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틀입니다..

C.C.C 세습에 관련하여

　

들어가면서

기독웹상에서 기사들을 읽다가 C.C.C 세습논쟁에 참여하게 되었다. 문제의 글은 처음 <복음과상황> 게시판에 글을 올리면서 시작되었는데, 본인의 글이 <새벽이슬> 게시판으로 옮겨지면서 반론들이 올라왔고, 글을 쓰고 나서 반론에 대응하지 않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 판단하여 적극적으로 논쟁에 뛰어들게 되었다. 처음과 마지막 글을 제외하고는 며칠 동안 이어진 논쟁을 주제별로 묶은 것이며, 논쟁에 참여한 분들의 아이디나 사적인 부분이 공개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배제했다. 비록 반대의견을 개진한 분들이 익명으로 글을 썼지만, 허락없이 게시판에 올린 글을 오프라인으로 옮기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하여 질문의 요지만 편집하였다.

C.C.C 세습논쟁에 관련하여 (2003. 1. 9. 복음과상황 게시판)

C.C.C가 세습논쟁에 휘말리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웹 상에서 여러 글들을 검색해 보았다. 물론 박성민 목사가 대표가 될 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는 몇 년 전에 전해 들은 바 있다. C.C.C의 공식 발표 자료나 언론 보도를 통해 박성민 목사는 매우 철저하게 검증을 받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으며, 과정에는 아무런 하자가 없는 듯이 보인다. 하지만 우리가 주지하다시피 절차 상의 문제는 형식에 맞추어 잘 짜면 되는 것이다. 문제는 어떻게 해서 그런 과정과 절차를 밟게 되었는가 하는 점이라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여기에 대해 나는 상식적인 이야기를 할까 한다. 내가 가장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은 이런 것이다. 내가 선교단체의 대표가 되었다고 치자. 그래서 내가 키운 리더들이 아주 많아졌다고 치자. 그 리더들 중에 5년 정도의 주기마다 10여명 정도는 아주 탁월하고 신뢰가 가는 이들이 배출되었다고 치자. 또한 그들은 C.C.C의 제자도의 바닥부터 함께 해 온 차세대 대표자들이었다고 치자. 그런데, 내가 나이가 들어서 사위가 생겼다고 치자. 사위가 아주 총명하고 탁월한 재능이 있다고 치자.

문제는 여기서부터 발생한다. 난 차기 대표로 사위를 세울 수 없다. 그건 일차적으로 나에게뿐 아니라 사위를 망치는 길이기 때문이다. 결국 사위는 나의 그늘에 제한될 것이다. 나는 그에게 김용주의 사위, 혹은 낙하산 대표라는 오명을 안겨주게 될 것이다. 그것은 마치 형들이 보는 앞에서 요셉에게 값비싼 옷을 입히는 행위와 같다. 내 나이 새파랗게 젊다. 하지만, 나에게도 바닥부터 함께 해온 선교단체 후배들이 있다. 그들과 몇 십년을 함께 해 온 후에 아들 뻘 되는 사위에게 대표직을 건의할 자신이 없다. 그건 일종의 부끄러움이다. 도리어 사위에게는 다른 식으로 자생력을 갖게 하는 게 그에게 더 건강한 일이다.

적법하고 공정한 절차를 강조했다. 나는 왜 굳이 중간 리더쉽, 그것도 C.C.C에서 희노애락을 함께 해 온 아래 세대의 간사들을 다 무시한 채로 적법한 절차로 아들뻘 되는 친인척에게 세습이라는 오명을 안고도 "적법한 대표직 임명"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왜 굳이 한국사회의 불신자들에게도 받아들여지지 않고 김일성 부자와 재벌과 동일시되는, 그래서 결국에는 복음의 확장에 방해요소로 까지 번질 수 있는 대표직 세습을 공정하고 적법한 절차를 거쳐가면서까지 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그 정도로 사위에게 세습을 강행할 필요가 있다는 말인가. 보통의 평범한 사람들도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다. 굳이 친인척에게 이양할 만큼 다른 중요한 일들이 내부적으로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만든다는 말이다. 단순히 리더쉽의 이전이 아닌 구조적으로나 행정, 재정 상의 어떤 안정을 주기 위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닌지, 그렇지 않다면 왜 굳이 세상 사람들조차 문제삼고 불편해 하는 세습 논쟁에 휘말려가면서까지 "공정하고 적법한" 차기대표직 임명을 해야 하는건지 모르겠다. 좀더 시간을 갖고 내부적인 문제들을 지켜볼 일이다.

