에 대한 제반 문제들을 지적하며 그에 대한 성경적 입장을 제시할 이상적 cell-co가 존재하는가? 이제까지 사회참여가 커리큘럼에 들어있지 않아왔다고 해놓고 그 안에서 성장한 리더가 사회문제를 지적하고, 게다가 그에 대한 성경적 입장을 제시할 수 있다고 보는가? 여기에 대해서는 한양IVF의 리더층이 대답해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 단지, 말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사회의 문제들을 직시할 수 있는 눈을 가지려면, 사회를 분석한 많은 연구 결과물들을 차근차근 읽으면서 공부하지 않고는 다른 지름길이 없다는 사실이다. 관련도서 한 두 권으로 그런 관점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거야말로 "나이브"한 생각이다. 또한, 그 사회적 문제를 직시한 것에 성경적 입장을 제시한다? 이건 PBS를 아주 꾸준히 깊이있게 해 오지 않은 리더라면 가능하지, 할 수도 없다. 흔히, 사회 문제들을 직시하는 리더들은 그에 대한 해답까지 세상적인 눈으로 판단해 버리는 수가 많은데, 이것도 참으로 위험한 생각이 아닐 수 없다. 여기에서 소극적인 방법론 하나. PBS하는 중에 관련된 사회 문제들을 떠올리며 자신이 얻은 말씀으로 사회문제를 조명해 보라. 동일하게 그 문제에 관한 탁월한 책들을 섭렵하라. 그리고, 토론하라.

사실, 대안1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리더들에 대해 그런 범위까지 기대하기 쉽지 않다는 판단이 들기 때문이며, 한 편으로는 그런 특정한 리더들이 한 두 명씩만 존재하는 것도 별로 탐탁스럽게 볼 수 없다. 그럴 경우, 선교단체 내에는 지적 엘리트주의가 팽배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 한양IVF 멤버들이 선배들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는 내용을 얼핏 들은 적이 있다. 선배들이 자기들을 내려다 보듯 한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듯이 자신들의 어리석음을 지적하려 할 때, 멤버들은 그런 리더 엘리트주의에 반감을 갖기 마련이다.

그럼, 대안2. 내가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싶은 분야가 대안2에 속한다. 사회와 관련된, 뿐만 아니라 신앙과 관련된 많은 이슈들에 대해 체계적인 교육을 커리큘럼화 하는 것이다. 내가 지금까지 개인적으로 연구가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정리해 온 과정들은 다음과 같다.

1. 교리: 펠라기안, 아리안주의, 그리고 종교개혁(칼빈주의)
2. 제1, 2차 영적 대각성 운동
3. 성경의 무오성과 고등 비평
4. 세계관과 역사관의 유형
5. 창조, 진화론 대논쟁, 그리고 한국의 창조과학의 현주소
6. 사회참여: 로잔의 세계복음화대회, 마닐라 선언, 한국적 상황과 사회참여
7. 종말론: 세대주의, 전천년설, 후천년설, 무천년설, 그리고 영혼 소멸론과 휴거
8. 은사운동과 성령세례: 오순절주의자, 빈야드 운동, 로이드 존스의 성령세례
9. 매스 미디어와 문화, 그리고 복음: 그리스도와 문화, 한국의 언론 플레이, TV전도자
10. 내적치유, 상담사역: 프로이트, 칼 융의 심리학, 정신분석과 내적치유사역
11. 역사 연구: IVF, 복음주의, 한국 역사
12. 20세기의 인물과 운동, 공동체: 쉐퍼와 라브리, 자크 엘룰, 로이드 존스, 존 스토트...

