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에 관한 토론

<글쓰기>에 관한 토론

** 이 토론은 홈페이지 토론실에 실렸던 것들을 편집한 것입니다.

<내 속에 남이 너무 많다.>

이름 : 최수철(choichaos@hosanna.net ) 날짜 : 1999/08/31 조회 : 16

게시판의 글을 읽다가 보면, 나는 글쓴이와 대화하고 있다는 느낌을 전혀 가지지 못할 경우가 있다. 대부분이 보면 자기의 주장은 딱 하나인데 역사적, 사회적인 유명한 인물들의 이름과 그들의 인용구들은 죄다 올린다. 그들의 글을 읽었으면 그것을 소화해서 자신의 글이 나와야 되는데 마치 소화불량이 걸린 사람처럼 계속하여 입으로 그 음식을 그대로 올려 내니 처음의 그 음식 그대로이면 아름다웠겠으나 소화 덜된 것이 입으로 나오니 얼마나 역겹겠는가?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려고 타인의 의견을 가져오면 논쟁의 폭이 넓어져 오히려 상황이 더 복잡해질 것이다. 먼저 남의 글을 부수적인 자료로 올리기 전에 자신의 생각만을 차분히 논리적으로 전개해야 만이, 독자가 읽고는 이 사람의 사고수준과 말하고자 하는 바의 경계를 이해할 수 있지 않겠는가? 이 사람의 수준과 논점을 이해한 다음에야 상대방도 적당한 논쟁를 펼 수 있을 것이다.

유명한 글귀를 인용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자신이 진짜로 좋아하는 사람의 글이라면 이미 자신 속에 소화되었을 것이라는 것이다.

한번 생각해보시라. 친구와 대화하는 데 그 친구의 입에서 툭하면 "공자가 이렇게 얘기했단다, 쉐퍼는 정말 대단해, 스토트의 무슨 무슨 책 읽어봤니?" 라고 하면.......

이른 아침의 자연만이 우리에게 날마다 신선한 공기를 주는 것은 아니며, 깊은 산 속의 옹달샘의 물만이 늘 새로움을 주는 것은 아니다. 어찌 만물의 영장이자 하나님의 형상인 사람 속에 새로움이 없겠는가? 우리 나라에는 현재 도심 중에서는 우리의 독특한 문화를 찾아보기가 힘들다. 한마디로 서구문화 일색이다. 새로움은 찾아볼 수가 없다.

ivf 지체들도 마찬가지다. 하나님의 말씀은 사람을 늘 새롭고, 사람을 새롭게 한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지체들의 사고도 경직되어 가는 것 같다. ivf 에는 교과서가 너무 많은 것 같다.

어째든, 책을 많이 읽을수록 신선하고 새로운 사고가 나와서 대화하면 즐거워야하는데 대화자는 어대가고, 서점에 앉아있는 기분일 경우가 허다하다. 그것도 장서가 얼마 안되고 종류가 얼마 되지 않는.......

<RE:내 속에 남이 너무 많다.>

이름 : 김용주(myjay@netsgo.com ) 날짜 : 1999/08/31 조회 : 12

여전하시군요, 수철님. 아무튼 수철님의 생각을 다시 접하게되어 마음은 기쁩니다...

좋은 지적 감사드리나, 수철님의 의견에 대해 몇 가지의 생각을 전합니다. 먼저, 수철님의 비난의 대상과 그 사람이 편 논리의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지적해 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제 토론실은 별 다른 토론의 규제는 없습니다. 다만 상대방을 진정한 한 인격체로 대우하고, 감정이 아닌 논리로 생각을 드러낸다면 어떤 견해라도 상관없이 논의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사람의 글을 선호하든지 아니면 그 논리 그대로를 적용한다해도 그 논리 자체에 하자가 없다면 상관 없는 셈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혹 문제가 있어 보이는 발언들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참여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렇지 않고 게시판 올라온 글들의 전반적 색채에 대해 싸잡아 말하시면 더 문제를 희석시키는 문제를 야기할 것입니다.