글이 길어졌다. 마지막으로 얘기하자면 그렇다.

장인어른과 주변의 친한 분들이 자신 신앙과 리더십을 인정하여 적법하고 합리적인 절차를 거쳐 자신이 대표가 되었다고 치자. 나는 박성민 목사가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저에게 많은 가능성을 보고 대표자라는 위치에까지 언급하여 주신 것은 정말 감사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올바르지 않습니다. 저의 장인어른과 저 사이에는 C.C.C에서부터 훈련을 받아서 저보다 더 많이 헌신하고 고생한 중간 세대의 리더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 분들의 능력이나 자질이 결코 저와 비교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여기에서 제가 대표를 맡게 된다면 장인어른의 고귀한 업적에 흠을 내는 일이 될 것입니다. 적법하고 공정한 절차를 거친다 하더라도 제가 그 자리에서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은 제자도의 기본에 어긋나는 무엇입니다. 저는 부끄럽지 않은 위치에서 사역하고 싶습니다."

2003. 1. 10 ~ 1. 12. (새벽이슬 게시판)
잘못된 일은 하나님이 직접 심판하시며 하나님의 생각은 인간의 생각과 다르다
　

> C.C.C를 정말 위하신다면, 그리고 정말 박성민 목사님이 대표가 되지 않길 원하신다면 '기도'하는 것이 가장 빠르고 정확한 길입니다. 그리고 보니까 이미 대표로 내정된 건 기정 사실인 것 같은데, 만약 정말 하나님이 세운 사람이 아니라면 하나님이 심판하실 겁니다.

: 하나님의 방법은 인간을 통해서인 듯 합니다. 두 그룹간의 의견이 분분하다면 하나님이 원하시는 방법으로 정리가 될 것입니다. 성경 속 대제사장의 말처럼 세습을 반대하는 것이 하나님의 방법이 아니라면 그 기가 머지않아 꺾일 것입니다.

>모세가 이방여자를 아내를 맞아들입니다. 이에 아론과 미리암이 비난을 하자, 하나님은 되려 아론과 미리암을 벌하십니다. 하나님이 기름부은 지도자를 정죄하고 판단하는 것은 하나님의 뜻에 어긋나는 것입니다. 그것이 비록 인간의 눈으론 이해가 안된다 해도 말입니다. 하나님이 기름부으신 지도자에 대한 심판은 '하나님'이 하십니다. 심판의 칼날은 여러분 손에 쥐어져 있지 않습니다. 만약 그것을 행사하려 하신다면 그것은 교만이고 자만입니다.

:구약에서 특정한 사람에게 하나님의 기름부음을 허락받은 모세와 우리와는 그 텍스트의 적용이 적합치 않습니다. 김준곤 목사님은 C.C.C대표자이기 이전에 한 분의 성도입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모두 성령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구약의 모세는 다릅니다. 다른 백성들은 그를 통해서만 하나님의 뜻을 듣고 그를 통해서 바른 길로 인도받았습니다. 김준곤 목사님과 형제님과 저는 신약의 기름부음 받은 백성입니다. 모두 실수할 수 있고, 범죄할 수도 있으며 선을 행하고 복음을 전할 수도 있습니다.

>적법성, 같은 걸 따지자면 솔로몬의 예를 들겠습니다. 당시 다윗의 장자는 아도니야 였습니다. 아도니야는 인물도 뛰어나고 사람도 따라서 사람들은 아도니야를 따랐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이 왕으로 세우신 건 솔로몬입니다. 사실 솔로몬은 다윗의 부정의 증거인 밧세바의 아들이고 장자도 아니지만 하나님은 그를 택하십니다. 하나님이 주신 부귀영화 때문에 나중엔 우상을 섬기게 되긴 하지만 그는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부흥을 일으킨 왕이 됩니다.

