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 T. Wright의 개략적인 저서 소개

** 이 글은 월간 복음과상황에 연재된 <'역사적 예수'기 달려온다: 최근의 역사적 예수 연구와 톰 라이트(N.T. Wright)>와 관련된 내용으로 <복음과상황> 게시판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톰 라이트의 저서에 대한 개략적인 소개입니다.

A. 대중들을 위한 입문서

톰 라이트는 일반 독자들을 위한 책도 많이 썼는데, 대체로 150쪽 남짓한 분량에 평이한 문장으로 특정한 주제를 역사적 예수와 연결해서 서술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 The Challenge of Jesus와 The Original Jesus를 우선적으로 추천합니다. 이 책들은 톰 라이트의 주된 관심사인 역사적 예수를 정면에서 다루고 있는 책들입니다. 그 외의 다른 책들은 이와 관련된 영역의 묵상이라고 보면 되는데, 제자도, 예배, 고난주간 등의 주제를 배경으로 저술된 책입니다. 각각이 성경 강해적 특성을 띄면서도, 톰 라이트 특유의 역사적 예수 이해를 바탕으로 짙게 깔고 있습니다. 그의 책들이 공통적으로 보여주는 구성상의 특징은 주로 2부로 구성되어있고, 1부에서는 성경 자체를 강해하는 내용이고(물론 자신의 독특한 통찰이 두드러집니다), 2부에서는 구체적인 신학적 이슈나 실천적 영역을 앞서 논의된 성경적 가르침을 바탕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바울 신학자다운 구성이라고 봐도 될지 모르겠습니다.

1) The Challenge of Jesus : Rediscovering Who Jesus Was and Is (SPCK/ IVP, 2000)
가장 최근에 나온 책으로 그의 Jesus and the Victory of God의 내용을 집약하고 있으며, 여전히 <Jesus Seminar>로 대표되는 흐름이 그려낸 예수의 모습에 대한 강력한 반론을 아래에 깔면서 총 8개장에 걸쳐 다섯가지 주요한 질문을 다루고 있다. 그의 논점은 역사적 예수 연구는 올바른 기독교 이해에 절대적 중요성을 갖고 있으며, 올바른 예수 이해는 일세기 유대교의 배경 아래(apocalyptic eschatology)에서 볼 때 가장 적합성을 갖는다는데 있다. 여기서 그는 예수의 하나님 나라 선포, 예수가 가한 새로운 해석, 예수가 죽게된 이유, 예수가 하나님으로 인정받게된 이유, 부활의 실재성 등을 강력하게 논증하고 있다. 그리고, 그는 이런 모든 것이 오늘날 우리에게 얼마나 강력한 실천적 의미로 다가오는지를 마지막 장에서 보여주고 있다.

2) The Original Jesus: the life and vision of a revolutionary (Lion, 1996)
BBC에서 방영한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쓰여진 책으로, 제1부에서는 예수의 생애를 현대와 일세기 유대를 번갈아 가면서 연대기적으로 따라잡으면서 역사 속에 자리매김하고 있다. 전문용어를 배제한 문체와 미려한 사진들, 재치있는 논리들이 읽는 맛을 더해주며, 복음서의 구절, 구절을 능숙하게(그러나, 난삽하지 않게) 꿰어나가는 톰 라이트의 커뮤니케이션이 특히 인상적이다. 제2부는 특별히 네 개의 복음서에 나오는 서로 다른 해석과 진술들이 어떻게 서로 중첩하고, 예각을 세우면서 예수에 대한 그림을 극대화시키는지 간략하지만, 신학적으로 풍성한 내용을 전달한다. 책 말미에 역사적 예수 연구에 대한 주요 저서 목록과 간단한 해제가 나오는데, 관심있는 독자들에게는 앞으로 연구의 유용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3) Following Jesus : Biblical Reflections on Discipleship (SPCK, 1994)
총12개장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제1부에서는 'Looking to Jesus'란 주제 아래 히브리서, 골로새서, 마태복음, 요한복음, 마가복음, 계시록을 한 장씩 할애하여 조감하고 있는데 특별히 예수를 어떤 모습으로 그려내고 있는지에 주목함으로써 신약의 각 책들이 보고 있는 제자도를 다양한 각도에서, 그러나 일관성 있게 전해준다. 제2부는 'A Living Sacrifice'란 제목 아래 부활, 새로운 마음, 시험, 지옥, 하늘과 권세, 새로운 삶과 새로운 세상 등의 여섯 개 주제를 제자도란 맥락에서 보고 있다. 톰 라이트는 전체 그림을 보여주는데 관심이 많다. 어떤 주제를 다루더라도 늘 성경 전체의 맥락과 역사적 예수 이해를 바탕으로 독자를 압도하는 그의 글쓰기는 즐겁게 읽을 만하다.