그리고, 수철님의 글이 특정인에게 화살이 돌아가지 않은 수철님 나름의 생각이라고 가정하고 몇 마디를 덧붙입니다. 고교시절 배운 내용중 주형으로서의 교육과 파형으로서의 교육이라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전자는 한마디로 주입식 교육이고 후자는 그것을 토대로 나름의 생각을 발전시키는 창조적인 교육을 의미하는 것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부분은 주형으로서의 교육이 선행되지 않을 때 파형으로서의 교육이 불가능하다는 뭐, 그런 내용의 수업이었습니다. (재미있는 시간이었는데, 내신에는 반영하지 않는 수업이었지요...한국 교육, 문제가 좀 있지요? ^^)

우물 안의 개구리가 우물을 둘러보고 세상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우습게 들리듯, 저또한 아직 젊은 나이에 어떤 나의 고유한 주장을 하기에 앞서 선배들의 지적 업적들에 대한 진지한 연구와 해석이 선행되어야 하리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아직까지는 많이 부족한 연유로 많은 저자들의 생각에 감탄사를 연발하는 제 입장에서는 더 많은 논의들을 섭렵하지 못한 채 어떤 주장을 하는 것이 지적인 무책임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논문을 쓰는 교수들도 한 개의 논문을 완성하기 위해, 수십 권에서 수백 권에 이르는 책들을 먼저 읽어본 후 거기에 대한 해석과 자신의 논점을 드러내지 않습니까? 물론, 하나의 논문에 각주가 줄줄이 널려있고 별 연관도 없는 책들의 이름을 방대하게 나열하는 분들도 있긴 하지만, 그런 이유가 자신이 섭렵한 책을 자랑하기 위함이라기 보다는 더 많은 사료들을 종합하여 보다 나은, 더 진일보한 생각을 드러내기 위한 과정이라고 여긴다면 그것은 오히려 성실함으로 평가되어야 하리라 생각됩니다.

수철님이 보시듯, 저도 많이 부족한 사람입니다. 사실 나름대로는 지적인 갈급함과 연구의 필요성을 느껴서 많은 책들을 섭렵하고 나름대로의 생각을 정리해 나가고 있지만, 여전히 드는 생각은 아직도 더 많은, 그리고 더 새로운 견해들이 제 앞에 널려있음을 깨닫습니다. 또한 그렇기에 섣불리 무어라 주장하지 못할 때도 있음을 고백합니다.

그렇기에 지금 제가 저의 나이에, 또한 더 많은 논의들을 뒤로한 채 어떤 나름의 해석을 마구 내뱉는 것이 오히려 바람직하지 않게 여겨집니다.

또한 저의 글쓰는 스타일이 텍스트 비판인지라 수철님의 말대로 글을 쓴다면 저는 토론실에 글 못 올립니다...(- -;) 또한 논쟁하는 많은 논객들을 글들을 보면 모두가 자기가 배운 내용을 언급하고 자기가 선호하는 사람의 말 인용하며 상대방의 글을 반박하고 그럽니다. 그렇기에 방법에는 별 하자가 없다고 판단됩니다.

마지막으로 ivf에서 너무 교과서가 많다고 하셨는데 요즘 ivf 책 안 읽습니다. 교과서가 없는 셈이지요. 존 스토트 모르는 후배들도 많이 만납니다. PBS 하라고 하면 성경 읽고만 오는 후배들 많습니다. 그런데도 그들은 나름의 황당한 지식을 '진리'라고 굳게 믿고 자신의 생각을 저에게 '선포'하곤 합니다. 그런 후배들 보면 좋은 책 좀 읽으라고 권하고 싶지만...제 말을 들어야지요...아마 수철님이 생각하는 캠퍼스와 지금의 캠퍼스는 지적인 간격이 꽤 존재하리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그런 관점에서 수철님이 하시는 말씀에는 어느 정도 공감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대한 수철님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RE:내 속에 남이 너무 많다.>

이름 : SeungWhan( ) 날짜 : 1999/09/01 조회 : 10

I would like to say something about what you said.

I insist that there has been no problem at all here.

To enforce my idea, there are two aspects.

One is objectivity of facts, discussion, whatever. Jesus once told that one can do what Pharisees say, but do not follow their deeds. Whatever one has told about something could be used as building blocks of discussion.

This means, regarding only discussion, one should not be prejudiced by the other's character or his or her own way of life or their age, or what they do for living. One example of this I read is from one of Shaeffer's books.

He degraded what Rousseou said about the education in his Emile by citing that actually he himself did not follow his theory about his own kids.

That's too bad. But by introducing such texts, it only degraded Shaeffer's own argument.

Therefore, to quote other's work is just so good as doing one's own theory.

Instead, we should be careful to make it knowledgeable in its own full context.

Second, it's about commonality of knowledge. God gave his present to everyone as he freely wills. Some might have better knowledge than I have.

By accepting other's better insights, I am acknowledging God's free grace and my own position. If one has no special insights, then one had better cite other's work than to insist one's foolish idea.

I think especially in Christian community, one should not be obsessed about the originality of the idea.

However, the one's own insight is always to be valued and to be recommend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