: 솔로몬 시대는 왕의 아들이 왕이 되어야 하는 왕정 시대의 후계자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김준곤 목사와 그의 사위를 다윗과 솔로몬으로 쉽게 대치해 버리게 되는 한국 교회의 평신도의 무의식입니다. 왕과 그의 아들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것은 특정 당 출신 대통령이 아들을 후계자로 삼겠다는 생각과 오히려 더 비슷할 수 있습니다.

>제가 말하고자 하는 얘기는, 왕정, 그런게 아니라 하나님이 선택하시는 자는 인간의 생각과 다르다는 겁니다.

: 제가 문제 삼는 것은 텍스트에 녹아 들어간 무의식입니다. 어차피 아들에게 세습하게 되는 자리인데 사실 장자보다는 하나님의 내정자가 있었다라는 텍스트에서, 김준곤 목사님과 그의 사위를 콘텍스트로 삼는 것의 위험성입니다. 저는 야고보와 요한의 어머니가 예수께 나아가서 원하는 자리를 달라고 청탁하는 장면이 먼저 떠오르게 됨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물론, 예수님의 생각은 그들과 달랐습니다. 인간의 생각과는 다르다는 것에 동의합니다.

사위가 안 된다는 건 오히려 역차별 아니냐

>지금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건 박성민 목사님이 '사위'라는 점인데, 저는 그 점이 '역차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글들을 보니, C.C.C내부에서나 외부에서나 박성민 목사님의 자질을 가지고 문제 삼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사위인 게 그분 잘 못도 아닙니다. 사위라서 물러난다면 역차별이지요. 혹자들은 박목사님이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자리를 안 받았을 거라고 하지만, 하나님의 기름 부으심엔 인간의 생각이 주관되어선 안됩니다.

: 제가 생각할 수 있는 건 그런 것입니다. C.C.C에서 훈련받은 많은 리더들이 존재합니다. 그들을 물리치고 박성민 목사님이 차기 대표가 되었다면, 그것은 외부인사로 개혁되어야 할 문제가 C.C.C내부에 있어야 가능한 일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역차별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강한 차별이라고 보는 게 더 적절합니다. 김준곤 목사님이 아니었다면 C.C.C에서 훈련받지 않은 박성민 목사님이 그런 수순으로 C.C.C대표로 내정되는 적법한 절차를 밟을 수 있었다고 보이지는 않습니다.

>몇 년 전, 어떤 게시판에서 이런 내용의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정확한 기억은 아닙니다. 몇 년 전 일이라.) 'C.C.C 같이 큰 선교 단체의 총재인 김준곤 목사의 사위 000목사는 다른 사역을 한다. 김준곤 목사는 한 가족인 사람에게 그토록 부르짓는 민족복음화, C.C.C의 비전 같은 걸 전수하지 못했다. 가족에게도 비전을 전수하지 못하는가? 그러면서, 만 명이 넘는 대학생들을 이끌어 가는 게 신기하다. 그나마 박성민 목사가 한 가족으로서 비전을 같이 공유하는 걸 보니, 김준곤 목사는 체면을 겨우 차린 것 같다'

: 가부장적인 정서입니다. 기독교는 신앙 공동체입니다. 예수님도 가족의 문제에서 벗어나 계셨습니다. 오히려 혈연 중심의 문제가 신앙에 위배될 때 엄중하게 경고하셨습니다. 가족의 문제를 가지고 체면을 거론하게 된다면 그것은 한국사람의 유교적 정서로는 이해될 수 있으나 신앙인으로서는 극복해야 할 그 무엇이라 여겨집니다.