이 모든 과정들은 역사 속에서 고찰해야 하며, 또한 우리 상황에 적용해 보려는 의도를 가지고 연구를 계획되어야 한다. 또한 하나하나의 과정들은 일률적 설명이 아닌 멤버 스스로의 조사와 연구, 그리고 집단적 토론의 형식을 취하려 하기 때문에 특정 부류, 특히 생각있는 리더들만 소유하게 되는 위로부터의 개혁구도에서 벗어날 수 있는 이점도 가질 수 있다. 물론, 단점도 있다. 참여율의 저조. 스스로의 연구 미흡. 뭐, 그런 거. 하지만 그런 부분은 소그룹에서 이뤄지는 cell모임 안에서의 PBS라는 과제와 비슷한 문제정도라고 판단된다. 학기 중과 방학 동안의 모임 배분이라든지, 학년 별로 주제를 구분한다든지 하는 논의는 해나가면서 수정을 거치면 될 문제라고 생각한다. 어차피 처음 할 때는 문제가 없을 수가 없는 게 당연하니까. 여기에서 또한 중요한 것은 관련 도서의 텍스트화다. 한양IVF의 추천도서는 일관성이 없다. 분야별로 체계적인 정리도 없다. 그냥 내가 읽고 좋은 것 같으면 후배에게도 권한다. 10권 권하는 책 모두가 경건서적 뿐인 경우도 있다. 문제라고 본다. 세계관하면 무슨 책, 영성하면 무슨 책, 문화하면 무슨 책이라며 한 두 권의 택스트를 제시하고 그에 대한 참고서적을 정리한 목록을 여러 리더들이 합의에 의해 선정해서 후배들에게 책임있게 읽혀야 한다. 다음으로 중요한 건, 문서부의 강화이다. 문서부는 주보 인쇄하는 인쇄소가 아니다. 더 많은 자료들을 정리하고 보관하며,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 문서부에서 문서운동가를 키워야지. 한양IVF의 역사조차 정리되어 있지 못하기 때문에 해가 바뀌면 리더쉽도 바뀌고 영성훈련의 균형을 잡기도 어려워질 것이다. 한양대는 한양대 나름의 특수한 상황들이 존재함에도 그것을 정리하지 못하는 것은 문서부의 치명적 결함이다. 대학가도 잘 챙기고, 좋은 간행물들과 조간 신문들도 받아보고 정리하고, 다른 학교, 기관에 보내기도 하고, 주문도 해서, 지체들이 더 많은 상황(context)들을 접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이러한 여건이 조성되면 누구든지 커리큘럼화 된 분야의 담당자로서 논의의 발제 능력을 키워갈 수 있다.

요렇게 쓰면 사람들이 실망할게다. 뛰쳐나가서 뭔가 큰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는데 또 구석에 처박혀서 책 읽고 토론하고, 글쓰고, 뭐 그런 것뿐이라니. 하지만, 참여에도 단계가 있다. 처음부터 실습하는 체육과목 보았는가? 우리는 사회참여의 '사'자도 모른다고 겸손하게 시작해야 한다. "이래뵈도 내가..."라고 시작한 선배들 때문에 실패한 사례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사실, 많은 언론단체에서도 행동에 우선하는 강좌를 통한 시민 교육에 많은 투자를 하는 것이 그들의 방법론이다. 그렇게 동기부여된 시민들은 그야말로 잠재력있는 참여의 집단이기 때문이다. 실지로 참여의 방법은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니다. 문제는 왜 나가야 하는가? 왜 사회에 초점을 맞추어야 하는가라고 묻는 개인주의적인 후배들의 질문에 확실한 답변을 하며, 그들이 자발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동기 부여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말이다. 한사람의 엘리트가 모든 내용을 숙지하여 다른 이들에게 방법만을 일러주고 하는 운동과 모든 이들이 동기 부여가 된 상태에서 모두가 서로의 의견을 내세우고 그것들을 조율하며 일으키는 운동의 방법론 중 어느 것이 생명이 길까? 어느 것이 더 포기하기 어려울까? 어느 것이 불만이 더 적을까?

마지막 대안. 사회봉사에 적극 참여하라. 나는 지적인 그룹을 이끌 때면, 동일하게 그들과 함께 육체 노동을 하든지 아니면 사회봉사 단체에 주기적으로 참석하여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동일하게 중요하다. 자칫 잘못하면 그 지성은 그야말로 상아탑에 갇힌 창백한 지적 놀음이 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소극적으로는 농활에 대한 강조와 그에 대한 필요성의 강조. 그리고 대학교 내에 있는 사회봉사 학점제에 그룹별로 동참하는 것. 적극적으로는 셀과 같은 단위별로 직접 사회봉사단체와 연합하여 지속적으로 그들을 돕는 훈련이 필요하다. 시간은 지적인 연구를 하는 시간과 비슷하게 배당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음...아마 내 방법론에 대해서는 더 많은 견해들이 나오리라 예상한다. 언제든 환영하고, 나 자신도 내 방법론에서만큼은 부족한 면이 많으리라 생각하기 때문에 이것은 나의 문제만도 몇 사람의 문제만도 아니란 생각으로 더 나은 공동체의 발전을 위해 지속적인 토론과 연구가 있어야 할 것이라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이건 개인적인 생각인데, 나의 방법론을 IVF에서 시행하는가, 아니면 다른 모임을 분리하여 만들어야 하는가로 나는 지금까지도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있다. 또한 이것이 내 다음 해의 커다란 문제이자 지금의 기도제목이기도 하다. 많은 조언을 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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