4) The Crown and the Fire: Meditations on the Cross and the life of the Spirit (Eerdmans, 1997)
원래 고난주간과 부활주일을 위해 준비되었던 설교와 묵상 13개를 모은 책이다. 제1부에서는 십자가 주변의 여러 사람들의 입장에서 묵상을 전개해 가는데, 예를 들면, 하나님을 태안에 두었던(Theotokos, God-Bearer) 마리아를 묵상하며, 오늘날의 그리스도인들 역시 하나님을 품은 자들(Theotokoi, God-Bearers)이란 데에까지 이어지는 묵상을 볼 수 있다. 아마존 북 리뷰에 올려놓은 인용문도 인상적이다. "말씀이 육신이 되었다고 사도 요한은 말했다. 그러나, 교회는 그 육신을 다시 말씀으로 돌려놓고 있다: 좋은 충고, 위로의 말 한마디, 지혜로운 말과 격려 등. 맞다, 그건 좋은 것이다. 그러나, 세상을 바꾸는 것은 육신이다. 살가죽을 입은 말씀, 사람을 안아주고, 놀아주고, 사랑하고, 꾸짖고, 함께 집을 짓고, 학교에서 당신의 아이를 가르쳐주는 그런 말씀이라야 세상을 바꾼다."

5) For All God's Worth : True Worship and the Calling of the Church (Eerdmans, 1997)
하나님을 예배한다는 것은 궁극적으로 무얼 의미하는 것인가란 질문을 중심으로 구성된 책이다. 여기에는 여호와를 예배하기위해 구별된 레위 족속에 대한 통찰, 혹은 고린도 교회에 있어서 예배가 갖는 의미 등 성경의 여러 부분에서 끌어내온 톰 라이트의 통찰력이 돋보인다. 전체 2부로 나누어진 구성은 그의 책들이 주로 그러하듯, 성경적 테마를 먼저 살펴본후 오늘날 우리들에게 의미하는 바를 자세히 추적하고 있다. 제1부는 '찬양받기 합당한 하나님'이란 주제 아래 하나님과 하나님을 예배한다는 것이 도대체 무얼 의미하는지를 파고들고 있다. 제2부에서는 '세상 속에서 하나님의 형상 묵상하기'란 주제 아래 예배로부터 파생되어 나오는 여러 쟁점들을 새로운 각도에서 조명하면서 오늘날 교회가 예배(worship)와 증거(witness or mission)에 있어서 새롭게 갱신되어야 할 점을 지적하고 있다.

B.

다음의 세 권은 톰 라이트가 좀더 직접적으로 서구신학계의 논쟁에 대응하는 형식으로 쓴 책입니다. 처음 두권은 역시 150쪽 가량되는 작은 책입니다. 그의 비판은 역사적 예수 연구에 있어서는 'Jesus Seminar'를 겨냥하고 있고, 좀더 넓은 맥락에서는 자유주의적 기독교 해석에 향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의 입장이 일견 결과적으로는 보수적 입장으로 보이지만, 그 결론에 이르는 과정이나 연구방법론 등은 보수적 신학자들의 울타리를 뛰어넘고 있습니다.

6) Who was Jesus? (SPCK, 1993)
이 책에서 톰 라이트는 특히 세 사람의 자유주의 학자들의 입장을 비판하고 있는데, 미국의 스퐁 주교, 영국의 A.N. 윌슨, 호주의 바바라 티어링 등 90년대에 미디어의 주목을 받았던 이들의 견해가 과연 학문적으로 어느 정도 엄밀한 주장인지를 검증하고 있다. 비교적 초기 책에 해당하는데, 흥미로운 학문적 논쟁을 볼 수 있을 것이다.