교회는 세상과 다르다

>세습이 문제되는 것도 가부장의 유물이죠. 서양에서 세습 운운하는 거 봤습니까? 미국에선 자식들이 대부분 뿔뿔이 흩어지기 때문에 자식들이 같은 길을 가는 걸 더 자랑스러워 합니다. 그리고 기독교가 신앙공동체라면, 박성민 목사가 김준곤 목사의 사위란 점을 바라보기 보다, 한 목사이자 사역자로 보는 견해가 더 옳습니다.

: 정확한 지적입니다. 가부장적인 정서를 가진 한국이라서 세습이 문제가 됩니다. 그런데 김준곤 목사님은 문제가 되는 일을 하시겠다는 말씀이지요. 그게 문제의 핵심입니다. 혹 감이 잡히지 않으실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관련 글을 첨부합니다.

“이날 토론회가 자주 중단됐던 핵심적인 사항 중 하나가 재산 문제였다. 이진오 대표는 C.C.C가 학원선교단체로는 유일하게 재단법인으로 되어 있다는 점을 부각하면서, 정동빌딩 매각 대금 수백억 원을 현금으로 갖고 있고 그 이자로 운영된다는 것을 지적했다. 특히 그 중에 일부가 간사들에게 지원되는데, 박성민 목사도 해당되는지 여부를 캐물었다. 김철영 목사는 법인 관계에 대해서 잘 모르고 확인되지 않은 문제이기 때문에 그것을 가지고 토론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이진오 대표는 C.C.C의 핵심적 리더 중 한 사람인데 그런 것을 모르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니냐고 따졌다.”(뉴스앤조이)

>이번 C.C.C 차기대표 내정도 공식입장을 보면 그렇게 세웠다. 한국교회의 정서니까 안된다, 사회의 정서니까 안된다고 한다. 도대체 교회는 정서를 따라 움직여지는 단체인가. 사회의 정서따라 움직여지는 단체인가. 그렇다면 교회는 이미 그리스도의 머리되심을 포기하고 사람들의 눈치를 보는 단체로 전락하는 것 아닌가. 어디에서 하나님의 뜻을 찾아야 하는가. 하나님께서 각 교회와 단체마다 고유한 사명을 주셨고, 그 안의 구성원들을 통해서 그 교회와 공동체의 사명을 수행해 가게 하셨다.

: 님의 방식은 혼동을 줄 수 있는 잘못된 논지의 전개형태입니다. 간단히 모순점을 찾자면 이런 식의 오류입니다. 사회의 정서를 따라가지 않으면 자연히 교회는 하나님의 뜻을 따라가는 것이다라는 결론을 별 생각없이 도출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세상의 것을 부정하면 신령한 것이 된다고 얘기할 때의 "세상의 것"에는 일반 은총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일반은총을 받은 세상 사람이 생각하기에도 문제가 되는 것들이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재단과 리더십의 문제

>C.C.C에서 훈련받지 않았다고 하셨는데, 박성민 목사 프로필에 보면 하이C.C.C출신입니다.(고교생) 그리고 그때 은혜받아서 대학와서도 C.C.C에서 훈련받았다고 봤습니다. 게다가 학번이 78인가 79로 알고 있는데, 25~30년은 훈련받으셨네요. 게다가 선교사로도 몇 년 간 사시고, 신학 박사학위가 있고요.

: C.C.C간사라고 밝힌 분 중에 "박성민 총무님은 간사 출신이 아닌 김준곤 목사님의 사위로서 어느날 갑자기 C.C.C 총무가 되신 분입니다."라는 글이 눈의 띠었습니다. 저는 후에 "어느날 갑자기 C.C.C 총무"가 되시진 않았다는 기사를 접했습니다. 보통 대표직을 맡기는 선교단체는 학생 때 C.C.C를 했다고 영입하여 조직적인 수순을 밟게 하지 않습니다.

"없었던 자리"가 생겨서 "전국 C.C.C업무를 파악할 수" 있는 자리에 있다가 "총무"에서 "대표"로 올라가는 그 길은 어느 정도 차별성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저는 선교단체 학생 리더 출신입니다. 하지만 제가 신학적 백그라운드를 가진다고 해서 선교단체에서 자리를 마련해 줄 것 같지 않습니다. 세습의 문제는 특정인의 리더십 유지와 지속적인 영향력, 그리고 재정적인 문제가 결부되어 있습니다. C.C.C가 과연 여기에 자유로울지는 지켜볼 일입니다만 김준곤 목사님의 총재직 지속과 재정문제는 사태를 좀더 부정적으로 보게 만드는 그 무엇입니다.

>차기대표 내정이 하나님의 뜻에 어긋난 것인가. 마치 우상숭배나 신사참배를 한 것처럼 보이는가. 그렇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C.C.C가 내린 결정을 존중해주고, 기도해주고, 그 결과를 기대해야 하지 않겠는가. 우리는 과정과 절차와 자격과 자질과 은사가 있어서 사람을 세웠는데, 정서 때문에 안된다고 한다면 그 정서는 잘못된 것이라고 선언하고 그 정서에 과감하게 저항하는게 오히려 하나님의 뜻이라고 생각해 본적은 없는가.

: 극단을 통해 사실을 왜곡되게 받아들일 소지가 있습니다. '우상숭배나 신사참배가 아니지 않느냐. 그럼 그냥 덮어 두자.' 조용히 지나갈 일을 "그 정서는 잘못된 것이라고 선언하고 과감하게 저항하는 게 오히려 하나님의 뜻"일 수 있다는 생각은 제가 보기에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박성민 목사님이 간사 사역 없이 98년 귀국하여 "6개월 동안 기획조정실장"이라는 존재하지 않던 자리에서 "C.C.C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고 1년 뒤에 "총무로 발탁"되어 "4년간 총무로 지내다가 대표"로 임명이 되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님은 교회가 "사람들의 눈치를 보는 단체로 전락"했기 때문에 친인척이 이런 수순을 밟아 대표직에 임명되는 것에 문제를 제기한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이런 일련의 과정이 님의 생각과는 반대로 오히려 "교회는 이미 그리스도의 머리되심을 포기하고" 있다는 자괴감에 빠지게 만들며, "어디에서 하나님의 뜻을 찾아야 하는가"라는 님의 반문을 다른 식으로 되뇌이게 됩니다.

>"절차와 과정도 중요하지만, C.C.C는 임기가 정해져 있다. 교회는 임기가 정해져 있지 않다. 공동의회에서 가결되면 별 다른 하자가 없는 한 은퇴할 때까지 하는 것이 교회의 구조다. 그러나 C.C.C는 국제C.C.C 규정에 따라서 임기가 정해져 있다. 그러므로 종신제의 세습과는 다르다. 임기가 끝나면 박성민 차기대표에 이어 다른 간사가 대표를 할 수 있다."

: 여기에 대한 이진오 간사의 답변은 이렇습니다. "임기제는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니다. 박성민 목사는 본인이 대표가 되면 제안하겠다고 했을 뿐이다. 그것을 근거로 세습이 아니라고 하기에는 아직은 이르다. 전임자가 어느 정도 영향력을 미쳤는가 하는 점이 쟁점이다. 김준곤 목사가 관여하지 않았다고 하는 것을 객관적으로 믿기는 어렵다."(뉴스앤조이) 제가 확인한 바로는 박성민 목사님이 주변의 세습 논쟁을 의식하여 임기제를 강조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압니다.

>"기획조정실장 자리는 없었던 자리가 아니다. 이미 90년대에 기획조정실이 있었고, 정인수 동아시아 대표가 기획조정실장을 지낸 바 있다."

: 제가 C.C.C에서 훈련받지 않았기 때문에 내부의 구조에 대해 전적으로 기사에 의존하게 되는 점을 감안하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존재하지 않던"이란 제 표현은 철회합니다. 하지만, 관련된 아래의 기사를 보면서는 그 절차 상에 여전히 문제점이 있음을 발견합니다.