7) What Saint Paul Really Said : Was Paul of Tarsus the Real Founder of Christianity?
(Eerdmans, 1997)
바울신학을 연구하는 학자들에게 있어 가장 근본적인 질문중 하나인, 과연 바울은 충실한 예수의 증인이었는가, 아니면 실질적으로 기독교를 창시한 인물인가라는 질문을 다루고 있는 책이다. 특히 여기에는 A.N. 윌슨을 통해 90년대에 대중적으로 확산된 '바울이 실질적인 기독교의 창시자'란 견해를 반박하고 있다. 톰 라이트는 바울신학의 여러 측면을 조명하면서, 바울의 신학은 예수의 가르침과 죽음을 충실히 증거하는 연속선상에 놓여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톰 라이트는 이 책에서 바울 신학의 주요 주제를 비교적 상세히 논하고 있어서 좀더 신학적인 관심을 갖고 있는 독자들은 많은 통찰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8) The Meaning of Jesus : Two Visions
예수 세미나 측의 주요 학자중 한 사람인 마르쿠스 보그와 톰 라이트가 대담하듯이 주요한 주제들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힌 흥미로운 책이다. 두 사람은 예수가 기독교의 메시야임에는 동의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주요 쟁점에 있어서는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예수의 동정녀 탄생, 예수의 사역의 목적, 예수가 죽은 이유, 예수는 정말 물리적으로 부활했는가 등의 쟁점을 다루고 있다. 7개 쟁점에 대해, 각각 한 장씩 서술하고, 서론과 결론으로 총 16개장에 이르는 이 책은 300페이지가 좀 안되는 분량에 비해 만만찮은 내용의 논쟁을 담고 있다. 그러나, 성숙한 토론 문화 탓인지 인신공격성 비판은 찾아보기 힘들고, 상대의 입장에 대한 학자적인 예리함이 도드라지는 구성은 여러모로 긍정적인 성찰을 전해준다.

c. 학술적 저술

톰 라이트는 바울신학을 전공한 학자로 역사적 예수 연구에까지 영역을 확장시킨, 근래의 신학적 전문화 추세에 반하는, 드문 예에 속합니다. 그는 나아가 구약에서 비롯하는 성경전체의 이야기를 해석적 기초로 삼는 성경신학을 염두에 둔 신학적 통합지도를 꿈꾸는 야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의 주 저술은 총5권(혹은 6권)을 목표로 현재 2권까지 출판된 기독교의 기원에 대한 시리즈물인데, 제3권은 바울에 대해 쓸 것으로 알려져 있고, 그의 신학적 작업은 여러 권의 비중있는 신학적 저술의 편집자로, 혹은 논문 집필로 광범위하게 펼쳐져 있습니다. 그가 쓴 책만 아니라, 그가 인용되는 범주를 살펴보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브라이언 왈쉬와 리챠드 미들턴이 공저한 Thruth is stranger than it used to be(IVP, 1995)에 보면, 월터 브루그만과 더불어 중요하게 인용되고 있어서 포스트모던 상황에서 복음주의 신학을 모색하는 이들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9) The New Testament and the People of God (SPCK, 1993)
이 책은 톰 라이트가 자신의 방법론을 자세히 밝혀놓은 책이다. 어떻게 성경문헌으로부터 세계관과 역사를 재구성해낼 수 있는지에 관련된 이슈들을 2부에서 밝히고, 3부에서는 그레코-로만 세계 속에서 일세기 유대주의가 자리하고 있는 위치를 짚어보면서, 이스라엘이 지니고 있었던 세계관의 내용과 희망이 무엇이었는지를 밝혔다. 4부는 일세기의 기독교 교회를 조명했는데, 그들의 세계관과 신약의 주요 책들이 담고 있는 이야기가 어떤 맥락으로 이해되어야 하는지를 논증하고 있다.

10) Jesus and the victory of God (SPCK, 1996)
제1부에서는 과거 3차에 걸친 역사적 예수 연구를 정리하면서, 연구의 쟁점을 도출해내었다. 그는 6개의 주요 질문이 이 영역의 연구에 있어 필수적이란 입장을 명확히 했다. 제2부는 예수를 종말론적 선지자(Eschatological Prophet)란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는데, 예수의 하나님 나라 선포를 여러 층위에서 세밀하게 분석했다. 제3부는 예수의 목적과 신념이 무엇이었는지를 추적하고 있다. 메시야 직분이 무얼 의미했는지, 예수의 십자가 처형의 이유들, 부활의 실재성이 지니는 의미 등을 상세히 다루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이 The challenge of Jesus의 내용을 이루고 있다.

11) The Climax of the Covenant: Christ and the Law in Pauline Theology (T & T Clark, 1991)
톰 라이트의 바울신학자로서의 면모가 고스란히 반영된 저술이다. 특히 EP 샌더스의 등장 이후 급진적인 변화를 겪고있는 바울과 율법의 관계, 신약의 유태인에 대한 관점 등 주요한 이슈들을 다루고 있다.