"정인수 대표와 인터뷰한 내용을 보면, 정인수 대표가 이런 얘기를 했다. '한국C.C.C나 김준곤 목사의 영향력이 배후가 된 것은 당연하다.' 자신(정인수)이 국제단체대표가 된 뒤에는 김준곤 목사의 영향력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후에 홀로서기를 했다는 말이다. 박성민 총무가 김준곤 목사의 사위이기 때문에 C.C.C 내에서 리더십을 검증 받고 중간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고 말한다면, 이런 주어진 기회에 대해서는 '부인하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이것은 사위이기 때문에 특혜가 주어졌다는 것을 인정한다는 말이다." (뉴스앤조이)

그렇기 때문에 저는 세습이 어느 정도는 정서를 넘는 무엇이 있지 않은가 하는 의구심을 가집니다. 가능하다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평가를 얻기 위한 사전 작업이 존재하지 않았느냐 하는 것입니다. 특히 국제적인 인정이라는 점을 생각해 볼 때 그런 오류에 빠질 수 있는데, 누가 중간에서 정보를 공급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정인수 대표가 국제C.C.C에서 한국의 내부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위치에 있었다면 그 공정성은 어느 정도 훼손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 재단은 개인 것이 아니지요. 재단은 C.C.C 사역을 위해 존재합니다. 그러니 개인 것이 아니지요. 문광부의 감독을 받고요.

: 저는 단방향의 리더십과 재정문제에 대한 이유로 세습을 적법하고 공정한 절차를 거치게 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가집니다. 단순히 정서를 넘어선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이진오 대표는 C.C.C가 학원선교단체로는 유일하게 재단법인으로 되어 있다는 점을 부각하면서, 정동빌딩 매각 대금 수백억 원을 현금으로 갖고 있고 그 이자로 운영된다는 것을 지적했다. 특히 그 중에 일부가 간사들에게 지원되는데, 박성민 목사도 해당되는지 여부를 캐물었다."

그리고 이와 관련하여 게시판에 올렸던 92년 자료는, 제가 궁금해 하는 재단의 금전 사용에 관련된 부분에서 명쾌하지 않는 것들이 존재하여 기사들을 참조하다가 달려있는 리플들을 참조한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오해를 불러 일으킨 점에 대해서는 양해의 말씀을 드리겠으나, 적절하지 않은 자료를 들었다는 데에는 반대합니다. 그 이유는 기사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저는 순 출판사 문제와 정동빌딩 관련된 부분에 대한 정보가 없었기 때문에 그것을 찾아나가다가 C.C.C가 예전에 "재단법인 정동빌딩의 재정비리의혹에서 발단이 돼 한국대학생선교회 사역방향에 대한 근본적 문제제기, 김준곤 목사의 지도력 비판 등으로 번져"왔다는 점과 "정동빌딩 임대사업 수익의 60%를 선교사업에 기부하기로 되어 있으나 그 중 많은 돈이 횡령되었다"는 이전 기사를 보고 좀더 의구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아직 명쾌하지 않은 부분이라 추이를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기사에서 발견한 또 한가지의 문제는 "김준곤 목사가 한국대학생선교회 초창기부터 34년간 줄곧 일인독재체제로 인사 재정 행정 등에 전권을 행사해오면서 해마다 수십 억 원의 재정비리의혹을 빚고"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여기에서 제가 토론에 임하면서 계속 지적했던 총재직 유지로 인한 영향력 문제와 재정적 문제 모두가 한 자리에 얽혀있었기 때문에 제시한 것입니다.

C.C.C 내부의 일을 왜 외부에서 문제삼는가
　

>C.C.C가 한국교회로부터 도움을 받아서 사역하니까 한국교회와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면 한국교회는 C.C.C나 선교단체들의 도움을 받지 않았는가. 받았다. 그러면 교회들도 C.C.C와 선교단체들의 견해를 받고, 정서에 따른 눈치보며 지도자를 세워왔는가. 그렇지 않다. 하나님의 뜻에 어긋나지 않은 한 외부에서 개입한 적이 없다.

: 원론적으로도 동의하지 않는 내용입니다. 파라처치나 로컬처치 모두가 하나의 신앙 공동체이며 예수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입니다. 올바르지 못한 일들은 권면하며 책망하기도 하고 격려하기도 해야 합니다. 바울 서신에서도 동일한 정서를 볼 수 있습니다. 외부의 교회를 질책하거나 책망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정경으로 자리잡은 바울 서신서의 내용입니다. 또한 바울 사도의 애정어린 사랑의 표현이기도 합니다.

>박 목사님이 그렇게 못 마땅하면, 대체 누가 그 일을 하면 좋을까요? 혹시 거론되는 차기 지도자가 따로 있습니까? 그리고, 그 절차와 방식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그리고 하나 더, 그럼 그렇게 뽑은 사람이 과연 C.C.C를 위해 더 좋은 건가요? 그니까, 박목사님이 아니라면 딱히 다른 사람을 추천하는 사람이 있나요? 아니면, 일단 박목사님이 되는 것만 막고 보자. 대안은 나도 몰라 인가요? 이 문제는 C.C.C내부에서 스스로 결정해야 할까요? 아니면, 외부 단체의 의견까지 감안해서 결정해야 할까요?

: 좋은 논지라고 생각합니다. 님의 논지를 따라가다 보면 감정적으로 흥분하기 쉬울 것 같습니다. 왜 내부에서 결정한 일을 가지고 외부에서 잘 알지도 못하면서 대표를 해라 말아라 하느냐는 정서가 깔려 있습니다. 그럼 반대하는 사람들이 대표자를 골라봐라, 그게 진정 C.C.C를 위한 길이라고 생각하는가.

여기에서 아주 심각한 문제가 존재합니다. 거꾸로 말하자면 C.C.C는 박성민 목사 외에는 달리 대표감이 없다는 반증이 됩니다. 그렇다면 이것은 단순히 세습의 문제라기 보다는 C.C.C의 리더십에 핵심적인 문제가 있음을 보여주는 일로 보입니다. 김준곤 목사님과 박성민 목사님 사이의 40년 동안에 학생 때부터 혹은 간사 사역을 통해 배출된 리더들 중에는 대표직을 맡을 수 있는 리더십을 가진 사람이 C.C.C안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그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과연 그렇다면, 김준곤 목사님의 사위에게는 여러 기회와 리더십을 키울 수 있는 여건이 주어졌지만 그 외의 리더들은 제외되었고 그렇기 때문에 다른 인물 가운데서 대표감으로 지목하자고 했을 때는 C.C.C가 난감하게 될 것이라는 말인지요.

공정해 보이는 님의 질문에는 C.C.C맨들의 리더십을 실추시키는 무언가가 존재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공동체는 이런 것입니다. 대표 임명을 누군가에게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이 다른 외부 지체들이 보기에 문제가 될 만한 절차와 내용으로 임명이 되었기 때문에 문제를 삼기 시작했습니다. 그렇다면, 정말 그 외부 지체들을 가족과 형제로 생각하고 귀 기울인다면 리더쉽을 바꾸게 될 것입니다. 어차피 협력하여 선을 이루는 자리이기 때문에 다른 섬김이가 대표가 된다하더라도 평행적인 리더십을 가진 공동체라면 조정에 어려움이 없을 것입니다. 그게 어렵다면 내부적인 문제가 존재한다는 반증입니다. 혹은 리더십이 단절되었거나.

>결론적으로, 이런 논의 들이 모두 C.C.C를 살리자는 것이죠?

: 물론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저의 글들은 다 무효합니다. 앞에서 지적했듯이 세습을 강행해야 하는 내부적인 문제가 있다면 그것을 오픈하고 열린 단체로 나아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며, 혹은 40년간 대표직을 맡길 만한 리더십이 단절이 되어 박 목사님을 임명한 것이라면 본질적인 C.C.C 제자도를 점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 판단됩니다. C.C.C가 더 크고 건강한 단체로 한국에서 자리매김하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입니다. 부탁 드립니다. 가볍게 생각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교회의 문제입니다. 우리 아버지의 문제이자 형제의 문제입니다. 게시판의 글이라고 해서 가볍게 여기지 마십시오. 관련된 많은 지체들이 있습니다. 최대한 상처를 받지 않는 선에서 토론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를 거듭 부탁드립니다.

저의 정리된 입장입니다 (2003. 1. 14. 새벽이슬 게시판)
　

저는 두 가지의 문제로 인해 C.C.C가 세습이라는 오명을 받기에 적절한 위치라고 생각합니다. 김준곤 목사님의 총재직의 유지와 사위인 박성민 목사님의 대표직 임명에는 외부의 눈으로 보기에도 너무 잘 짜여진 것 같은 과정을 거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토론하는 와중에서 나타난 순출판사의 발행인이 김준곤 목사님의 사모님으로 되어 있다는 사실도 계속 C.C.C가 친인척 중심의 모양을 너무 극명하게 가진 것이 아닌가 하는 염려를 하게 만듭니다. 관련된 내용들은 이전 토론에서 명확하게 선을 그었기 때문에 부언하지 않고 저의 생각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저는 한국 교회의 한 성도이자 선교단체 출신의 한 형제로서 C.C.C대표자 세습 문제에 유감을 표시합니다. 기도와 글로서 저의 한 형제된 걱정과 염려를 표합니다. 특히, 계속되어 온 담임목회 세습 문제와 기독교의 부정들이 한국 사회의 전반적인 정서를 악화시켜 온 점을 돌아볼 때 C.C.C대표직 세습은 한국사회에서 복음을 전하는데 오히려 부정적인 요소가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단순히 사회 정서로 대변될 수 없는 내부적인 문제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점이 외부의 그리스도의 몸된 성도들의 걱정을 불러 일으키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만일 C.C.C가 세습을 강행하게 된다면, 그것을 C.C.C가 세습이 아니라는 것을 확증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박성민 목사만이 가능하다는 의구심을 더 확고히 하는 행동임을 증명하는 것이 될 수 있습니다. 김준곤 목사님과 박성민 목사님 사이에 40년의 리더십이 단절, 혹은 공백이 아니라면, 그리고 정말 대표직이 높은 자리가 아니라 누가 해도 덕이 되는 자리라면 그것을 확증할 수 있는 행동이 필요합니다.

일단 대표자를 임명하고 그것을 바꾸는 것이 힘든 일이란 사실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박 목사님으로 임명을 강행한다면 박 목사님으로만 임명해야 하는 내부적인 어떤 문제가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그리고 박성민 목사님이 아닌 다른 중간 리더급에서 대표자를 임명하게 된다면 그것은 진정 C.C.C가 김준곤 목사님이 제왕적 리더십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었다는 좋은 반례가 될 것이며 그로 인해 다른 형제들의 수많은 의혹들을 불식시키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C.C.C의 바른 선택을 정중하고 간곡하게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C.C.C세습문제를 반대하는 형제들에게 부탁드립니다. 저는 사람을 반대하는 것이 아닙니다. 또한 C.C.C를 부정하고 매도하는 것은 오히려 저의 생각과 의도에 반하는 것이며 몸된 가족들도 자제해야 할 신앙인의 행동이라 생각됩니다. 항상 우리가 빛 가운데 거할 수는 없습니다. 때로는 잘못을 범하고 실패하고 실수할 수 있습니다. 그것을 지적하고 바른 길로 인도하는 것이 가족된 형제의 의무이자 책임입니다. 필요한 경우 시위를 할 수도 있지만, 그것은 특정 사람이나 단체를 배척하기 위함이 아닙니다. 좀더 진지하게 생각하고 경솔하거나 비아냥대는 식의 언사를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새벽이슬이나 혹은 기타 다른 공동체가 동일한 문제에 빠진다면 동일한 방식으로 비판할 것입니다. 누구의 편을 들어주는 행동을 반대합니다. 또한 저의 잘못에는 동일한 책망을 부탁드립니다. 여러분의 평강을 기원합니다. 샬롬.**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